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라도 이제 오늘부로 극장에서 대부분 내려갈 것 같음. 엑스맨은 14년 때도 고질라 뒤에 바짝 붙어서 개봉해서 뚜까패더니 이번에도 담당 일진 자처하네 ㅠㅠ

14년 고질라가 국내 70만 찍었을 때 와 한국이 괴수물 불모지구나 느꼈지만 설마 킹오몬이 2엄복동도 못하고 내려가게 될 줄은 몰랐다. 램페이지도 더 락 버프 받고 인피니티 워 개봉한 뒤에도 며칠 동안 살아남았었는데 정작 괴수물의 탑클래스 고질라가 이렇게 찬밥 대우를 받는 걸 보니 가슴이 아프다. 물론 세계적으론 흥행하겠지만 괴수덕후로서 우리나라에서도 한 번 크게 흥하는 걸 원했었다. 

물론 영화 완성도에서 문제 삼을 건 엄청나다. 좆간은 발암캐 투성이고 그나마 호감가는 인물들은 싹 물갈이 당하고 괴수들 싸움은 안그래도 많은 인간 분량에 회쳐지고 힌국 신파만큼 뻔한 미국 가족팔이는 지루하다못해 잠도 안 오더라. 별별 b급 괴수물, 크리쳐물 보면서 단련된 스캇 감성으로도 이 이건 좀 아닌데 싶더라.

그래도 애정을 가지고 봤다 평생 한 번도 신청 해본 적 없던 시사회까지 신청해가며 당첨되었을 땐 진짜 좋아서 펄쩍펄쩍 뛰었다. 대학교 수강신청할 때보다 명절 기차표 예매할 때보다 개봉 첫날  용아맥 예매가 더 긴장되었다. 씹아싸새끼처럼 혼자 영화 보고 호다닥 돌아오던 놈이 포토티켓까지 만들어봤다. 영화가 욕 먹을수록 난 애정만 깊어지더라. 5년 동안의 기다림 때문이었을까. 그 기다림 때문에 더 배신감을 느낀다는 괴수덕후들도 있지만 난 충분히 보상받은 기분이다. 그래서 더 안타깝지만.

몬스터버스가 마블처럼 오래 끌고 갈 유니버스는 아니다. 내년 고질라 vs 콩을 마지막으로 고지라 시리즈 판권은 다시 토호로 돌아간다. 오리지널 괴수들로 계속 이끌어갈 수도 있겠지만 아이언맨과 캡아가 빠진 마블처럼 기대는 없을 것 같다. 흑우라서 나온다면 또 보겠지만. 솔직히 스토리 필요없다. 로튼이 40대 깨져도 좋다. 혹평만 가득한 리뷰로 도배돼도 괜찮다. 알라딘에 치이고 기생충에게 명예로운 죽음 당하고 다크 피닉스에게 확인사살당해도 좋다. 그냥 내가 좋아했던 괴수들이 헐리우드 때깔 좋은 cg로 재탄생해서 역량은 딸릴지언정 괴수물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감독 손에 맡겨진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 이 장면을 극장 큰 화면으로 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요약)방사능 한잔 마셨습니다... 흑우 스캇영화박이라 욕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고질라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오늘 마지막으로 5회차 뛰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