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걸어서 땅끝마을까지_1화

주의! 감성적이고 사적인 여행담이므로 껄끄러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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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땅끝마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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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이동거리 대략 21km, 실제론 25km정도)

 

8월 26일

화창

 

어제 잠을 자려고 밤 11시에 누웠지만, 내일에 대한 강한 두려움과 밤 늦게 들어온 게스트하우스 메이트 덕에 대략 새벽 1시쯤 잠에 든것 같다.

한창 태풍이 지나가고 나선지, 모기가 어지간히 많았다. 그러다 빡친채로 확 일어난 덕에 메이트도 깜짝 놀라서 일어났었다. 빠르게 모기진압을 나서기 위해서 주변을 더듬거려 모기약을 집은 후 사방에 뿌렸다. 그리곤 다시 취침.. 그 친구도 안심을 했는지 내가 눕고나서 바로 누웠다..(미안..)

 

알람에 맞춰 일어나보니 역시 메이트는 외국에서 온 친구였는데, 프랑스에서 왔다고 했다. 나의 짧은 영어 회화 능력과 낯을 가리는 탓에 대화는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프랑스 친구의 일정은 설악산에 가는 것이었다. 각자 출발 준비를 하는 도중에 내 장비와 근육테이프를 붙이는 것을 보곤

 

프 : "너 혹시 프로니?"

나 : "아니 그냥 처음 붙여보는거야"

프 : "아 그래? 혹시 설악산 가는거야?"

나 : "설악산이긴 한데, 주변 마을로 걸어갈려고 너는 버스 타고가니?"

프 : "응"

나 : "그래? 서로 좋은 여행 됬으면 좋겠다."

 

서로 간단한 대화를 나눈후, 가볍지만 무겁게 느껴지는 배낭을 들고 슬슬 출발하였다.

 

아! 그 전에 아침에 게스트 하우스에서 토스트를 해서 먹었는데 맛이 기가막혔다. 특별한 소스나 그런건 없고 그냥 단순하게 토스트와 계란을 구울 후라이팬에 평범한 시중에서 파는 딸기잼으로 해서 먹었다. 아마도 상황이나 분위기 때문에 더욱 맛있게 느껴진 것 같다. (사진을 못찍어 아쉽다.)

 

아무튼 일단 폐쇄된 (구) 미시령휴게소를 목적지로 잡고 이동했는데, 대략 평균 도보 속도가 시속 3.5km ~ 4km 정도로 한다고 했을때, 6시간정도면 충분하겠지 가벼운 마음에 출발 하였다.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500ml 물 2병과 간식용 빵 2개를 가방에 넣고 '이정도면 들고갈만해' 라고 생각하며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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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에서 보이는 산 봉우리들은 참 멋있다. 그리고 태풍이 지나간 후라서 바람도 쌩쌩 불어서 더운지도 모르고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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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으로 가는 길에는 먹자골목(?)이 참 많았다. 사람도 많고 호객꾼들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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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고 약 1시간 정도 지났을까? 왼쪽 발목과 골반이 아프기 시작했다. 군대에 있을때도 상태가 안좋긴 했었다만 충분한 장비와 준비를 했음에도, 육체적으로 아프니 너무 고통스러웠다. 아마도 오랬동안 앉아서 공부하고 나쁜 자세로 컴퓨터 하다보니 생긴게 아닌가 추측해본다. 어찌되었든 끝까지 하기로 한거고 너무 심한 통증은 아니니 참고 걸어갈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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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후 약 2시간이 지나서 순두부 먹거리 골목? 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그늘에 와서 쉬다가라고 하시는게 아닌가? 안그래도 슬슬 해가 중천이라 더워지기 시작하고, 금방 허기가 져서 좀 쉬었다 가기로 결정했다. 주변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고 신발을 벗고 쉬었다.

 

아저씨가 어디까지 가냐고 하시길래 땅끝마을까지 간다고 하니, 잘 생각했다고 하셨다. 그런건 젊어서 해보는거라고 하시면서 응원해 주셨다. 시작한지 얼마 안되긴 했지만, 이렇게 응원을 해주시니 기쁘고 고마웠다. 꼭 끝가지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아저씨는 거기서 손님맞이와 발렛파킹을 하시는 분이셨다. 실력이 보통이 아니신지 쓱하고 싹 하니 주차장에 라인맞춰 이쁘게 주차하셨다. 그래서 "햐 아저씨 주차 정말 잘하시네요." 라고 하니 "내가 여기서 16년을 굴렀어" 이제는 차가 지나가는 것만 봐도 들어올 찬지 아닌지 구분이 순식간에 된다고 하셨다. 

