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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람을 잘 믿지 못하는 이유

d3626760 2019.02.17 423

한참 전 일이긴 하지만

 

유딩 때 왕따 당했음

애들이 뭐 소꿉놀이 하고 그러면 난 집지키는 개 역할 맡고 아니면 혼자 로봇같은 거 갖고 놀았다

 

어렸을 때 길 잃었는데 부모님이 안찾으러 오고 다른 사람이 왔음

혼날까봐 숨었다가 혼자 집감

부끄러운 기억인데 그걸 또 친척들한테 말하고 다님

 

초딩 때 담임한테 등짝 스매시 쳐맞고 구구단 못 외운다고 혼나고, 수학시험 못봤다고 맞고, 악보 못읽는다고 맞았다

 

애들끼리 파벌 생겨서 팽당하고 그러기도 함

 

내가 친구 놀리고 괴롭히기도 했음

(인성 어디?)

사과를 했지만 당시는 내가 이해를 잘 못했었다

제대로 된 사과를 못함

착한 애였는데 지금도 미안하다

이건 평생 날 미워해도 괜찮다 내 잘못이니까

그냥 잘 살았음 좋겠다

 

중딩 때 학교에서 학생 심리검사같은 걸 했음

그때가 아마 wee클래스 이런거 생기고서 좀 지나서였고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

(아마 티 안낼려고 적당히 골라서했을듯 잘 기억안남)

그렇게 잊고 있다가 쌤이 부르더라

불러서 가보니 애들 몇 명 모여있고

말 들어보니 우리가 우울증 고위험군이라는거야

그래서 검사를 더 해봐야 된데

근데 웃긴게 개별 통지도 아니고 과학실에 우루루 몰아놓고서는 검사용지 주고 대답을 하래

너네도 과학실 어떻게 생겼는지 알잖아

서로 마주보고 앉아서 하는데 애들끼리도 눈치보였음

 

중간 과정은 생각이 안나는데

테스트 결과 나오고 상담실로 한 명씩 불려갔음

상담사가 여자였고 나이는 그냥 중년? 그정도

뭐 힘든 일 있냐, 고민 있냐, 테스트 결과 보니까 나아진 것 같은데? 뭐 이런식으로 물어보는데

당연하지 시발 테스트 받을 때 존나 꼽주던데

좋게 좋게 체크하지 그걸 미쳤다고 나 디질것 같아요

이렇게 체크하겠냐고

심지어 애들끼리 다 아는 사이여서 존나 어색했음

 

암튼 이게 더 커지면 부모님 난리날 게 뻔했기에

괜찮아요 이러고

상담사는 말해보라고 닦달하고

무섭고 긴장되서 벌벌 떨면서 울고 그랬음

 

근데 그 후로 다시 가본 적이 없음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애가 질질짜면서 괜찮다는게 괜찮은거임?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좀 어이가 없음

 

무슨 동아리 비스무리한 활동을 했다

조금 어려운 문제를 풀고 실험하고 그랬음

다른 애들은 똑똑해서 잘 풀더라

난 좀 이해가 늦었음 그래도 풀려고 노력했음

그래서 어느날인가 정답을 맞췄는데 선생이

ㅇㅇ이가 드디어 한 문제를 맞췄어요~ 참 대단해요~

이러면서 비꼬는데

시발아 두 문제 맞췄거든

 

중 3 이후로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좋아하던 책도 안읽고

고딩 때는 정말 출석일수만 채우고

(혼나는 것도 귀찮아서 수행평가는 대충 해갔음)

맨날 집 와서 게임 아니면 유튜브만 보고 살았음

 

고딩 때 첫 담임 좋은 분이시긴 함

나도 몰랐는데 맨날 표정 썩은 채로 돌아다녔나봐

그래서 담임이 무슨 일이냐 묻는데

뭔일인지 눈물샘 터져서  

공부 싫다 나 딴 거 하고 싶다 줄줄이 불었음

위로 받음

퍄 세상은 아직 살만해~ 이러고 집옴

근데 아버지한테 전화했음

 

