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는 사내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너와 바래다주고 걷는 밤거리에서
곰팡이핀 골방에서
골목길 담배를 비참히 태우며
나는 자꾸만 갈길 잃은 아이처럼 울수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사랑이 식었단말은 말아줬음 한다
너무 환하고 뜨거운 너를 안다가
하얗게 타버린 잿더미속에
콩알만하게 절규하는 내 자존심이 따가우니까
하지만 네게 무관심하단말은 삼켜줬음 한다
짜리몽땅하고 꽉막힌 철창속
너를 하루종일 보고있자면
오늘만 백번째, 너를 저기 탁트인 파란 하늘로 날려보낼 생각하는
단추구멍같은 내 눈이 너무 시리니까
하지만 눈물흘리며 더 잘할께라는 말은 집어넣었음 한다
새빨강 리본에 싸인 값비싼 천쪼가리보다
빨리 입어보라고 재촉하는 폭 파인 보조개보다
너의 물빠지고 헤져버린 초록 맨투맨보다
빛바래고 닳아버린 내 자신이 더 먹먹했으니까
어쩌면 나는 사내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정처없이 홀로 걷는 새벽거리에서
짤막하게 보내버린 통보에서
포장마차 빈잔을 곱씹어 넘기며
나는 자꾸만 자꾸만
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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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da9a5
좋네
cb3209d7
에서가 두번 연달아 들어가니까 좀 그래
fba4a3ba
와 현타 제대로 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