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대학생활 동안 깨달은 "공부법".txt

안녕, 나는 앞서 공부에 도움이 될만한 어플리케이션을 소개했던 선생님 개붕이야
 
지금 쓰려는 글은 내가 예전에 "공부법"에 관해서 써뒀던 글이 있는데
 
개드립에도 올려보고 싶어서 조금 다듬어서 써보려고 해.
 
딱히 어떤 과목, 어떤 시험을 위한 공부법이라기 보다는 
 
"공부법" 그 자체에 대한 얘기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그럼 대학생활 4년동안 공부하면서 느낀 "공부법"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해볼게.

 

 

 

나는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공부법에 대해서 관심이 되게 많은 편이었어.

 

중학교 때인가 송재열 씨의 '시험지존'이란 책을 시작으로

 

강성태 씨의 '공부의 신', 서형일 씨의 '공부공감' 같은 책을 많이 봤어.

 

'오르비'에서 칼럼도 많이 찾아 읽었고, 당시에 '텐볼스토리'라는 커뮤니티도 있었는데

 

저기서도 칼럼들을 엄청 챙겨봤지. 

 

'무작정 공부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방향이 중요하다. 내가 지금 맞는 방향으로 공부하고 있는지,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선 공부법을 알아야 한다.' 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

 

그렇게 공부법을 탐독한 결과, 공부는 ㅈ밥인데 공부법은 ㅈ문가가 되어버렸어.

 

수시 6개 썼는데 대학도 4개나 떨어지고, 생각지도 못한 대학에 들어가게 됐지....ㅠㅠ 

 

지금은 그렇게 공부한 공부법마저도 다 까먹어서 그냥저냥 살고 있어.

 

(아, 그런데 서형일의 '공부공감' 같은 책은 아직도 기억나. 

 

단순히 공부법이라기 보다는 마음가짐이나 태도를 굉장히 많이 배웠던 책인데, 

 

지금도 그 책에서 배웠던 생각대로 행동할 때가 많았어.)

 

 

 

 

 

그러다가 진지하게 공부법에 대해서 고민해본 건 군 복무 마치고 복학하고 나서였어.

 

내가 학교에 혈혈단신으로 복학을 해서, 뭐 공부에 도움을 얻거나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거든.

 

그리고 대학 공부는 수능 공부만큼 칼럼이나 조언이 많은 것도 아니었고,  

 

더군다나 나는 사범대에서 수학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수학 공부는 그들만의 리그인 성격이 강하다보니 믿고 따를만한 공부법 같은 게 없더라고. 

 

그래서 그냥 무작정 공부를 했어. 엄청 많이. 

 

내가 대학교 2학년 1학기에 복학을 했는데

 

대학교 4년 통틀어서 2학년 1학기때만큼 공부를 많이 해본 적이 없는 거 같아.

(왜냐면 친구가 없었거든......지옥같은 복학생 시절 ㅠㅠ)

 

그런데 그렇게 공부를 무작정 많이 하게 되면서, 

 

왜 고등학생 때는 공부는 잘 안 되면서 공부법만 잔뜩 알게 됐는지를 점차 깨닫게 되었어.

 

 

 

고등학생일때는 공부법을 하나 알게 되면, 끊임없이 내가 그 공부법을 잘 지키고 있나 점검했어.

 

내가 지금 수학 자습서에서 정리해준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었는지 아니면 내 멋대로 풀었는지,

 

영어 독해를 한다고 치면 내가 공부한 독해법대로 지문을 읽었는지,

 

알려준 독해법대로 읽지 못한 부분이 어디인지 이런 것들을 점검했던 거지. 

 

한 마디로 공부법에 내가 잘 맞아들어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데에 온갖 정신이 팔려있었어. 

 

 

 

 

그런데 대학 와서는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어. 

 

애초에 절대적인 공부법이라는 것도 없었고, 그런게 있다고 믿지도 않았기 때문에 철저히 '나'에게만 집중을 했어. 

 

즉, '이렇게 공부하니 내가 공부가 잘 되네', 아니면 '이렇게 공부하니 너무 재미가 없네. 다른 거 해야지.' 

 

이런 데이터들을 점차 쌓아나간 거야. 말하자면 나를 가지고 공부법 실험을 한 거지. 

