닝겐상의 괴력난신 이야기~

 

골판지.jpg

 

한차가 계주(桂州)에 있을 때 봉영이라는 요적은 몇 리에 걸쳐서 안개를 일으킬 수 있었다. 그 전에 봉영은 야외로 나갔다가 누런 나비 수십 마리를 보고서 쫓아갔는데, 그 나비들이 커다란 나무 아래에 이르러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그곳을 파보았더니 돌 함 하나가 나왔는데, 그 안에 팔뚝만한 크기의 소서(素書-도서道書, 도와 관련된 책을 말함)가 있었다. 그리하여 봉영이 마침내 좌도(左道-사도, 사이비)를 만들자 사람들이 시장에 모이듯 그에게 몰려들었다. 그는 소리쳤다.

 

"아무 날에 계주를 손에 넣을 것인데 자주색 기운이 생기면 나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그 날이 되자 과연 비단 같은 자주색 기운이 생겨나 계주성 위에까지 뻗쳤는데, 흰 기운이 곧장 그것과 맞부딪쳤더니 자주색 기운이 흩어졌다. 그때 짙은 안개가 끼더니 정오에 이르러서야 조금 개었다. 또 계주 관아의 여러 나무에서 보리 알만한 구치 부처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떨어졌다. 그 해에 한차가 죽었다. - 유양잡조 

 

이 글에서 시대를 언급하지도 않고 년도나 연호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조사를 좀 해보니까 아무래도 배경은 당나라 문종때 같습니다. 일단 유양잡조는 860년에 완성되었기에 당문종 이후에 완성된 책입니다. 한차(韓佽)라는 이름을 쓰는 사람으로는 당나라때 사람인 한사복의 증손자가 있습니다. 한차는 당문종때 벼슬을 했고 계주로 부임받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봉영이라는 요적(賊)에 대한 다른 기록은 없는 것 같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삼국지 장각처럼 사이비 교주인데, 애초에 저 계주가 지금의 좡족자치구이고 가까이에 이족들이 세운 남조가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거 혹시 소수민족 지도자를 이야기하는게 아닐까 싶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한사복의 아들, 한차의 할아버지대인 한조종의 이야기도 태평광기에 실려있습니다만 이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고, 그것보다는 유명한 고사에 대해서만 말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원식한형주(願識韓荊州)라고 해서, 한사복의 아들 한조종은 형주자사가 되었는데 그 명성이 높아 천하의 선비들이 모두 한조종과 만나보기를 하여 원식한형주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는 이백의 여한형주서에서 나옵니다. 

 

 

 

 

묘귀.jpg

 

수나라의 독고타는 문제때 연주자사가 되었다. 그는 본래 좌도(사도)를 좋아했다. 독고타의 외가인 고씨 집안은 이전에 고양이 귀신을 섬겼는데,. 고야잉 귀신이 독고타의 외삼촌을 살해한 뒤 그 집으로 들어갔다. 문제는 그러한 얘기를 들었지만 믿지 않았따. 황후가 된 독고타의 누나와 양소의 부인 정씨가 함꼐 병이 들자, 의원들이 말했다.

 

"이는 고양이 귀신의 짓입니다."

 

문제는 독고타가 황후의 배다른 남동생이고 독고타의 부인이 양소의 배다른 여동생이었기에 독고타의 짓이라고 의심했다. 그래서 문제는 은밀히 독고타의 형 독고목에게 명하여 동생을 깨우쳐주게 하였으며 그에게 측근을 보내 타일렀으나, 독고타는 잡아 땠다. 불쾌해진 문제가 독고타를 좌천시키고 좌복야 고영, 남언 소위, 대리 양원, 황보효서에게 명하여 사건을 조사하게 하였더니 독고타의 여종이 자백했다.

 

"저는 본래 독고타의 어머니 집에서 왔습니다. 그 집에서는 늘 고양이 귀신을 섬겼는데, 매번 자일 밤이면 고양이 귀신에게 제사를 지냈습니다. 자(子)는 쥐를 말합니다. 고양이 귀신은 사람을 죽일 때마다 살해된 사람 집의 재물을 고양이 귀신을 섬기는 집으로 은밀히 옮겨놓곤 했습니다."

 

문제가 사건의 해결을 위해 공경들에게 묻자 우흥이 말했다.

