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업체 500점만점에 494점받은여자,jpg'라는 게시글(https://www.dogdrip.net/217649154) 의

댓글들 중 '조건 보고 한 결혼이 과연 행복하겠냐'는 댓글이 꽤 달려서 그거 읽고 내 생각을 써 봄. 

주관적인 생각이니 태클이나 반박은 당연히 환영임. 

 

 

 

 

사랑이 아예 없는, 마치 김치 드라마에 나올법한 정략 결혼과 같은 무미건조한 결혼은 바람직하지 않음. 

왜냐하면 결혼은 어쨌거나 표면적으로는 두 남녀의 법적이고 경제적인 결합을 의미하는데 사랑하지도 않는

순수한 '남'과 가정을 꾸리고 산다는 것은 남자에게나 여자에게나 고역이고 그 자식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하지만 그와 별개로 결혼을 할 때, 사랑과 별개로 조건도 봐야된다는 사실 또한 중요하다고 본다.

순수히 내 생각이지만 굳이 수치로 따지자면 '조건:사랑'으로 4:6이나 45:55 정도 밸런스가 적당한 듯 함.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단순히 부부 간의 교육 수준, 소득 수준이 맞아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자식 교육을 잘 시킬 수 있는 등

이런 가정 내부로 인한 이유보다는 가정 외부의 요인에 기인하는 바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음.

 

좀 더 부연하자면 조건을 보고 한 결혼에서는 가정 외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은 남녀간의 결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집안을 포함한 인맥 풀을 같이 껴안는 것을 의미한다.

종교가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아내가 독실한 교인이라면 남편 또한 아내 교회의 지인들과 관계가 생기는 것이고,

영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아내에게 있어 남편의 지인들 또한 잠재적인 고객이 되는 것임.

 

부부 간의 결합으로 인간관계 혹은 비즈니스 관계에서 긍정적인 시너지가 생길 수도 있지만

동전의 양면으로 부정적인 시너지가 생길 수도 있음. 조던 피터슨은 본인이 쓴 저서에서

'언제나 추락은 상승보다 빠르다'고 했는데, 이 말 맞다나 주변에서 보는 가정 파탄의 경우에는 

부부 간의 결합으로 역시너지가 발생해 파국에 이르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아주 직설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너랑 네 아내(혹은 남편)가 아무리 개념 박히고 똑똑한 사람이어도

처남이 빚쟁이에, 장인이 사기꾼이면 스트레스를 안받을 수가 없을 것임. 

 

멀쩡하게 회사에서 잘 일하고 있는데 아내가 울면서 '경찰이 집에 찾아와서 아빠(네 입장에서 장인)를 찾았다'고

울면서 전화하면 그 순간 담배 수십 가치는 펴야 겨우 진정될 스트레스가 몰려오는 거임.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 상황.  

 

비슷한 예로 너희쪽 집안은 교수, 학자 출신 번듯한 집안인데 아내 쪽 집안 사람들은 저학력, 저소득에

인성도 글러먹은 거지발싸개들이면 아무리 아내가 개념녀여도 그쪽 집안에서 튀기는 똥물이 자연스레 튀길 수 밖에 없음.

 

돈을 빌려달라느니, 깜방에 가게 생겼으니 합의금을 내 달라느니, 사업하게 돈 좀 꿔달라느니 등등..

재수 없으면 사이비 종교나 다단계에 얽히고, 더 재수 없으면 범죄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되거나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TV프로그램에서조차 혀를 내두를 법한 상식 밖의 인간들이 인생에 끼어들게 됨. 

 

사실 이런 사람들이 완전히 일면식도 없는 남이라면 면전에다 욕을 하고 꺼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가족 관계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서는 순간, 일종의 서열과 의전 관계가 자동적으로 형성이 되기 때문에

내 평판과 아내의 체면, 자존심을 고려해서라도 함부로 행동할 수 없게 되는 거임.

 

아무리 장인이 알콜 중독자에 무식한 원시인 새끼라고 해도 사위 된

입장으로서 장인의 얼굴에다 침을 뱉을 수는 없는것이라는 말임. 

 

자기랑 사이 안좋은 형제 자매여도 남이 욕하면 기분 나쁘듯, 아무리 지극히 상식적인

말이라고 해도 아내에게 '그쪽 집안 사람들은 이상하다'고 대놓고 말할 수는 없는 거임. 

 

서로 알콩달콩 잘 지내는 부부가 예기치 않게 똥물을 끼얹는 상황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소 과장하여 표현하긴 했지만, 신랑 신부의 집안 차이가 현격하게 나면 가치관의 충돌이

언젠가는 벌어질것이라는 살얼음판에서 사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경조사를 치르더라도 방식의 차이로 군소리가 나오게 되고, 기분 좋자고 가족들끼리 모여서 여행을 가도 

재산 문제로 볼멘소리가 나오는 거임. 이것도 한 두번이면 '매형이 좀 자존심이 상했나봐', '시누가 오늘따라 예민하네'하고

넘기겠지만 만나는 족족 그렇게 의견차가 생겨서 고착화 돼버리면 그쪽 방향으로 오줌도 누기 싫어지는게 사람 심리임. 

 

아마 모르긴 몰라도 개붕이들도 가족이나 친척, 지인들 때문에 홍역을 치른 적이 다들 한 두번씩은 있을거다.

보증을 서달라든지, 유산을 분배하다가 싸움이 난다든지, 사기를 치고 잠적을 했다든지, 노부모를 모시는 문제,

장애가 있는 형제자매나 친척을 봉양하는 문제로 싸운 적이 다들 집안마다 최소 하나씩은 있을거라고 본다.

 

내가 이 생각을 굳히게 된게 학벌, 집안, 소득을 떠나서 내가 만나본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소 하나씩은 말 못할 사연들이 있었다는 것임. 부유하거나 똑똑한 사람들은 그 사연들을

비교적 현명하게 극복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 그런 문제들로부터 본질적으로 벗어나지는 못했음.

 

여하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조건이 비슷한 집안끼리 결합을 하게 되면  

가정 외부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음.

혹은 리스크가 발생하게 되도 피해가 가급적이면 적게 나는 선에서 마무리를 지을 수 있음. 

 

하지만 어느 한 쪽이 과도하게 월등하거나 열등하면 그 수준 차이만큼

잠재적인 리스크가 상존하게 됨. 어느 한 쪽의 집안에서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상황을

결혼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겪게 될 위험을 안고 살게 되는 것임. 

 

그래서 나는 연애는 몰라도 결혼을 할 때는 남자든 여자든 조건도 당연히 봐야 한다고 생각함.

가장 좋은건 딱 자기 수준의 배우자라고 봄.

 

일반적으로 여자는 상혼, 남자는 하혼 경향이 있으니 여자 집안이나 스펙이 남자보다 낮을 수는 있겠지만

이것도 오차 범위 내 수준이어야지 두 사이에 차이가 현격하게 차이 나버리면 위에 말한 대로

가정 외부에서 발생하는 문제들로 인해 결혼 생활 내내 고생함.

 

 

 

 

 

 

 

 

 

 

 

 

3줄 요약

1. 가정 외부의 일로 부부가 곤욕을 치르는 것은 생각만해도 좆같은 일임.

2. 고로 비슷한 조건을 가진 집안끼리 결혼함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 하여

3. 부부가 무탈하고 행복하게 결혼생활을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