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오타쿠 문화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한가지 표현형은 작중인물의 성적 대상화임. 만화의 장르가 무엇이든, 작품에는 작가 본인이 이상적이라고 그리는 성적으로 이상화된 인물이 등장함. 또한 이 성적 대상물은 언제나 작가나 독자가 몰입하게 되는 작중 화자의 역할역과 맺어지는 역할을 수행함. 모든 오타쿠 매체의 근간은 작품을 창작하는 작가 자신이 왜곡된 성적 동기를 그림으로 표출해내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임. 그렇기에 수많은 오타쿠들의 장래희망이 만화 작가이기도하고. 

 그렇다면 어째서 이러한 형태의 왜곡이 생기고 이어져 오게 되었는지를 알아봐야함. 나는 이것의 답이 이 문화의 발상지, 일본의 상황과 연관 있다고 생각함. 다들 알듯이 일본은 엔화절상 조치 이후로 심각한 경기침체가 이어져오고 있음. 이전의 자신감은 아예 없어진지 오래고, 자책하고 조심하는 안전제일주의적 분위기가 일본을 지배하고 있음. 또한 일본 경제의 전성기 때, 일본인들은 확실히 느꼈음. 아무리 경제적 능력을 가지게 돼도, 서양 기득권 문화에서는 일본을 그냥 동양의 어느 한 나라정도로 치부한다는걸. 그리고 그것의 최종적인 결과가 일본만을 대상으로 한 굴종적인 경제조치였고.

 이런 시대적배경을 바탕으로 그 당시 젊은 세대들은 어린날의 풍족함은 기억속에나 간직할 수 있게된, 혹독한 사회로 나가게 된 것임. 일본의 대학입시체제가 과열되고 가학적인 양상을 더 띄게 된것도 이 세대의 자식들이 입시할때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임. (이런 상황들은 imf를 맞았던 한국과 흡사하다.)

 현재 일본 젊은이들이 굉장히 배타적이고 국수적인면을 띄면서 오타쿠 매체같은 것으로 현실 도피를 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이러한 시대적 맥락으로 인한 당연한 흐름임. 설상가상으로 매체의 발달로 인해 정말로 집밖으로 아예 안 나간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되고, 일본의 기형적인 인구구조적 문제등으로 아르바이트만으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되면서 집안에서만 거주하면서 특별한 직장없이 만화나 보면서 현실 도피를 하는 젊은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게됨. 만화로 얻는 단기적인 쾌락과 해방감이, 현실에서 노력해서 얻는것에 비례해서 크기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임. 

 그런데 이런 두려움 때문으로만 치부하기에 히키코모리 현상은 굉장히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함. 이것에는 추가적인 문화요소가 고려되어야 하는데, 나중에 이어서 쓰겠음. 손가락 아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