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개붕이가 물어봐줘서 생각난 김에 써보는 아빠가 장난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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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건 아까 그건데;

혹시 못 본 사람 있을까 해서 다시 말해줌

아빠가 나 어렸을 때 사업 하시면서 벽돌 휴대폰을 사셨어.

우리집이 맞벌이라서 나 유치원 다녀오면 초저녁까진 집에 나 혼자 있었는데

가끔씩 그냥 아무 이유없이 전화 울려서 받아보면 아빠가 (당시엔 몰랐음)

"으흐흐흐 나는 망태 할아범이다! 오늘 밤 너를 잡아먹으러 가겠다!" 하고 뚝 끊음

그럼 난 그 때부터 손발이 얼어붙어서 막 어디 숨어야 하나 아니면 집 밖에 나가야하나

근데 집 밖에 나가다가 망태 할아버지랑 마주치면 어떡하지

도대체 왜 날 잡으러 오는 걸까

 

하는 상상을 하며 혼자 되게 괴로워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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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벌레 썰

난 어렸을 때부터 벌레를 엄청 무서워했는데

진짜 어렸을 때 한강 공원엘 놀러갔다가 신발 벗으려고 그랬나? 하여튼 나무를 짚었는데 거기에 매미가 있었던 거야

손으로 콱 해서 그 푸석푸석하다고 해야하나? 그 손에서 뭉개졌던 그 질감때문에 매미 트라우마가 있는데

그래서 어렸을 땐 진짜 매미 울음소리도 너무 싫었거든

근데 하루는 아침에 비몽사몽하게 깰랑 말랑하는데 매미소리가 유독 크게 나는 거야

 

시끄러워서 좀 깨서 불을 켜니까 천장에 매미가 붙어있더라고

소리지르면서 방에서 뛰쳐나왔는데 아빠가 깔깔대고 거실에서 웃고 있어서 너무 서러웠음

 

2-2. 매미 말고 거미 썰

 

나 한 예닐곱살 쯤 됐을 때

우리 동네엔 오락실은 없었고 문방구 앞에 뽑기 기계가 있었거든

근데 나는 유치원 다녀와서 한 1시? 쯤부터 초저녁까지 집에 혼자 있으니까 부모님이 생각하시기에도 내가 심심할 것 같았나 봐

그래서 동전 함을 두고 너 심심할 때 이걸로 가서 뽑기 하라고 하셨어.

 

근데 나는 신나니까 막 그냥 맨날 뭉탱이로 가져가서 엄청 뽑아오는 거지

집에 쌓일 만큼

아빠가 좀 자제하라고 했는데 그냥 말로만 알겠다고 하고

어린 애가 그게 절제가 안 되잖아. 그렇게 계속 뽑는데

 

어느날 동전 함. 그게 항아리처럼 생겼거든

거기에 손을 쑥 넣었는데 뭔가 잡히는 거야

이건 확실하게 동전은 아닌 거 같은데 방금 약간 움직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안을 들여다 보니까 거미가 한 서너마리 있더라고

그 자리에서 비명지르면서 화장실로 도망가서 손 씻고 엄마 올 때까지 엉엉 울었음

 

나중에 다 커서 아빠한테 그 거미를 한 마리도 아니고 서너마리를 어디서 구한 거냐고 물어봤더니

"아 그거. 모았지. 장난치려고." 하시더라

ㅂㄷㅂ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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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건 정확히 말하면 놀린 건 아니고 나랑 놀아주셨던 건데

나 방학하고 나서 아빠가 사업이 잘 안 됐나? 하여튼 좀 쉬시면서 나랑 같이 있으셨거든

근데 하루는 풍선을 사오셔서 불면서 내 앞에 가져오더니 뻥뻥 터뜨리면서 장난치시는 거야

그래서 나도 불면서 같이 놀았는데 그 뻥뻥 터지는 소리를 하루종일 듣고있으니까 노이로제가 걸리더라고

초등학생인데..

 

하지 말라고 했더니 그 때부터 신나가지고 뻥뻥뻥뻥 터뜨리면서 그동안 불었던 거 모아둔 거 터뜨리면서 막 쫓아오는데 나는 막 방구석으로 도망가면서 

"아 하지 마요 진짜아" 하면서 울었었음

지금 생각해 보면 아빠가 신나기 시작하는 시점은 내가 하지 말라고 말할 때부터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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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하나 더 생각나서 급하게 추가

나는 어렸을 때 피자를 엄청 좋아했거든

그래서 뭐 나 생일이나 초등학교 들어갔을 때

아니면 엄마 기분 좋을 때 피자를 가끔 먹었었어.

 

요즘엔 잘 못 본 것 같은데. 내가 피자스쿨만 먹어서 그런가?

옛날에는 피자 시키면 핫소스를 줬었거든? 

아빠가 나한테 그걸 먹이는 걸 너무 좋아하셨었어

근데 나는 매운 걸 못 먹는 편은 아니어서 어렸을 때도 좀 맵긴 해도

그냥 아 맵다 맵다 하면서 곧잘 먹었었거든

 

근데 그게 장난을 적당히 받아주니까 점점 심해지는 거야

막 뭉탱이로 뿌려놓고 난 아무것도 모르고 한 입 물었는데 이건 매운 게 아니라 진짜 혀가 뭐에 찔리는 그런 느낌까지 들 정도로

내가 먹다가 이거 뭐가 이상하다고 그러니까 아빠는 엄청 웃고

엄마는 애한테 그런 장난을 왜 치냐고 막 화내고

 

하루는 피자를 시키고 아빠가 나한테 슈퍼에서 콜라 사오라고 돈을 주셔서 난 심부름 갔다오는데

문을 열면서 피자가 왔는데 아빠가 낄낄 하면서 피자 치즈를 약간 드러내고 그 안에 핫소스를 뿌리고 계시는 걸 봤어

보고 멍하게 서있었더니 들켰다고 재미없어 하시더라

 

 

아빠가 왜 그렇게 나한테 장난을 많이 쳤나 생각해 보면

내가 유독 어릴 때 잘 놀래고 울기도 잘 울고 리액션이 엄청 컸었던 것 같음

그래서 재밌으셨나

한 때는 아빠는 다 큰 어른인데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럴까 생각했는데

나도 나이 먹어보니까 아빠랑 엇비슷한 듯?

57개의 댓글

간만에 훈훈한 개붕이썰 ㅊㅊ

2019.03.15

부럽다...저렇게 행복하게 살수있을까

2019.03.15

아버지 등짝 남아나시냐??

2019.03.15

어렷을때 철봉에 애벌레붙은지모르고 달려가서 철봉잡고 돌았는데 씨발 애벌레가 뭉개져서 ㄹㅇ쇼크올뻔햇다

2019.03.15
@신타충

으악

2019.03.15

아버지 그립읍니다

2019.03.16

우리아빤 맨날 나 울때까지 간지럽힘. 웃는게 즐거운줄 아셨다나 뭐라나... 요즘은 내가 간지럽혀서 괴롭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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