 

아저씨는 원래 D그룹 금융업을 하셨었는데 무슨 이유로 나오시게 됬다고 하셨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IMF 여파 때문에 퇴직하게 되신게 아닌가 추측이 된다. 아무튼 배도 고프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들어가서  밥을 먹기로 했다. 순두부 정식은 내 취향이 아니지만 꽤 먹을만 했다. 부들부들하니 배가 따뜻해지는게 좋았다. 그리고 후식? 으로 무슨 분홍색 콩 부산물 죽? 같은걸 주셨는데.. 그건 도저히 못먹겠더라..(죄송합니다..)

 

아무튼 식사도 맛있게하고, 날씨가 너무 뜨거워서 대략 1시간 정도 더 쉬었다 출발했다. 아저씨는 종단에 성공하면 꼭 다시 오라고 하셨다. 얼굴이랑 이름 외워뒀으니깐 꼭 오라고 하셨다. 그렇게 나의 첫 인연은 매듭을 지었다. 아저씨를 뒤로하고선 웅장한 산을 바라보면 다시 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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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미시령길에 들어가는 중)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거대한 산맥을 보았을때 그 느낌을 잊을 수 없다. 더운 날씨에도 산맥으로 흘러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웅장한 산맥과 그 사이사이에 조화롭게 보이는 바위산들.. 이느낌을 직접 가보고 느껴보지 못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 되지 않았을까?

처음 산맥을 완전하게 보았을때의 그 장엄한 자태란 말로 표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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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 중에 길에서 작업 중이시던 아저씨들이 "어딜 그렇게 걸어가니?" 하셨을때, 도적폭포(목적지랑 가까움)에 간다고 하니.. "그 먼 곳까지 걸어간다고? 고생하네" 라고 하셨다. "한 2시간이면 금방 도착하지 않을까요?" 라고 말하고 지나쳐 갔다. 되돌아 생각해보면 그 분들 말이 맞았다.. 국도를 지나 옛 미시령 길로 가기까지는 경사도가 심하지 않아서 '이정도면 할만하네' 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정말 큰 오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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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조그만히 보이는 곳이 출발지 속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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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 보이는 산이 참 멋있어서 많이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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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낮은 펜스를 넘어서면 바로 낭떠러지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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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목표한 곳에 도달하려면 상당히 구불거리고 산세가 꽤 되는 곳을 넘어야 한다는걸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힘들줄은 몰랐다. 꽤나 가파른 경사와 의외로 많이 다니는 차들.. 첫날부터 이런 개고생 할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목표를 찍고 경사도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큰 실수였다. 올라가는 차들을 볼때마다 숙소까지만 태워달라고 너무나도 말하고 싶었다. 정말 목 끝까지 올라와서 누군가 "태워줄까?" 라고 떠밀기만 했다면 국토종단이고 뭐고 그냥 포기할 정도였다. 발도 뜨겁고 발목도 아프고 골반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정말 너무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내 두 다리로만 국토종단에 성공하겠다는 다짐 때문에 고통을 감내해가며 미시령 휴게소에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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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에서 찍은 속초. 오른쪽에 보이는 구불구불한 길들이 쭉 이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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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휴게소이지 사실상 폐쇄상태라 고장난 자판기와 간이 화장실만 있다.)

 

올라와서 속초를 바라보는 뷰는 정말 환상적이었고, 왔던 길을 보니 스스로 조금은 대견스럽다 생각했다. 이때만큼은 고통들이 거의 안느껴졌다.

휴게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차타고 여행온 사람들, 자전거 동호회, 오토바이 동호회등 뷰가 좋아서 사람들이 많이 모인듯 했다. 올라와서 가지고 있던 물을 마시고, 휴식을 취한뒤 다시 내려갈 준비를 했다.

아직도 갈길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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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에서 내려가는길. 이후에는 완전히 지쳐서 사진 못찍음 ㅠㅠ)

 

내려가는 길은 편하겠지 생각했지만, 이것도 나의 큰 착각.. 힘은 덜 들지만 발 앞쪽에 무게가 자꾸만 쏠려서 앞발에 압박이 심해서 너무 너무 아팠다. 그리고 거의 지쳐서 숙소까지 남은 거리를 핸드폰으로 40번 정도 검색 했다. '아 거의다 온 것 같은데, 아 진짜 거의다 온 것 같은데 아니 ㅅㅂ 왜 거리가 안줄어들지..' 이 생각은 한 100번 정도 했다. 또 길 주변에 펜션이 있길래, 너무 힘들어서 그냥 돈내고 내일 출발할까 생각했지만.. 하룻밤 8만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관뒀다.

