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아는 아주머니의 친아버지 되시는분

장례식을 갔다 왔다

 

 

그 집 & 그 집 친척들이랑 어릴 때 부터 친했어서

그쪽 친척인 형들이랑 같이 다녀옴

 

 

연세도 있으시고 원래 지병도 있으셨던 분이신데

병원 오래 안 있으시고 고생 안하시고 가셨다고

장례식장 분위기는 그리 어둡지는 않았음

 

 

 

개붕이 맨날 추리닝만 입고 댕기다가

오랜만에 슬랙스 입으니까 자크 터질라 하더라

 

 

 

무튼 형들이랑 다녀오고

장례 잘 마치고 그 집 애들이랑 술 한잔 하러 모였음

 

근데 그 술자리에서 그 집 딸래미가 이런 얘길 함

"오빠들 덕분에 이모들이 아주 한참 떠들었었어"

하길래

 

 

 

우리가 뭐 실수했나 하고 물어보니

 

 

할아버지 상갓집에

젊은 남자애들이 우르르 와서 돌아다니니까

 

우리를 모르는 먼 친척(나는 아예 남인데 같이 와서 묶임)

되는 이모 및 그 집 딸래미들이

우리를 보고 품평회를 했다는 말임

 

 

 

이쪽 이모는 누구가 늘씬하니 낫고

이쪽 이모는 듬직하니 쟤가 젤 괜찮고

저 집 딸래미는 세번째 오빠가 젤 잘생겼다 하고

 

그냥 웃으면서 이런 얘길하길래

나랑 형들도 웃으면서 물어봄

 

"그래서 누가 1등이야? 내가 쟤보단 낫지?"

 

 

 

 

그렇게 한참 떠들다가 자리가 끝나고

집 오면서 문득 생각이 났음

 

 

 

만약 남 녀 반대로

나이 지긋하신 아저씨들이

사람들 다 듣는데서

장례식장 온 여자애들 품평회를 했다면?

 

그것도 상주 가족들이

쌩판 모르는 남인 여자애들까지 포함시켜서?

 

 

 

ㄴㅇㄱ 상상도 못 할 이야기

 

 

 

 

근데 왜 난 아까 기분이 안나빴을까?

뭐 어때 우리 어머니 같으신 분들이

아들래미들 이쁘다고 칭찬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셨는데ㅋㅋㅋ

 

(그치만 우리 어머니가 그러셨다면

다른데가선 그러지 마시라고 넌지시 말씀 드렸을 것 같긴 함ㅋㅋ)

 

 

 

내가 기분 나빴던건 딱 하나임

둘째 형보다 순위가 낮았던 거;;;;;시부레

 

 

 

 

 

 

결론.

페미들은 반응속도 오지는거다

난 집 가는길에 깨달았는데;;

 

 

 

 

3줄 요약.

1. 장례식장 가서 성희롱 비슷한 품평회를 당함

2. 둘째 형보다 순위가 낮음

3. 기분나쁨 살뺀다 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