 

"요괴는 사람으로 인해 생겨나니 그 사람을 죽이면 요괴 또한 근절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문제는 소달구지에 독고타 부부를 실어오라고 명했다. 그들을 사형시키려 하자 독고타의 동생이 대궐로 와서 살려다랄 애원했다. 문제는 사형을 면해주는 대신 독고타의 명적을 삭제하고, 부인 양씨는 비구니가 되게 했다. 이전에 어떤 사람이 자신의 어머니가 고양이 귀신에게 살해당했다고 고소하였는데, 문제는 이 일을 요망하다 생각하며 오히려 고소한 사람을 먼 곳으로 추방했다. 독고타 사건이 일어나자 깨달은 문제는 고소한 사람을 사면해주었다. 독고타는 얼마 되지 않아서 죽었다. - 북사

 

황후가 된 독고타의 누나가 독고가라, 독고황후로 유명한 수문제의 황후입니다. 

 

고양이 귀신을 포켓몬 마냥 사용해서 상대를 죽이는 이 술법-묘귀(猫鬼)는 수나라, 당나라때 유행했다고 합니다. 태평광기의 다른 이야기에서는 고양이 귀신들이 참피마냥 흔하게 사용되어 수천명의 사람들을 해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인터넷에서 검색좀 해보면 개황 8년(588년)  묘귀(猫鬼)ㆍ고독(蠱毒)ㆍ염매(魘魅)ㆍ야도(野道)와 함께 금지되었다고 하는 검색결과가 많이 나오는데 출처가 없어서 원문 찾아 뒤져보니 수나라 역사서인 수서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조금 웃긴부분으로는 당나라 법전인 당율소의에서는 묘귀 애호파, 애호방법을 공유하는 자는 교살하고, 이를 숨겨준 관찰파는 삼천리 유배를 보낸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제법 진지하게 믿은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이 귀신에 홀릴경우 치료 방법도 있는데 

 

貓鬼野道︰歌哭不自由. 五月五日自死赤蛇, 燒灰. 井華水服方寸匕, 日一服.《千金方》

들이나 밭에서 묘귀(貓鬼)에 홀린 경우 : 이유 없이 슬피 우는 증상에 쓴다. 5월 5일에 저절로 죽은 붉은 뱀을 태워 재를 내고 정화수(井華水)로 1방촌시씩 하루 한 번 복용한다.《천금방》

 

대체로 이런 식입니다. 이외에도 치료방법이 궁금하시면 한의학고전DB가서 검색해보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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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상원연간(674~676) 말에 이씨 집안이 있었는데, 태세신을 믿지 않았다. 한번은 태세신의 방위로 땅을 팠는데, 그곳에서 고기 덩어리 하나가 나왔다. 전에오는 말에 따르면 태세신을 발견한 사람은 반드시 태세신을 수백 대 때려야만 화를 면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이씨가 고기 덩어리를 90대 남짓 때렸더니 고기 덩어리가 갑자기 위로 속구쳐 올라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씨 집안에는 72명의 식구가 있었으나, 거의 모두 죽고 어린아니 하나만이 살아남았다. 이는 이씨 집안 형제들이 집안이 멸족할까 두려워 밤에 몰래 하인을 시켜 귀신 복장을 하고 아리를 밖으로 잡아와서 곧장 숨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오직 이 아들만이 살아 후에 집안을 계승하여 괴공에 봉해졌다. - 광이기

 

 

 

영주에 한 사람이 있었는데, 땅을 파다가 널조각만한 크기의 태세신을 얻었다. 그 모양은 붉은 버섯과 비슷했고 수천 개의 눈이 달려 있었따. 그 집안에서는 아무도 태세신을 알아보지 못해 큰 길에 옮겨다 놓고 아는 사람이 있는 두루 물어보았다. 한 호승(胡僧)이 이를 보고는 놀라더니 말했다.

 

"이것은 태세신이니, 속히 묻으시오."

 

그 집 사람은 급히 태세신을 본래 있던 곳에 가져다 두었다. 그로부터 1년 뒤에 그 집 사람들은 거의 모두 죽었다. - 광이기

 

본래 태세신은 중국 음양가에서 시작된 길흉과 관련된 방위의 여덟신(팔장신) 중 한 명입니다.  하늘의 태세=목성과 상응하여 움직이는 고기덩어리로 묘사가 됩니다. 그리고 이 방향이 나쁜 방향이라고 말해지기 때문에 민간에선느 태세신의 방의로 흙은 판다거나 건축을 하지 않았습니다. 목(木)과 상응하기에 동쪽방위의 신이고, 그래서 청룡이 그의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이 고기덩어리에 인격적인 면이 더해지면서 태세성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도교가 발전하면 이런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요괴로 묘사되던 존재가 제대로 된 인격과 신격을 얻어서 신이 된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예전에 요재지이에서 언급한 오통-오랑이라는 요괴는 도교 사원에 따라서는 오로재신 등으로 모셔집니다.) 

