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군대에서 사슴벌레 기른 썰.txt

fec493946dc323a6e65e597980473a038f06efab043d66ac4658206ee8038368287103ed3ab5.jpg

 

때는 작년 여름. 막 우리가 병장이 되던때였다. 알다시피 병신같은 군생활은 상병때 컨텐츠가 다 고갈되기 마련이다.

그런고로 병장을 찍을 때 쯤엔 무슨 병신짓을 해도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재미도 없는 일상감에 푹 젖어서 살게된다.

그저 누구 후임이 무슨 병신 짓을 햇다라는 미담만 가지고 며칠 동안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할 뿐이다.

그 날도 언제나처럼 어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높으신 분의 심기를 만족시키기 위해 강제로 차출된 20대들이 낙엽을 찰지게 쓸고 있었다.

바닥을 쓸면서 이 놈의 군생활은 왜 이리 지랄맞을까 한탄하던 도중 바닥에 발랑 엎어져있는 사슴벌레를 보았다.

맨처음에는 흥미로워서 주워봤는데 이미 생명이 다꺼져가는 간당간당한 밧데리마냥 희미하게 붙어있기에 곧 죽겠군 싶어서 근처 나무에 붙여놨다.

극락 왕생하도록 아멘.

그런데 마당쓸기를 끝마치고 생활관으로 올라오자 아까봤던 사슴벌레가 책상 위에 있었다.

알고보니 경상도 동기가 내가 줍던걸 유심히 보더니 다시 주워온 것이였다. 언제나처럼 제정신이 아닌것 같았다.

벌레를 왜 키우냐며 상당한 짜증을 내던 동기들도 자꾸보니 귀엽다며 키우기를 동의했고 아예 이름까지 즉석에서 만득이라고 지어주었다.

만득이의 집은 다먹은 믹스파티 통이 되었고 먹이는 누가 어디서 구해온지도 모를 오뚜기 꿀이 되었다. 무료한 군생활이 흘러흘러, 어느세 생활관 인원들은 만득이를 사랑스러워하기 시작했다. 27사단 특성상 훈련이 좆빠지게 많았기 때문에 만득이를 생활관에서 보는 일은 적었지만, 매 훈련마다 부상자들이 잔류를 했고, 그 놈들이 만득이의 전담관리를 맡게 되었다. 훈련이 끝나 자대에 복귀해서 생활관에 짐을 풀때마다 만득이의 집은 증축되어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만득이의 집은 초 세레브해져있었다. 왠만한 부유층 벌레는 꿈도 못꿀 2층 페트병 복층 집에 바닥엔 촉촉한 화악산 부엽토가 깔려 있었고 어디선가 주워온 나무토막에 늘 삼시 세끼 꿀을 먹고 살아갔다. 야생에서는 상상도 못할 훌륭한 대우였다. 거의 곤충계의 타워팰리스였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야행성인 만득이가 밤만 되면 간헐적으로 탈옥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분명 모든 구멍을 다막아놨는데 텔레포트라도 쓰는지 사라져선 그때 그때마다 다른 곳에서 발견되었다.

거의 우리 군생활의 동반자가 되어가던 만득이. 우리는 2층에 있는 본부 중대에 암컷 사슴벌레가 있는데 짝짓기를 시켜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밥도 멕여주고 재워주고 쎆쓰까지 시켜주는 우리는 내가 생각해도 존나 착한 것 같다. 아무튼 우리는 제의를 승낙했고 만득이를 데려갔다.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왜 2층에도 같은 종 암사슴벌레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역시 군대는 병신같은 곳이다.

짝짓기는 수월하게 진행됬으나 문제가 하나 있다면 끝난 후 동기가 만득이를 들어올렸을때 얼싸를 당한 것이었다.

뭐 암튼 세월은 흘러흘러 두 달이 지났다. 어느날 훈련을 복귀했는데 만득이가 뒤져있었다. 왜 죽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수명이 다한 것 같다.

만득이의 죽음은 우리에게 슬픔을 남겼다. 사흘이 지나 나는 새벽 탄약고를 복귀하다가 톱사슴벌레를 잡아왔다. 그 날 아침 일어난 동기들은 톱사슴벌레를 보더니 좆같이 생겼다며 만득이는 귀여웟는데 이건 정말 좆같이 생겨서 키우기 싫다며 짜증을 냈다.

7f20ea9ca74f9c7b8f6bdfe764a2a9a896f59f4ee4f545124aeaa8490a0de88d9ab1ea01ae2d.jpg

 

근데 정말 흉측하긴 했다. ㅇㅈ

결국 톱사슴벌레는 방생되었고 만득이를 잊지못한 우리는 다양한 벌레를 키워보려했다. 나방이 군장에 깐 알무더기를 부화해보겠다고 날뛰던 동기나 여왕벌을 잡아온 병신새끼도 있었지만 그 무엇도 만득이만큼 귀엽거나 애정을 받지 못했다

만득아.. 그립다..

