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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보다가 어릴적 인형 생각이 났는데

03441704 2019.07.18 63

요즘말로는 애착인형? 맞나? 뭐 그런건데

내 기억으론 7살때까지 가지고 있었음

엄마말로는 태어날때 아빠친구가 선물해준거랬는데

태어날때부터 7살때까지 같이 있었으니 얼마나 정이

들었겠음. 이름은 곰순이였는데 좀 모지랬는지

발음이 잘 안되가지고 곰츈이 곰츈이 그랬었음 ㅋㅋㅋㅋ

암튼 그 곰츈이가 하도 오래가지고 있어서 때도 안지워지고

세탁기가 없어서 엄마가 손빨래를 오지게 해가지고

애 털이 막 꼽슬거리는게 엉켜가지고 아주 그지꼴이였음

그래도 난 좋았는데 엄마가 이제 더이상은 안되겠는지

어느날 버리자는 거임.

세상 다 잃은것처럼 꺼이꺼이 우니까 엄마가 안되겠는지

딜을 함 ㅋㅋㅋ 시장가서 인형을 한번보자고..

나는 절대 안버릴거야 하면서도 시장을 따라갔는데

시장통에 인형이 막 있었는데 그중에 진짜 마음에 든

펭귄 인형이 있었음

가난해서 곰츈이 다음으로 처음 만져보는 인형이라

진짜 깜짝 놀랐음

약간 실캣 질감같은 거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구스침낭

겉소재 같은 부들거리는 느낌? 그것보다 더 얇고 맨질거리는데다 곰츈이처럼 솜이 다 납작해진게 아니라 빵빵하면서도

물렁하고 좌우지간 펭귄답게 뿡빵이였음 

진짜 얼어서 한참을 만져본거 같음..

엄마가 흡족한 얼굴로 얘로 할거지? 하면서 그럼 곰순이는

버리는거다? 이랬는데 잠깐이나마 갈등을 함..

나는 좀 애절한 눈으로 펭츈이 (그세 이름 지었는데 네이밍

센스 오짐 ㅋㅋㅋㅋㅋㅋ 요즘애들처럼 세련되질 못함)

랑 곰츈이 같이 가면안돼? 하니까 엄마가 눈이 쪽 째지더니

단호박으로 안된다며 둘중하나를 선택하랬음

그때 난 곰츈이를 선택했어야했는데  어린애가 얼마나

의리가 있겠으며 ㅋㅋㅋㅋ 물욕에 사로잡혀서 펭츈이를

포기할수가 없어서 아쉽지만 곰츈이를 떠나보내기로함

엄마가 집에가서 쓰레기 내다버리는 시멘에 양철문 달린

쓰레기함에다가 곰츈이를 넣었는데

빨간땡땡이나염 손발 과 꾸질꾸질한 털 사이로

꺼먼 단추눈깔이 나를 쳐다보던게 아직 기억이남

그때는 펭츈이 때문에 잠깐 아쉬워하고 말았는데

그날밤부터 한동안 계속 밤에 자다가 쉬를 했다고함

밤마다 자다깨서 축축히 젖은 내복을 만지며

엄마엄마 곰츈이가 자꾸 나를 때려 하면서 울었다함 

그 당시에도 그게 어지간히 충격적인 일이였나봄..

죄책감에서 오는 트라우마였는지..

아니면 오래 같이해온 인형에 정말 영혼이 깃들어서

이 쌍년 니까짓게 감히 펭귄따위에게 마음을 뺏겨서

동거동락한 나를배신해? 하면서 성불할때까지 줘팼던건지

아직도 의문임  

 

2개의 댓글

254ed5d0
2019.07.18

괴담은 됐고 너 숫닉이네

0
03441704
2019.07.18
@254ed5d0

헏 시부랄 진짜 숫닉이네 ㅋㅋㅋㅋㅋㅋ

곰츈이가 숫닉데려옴? ㅋㅋㅋ

낼 로또사야징 잇힝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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