 

 

일례로, 고등학교 때 공부법 책에서 공부할 때 음악 듣지 말라는 말을 봤었어. 

 

수능 시험장은 완전히 숨죽이면서 쳐야 하는데 MP3에 적응되지 말라면서 듣지 말라더라고.

 

그런데 대학 와서는, 수학 공부를 하다보니 단순 계산 노동을 해야 할 때가 참 많았거든?

 

그때 지루한 걸 못 견뎌서 그냥 이어폰을 꽂고 공부를 했는데, 계산이 너무 잘 되는 거야.

 

단순 노동이 필요한 공부는 보통 초반에 많이 지루하고, 그것만 견디고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나도 모르게 집중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 그런데 음악을 들으니 초반에 지루함이 좀 덜해지고,

 

또 막상 공부에 몰입할 때는 음악이고 뭐고 안 들려서 그냥저냥 공부를 할 수 있게 됐지. 

 

그래서 그때 느꼈어. '아, 나는 음악 들으면서 공부해도 아무 문제 없구나. 그냥 이렇게 해야지.'

 

그 뒤로도 저에게 맞는 공부법들을 많이 찾아냈어. 생각나는 것만 나열해보자면 이런 것들이야.

 

 

 

- 그 날 배운 건 무조건 그 날 복습해야 내가 안 까먹는다.

- 무조건 백지 복습. 백지에 복습하다가 떠오르지 않았던 내용은 백지에 빨간 펜으로 옮겨적고 다시 읽는다.

- 노트 요약 정리 하지 않는다. 백지 복습이 훨씬 나에게 효과적이니까 노트 정리 안 해도 상관없다. 

그리고 나는 생각하는 법을 익히는 데에 관심이 많지 책 내용을 노트에 보기 좋게 정리하는 데에는 흥미를 못 느끼니 안해도 된다.

- 음악 들으면서 공부해도 상관 없더라.

- 전공책에 '정리'가 나오면 정리 읽고 바로 증명부터 읽지 않기. 뭔가 시도해볼 수 있을 거 같으면 연습문제라고 생각하고

풀어보려고 시도한다. 그래야 내가 문제집 풀 듯이 몰입하면서 공부할 수 있다. 

(고등학교 교과서를 예로 들면, '미분가능한 함수 f: R → R 이 증가함수이면 f'(x)≥0' 라는 명제를 봤을 때

바로 증명부터 읽지 않는다. 논술 문제라고 생각하고 내 나름대로 고민해서 풀려고 시도한 다음, 정 안 되면 증명을 본다.

이렇게 공부해야 내가 훨씬 더 이해도 잘하고 기억도 오래 한다.)

- 집에서는 절대 공부 못한다. 반드시 집을 나가야 한다. 카페든 독서실이든 도서관이든 집만 아니면 된다.

- 집중력이 약하다. 이걸 인정하고 한 30~40분마다 산책을 한다. 집중력 약하면 안 된다면서 억지로 오래 앉아있으니

공부가 더 안 된다.

 

 

 

 

나열하자면 더 많겠지만 일단 이 정도가 생각이 나. 

 

 

 

결국 내가 이런 걸 깨닫고 나서 말하고픈게 뭐냐면,

 

너희들의 수험생활이 옳은 공부방법에 자신을 끼워맞추는 과정이 아니라

 

여러가지 공부를 시도해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됐으면 좋겠다는 거야.

 

내가 대학에서 깨달은 것 중 가장 중요한 사실이었어.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 하냐'라고 묻기 전에

 

'나는 어떻게 작동하는 사람일까?', '나는 공부할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라는 물음이 선행되어야 해.

 

이것을 모르면 어떻게 해야 내가 좋은 결과를 얻을지, 

 

내가 지금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받으려면 뭐부터 공부해야 할 지가 바로 서지 않아.

 

그저 남이 좋다는 학원에만 다니고, 좋다는 인강만 끊고, 좋다는 교재만 사게 될 뿐이야. 

 

 

 

내가 소설가 중에 김영하 작가를 참 좋아해. 

 

김영하 작가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작가니까 학생들한테 이런 질문을 참 많이 받았대.

 

'교수님,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그러면 김영하 작가가 이렇게 되물었다네. 

 

'잘 쓴 글이라는 게 어떤 글인데?'

