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불신의 비용

선 3줄요약 :
1. 군인이든 의사든 존경과 칭찬은 스스로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헌신하게 만든다

2. 꺼삐딴 리같은 자본주의의 노예인 의사를 1, 이국종 같은 헌신하는 의사를 100이라고 하면 그 사이에 있는 의사들은 군인이나 평범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칭찬을 들으면 돈을 포기하더라도 존경을 받음으로써 만족하고, 비난을 들으면 환자로서의 존경을 포기하고 돈을 밝히기 시작한다.

3. 의사를 양방새, 양의사, 돈에 미친 새X들 등으로 비하하는 여론으로 인해 사회 전체의 불신의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입시 커뮤니티 오르비를 만든 이광복(lacri) 님이 쓰신 글입니다.

https://orbi.kr/00016715954/%EB%B6%88%EC%8B%A0%EC%9D%98-%EB%B9%84%EC%9A%A9?q=%EB%85%BC%EA%B0%9D&type=keyword

원링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번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이 글은 다 읽는데 10~15분 정도 걸립니다. 세세한 부분의 옳고 그름을 떠나, 한 번 차분히 읽어 보세요. 여러분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을 쓴 목적입니다. 

 

 

 

저희 아내는 아마도 강남구 학부모 커뮤니티(카페) 같은 곳에서 활동을 하는데, 아이가 다 커서 쓸모 없어진 유아 교재나, 옷가지를 이따금 그 카페의 중고장터 게시판에 내놓습니다. 그쪽 언어로는 ‘드림’을 한다고 하던데요, 따로 비용을 받지 않고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것을 일컫는 모양입니다. 굳이 내다 판다면 몇 만원 가치 정도일 물건들을 몇 번 ‘드림’하는 것을 보았는데, 물건을 받으러 온 사람이 항상 그 물건 값어치의 과일이나 과자 따위의 것을 들고 찾아오더군요. 그 카페의 문화인 듯 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또 다른 카페에서는 ‘드림’을 받은 사람이 그 물건의 가치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제3자에게 ‘드림’으로 내놓는 식의 문화가 형성된 곳도 있다고 하더군요.

 

반면 중고나라 카페에서 거래를 할 때는 서로를 잘 믿지 못해 결국 에스크로 서비스를 중간에 끼고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쌍방이 서로 신뢰하지 못하기에 중간에 신뢰를 보증하는 제3자가 개입해 양측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은 결과, 파는 사람은 더 낮은 가격에 팔고, 사는 사람은 더 비싼 가격에 산 셈입니다. 양쪽이 다 손해죠. 금융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빌리면 갚지 않고 도망가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대출을 다루는 금융 기관들은 추심 부서나 업체를 운용하고 그 비용은 결과적으로 이자의 형태로 “빌린 돈을 성실히 갚을 사람”이 부담하게 되죠. 

 

이것이 서로 신뢰를 하지 못하는 사회가 지불해야 하는 “불신의 비용”의 쉬운 예입니다.

 

 

 

조금 더 추상적인 예를 들어 보죠.

 

저도 늦은 나이에 군대를 가면서 부끄럽지만 짧게 나마 기초군사훈련을 받았습니다. 입소 초반에 개인 총기를 받고 동시에 정신교육을 받습니다. 한 줄로 요약하면, “우리가 나라를 지키기에 내 나라, 내 가족이 오늘도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다” 정도의 내용들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나름 사명감과 애국심이 생기더군요.

 

몇 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새벽에 불침번, 경계근무도 서 보고, 이런 저런 피곤한 훈련을 하다 보니 훈련을 끝내고 나올 무렵에는 그 일을 2년 가까이 하는 현역 장병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그렇습니다. 군복을 입은 후배들에게 호의를 베풀 기회가 앞으로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그렇게 할 것입니다. 

 

반면 저와는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1994년부터 1998년에 걸쳐 이화여대 교수와 학생 수 천 명의 청원과 헌법소원 청구에 따라 결국 1999년 군가산점 제도가  폐지되었습니다.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도 아니고 완전한 폐지, 였죠. 재작년 스타벅스가 추석 무렵 특별휴가를 받은 군장병들을 대상으로 사기 진작을 위해 (스타벅스에서 가장 저렴한) “오늘의 커피” 한 잔을 무료 제공하기로 하였는데, 스타벅스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 게시판과 이메일 접수 창구를 통해 일부 여성 커뮤니티 회원들을 중심으로 이것이 “성차별”이라는 항의 메일이 수백 건 게시 및 발신되었다는 사건은 워낙 언론을 여러 번 타 부연 설명이 필요도 없을 정도입니다.