 

태세보고 육영지라고도 한다는데, 태세가 곧 육영지라고 직접적으로 말한 고전이 있나 싶은데 그건 또 나오지를 않네요. 신농본초경에서 육영지가 언급이되고, 산해경에서 태세(태세太歲를 太岁라고도 씀)를 육(肉)자를 써서 여러 표현으로 부르는데 아무래도 땅에서 나는 어떤 고기덩어리라는 공통점 때문에 태세가 곧 육영지다라고 말해진게 아닐까 싶습니다.

 

19개의 댓글

2019.06.15

고대 중세 괴담들 보면 창작자들이 그 당시를 백귀야행의 시대로 그리는 것도 이해가 감.

사방 천지에 귀신과 요괴와 기이한 현상이 가득했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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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만유머

황제가 주술 좀 그만하라고 금지령 내리는거 보면 요괴도 정치사회 문제인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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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5

뭔놈에 저주 좀 했다고 일가를 죄다 실각 시키는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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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수첩

아니 마지막 태세신은 진짜 흉악한게 자기 찾아냈다고 일가실각시킴. 남의 땅에 탁아한 태세신이 문제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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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5

재밌네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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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디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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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5

그 옛날 사람들이 요상한 능력이 책을 통해 습득될 수 있다고 여겼던 점이 흥미로운데스 괴력난신의 능력도 결국 텍스트로 환원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고 본 것이 아니겠는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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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노답답

일단 친과 자실장을 넘나드는 그 컨셉은 용서할 수 없어요!

 

이야기에서 "요괴는 사람으로 인해 생겨나니 그 사람을 죽이면 요괴 또한 근절할 수 있습니다." 하는거 보면 결국 사람이 중심이 되는데, 책을 통해 신이함을 접하는 행위도 사람이 중심이 돼야하기 때문에 - (책은 결국 사람이 읽고 다룰 수 있는 도구니까) 그런 이야기 구조가 되지 않나합니다. 아예 이해가 안되는 사건에서는 사람이 중심이 못되니까요. 근데 또 이런 황당한 이야기는 일본 괴담에 많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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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5
@세레브민주공원

책이라는 것이 가지는 의미나 가치가 지금하고 옛날이 좀 많이 달랐을 것 같기도 하고..글을 모르는 사람이 아는 사람보다 훠어어얼 많지 않았음? 아예 이해가 안 되는 사건들 이야기가 궁금해지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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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노답답

제가 동양쪽 괴담들 여러가지 보다보니까 개인적으로 느끼는건데

 

사람들이 사용하는 도구, 사람과 밀접한 동식물 등이 나오면 일단 그 이야기에서 주도권이 인간에게 있는 편입니다. 본래 모습에서 변해서 요괴가 되는 경우 대체로 정괴라고 하는데, 빗자루 항아리 등 인간이 만든 도구일 경우에는 퇴치가 되는 편이더라구요. 개나 짐승이 변한 요괴들도 대체로 본모습으로 돌려서 해결합니다. 이때에도 중심은 인간이죠.

 

아니면 인간이 어떤 글귀를 읽던가 할 수 있다면 부적을 사용하거나 책을 읽어 힘을 얻거나해서 중심 스토리가 인간으로 돌아갑니다.

 

최악의 경우라서 인간이 중심이 되지 못하고 죽어도 그 이유 정도는 나옵니다. 위에 태세신을 발견한 이야기가 그런편입니다.

 

 

 

그런데 일본 괴담에는 진짜 밑도 끝도 없이 아무 배경이나 사연도 없는데 귀신이 나타남 -> 사람 찢어 죽임 -> 계속 죽음 끝.

 

이런 구조들이 종종 나옵니다. 다만 이야기할 거리가 없고 너무 짧아서 제가 여기 굳이 올리지는 않죠. 이것들이 바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들입니다. 진짜 황당해서 어이가 없는 것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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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5

재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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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德板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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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고양이없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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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간호사이직준비중공부하라고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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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9

아재는 이런게 재밋음...서로 허세부리면서 키배하는거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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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드립맨

저도 몇명 빼고는 안싸워요. 그냥 뭐라고 하는거면 또 몰라 패드립을 친적이 없는데 자꾸 패드립쳤다니까 나도 반응 나오는거죠 뭐.

 

예전처럼 신고판 글 작성자 볼 순 없지만

신고받았다고 공지 날라오는거보면 아마 이런 글도 꾸준히 게시판에 안어울리는 글이라던지로 하고 있는거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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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9
@세레브민주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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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9
@걔드립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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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드립맨

진짜 괴담글도 또 모릅니다. 게시판 성격에 안맞는다면 안맞고 여럿이 신고 넣으면 끝장이죠. 다음에 돌아올때에는 1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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