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애국부인전 제구회

 

차설. 아리안 성 중이 약 원수를 위하여 삼일을 대연 하고 군사를 쉬더니 이 때 약 원수가 가로되,

 

“지금 우리 대왕이 아직 가면의례를 행치 못하였으나 내 마땅히 하수를 건너 영군을 소탕하고 리목 성을 찾아 대왕의 즉위례를 행하리라.[1]”

 

하고 즉시 군사 수만을 이끌고 라아로 하수를 건너 리목성을 향하니 이때는 추 칠월 망간이라. 추풍은 삽삽하고 노화는 창창한데 한곳에 당도하니 남녀노소 수천 명이 수풀 아래에 누워 호곡하는 소리 심히 슬픈지라. 원수가 그 연고를 물은즉 모두 통곡하여 가로되,

 

“우리는 다 아무 고을에 사옵더니 태수가 영국에 항복하였음으로 영군을 몰아 성 중에 두고 백성의 양식을 탈취하며 부녀를 겁간하여 부지할 길이 전혀 망연하옵기로 우리가 일제히 남부여대하고 각자도생하여 장차 아리안 성으로 향하더니 중로에서 기갈이 자심하여 이곳에 누웠나이다.”

 

하거늘 원수가 이 말을 듣고 측은히 여겨 양식을 주어 기갈을 면케 하고 군사를 명하여 아리안 성까지 호송케 한 후 그날 밤 삼경에 영군의 진에 달려들어 음살할 새 원수가 선봉이 되어 충돌한대 영군이 대패하여 사방으로 흩어지는지라.

 

원수가 뒤를 쫓아 크게 파하고 영국 대장 대이박을 사로잡고 성에 들어가 인민을 위로하며 어루만지고 항복한 관원을 잡아 군문에 효시하니라. 익일에 또 발행하여 리목 성을 파하고 영국 군사를 무수히 죽이니 군사 위엄이 크게 진동하는지라. 행하는 곳마다 대적할 이 없어 영국 군사를 일병 구축하니 사방이 풍성을 바라고 돌아와 항복하는 자가 분분하며 잃은 성을 다시 찾고 항복하였던 고을들 도로 찾아 거의 강토를 회복한지라. 이에 원수 법국 왕을 맞아 리목에 이르러 장차 가면의례를 행할 새 날을 책정하니 곧 동 시월 팔일이라.

 

원수가 각 도, 각 군, 각 성에 글을 내려 왕의 가면함을 반포하니 이 때 각 지방에 있는 관원이나 백성들이 다만 영국 있는 줄 알고 영국 군사에게 복종하여 법국 왕 있음을 모르더니 이제 공문이 전파되매 비로소 국왕이 있는 줄 알고 또한 원수의 위엄을 두려하여 다투어 조회하니 이로부터 그 근처 각성이 법국 명령을 받들고 비로소 통하는지라.

 

 

차설. 왕이 가면 의례를 행하고 왕위에 나아가매[2] 약안을 봉하여 공작을 삼아 상경의 위에 처하고 귀족에 참여케 한대 약안이 군복을 입고 몸기를 잡고 엄연히 왕의 좌우에 모시매 법국 사람이 보는 자마다 눈물을 흘리며 서로 경사를 일컫더라. 하루는 약안이 부모를 생각하고 돌아가고자 하여 왕께 하직하여 가로되,

 

“신이 본래 향곡에 빈한한 일개 여자로 간절히 나라 원수 깊음을 갚고 여러 인민의 재앙을 구제코자 나왔사오나 늙은 부모는 다른 자녀 없사옵고 다만 소신 하나 여자뿐이온데 봉양할 사람도 없사옵고 또한 천한 여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주야로 간절하올지라 어찌 사정에 절박치 아니하오리까. 이제 천행으로 하늘이 도우시고 폐하의 넓으신 복으로 아리안 성을 구제하고 잃은 강토를 태반이나 회복하고 영국의 장졸을 무수히 구축하여 부끄럼을 조금 씻었사오며 리목 성을 찾아 폐하께서 즉위하사 가면 의례를 행하였사오니 신의 지원을 조금 이룬지라. 오늘은 고향에 돌아가 부모를 섬기려 하오니 바라옵건대 폐하는 생각하옵소서.”

 

하고 눈물이 잠잠히 흘러 나삼을 적시는지라, 법왕이 간절히 만류하여 가로되,

 

“경이 아니면 짐이 어찌 오늘날 있으리오. 경의 은혜 하해 같으나 다만 경 곧 없으면 적병이 또 들어와 분탕할 것이요, 지금까지 파리 성도 회복치 못하였으니 청컨대 경은 짐을 여위 조금 머물러 파리 성이나 회복하고 돌아가는 것이 짐의 간절히 바람이라.”

 

하고 재삼 간청한데 약안은 본시 충의 심장이라 왕의 간청함을 듣고 차마 떨치지 못하여 부득이 허락하고 부모께 글을 올려 사정을 고하니라.

 

정히 비록 공명은 일세에 빛날지라도 양래 충효는 양전하기는 어렵잖다.[3]

 

____

 

1. 법국이 일개 번국에 지나지 아니하던 적부터 리목Reims성은 군왕의 대관하는 곳으로 유구한 고을이라. 이로 하여금 사이왕 제 칠이 널리 지엄을 떨치매 고을마다 그를 흠숭해 마지 아니하는 자 없다 전해진다. 

 

2. 본래 법국지왕의 가면의례는 법황이 더운 감람기름을 발치에 부어 왕 된자로 하여금 천주의 부르심을 입고 군왕좌에 오르노라고 선언하여야 비로소 성립하는 것일진대 이 때 법국이 환란에 빠져 예례를 미처 챙기지 못하니 이를 헐뜯는 자가 생겨난지라. 허나 이는 이후의 이야기이다. 

 

3. 이후로 약 원수 양친 존안을 채 뵙지 못하고 꽃다운 나이에 분사하니, 오호통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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