 

 

내가 하고 싶은 말도 이거야.

 

누구나 공부를 잘하고 싶어하잖아? 빡머갈로 살고 싶다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작가님 말은 공부를 잘하고 싶어하기 전에 

 

공부를 잘한다는 게 뭔지, 공부 잘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거야.

 

나는 그 답이 "내가 공부할 때 어떻게 작동하는 사람인지를 알고,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게 공부를 하는 과정이다." 라고 생각한다는 거고.

 

공부하는 것도 바빠 죽겠는데 뭔 주지 스님들이나 할 소리를 하느냐, 라고 생각하는 개붕이도 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해도 뭐 할 말은 없어. 딱히 실용적인 팁은 아닐 수 있겠지.

 

그런 사람에게 내가 할 말은, 내가 계속 말했던 것처럼 "난 너처럼 생각 안 해도 잘 할 수 있는데?" 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도 괜찮다는 거야.

 

나는 일개 선생님이지 진리를 설파하는 교주도 아니고 공부법 전문가도 아니니까.

 

 

 

 

 

하지만 한 마디 하고 싶은 건, 우리들은 절대 고등학교 3년 반짝, 시험 때 바짝 공부하고 책을 손에서 놔버릴 수가 없어.

 

즉, 대학에서도 직장에서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할 사람이 많을 거라고. 세상에 새로 배워야 할 게 얼마나 많이 생겨나니?

 

그렇다면, 수험 생활동안 평생 공부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놓는 것이 굉장히 중요할 거야.

 

그런 관점에서 "나를 알아가는 것"이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1순위라고 생각해.

 

너희들의 수험생활이 단순히 1등급, 또는 합격을 받기 위한 궁극의 커리큘럼에 혼신을 쏟는 것만은 아니었으면 

 

나라는 실험대상을 가지고, 요렇게도 공부해보고 조렇게도 공부해보면서 

 

나라는 인간의 작동방식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그래서 그에 맞게 공부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싶어.

 

그러면서 너희들 자신에 대한 데이터를 많이 쌓는 게 중요하고. 

 

그 데이터들로부터 너희들의 공부방법은 물론, 어떻게 마인드 컨트롤 할 것인가 등등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을 거야.

 

 

 

글이 조금 길었는데, 이쯤에서 마칠게. 의미 있는 수험생활로 좋은 결과 얻길 바래.

 

37개의 댓글

2019.05.26

좋은정보 감사하고요 이런정보글은 추천

0
2019.05.26

정성추

0
2019.05.26

그래서 학부 어디나왔어??

0
2019.05.26
@파티누들

학교는 안 밝히고 싶음 ㅎㅎ ㅈㅅ

0
2019.05.27
@파티누들

대학 안다녀!

0
2019.05.26

굿 추

0
2019.05.26

ㄱㅅㄱㅅ

0

오 좋아 고마워

0
2019.05.26

아주 좋은듯. 추천씨게 박았다

0
2019.05.26

나도 자기를 알아가고 실천만 남은상태에서 깊은 공감이됐다 ㅊㅊ

0
2019.05.26

마지막에 서울사이버 대학교 다닌다고 썻으면 ㅊㅊ줫음

1
2019.05.28
@로스트포크

ㅋㅋㅋ

0

공부가 안맞는다는 사실은 아주 명확하게 깨달았지..

딱 두줄 읽으면 졸림.. 책은 잘 읽는데 교과서는 진짜

못읽겠어.. 졸려서..

0
2019.05.26

나는 어떻게 작동하는 사람일까 ㄹㅇ ㅋㅋㅋㅋ

다 저런생각하는구나

0
2019.05.27

질문있는데 공부법보단 창작법이 필요한데 너무 어려움 예를 들어 기계설계를 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나 존나 막연함 만들줄은 아는데 그 설계도를 만드는게 너무 힘듬

0
2019.05.27
@死랑한당께

꼴리는 것부터 ㄱㄱ

하다 막히면 그거 냅두고 다른거 해보면 됨

또 막히면 또 다른거 하고

퍼즐 맞춘다 생각하셈

0

3줄요약좀

0
2019.05.27

그님대?

