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삼천갑자 동방삭과 미신들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이라는 말장난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의 동방삭은 우리나라 설화에서도 자주 나오는 친숙한 존재이다.

 

그는 한 무제 시기의 관리였지만 중용받지는 못하였다.

사상적으로 유가와 반대되는 법가적 인물이였기 때문이었다.

예의범절도 없는 그가 이쁨을 받은 것은 재치와 언변,

광대의 면모를 통하여 한 무제를 즐겁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의 가장 첫 일화는 바로 이것이다.

 

캡처.PNG

사기꾼 뽄새가 심히 드러나는 이 문장의 진위는 차치하고서라도 어이가 없어

쓴 놈이 누군가 궁금할 정도의 최상급 어그로 능력으로 등용문을 뚫어버린다.

참고로 저 글은 '자기소개서'였다.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미신과 관계 있는 것이 많다.

어떠한 미신을 재치로 극복하는 이야기들이다.

 

한 무제가 남몰래 아끼던 불로장생주를 두고

"이 술은 제가 무척 잘 압니다."하며 마시게해달라고 한뒤

아예 다 마셔버린다. 마치 아이스크림을 한입만 달라하여

끄덕였더니 다 쳐먹어버리는 것처럼 황제도 사람인지라

이에 진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고서 하는 말이

"저를 죽여서 제가 죽어버리면 술이 가짜고, 안 죽으면 진짜니 죽일 필요가 없습니다."

한입충이 뻔뻔하기 그지없는 궤변을 늘어놓았지만 가짜면 죽일 이유가 없으니 웃으며 넘어갔다 한다.

 

우리나라에도 3년 고개라는 설화가 있다.

3년 고개에서 넘어지면 3년 밖에 살지 못한다는 미신이 있는 고개에서

한 남자가 그만 넘어져버렸다. 이제 곧 죽는다는 생각에 시름시름 앓아 누웠을 때,

다른 누가 조언해준다. "그럼 두 번 구르면 6년이고 세 번 구르면 9년이오"

그리고 남자가 3년 고개에서 혼자 구르며 쌩쇼를 할 때, 조언해준 이가 말했다고 한다.

"동방삭도 여기서 굴러서 삼천갑자 산 것이오"

 

물론 오늘 날처럼 과학이 발달한 시대에는 3년 고개에 넘어져 시름시름 앓는 이를 두고

어리석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의학적인 효과를 뛰어넘어 내게 좋다면 좋은 것이다.

징크스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나 운동선수들은 그것이 심한 이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단순히 미신으로 치부하기엔 그에게 있어 그것은 어느 누구보다 중요하다.

 

누군가는 하느님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미신이라 욕할지 몰라도

내게 있어서 하느님은 내 삶의 용기를 주시는 분이시다. 마치 3년 고개를 구르듯

나의 믿음으로 삶에 위안과 축복을 얻는다면 이보다 좋은 일이 없을 수가 없다.

 

기계교처럼 재산을 탕진하고 가정과 사람을 망치는 정도라면 사기꾼과 마찬가지겠지만

사실 내가 쓰며 마시는 술처럼 어느 것이든 과하면 안 좋은 것이다.

한 잔은 딱 맞고 두 잔은 너무 많지만 세 잔은 너무 부족하다는 말처럼 모든 것이 그렇다.

 

나는 사주나 타로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마치 로또를 사고 당첨될 것이라 일주일을 보내는 느낌처럼

좋은 말들로 위안을 삼고 삶을 헤쳐나가고 때로는 실수하지 않게끔 경각심을 가지는 의식처럼 행한다.

삼재엔 부적을 집에 붙이기도 하고, 궁합을 보러 다니기도 하는 것도 같은 이치일 것이다.

 

어떻게보면 한의학도 그런 관점일지도 모른다. 과학적인 효능이 잘 입증되진 않았으나

나는 침을 맞으면 혈색이 좋아지고 어릴땐 체하면 외할매가 손따주는 것만 오매불망 기다렸다.

수험생 시절 좋은 약재로 만드는 보약을 먹었을 땐 평소 밥을 잘 안먹던 나도 더 많이 먹으며 기운을 차렸다.

실제로 한의사들도 큰 병이라면 병원을 가는 것이 좋겠다고 직접 말해준다. 

 

보약은 차치하고서라도 내가 좋다는데, 무지하고 과학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평은 조금 이상한 세태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은 과학적이지 못한 뒤떨어진 사람이며 징크스는 피곤한 사람,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사람은 도리어 사기꾼이라 욕먹는 가장 큰 이유는

물질이 정신보다 중요하게 취급받기에 일어나는 참사들이 아닐까싶다.

 

우리 모두 3년 고개에서 지혼자 자빠져 쌩쇼하던

삼천갑자 동방삭의 참신한 지혜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미신이라 여기는 것이 정신적 풍요로 바뀌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아이고 3년 안에 내가 죽다니 하던것이 나는 삼천갑자를 살 것이야 할 수 있는 것처럼.

어쩌면 감성과 이성, 정신과 물질 그 사이의 중용이 삼천갑자를 사는 지혜였던 것 같다.

2개의 댓글

2019.01.21

https://cafe.naver.com/historygall/34653

http://blogs.chosun.com/sblee707/2017/03/11/3%EB%85%84-%EA%B3%A0%EA%B0%9C%EC%99%80-%EB%8F%99%EB%B0%A9%EC%82%AD%E6%9D%B1%E6%96%B9%E6%9C%94/

 

이 글들 많이 참고했습니다. https://blog.naver.com/ksiblog/30186022441 이 만화도 재밌었어요.

두번째는 조선닷컴이지만 이 글은 정치적인 요소와는 관계가 없어요.

0
2019.01.22

잘읽었ㅅ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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