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땅 속에서 나온 괴물

Fringer의 일기

7월 28일 일기
 인류는 아직 겁이 많다. 딱딱한 천장에 손을 대 본 사람은 아직 없다. 샤어라고 불리는, 배에 칼날을 가진 동물에 손을 대 본 사람도 아직 없다. 

 

 우리에게 가장 큰 공포를 유발하는 것은 천장이 낮은 지역의 땅이다. 숨을 쉬기위해 발바닥을 땅에 대고 있어야 하지만, 너무 뜨거워서 근처에 오래 머무를 수 없다. 땅 속으로 너무 깊게 들어가면 온 몸이 순식간에 말라붙어버린다고 한다. 천장이 낮은 지역의 땅은 끔찍한 울음소리를 내며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땅은 꼭 필요한 곳이지만 아무도 무릎 이상의 몸을 땅 속에 넣지 않았다. 어제까지는. 

 

 오늘 오전, 자신이 용감하다는 것을 과시하기위해 어느 멍청이가 천장이 낮은 지역까지 다가갔다. 천장이 낮은 지역 근처의 땅은 분노에 휩싸인 채로 멍청이를 집어삼켰다. 천장에 있던 황색 연기가 무섭게 피어오른다.

 

 

7월 42일 일기
 오랜만에 우리 지역에 커다란 섬이 지나간다. 회색의 바위 섬은 하얀 연기와 굉음을 내며 땅 위를 부드럽게 지나간다. 
 
 이를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 무렵, 섬의 주변 땅 속에서 갑자기 외눈박이 괴물이 물구나무를 선 채로 튀어나왔다. 시커먼 피부를 가진 이 괴물은 송곳니 하나가 괴상하게 휘어져있었고 납작한 발바닥에는 구멍이 없었다. 이 괴물은 우리 중 가장 어리고 힘이 약한 자 한 명을 포획하여 땅속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
 

Gerhaxing의 일기


 달이 파괴된 후, 쌍둥이자리가 462,500번 째 제자리로 돌아오던 날이었다. 괴상한 모습의 사람이 파도에 떠밀려왔다. 
 이미 숨이 끊어진 그 사람은 한 눈에 봐도 우리와 같은 종이 아니었다. 귀 대신 작은 지느러미가 있었고, 발바닥에는 동전 크기의 구멍이 송송 뚫려있다.

 

 국립과학연구소에서는 거대한 연구용 함선을 대동하여 세계 각지의 해역에서 해당 생명체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아마시아 남쪽 해안에서 한 개체를 포획하는 데에 성공하였으며, 해당 종에 대한 조사가 면밀히 진행되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인간과 비슷한 크기이며, 기본적으로 몸통에 팔다리가 각각 한 쌍 존재한다. 헤모글로빈이 아닌 헤모시아닌 기반의 혈액을 갖고있어 피부가 창백한 푸른 빛을 띤다. 체온은 60-70 °F 정도로 매우 낮다.


2. 폐에 연결된 기도는 퇴화되어 사라졌으며 횡격막이 매우 발달했다. 횡격막의 근육은 폐의 크기를 수십배 이상 변화시킬 수 있으며 물고기의 부레 역할을 한다. 


3. 다리 근육의 내부에 기존의 폐와 같은 호흡 기관이 존재한다. 발바닥의 수많은 구멍은 고래의 숨구멍(blowhole) 역할을 한다.


4. 헤모시아닌의 산소 운반률이 높아지는, 수온이 낮은 해역의 수면 근처에서 거꾸로 서서 활동한다. 발바닥만 물 밖으로 드러나있으며 해수면 근처에 오래 머무를 경우 체온이 높아져 호흡에 지장이 생긴다. 


5. 거꾸로 서서 행동하기 때문에 양성굴지성의 생장 형태를 따른다. 해수면을 바닥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인다.

 

 

42DB2333-0D91-4B7C-BC2F-448F0BFB565D.jpeg

샤어의 모습

 

 

 

 

501E0ECE-A984-4ED2-BDCB-E8358C7CC9B6.jpeg

외눈박이 괴물

13개의 댓글

2019.07.21
0

어노말리 빠운드

0
2019.07.21
@국어시간에쳐졸았나

별겜ㅂㅁ

0

날짜 써있는 일기가 생선인간 입장에서 쓴거였구나 ㅋㅋ

0
2019.07.21
@이기야노데스웅챠

이거였구만.. ㅠㅠ

0
2019.07.21

상어던가 샤크던가... 샤어는 뭐냐

0
2019.07.21
@메카다나카

서울대생 물고기

0
2019.07.21
@진짜펄

샤!!!