집 개판 났다

부부싸움하고 혼나고 학원 끌려갔다가

아버지가 되려 학원 원장한테 혼남

애를 어떻게 했길래 저렇게 움츠려있냐고

아버지 또 어머니한테 화풀이 함

둘이 지금까지 얘기 잘 안함

아버지가 너 하고 싶은거 하라고 학원 보내준댔는데

거절했음 뭔가를 댓가로 뭔가를 얻고 싶진 않았음

이혼 얘기 나오고 그러다가 잠잠해졌는데

어머니한테 왜 이혼 안하냐고 물어봤음

불쌍하데 (...?)

내가 아직 성인이 아닌 것도 있었고

아버지 쪽도 뭐...

 

수학 쌤의 과도한 관심도 싫었음

날 좀 내버려뒀으면 했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원하는 것도 없으니까

그냥 두라고

 

몇 개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잘 생각이 안나

학창시절은 다 지워버린 듯

졸업앨범도 버렸어

 

그 후로는 누구한테 나 외롭다고

힘들다고 해 본 적이 없다

 

이젠 연락하는 사람도 없어

친구들? 연락오지도 않고 하지도 않는다

 

나도 똑같은 사람이야

이기적이고 무관심한 그런 인간

 

왜 내 베개가 누렇게 물들었는지 사람들은 모를 거야

그저 잠버릇이 고약해 침을 흘렸다 생각하겠지

10개의 댓글

9f077613
2019.02.17

찐따쉑..... 핑계 남탓만 하면서 사니까 그모양이지

0
d3626760
2019.02.17
@9f077613

ㅆㅇㅈ

0
698e2c92
2019.02.17

유년기의 너는 그랬지. 근데 성인이된 후엔 자의식이 형성되고 사리분별할줄 알잖아 과거의 찐스러운 습관들 이삿짐 내버리듯이 다 갖다버리고 새로 시작하면됨. 앞페이지는 연습장휘갈겨썼다고 생각하고 괜찮은사람으로 살면된다. 이런걸 다 알면서도 20대 이후에도 찐스러우면 그건 병신소리들어도 할말없는것

0
d3626760
2019.02.17
@698e2c92

그렇니

근데 20년치를 쉽게 버릴 수 있을까

0
0a1a352c
2019.02.17

사람 천성이 찐스러우면 어디 안가더라

그래서 그냥 세상 다 조까라 나는 나대로 산다라는 마인드로

사는게 맘 편함

 

0
d3626760
2019.02.17
@0a1a352c

마이 웨이!

0
0ae0f0b2
2019.02.17

지능이 좀 낮은데 보통 사람들이랑 똑같이 살려고 하니까 힘든 듯

그냥 떨쳐내고 너가 할 수 있는 거 하면서 살아

쉬운 것들 많잖아

0
d3626760
2019.02.17
@0ae0f0b2

그래 ㅋㅋㅋ

0
6b9b58bf
2019.02.17

사람은 바뀔 수 있다.

 

인생은 선이 아니야 친구야.

사람의 인생은 프로이트의 결과론적 흐름이 아니야.

네가 과거에 그랬기 때문에 현재 네가 이렇다는 것에 연관성은 하나도 없어.

과거는 지나갔기 때문에 의미없고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의미없어. 오로지 현재 네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만이 있을 뿐이야.

친구야. 네가 쓴 글이 사실이라면 정말 힘겹게 지금까지 살아온 너를 미워하지 말고 스스로를 고맙게 생각해야 해.

 

내가 불교의 구절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이 있는데

"너 자신을 등불로 삼아 수행하라"라는 말이야.

너는 이미 네가 오늘 뭘 해야하는지 알고있어.

동기가 없었다고 거짓말하면 안돼.

동기부여라는 환상에서 빠져나와야 해.

 

인간의 모든 괴로움은 인간 관계에서 비롯돼.

