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기둥

한 아무개가 눈이 멀어버린 아버지를 위해 돈을 꾸려 대감집에 조심스레 들어갔다.

심청이가 공양미 삼백석을 얻듯이 간절한 심정이었다. 그런데 대뜸 기와집 기둥을 붙잡고서

"아이고 나으리 아버지의 눈이 멀어 고치고 싶지만 돈이 없사옵니다."라며 통곡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대감 집 아들이 나서서 이야기했다.

"이 눔아! 그걸 왜 기둥에 대고 이야기하느냐? 너는 정녕 우리가 우스운 것이냐?"

그러자 놀란 아무개는 주저앉아 울며 말했다.

"나으리, 아버지가 눈이 멀었습니다. 돈이 필요합니다. 나으리."

"그럼 아버지나 나를 찾아올게 아닌가!"

기분이 상해버린 아들이 냉큼 가지 못할 쏘냐며 호통하려던 찰나,

멀리서 보고 있던 대감이 다가왔다.

 

대감은 아무개의 자초지종을 듣고서 다른 이를 불러 필요한 만큼을 주도록 하였다.

그러자 의아하게 여긴 아들이 물었다.

"아버님, 아버님은 괘씸하지 않으십니까? 기둥에 대고 돈을 달라하였습니다. 집주인인 우리가 아니라 말입니다."

대감은 허허 웃곤 수염을 쓰다듬으며 이야기했다고 한다.

"아버지를 향한 마음은 무릇 효가 아니더냐. 게다가 처지가 난처하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것이 사람 심정이거늘

고작 기둥을 잡은 것 가지고 그런 마음이 어찌 퇴색되겠느냐, 중요한 것은 그 지극한 마음이 아니더냐.

어찌 그런 냉소로 지극한 마음까지 앗아버리려 하느냐."

 

훗날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그 아들도 대감만큼 훌륭한 사람이 되어 가뭄에 굶주리는 백성들과 곡식을 나누었다 한다.

4개의 댓글

2019.01.23

오해의여지가 있어 문맥을 바꿉니다. 주인인 우리가 아니라 기둥에 대고 돈을 달라하지 않았습니까? -> 기둥에 대고 돈을 달라하였습니다. 집주인인 우리가 아니라 말입니다.

0
2019.01.23

계속해서 오해의 여지가 있을까 남기지만 나오는 인물들의 계급이나 여러 요소는 하등 상관이 없습니다. 단지 우화정도로만 여겨주시길 바랍니다.

0
2019.01.23

저는 기회주의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이런 우화가 불편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겐 다음에 더 좋은 글로 찾아뵙고싶습니다. 감사합니다.

0
2019.01.24

혹시 안타까운 그랜드캐니언 사고를 잘 알고 계시는 분은 답글 부탁드립니다. 가능하다면 돕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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