0

중력 영향을 우리와는 반대로 받을 테니

키가 더 크다고 설정해도 좋을 거 같은데

0
2019.07.21

참신하네

0
2019.07.21

설명좀. 이해가 안됨

0
2019.07.21
@hanime티비

위는 인어, 아래는 인류(추정) 입장에서 쓴 기록

바다 속에 사는 인어들은 위아래 관념이 우리랑 거꾸로라서 수면을 바닥, 땅으로 인식하고,
반대로 바다 밑바닥을 천장으로 생각함 

수온이 낮은 지역에서만 살 수 있고, 발바닥의 숨구멍을 수면 위로 노출해서 숨을 쉼 

 

윗 글에서 철없는 인어 하나가 수면이 낮고 따뜻한 지역에 다가가는 객기를 부렸다가 쪄죽었고,

그 시체를 밑 글에서 지상의 인류가 발견했고, 연구를 위해 인어를 포획함

 

달이 파괴되고 46만년 뒤라니까 까마득한 미래의 일.

재밌다면 재밌는게 윗 글의 인어는 현대식 이름과 역법을 쓰고, 밑 글의 미래의 인류는 그렇지 않음

1
@예라이

심지어 미래 인류는 화씨를 쓰고잇음 ㄹㅇ 디스토피아자너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374 [기타 지식] 카우치 사건은 정말 인디 음악을 끝장냈는가? 9 프라이먼 7 5 시간 전
12373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1년마다 1명씩 잠을 자다 사망한 가족. 홀로... 그그그그 2 9 시간 전
12372 [역사] 송파장과 가락시장 1 Alcaraz 3 9 시간 전
12371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괴물을 쓰러뜨렸다." 어머니에... 2 그그그그 3 1 일 전
12370 [기타 지식] 알코올 중독에 빠질 수 있는 칵테일, 브랜디 알렉산더편 - 바... 1 지나가는김개붕 4 1 일 전
12369 [기타 지식] 세계에서 제일 잘 팔리는 칵테일 중 하나, 위스키 사워편 - ... 2 지나가는김개붕 3 1 일 전
12368 [기타 지식] 왜 나는 독일을 포기하고 캐나다로 왔는가 26 상온초전도체 9 1 일 전
12367 [역사] 미국인의 시적인 중지 2 K1A1 12 2 일 전
12366 [기타 지식] 독한 칵테일의 대표, 파우스트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5 지나가는김개붕 2 2 일 전
12365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아무도 듣지 못한 죽음의 비명이 들린 357호실 1 그그그그 6 4 일 전
12364 [기타 지식] 칵테일에도 아메리카노가 있다.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6 지나가는김개붕 6 4 일 전
12363 [역사] 역사학자: 드래곤볼은 일본 제국주의사관 만화 16 세기노비추적꾼 13 5 일 전
12362 [과학] 번역)새들은 왜 알을 많이 낳는가? - 후투티의 형제살해 습성... 5 리보솜 3 5 일 전
12361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20년만에 해결된 미제사건 4 그그그그 9 9 일 전
12360 [호러 괴담] [미스테리] 고립된 남극 기지에서 사망한 남성. 근데 무언가 ... 14 그그그그 12 11 일 전
12359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문자를 차단했다고 살인까지? 3 그그그그 5 13 일 전
12358 [기타 지식] 미국은 왜 틱톡을 분쇄하려 하는가? 14 K1A1 29 13 일 전
12357 [기타 지식] 아마도, 미국에서 가장 사랑 받는 칵테일 마르가리타편 - 바... 7 지나가는김개붕 9 13 일 전
12356 [역사] 애니메이션 지도로 보는 고려거란전쟁 6 FishAndMaps 6 15 일 전
12355 [기묘한 이야기] 일본 멘헤라 아이템에 대해서 알아보자 25 Overwatch 17 16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