사람은 고독을 느끼는 것조차 타인을 필요로 해.

자신을 피해자로 생각하지 말길 바래. 너는 피해자가 아니야.

조금 아프게 말하자면 너는 네 인생의 가해자야.

그 어떤 타인과의 연결도 결국은 끊을 수 있는 관계야.

하지만 너 자신과의 관계는 절대 끊을 수 없어.

그러니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지 않겠어?

더 나은 자신이 되는 것을 단 한번이라도 경험한다면 내 말을 이해할 수 있을거야.

타인과 널 비교하지마. 그냥 너 자신만을 바라보고 전진해.

 

오늘을 살길 바라.

사람들이 모르는 것 중 하나가 자기 자신도 설득 가능한 존재라는거야. 스스로에게 물어 볼 필요도 없어. 넌 네가 되고싶은 이미지를 이미 가지고 있어. 저 멀리서 더 나은 네가 널 기다리고 있다는 걸 잊지마. 너는 될 수 있어. 안 할 뿐이야. 하지만 주구장창 미루기만 하면 결국 안 하는게 아니라 못하게 될거야.

 

타인과의 관계에 집착할 필요 없어.

하지만 타인의 행동으로 그 사람의 가치를 매기지 마.

다른 사람들을 조건없이 신뢰해 주라는 말이야.

이게 되려면 너는 너부터 신뢰해야 해. 더 나은 네가 될 수 있다는 무조건적인 신뢰.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인정해줘.

그 사람이 존재함으로 인해 네가 이 세상에 감사함을 느낀다면 친구가 되길 바래.

타인을 인정함으로써 너도 이 세상에 있어도 괜찮다라는 느낌을 받는다면, 그것이야말로 행복이 아닐까?

 

 

 

네 인생을 살길 바라.

끊고싶은 인간 관계가 있다면 끊어버려.

괴로워하면서 인간 관계를 지속할 필요는 그 어디에도 없어.

그런 인간 관계를 지속한다는 것은 네가 네 인생을 살고 있지 않고 타인의 기대에 기대어 산다는 뜻이야.

그리고 이 또한 결국 자기 중심적인 삶의 방식이야.

남들의 기대에 부응해 주며 사는 것이 왜 자기 중심적이냐고?

타인의 눈치를 보며 산다는 것은 관심사가 오로지 너 밖에 없어서야.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는 건 결국 타인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집착일 뿐이니까..

만약 끊을 인간 관계조차 없다고 한다면, 글쎄. 네가 쓴 글만 본다면 아직 있는 것처럼 보여.

 

거짓말은 하면 안돼. 자기 자신에게조차. 거짓말은 엄청난 속도로 너를 파괴하고 네 인생을 갈가먹어. 자기 자신에게 조차도 거짓말은 하면 안돼. 그런 인생의 거짓말들을 방패삼아 살아본들 그 끝에 행복은 없을거야.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한 거짓말을 전부 기억할만큼 머리가 좋지도 않아.

 

나는 사실 네가 행복한 인생보다는 의미있는 인생을 살길 바래.

네가 죽는 그 날에 태어나서 다행이었다고 스스로에게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의미있는 인생을 살길 바래.

행복을 위해 살면 안돼. 그건 돈을 위해 사는 것과 같은 이치야.

행복은 언제나 그렇듯 손에 쥐면 스러지는 모래알처럼 찰나에 지나지 않을테지만 의미있는 순간은 언제나 현재가 되어 너를 도와줄거야.

 

세상 모든 사람이 너를 아는 대단한 사람이 될 필요는 없어. 다만 솔직하게 살아가면서 타인을 신뢰하고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줄 아는 용기만 있다면 나는 네가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을거라 믿어.

왜 그래야 하냐면, 사람은 어떻게 태어났냐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야.

 

힘내.

하지만 힘내지 않아도 될 때에는 자신을 놓아주기도 하길 바래.

 

끝.

0
d3626760
2019.02.17
@6b9b58bf

고마워 정말로... 복 받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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