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샤덴프로이데와 이와 유사한 개념들에 대해 알아보자

유저 개드립에 올린 글(https://www.dogdrip.net/217682725) 을 재밌게 봐준 개붕이가

읽판에도 올려보라고 해서 읽판에도 올리게 됐어. 재밌게 읽어주면 고맙겠다, 다들.

 

 

샤덴프로이데.jpg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는 단어가 대중에게 자주 쓰이는 단어는 아니지만 아마 알 만한 개붕이들은 알 거라고 봐.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는 독일어로 손해, 불행을 뜻하는 'schaden'과 기쁨, 환희를 뜻하는 'freude'가 더해진 합성어로

'다른 사람들의 불행을 보고 느끼는 기쁨'을 의미해. 샤덴프로이데의 쾌감은 자궁수축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의

분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내가 생물, 화학을 전공한 이과 개붕이가 아니라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책에서는 옥시토신이 자궁 수축, 모유 분비 및 수유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애착'과 '사랑'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이 때문에 '사랑 호르몬', '애착 호르몬' 등으로 불리기도 한대.  

 

일본의 뇌과학자이자 의학박사인 나카노 노부코는 샤덴프로이데를 '사회 혹은 무리에서 두드러지는 사람을 적으로 규정하고

이런 개체에 대해 거부감, 반발감을 가짐으로써 사회 혹은 무리의 일원으로 편입되고, 소속원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작동한다고 보고 있어. 그 과정에서 사랑, 애착과 관련이 깊은 옥시토신이 분비되기 때문에 일종의 보상회로를 따르게 되는 거지.

 

'샤덴프로이데'는 한국어에서는 1:1로 호환되는 단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 

하지만 이 글을 읽는 개붕이들도 다들 어떤 걸 의미하는지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을거야.

샤덴프로이데가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분야가 연예계지. 

 

유명인들의 말실수, 부적절한 언행, 사업 실패 등의 사례는 수 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마련인데

그 기저에는 일반 대중들의 샤덴프로이데가 작용한다고 볼 수 있지. 

 

 

메시우마.png

 

 

샤덴프로이데와 비슷한 신조어로 일본어의 '메시우마'라는 표현이 있어. 

메시우마(メシウマ)는 他人の不幸で今日も飯がうまい(타닌노 후코-데 쿄우모 메시가 우마이)의 약자인 

飯がうまい(메시가 우마이: 밥맛이 좋다.)를 다시 한번 가타가나 형태로 줄인 말로 '타인의 불행 덕분에 

오늘도 밥맛이 좋다' 정도의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고 해. 한 마디로 '타인의 불행은 나의 행복'인거지. 

 

일본의 디씨라고 불리는 2ch의 인터넷 속어이며, 샤덴프로이데와 거의 의미가 같은 표현이라고 볼 수 있지.

참으로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표현이 아닐 수가 없어.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에는 샤덴프로이데, 메시우마와 완전히 동일한 단어는 없지만 굳이 예를 들자면

'나만 아니면 돼~~~~~~~~~~~~~~~~~~~~~~~~~'나 '꺼~~~~~~~~~~~~~~~~억' 같은

조롱성 표현, '쌤통이다'나 '배알이 꼴리다(참고로 표준어로 인정 받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특정 상황을 보고) 고소하다(혹은 방언으로 '꼬시다', '꼬숩다')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

 

하지만 상황적 맥락이 고려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예시들을, 단어 자체만으로 완전한 뜻을 가진

샤덴프로이데나 메시우마와 완전히 동일 선상에 놓기는 어렵다고 봐. 

 

프렘드샴.jpg

샤덴프로이데와 반대되는 개념으로는 두 개를 들 수 있어.

 

하나는 프렘드샴(Fremdscham:정확한 발음을 몰라 구글 발음 돌림ㅜ)으로 샤덴프로이데와 마찬가지로 독일어야. 

뜻은 '타인의 불행을 보고 자신이 당혹감을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 타인의 불행으로 고소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계없는 자신까지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공감 능력이 좀 더 확대된 버전이라고 볼 수 있어.

 

글뤼크슈메르츠.png

 

다른 하나로는 글뤼크슈메르츠(Gluckschmerz)라는 표현인데 이는 '타인의 행복을 보고 느끼는 불행감'을 의미해.

최근들어 페이스북 및 인스타 사용자수가 줄어들고 있는데 대다수가 비교를 통한 스트레스를 더 이상 느끼고 싶지 않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고 해. 남들의 잘나가는 모습을 보고 자신은 왜 그렇지 못할까, 열등감을 느끼고 자기연민에 빠지는 것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거지. 위 사진의 노랑색 상자 표시된 부분을 글뤼크슈메르츠가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해. 

 

인간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은 불편하기도 하지만 통찰력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확실히 관심을 가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주말에 비 온다는데 다들 조심하고!

2개의 댓글

하지만 태풍이 소멸해버렸어..

0
2019.07.20

블랙코미디를 보고 웃을수 있는것도 유사한 맥락 아닐까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408 [역사] 지도로 보는 정사 삼국지 ver2 11 FishAndMaps 8 1 일 전
12407 [기타 지식] 100년을 시간을 넘어서 유행한 칵테일, 사제락편 - 바텐더 개... 2 지나가는김개붕 1 1 일 전
12406 [기타 지식] 오이...좋아하세요? 오이 칵테일 아이리쉬 메이드편 - 바텐더... 3 지나가는김개붕 2 2 일 전
12405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지구 1부 29 Mtrap 8 2 일 전
12404 [기타 지식] 칵테일의 근본, 올드 패션드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15 지나가는김개붕 13 3 일 전
12403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2부 21 Mtrap 13 3 일 전
12402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1부 13 Mtrap 19 3 일 전
12401 [역사] 군사첩보 실패의 교과서-욤 키푸르(完) 1 綠象 0 2 일 전
12400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체포되기까지 28년이... 1 그그그그 6 4 일 전
12399 [역사] 아편 전쟁 실제 후기의 후기 3 carrera 11 4 일 전
12398 [과학] 경계선 지능이 700만 있다는 기사들에 대해 36 LinkedList 9 5 일 전
12397 [역사] 미지에의 동경을 그린 만화 8 식별불해 5 7 일 전
12396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두 아내 모두 욕조에서 술을 마시고 익사했... 그그그그 2 7 일 전
12395 [기타 지식] 서부 개척시대에 만들어진 칵테일, 카우보이 그리고 프레리 ... 3 지나가는김개붕 5 8 일 전
12394 [유머] 웃는 자에게 복이 오는 삶 10 한그르데아이사쯔 7 8 일 전
12393 [기타 지식] 모던 클래식의 현재를 제시한 칵테일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4 지나가는김개붕 2 9 일 전
12392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공소시효만료 11개월을 앞두고 체포된 범인 그그그그 3 9 일 전
12391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범인으로 지목받자 딸에게 누명을 씌우려다... 그그그그 4 10 일 전
12390 [기타 지식] 브라질에서 이 칵테일을 다른 술로 만들면 불법이다, 카이피... 5 지나가는김개붕 1 10 일 전
12389 [기타 지식] 럼, 라임, 설탕 그리고 다이키리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 2 지나가는김개붕 6 11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