37개의 댓글

2019.05.18

믹스파티 통은 과학이지

근데 여왕벌은 어케 잡았누

0
2019.05.18
@똘레랑스

어디서 그런걸 주워오는건지 내가 묻고 싶었다 진짜.

0

우린 강원도선임이 어디서 뱀잡아와서 키운다고 락앤락

 

에 넣어뒀는데 행정관이 븅신들 뭐하는고 보러왔다가

 

기겁해서 욕하면서 독사잡아오는 미친놈이 어딨냐고

 

당장 버리라고 해서 주워온 선임이 궁시렁거리면서

 

다시가서 버리고옴

0
2019.05.18
@드높은 천상물반도

락앤락 시발 ㅋㅋㅋㅋ

0
@말많은악당

숨구멍 뚫어준다고 뚜껑에 드라이버로 구멍은

 

뚫었는데 뱀 버리고나서 통은 또 왜 저래했냐고

 

한번 더 욕먹고 생활반에서 꿍시렁거려서 그날

 

힘들었다. 생활반의 실질적 왕고셨제...

0
2019.05.18
@드높은 천상물반도

뱀 키우는 기인은 또 처음들어봄

0
2019.05.18
@드높은 천상물반도

궁시렁 미쳤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2019.05.18

사슴벌레도 섹스하는데 개붕이들은 섹스 못하네

0
2019.05.18
@철갑충

스섹 스섹 스섹대

0
2019.05.18

난 도마뱀 길렀었는데

1
2019.05.18

나 정말 잘 챙겨주던 대천사 맞선임이 있어서 휴가나갈때 뭔 선물을 사다 줄까 고민했었음

 

이런거 잘 못고르는 스타일이라 뭐 갖고싶냐고 물어보니까 수줍게 웃으며 사슴벌레 젤리좀 사다달라 하더라

 

그 선임도 사슴벌레 키웠었는데.. 잘 살고있지 형?

3
2019.05.18

개드리가자..

0
2019.05.18

27사단이면 이기자 부대였네

0

중매도 해주네 시밬ㅋㅋㅋㅋㅋㅋ

0
2019.05.18

여왕벌잡아온놈은 뭐하는새끼야 ㅋㅋㅋㅋㅋ

0
2019.05.18

글을 존나 찰지게 잘쓰네 개재밌다 ㅋㅋㅋㅋㅋ

0
2019.05.18

뭐야이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굴쩀

0
2019.05.18

우리는 부대 안에 개울이 있어서 가재잡아서 키웠었는데 .. 밤마다 탈출해서 침상아래에서 먼지먹으며 기어다니다 죽었음... 새끼 짬타이거, 사슴벌레, 방아깨비 뭐 많이 길렀었는데 추억

0
2019.05.18

우리도 믹스파티 통에 키웠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2019.05.18

나는 도마뱀 훈련병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기름

전에 하루만에 사슴벌레 삼십마리잡아서 좋았는데

넓사 82미리짜린 역대급이었다 전역할떄 같이 집에 걌음

0
2019.05.18

믹스파티 ㅆㅇㅈ;

0
2019.05.18

진짜 농구선수 손바닥만한 나방 잡아와서 작은 종이상자에 넣고 취침했는데 나방이 자는동안 푸더덕푸더덕 거려서 선임들한테 쿠사리들었는데

0
2019.05.18

우리는 생쥐 키웠다.. 키우다 걸려서 변기행이었지만

0
2019.05.23
@송하빵

방생도 아니고 변기??

0
2019.05.23
@shinozaki

ㅇㅇ 죽이라고 변기

0
2019.05.18

사슴벌레 잡아왔는데 오른쪽 뒷다리가 짤려서 쩔둑이던걸

병신들 넷이서 '김뱀. 왼쪽 뒷다리를 짤라주면 균형이 잡혀서 잘 걷지 않겠슴까?' 한걸

또 병신들끼리 '와 ㅋㅋㅋㅋ 역시 서울대 ㅋㅋㅋㅋ' 하면서 짤랐다가 뒤진거 생각하면

군복에는 지능디버프 500퍼센트 걸려있지않나 싶음.

