역사

안중근 동지 우덕순이 밀정확정이다?

저번주와 이번주에 KBS 시사기획 창에서 밀정 2부작을 방송하였다.

여기서 시사기획 창은 그냥 밀정혐의도 아니고 "밀정 혐의가 드러난 895명의 이름을 확인했다."고 하면서 제작진들이 만든명단을 공개한다.
(해당 방송 https://www.youtube.com/watch?v=lbGVmD4DN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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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방송에서 밀정으로 방송하는 인물이 바로 안중근 의사의 동지 우덕순이다.

 

시사기획 창은 우덕순을 밀정이라 방송하면서 증거를 제시하는데 그 증거는 1920년대 일제 내부 문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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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년 문서를 비롯해 1920년대 문서를 방송에 공개했고 그걸 근거로 우덕순을 밀정으로 확정한 방송을 하였다.

그런데...

 

 

 

 

 

 

조선총독부 경무국은 1934년에 어떤 조선인명부를 만들었다. 『외국의 용의 조선인명부』인데 그런 내부 문서에 분명히 이런 내용이 있다.

 

농후한 배일사상을 갖고 있다
- 우덕순에 대해 조선총독부 경무국이 1934년에 『외국의 용의 조선인명부』에 기록한 내용 (신운용, 「우덕순의 민족운동과 해방공간 활동」, 한국민족운동사연구 81, 2014, 159쪽에 재인용)


위의 KBS 방송에선 20년대 문서를 근거로 우덕순을 밀정으로 추정하였는데 정작 조선총독부 경무국의 1934년 문헌에선 "농후한 배일사상을 갖고"있는 인물이라 하며 외국의 용의 조선인명부에 적고 있다.

 

그리고 해당 변절 의혹은 이미 전에 제기된 내용이다. 우덕순이 일본총영사관에서 1925년 4월 30일 6,175엔을 받았다는 기록은 이미 한참 전에 발굴됐고 신운용 박사가 이미 2010년에 친일가능성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신운용 박사는 일제문헌을 연구하는 도중 그런 의견을 철회하였다. (신운용, 「우덕순의 민족운동과 해방공간 활동」, 한국민족운동사연구 81, 2014, 159쪽)

 

그리고 당시 언론내용을 보면 우덕순은 일제가 패망하기 전까지 치치하얼 감옥에 갇혀있다고 나오고 있다. 또한 만주에서 귀국한 한인들로 구성된 동삼성한인협력회의 회장을 맡았고 이에 대해 당시 독립운동가들에게 규탄당한 문헌을 확인할 수 없다. (신운용, 같은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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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운용, 같은 논문, 같은 쪽수 캡쳐)

물론 위의 언론보도가 거짓이란 가설은 가능하지만 증거는 없다. 그러니 이에 대해 일제문서를 확인할 필요가 없는데 정작 KBS 방송에서 이에 대한 자료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일제내부는 우덕순을 1934년에 농후한 배일사상을 갖고 있다고 기록하며 주의해야할 명단에 기록하고 있다. 그러니 좀 더 이후에 대한 자료를 봐야 밀정인지 아닌지 확인이 가능할텐데 이에 대해 관련 방송이나 논문을 확인할 수 없다.

 

우덕순이 밀정일 수 있다. 하지만 밀정이 아닐 수도 있다. 정확한 증명은 밀정을 주장하는 측에서 해야할 필요가 있다.

 

KBS 방송에서 이해가 안 가는 점은 증거로 제시한 일제 내부 문서가 다 1925년을 비롯한 1920년대이다. 그런데 어째서 1934년의 일제 문서는 소개하지 않았는지 의문이고, 그 이후 행적에 대해서는 왜 추적하지 않은건지 의문이다.

 

참고_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신운용 박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안중근의 민족운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안중근연구소 책임연구원 으로 안중근 의사 관련 대표적인 전문가이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185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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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깐 지금 글쓴이는 아마추어로서 KBS에게 반대하는 게 아니라 전문가분의 의견을 인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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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부분들은 연구를 기다려야지, 조급하게 이쪽이냐 저쪽이냐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이후 KBS가 박사의 발언을 편집)
- 배경한 박사가 "시사기획 창 밀정 2부 - 임시정부를 파괴하라 :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특집 KBS뉴스(News)" 20분에서 김규흥 관련 내용에서 한 답변.

 

인터넷에선 방송만 보고 행동하지 말고 관련 연구를 확인합시다.

 

 

일단 우덕순을 국립현충원에서 빼버려야할 증거는 부족하거나 없다. 빼고싶으면 정확한 증거가 있어야한다. 그런 증거가 없으면 우덕순을 빼야 할 이유가 없다.

9개의 댓글

2019.08.21

이중간첩이라면? ㄷㄷㄷ

1
@김츼

ㅗㅜㅑ ㄷㄷ

0
@김츼

나도 이중간첩 상상해봄

0

어쨌든 뭔가 개운한 사람은 아니다 의심이 된다는건 사실일듯

1
2019.08.21

완벽하게 위장했다면, 밀정이 완벽하게 성공했다면,

역사에 진실이 드러나는 경우는 없겠지.

역사에 기록된 밀정은 실패한 밀정이다.

0
2019.08.21

글과 별개로 이에 관한 후속 연구가 한동안 안나올 가능성도 있을듯 요즘 독립운동사 전공하는 원생이 별로 없지 않나. 예전에 조사했을 때 이쪽 전공하는 현재 원생들의 관심사가 문화사, 생활사, 근대성 관련으로 심하게 편중되어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0
2019.08.21
@복사집

근대사쪽? 요즘은 교회사도 많음ㅇㅇ

근대사가 자료의 유무가 굉장히 중요하고 자료에 자료를 더하는 방식의 연구가 많음. 즉, 자료 하나를 분석해서 연구를 발표하면 다시 재해석하기 쉽지않다는 의미.

 

독립운동사는 워낙 초기부터 연구를 많이해서 자료 발굴 및 연구, 재해석 후 연구, 재해석한 연구에 대한 반박연구까지 진행이 된 분야가 많음. 그래서 지금 원생들이 접근하기는 레드오션인 상황임.

0

개인적으로 그냥 뭐라도 정보를 씨부린 사람이 있고

일제가 그걸 토대로 기록을 남겼으면 발언자들을 전부 밀정으로 묶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듬.

0

니도 다큐봤는게 일부러 레토릭을 밀정 명단이 아니라 밀점 혐의가 드러난 이리고 쓴건 밀정 행동의 증거를 찾은 명단으로 얘기하고 싶어서 그런거 아닌가 싶음.

 

밀정이라는 말이 그렇듯 배일 반일 독립운동 하면서 동시에 친일해야 성립하는 행위니까 양반되는 두 평가가 일본에 의해 내려지는게 이상하진않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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