0
2019.05.27

개멋지네 추천

0
2019.05.27

공부하는 방법 관련 책이나 글들은 어떻게 하나같이 이렇게 자기 경험 위주의 잡소리가 많이 붙냐

게다가 제일 중요한 방법들은 교과서 위주로 예습 복습 꾸준히 하세요~식의 당연한 것들 짧게 적혀있는게 끝

하긴 뭔가 효율적이고 쉬운 공부방법이 있을거라고 기대한 내가 바보지

0
28 일 전
@백수드립넷

운동법같은것도 자기 경험 위주의 잡소리 천지인데 객관화하고 정량화하기 어려운 공부법이나 글쓰는법 같은건 말할 필요도 없지.

 

막줄을 보니 너도 잘 알고 있구만 새삼스레..

운동법도 공부법도 방법 좀 틀려도 잘하는놈은 잘하고 못하는놈은 못하고 많이 하면 방법도 알게되고 잘해지고

인생이 다 그런거지

1
2019.05.27

신기하다.. 나도 직장생활하면서 자격증 공부를 억지로나마 하고 있는데 최소점만 맞추자는 마인드로 기출문제만 가지고 공부했거든

자격증이라는게 어차피 60점만 넘기면 되니까.. 근데 이게 내 전공관련 자격증이나 토익 이런거에는 잘 맞는데 잘 모르는 분야에서는 힘들더라

 

기본부터 차근차근 공부하는게 너무 힘들어.. 근데 백지복습 참 괜찮은 것 같네 간만에 좋은 글 봤다

 

학부야 고등학교 성적으로 결정되버린거지만 지금하고 있는 전공에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길 바라

0
2019.05.28

걍 전체 빠르게 훑어보면서 어디에 뭐가있고 무슨내용인가 파악하고

목차순으로 하나씩 조지고 응용문제 풀고

기출문제 풀고 오답노트로 틀린부분 조지고

수학은 그냥 공식 외워야할거 외엔 그냥 문제 풀다보면 익혀지는거고.

저런담에 시험당일 컨닝페이퍼 준비해가면 됨

0
2019.05.28

더써줘

0

오우 공부좀 해본놈인가?

0
29 일 전

공부법 쿨 안돌음 ㅂㅁ

0
29 일 전

공부할 것에 같이 얘기할 사람이 있는 게 최고임

1
28 일 전

전 교육컨설팅업계 탑2회사 직원이고 현직교사임

사범대 나왔고 사범대 학점 짜게주기로 유명한데 평점 4.4/4.5나왔고 중고6년 동안 과외없이 학원 3개월 다닌게 전부인데

수리2등급 나머지올1등급나옴

공부법 다른거필요 없다

논리적인 접근만 하면됨

1. 외워야할 것 이해해야할 것 구분하기

2. 그중에서 뭘 알고 있고 뭘모르는지 확인하기

 

1번은 공부하다보면 쉽게 습득되는거고

2번은 1번에 맞춰서 문제만들어서 풀어보고 정확하게 모르고 애매하거나 모르면 무조건 비워두고 못푼문제만 다시 학습 하다가 다되면 복습 이렇게만 하면됨

이거면 다됨 인문계든 이공계든 위에꺼만 하면됨

0
28 일 전
@반박시대머리

수학전공 하면 내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기이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지 깔깔깔

0
27 일 전
@AlgebraicStructure

낄낄낄낄

0
28 일 전

집에서 공부해서 성공한 애들은 진짜 뭘해도 될 애들인거 같음 ㄹㅇ 독한놈들임

0

잡대인데도 공부법 어떻게 잡혀가더라 역시 뭐든 본인이 필요를 느껴야 바뀜

0
27 일 전

요약 : 메타인지 써먹어라

0
26 일 전

나도 산책 많이했는데 특히 산책하면서 이해안되는거 생각하면 오히려 앉아있을때보다 더 잘이해됨

근데 재밌는거 아니면 공부 안해서 전공만 4.3이다...

0
26 일 전

나도 제작년에 임용 초수합격했는데 ㅎㅎ 교직에 온걸 환영한다 학교일은 어때?

0
22 일 전

공부도 재능이라고 할 롬은 하고 안될 롬은 해도 안됨. 하다가 운좋게 몸에 맞는거 주워먹고 그나마 잘 할 수는 있어도, 역시 노력은 주옥까고 재능, 환경 빨이 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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