 

4
2019.05.24
@개드립굉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2019.05.18

난 GOP보일러병이였는데 05시30분쯤에 인나서 보일러 온수 킬려고 가니까 취사장 화부조 짬찬애가 나 부르더니 부식 박스 모여진 곳 구석탱이에 새끼멧돼지 있다고 데려감 알고보니 나무 막대기 휘둘러서 머리 맞추고 스턴맥여서 잡아온거 근데 결국 죽음 22 55 ㅋㅋ

0
2019.05.18

믹스파티통은 인정이지;;

내 후임중 하나는 파리 손으로 잡아서 날개 뜯고 기어다니는거 귀엽다고 모으던 새끼 있었는데

싸이코 새끼인줄 알았다....

0
2019.05.18

얼싸ㅅㅂㅋㅋㅋㅋ

0
2019.05.18

우리도 저거 키웠는데 줄 게 없어서 돈가스 소스 줌 ㅋㅋ 결국 죽었다 흑

0
2019.05.19

님 고라니병이죠?

0
2019.05.19
@오케이션

K3사수엿어염

0
2019.05.19

당직서면서 파리새끼 좆같이날아댕기길래

한마리씩 잡아서 페트병에 모아놓고있었는데

간호장교한테 걸려서 개털리고 갖다버린기억나네

0
2019.05.19

이기자!

 

어이 이기자

0

나도 위대하고 할것없는 존재가 예쁜 색시랑 떡치게 해줬으면

0

씹선비) 원래 군인은 애완동물을 기를 수 없다. '부양' 이라는걸 원칙적으로 하면 안됨. 그래서 애낳은 새끼들 상근임. 또 사관생도도 애완동물 못 기르게 되어 있음.

 

근데 아님 말고. 낄릿!

0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공지 [게임] 게임 연재, 게임 정보는 게임 연재 판을 이용 해주시기 바랍니다 91 overflow 5 2017.04.18
공지 [기타 지식] 후기, 리뷰, 감상문은 허용 하지 않습니다 overflow 2 2016.07.29
공지 [기타 지식] 글 작성 금지 항목들 overflow 2 2014.04.06
공지 [기타 지식] 연속적인 글과 제목에 대하여 28 overflow 2 2013.08.11
공지 [기타 지식] 읽을 거리 판 입니다. 44 애드립 2 2012.07.25
9688 [역사] [독일 근현대 산책] 1. 프랑스 대혁명과 「나폴레옹 시대」 3 Volksgemeinschaft 1 5 시간 전
9687 [기타 지식] [주식] 손절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보상 이야기 27 작은투자자 15 13 시간 전
9686 [기타 지식] 한국 유명 가수들아 부른 만화 노래 16 김츼 3 17 시간 전
9685 [기묘한 이야기] 영국 비밀정보부에 파견간 직원. 갑작스런 실종. 그리고 발견... 7 그그그그 9 17 시간 전
9684 [기타 지식] 개드립간 일본 병신학교 정보 12 노래하고싶어요 21 1 일 전
9683 [기묘한 이야기] 악마 산타 '크람푸스'에 대한 이야기 14 오삼도리 8 1 일 전
9682 [호러 괴담] [Reddit] 아들아, 그건 분장이 아닌 것 같다 (공포, 번역괴담) 19 년차ASMR 7 2 일 전
9681 [기타 지식] 사회초년생 개붕이들을 위한 청약1순위 설명 87 던더미플린점장 6 2 일 전
9680 [호러 괴담] 범인은 3명, 총을 쏜사람은 한명. 누구의 소행인가? 33 그그그그 14 3 일 전
9679 [기타 지식] [주식] 3. 제시리버모어와 파산과 오해 이야기 14 작은투자자 3 4 일 전
9678 [기타 지식] 영어에 대한 생각 68 장호갱 8 5 일 전
9677 [호러 괴담] 요양원에서 엽기적인 행위를 저지른 그녀들의 최후 18 그그그그 8 5 일 전
9676 [기타 지식] [주식] 2. How to trade like Jesse Livermore 15 작은투자자 6 6 일 전
9675 [호러 괴담] [영구 미제 사건] 필립 케언스 실종 사건 17 그그그그 15 7 일 전
9674 [기타 지식] 한국은 세계에서 몇 번째로 행복한 나라일까?.jpg 31 링크지원 16 8 일 전
9673 [기타 지식] [주식] 1.생애 - 슈퍼슈퍼슈퍼개미 제시리버모어 이야기 44 작은투자자 7 8 일 전
9672 [기타 지식] 나의 폐급 이야기 -9- 10 아미라이프 0 9 일 전
9671 [기묘한 이야기] 현대의 폰지사기 HYIP 이야기 32 작은투자자 20 9 일 전
9670 [호러 괴담] 최후의 만찬에 올리브 한알을 주문한 사형수 35 그그그그 20 9 일 전
9669 [기타 지식] 초보운전자를 위한 보헝 꿀팁 상식 66 리오토마치다 23 10 일 전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