 

힘들긴 했지만 내려오는 길에 오토바이 동호회분들이 응원을 정말 많이 해주셨다. 어떤 분은 옆에서 화이팅 하시면서 내려가시고, 다른 분은 꼭 성공하라고 말씀하셨다. 그 덕분에 아무리 지쳤어도 참고 내려왔지 않나 싶다. 그런데 너무 빨리 내려가시길래 어버버 거리고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그냥 손만 들어줬던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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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오른쪽에 작게 보이는 나무 정자에 텐트를 치려했다.)

 

거의다 내려와서 주변에 텐트치고 잘만한 곳을 물색하던 중에 무슨 산림휴게소에 나무 정자가 있길래 거기에 텐트를 치고 자려고 했다. 그래서 당직 근무 서시는 분께 허락을 맡고 막상 가보니... 엄청 큰 말벌집이 떡하니 중앙에 있길래, 아무리 내가 힘들어도 이건 아닌 것 같았다. 다시 되돌아가 벌집이 있어서 다른 곳에 가야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다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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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직접 찍은거 아님)

 

최소한 보험으로 주변에 있던 캠핑장을 최종 목적지로 정했는데, 다행이도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던 상태였다. 거의 탈진상태로 주인집 아저씨에게 가서 하룻밤 묵을 비용을 드렸다. 그러면서 어디서 왔냐고 하시길래, 속초에서 걸어왔다고 하니 대단하다.. 고생했네 이러시면서 혹시 저녁 안먹었으면 와서 먹으라고 말씀하셨다. 안그래도 원래 숙박비용을 아끼기 위해 썼기 때문에 식비까지는 쓰기가 애매해서 비상용 빵을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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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에 치고 잤다. 이건 다음 날 아침에 찍은 사진) 

 

그리고 가방을 풀고 집에서 열심히 텐트 연습 했던데로 빠르게 치고 들어가서 잘 곳을 정리하고 샤워를 하고 와서 빵을 먹었다. 하지만 빵을 2개 먹었어도 허기가 너무져서, 식사가 뭐가 되는지 볼겸 물을 뜨러 갔다. 문 열고 들어가니 아저씨랑 아주머니랑 무슨 회식 비슷하게 이미 하고 계셨다. 왜 왔냐고 말씀하시길래 그냥 물뜨러 왔다고 하니, 금새 눈치를 채셨는지 돈 안받을 테니깐 와서 밥먹고 가라고 하셨다. 그래서 거절하다가 억지 부리지 말고 와서 먹으라고 하셔서 정말로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며 먹었다. 맛있는 흰쌀밥과 다양한 반찬들 그리고 아주머니께서는 고기를 구워 주셨지만, 양심적으로 차마 먹지는 못했다.

 

회식자리에는 다양한 분들이 계셨는데, 주인집 부부와 그 주변에 이웃 분들과 정기적으로 숙박하시는 분들 인것 같았다. 그 와중에 내가 사는 고향에서 오신분도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 이야기가 나왔다. 고생많다고 그리고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그리고 이곳에 너 같이 목표하고 걸어서 지나가는 사람이 참 많았는데, 이곳에 하룻 밤 머물고 간 사람들은 다 성공했다고 하셨다. 어떤 분도 이곳에 거쳐 가셨는데, 성공하고 스님이 되신 후에 편지를 보내시기도 하셨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소주를 권하셨는데 술은 잘 못먹지만, 참으로 고마우신 분이셔서 그냥 감사히 마셨다. 그리고 알딸딸 한 상태로 텐트로 들어와 잠을 잘 준비를 했다. 

 

오늘의 교훈이 있다면.. 오르막 길이 끝나면 내리막길도 있다. 그런데 내리막길이 예상과 다르게 의외로 힘들 수 있다는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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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참 힘들기도 했는데 산이 참 멋있어서 할만 했던 것 같네요. 지금 하라고 하면 옛미시령길 못 넘어갈 것 같아요.

 

5개의 댓글

2019.07.12

응원합니다 형님

1
2019.07.13

휴대폰 안드로이드 쓰면 구글지도 타임라인 함 봐봐 기록있을지 모름

1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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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3

멋지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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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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