 

군가산점 제도가 폐지되던 1999년 이병의 월급은 9,600원, 병장 월급은 13,300원이었습니다. 군인 월급이 10만원을 넘기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죠. 1999년의 이병 월급을 시급으로 계산하면 50원도 안 됩니다. 당시 최저시급이 1,525원이었으니 최저임금의 3%를 받고 군인들은 근무를 했던 셈이죠. 나머지 97%를 벌충했던 것에는 여러 요소가 있었겠지만, 저는 그것의 상당 부분이 “(오고 싶진 않았지만 이왕 온 이상,) 사나이로 태어나 내 나라 내 가족은 내 몸으로 지킨다”는 의무감,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전 국민들이 지지해줌으로써 생기는 명예의 가치에 의해 설명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내가 목숨을 걸고 (군대에서는 정말 많은 사고가 일어나죠. 제 주변에도 군에서 의문사한 청년이 둘이나 있습니다) 나라를 지켜봐야, 내가 지키는 사람들이 그것을 고마워하지 않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것을 비하하거나 폄훼, 경멸하는 지경(일부 여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군무새” 등 군인을 비하하는 단어들이 흔히 쓰이죠)에 이르면? 징병을 당하는 남자들은 “내가 도대체 왜?”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유도 모르고 군대에 끌려가지만 가는 입맛이 씁쓸하고 뒤도 개운치 않죠. 이렇게 된 이상 정당한 비용이라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올해 병사 월급은 작년 대비 88% (8% 아니고, 88%) 증가해서 최저임금의 30%에 이르게 됩니다. 2017년부터 2020년에 이르는 3년 동안병사 월급은 무려 3.12배 인상되어 최저임금의 50%에 이를 전망이죠. 이 증분이, 말하자면 저는 불신의 비용이라 생각합니다. 사회가 똑같은 수준의 안보라는 효용을 누리면서 결과적으로 훨씬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게 된 셈이죠.

 

애국심과 사명감을 팔아서 병사에게 최저임금도 쥐어주지 않는 것이 옳은 일이냐? 라는 판단을 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이것이 군가산점제가 폐지되고, 성별 갈등이 점증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의 일부임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런 불신의 비용을 더 크게 초래하는 것은 “병사에게 감사하고 있지 않는 상태”라기보다는 “병사를 공연히 경멸하는 표현”입니다. 단지 감사하지는 않을 뿐이라는 것은 수동적인 태도이니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상대가 알 수 없는데, 적극적인 경멸의 표현은 겉으로 드러나니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고 자기방어 태도를 취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여기 2분짜리 동영상 클립을 한 번 보시죠. 

 

https://youtu.be/92ypP4I7OHc

 

 

존경과 칭찬을 좋아하지 않는 인간은 없습니다. 존경은 이따금 그것을 받는 사람에게서 기존에 없던 모습, 기존에 없던 힘을 이끌어내죠. 연금을 10% 더 받고 존경이 없는 사회에서 살지, 동결된 연금 하에 전과 같은 존경과 예우를 받을지를 미국 참전 용사에게 선택하게 한다면 절대 다수가 후자를 택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군인에 대한 존경은 똑같은 수준의 안보를 국민들이 보장받는 데 국민들로 하여금 더 적은 비용을 지출하게 만듦으로써 사회적인 비용을 낮추는 역할을 하죠.

 

징병제 국가라는 사유로 최저임금조차 병사에게 지급하지 않는 우리나라와 달리, 모병제인 미국은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 훨씬 더 높은 비용을 지출해야만 합니다. 만약 미국이라는 국가에 군인에 대한 존경이 사라지면, 방위비용은 급증하겠죠. 더 많은 급여를 받아야만 기꺼이 군인이 되려 할테니까요. 뿐만 아니라 군인에 대한 존경은 단순히 사회적인 비용을 낮추는 것을 넘어, 타고난 사명감을 가진 개인들을 유인하고, 전투력을 더 높여주는 역할도 합니다.

 

군인에 대한 경멸의 기작은 정확히 그 반대로 작동하죠. 미국 영토에서 누군가 베테랑 군인을 비방한다면? 미국의 신문, 방송이 참전 용사를 비판한다면? 평범한 미국인들이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 한국은 어떻습니까. 증오를 팔아 페이지뷰를 획득하기 위해 병사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기사를 게시하는 언론이 즐비하죠. 그로 인해 사회가 치러야 하는 비용은 산정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잠깐 군가산점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미국은 제대군인 뿐만 아니라 제대군인의 배우자나 어머니까지 공무원 공채시험에서 가산점을 받습니다. 

 

 

 

 

 

회색지대

 

군인에 대한 존경을 이야기하면, “똥별” 운운하며 군의 부패와 비리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려는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존경을 받을 가치가 있는 직업 각각에 대해, 그 직업 종사자들은 넓은 스펙트럼의 어딘가에 분포합니다. 이 세상에 타고난 악인, 타고난 성자가 거의 없듯이 각 직업 종사자들도 보통사람인지라, 정말 나쁜 사람, 정말 좋은 사람은 소수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중간 회색지대 어딘가에 존재합니다.

 

의사의 예를 들어 보죠. 스펙트럼 양극단의 “나쁜 5%”에는 꺼삐딴 리 같은 의사가, “좋은 5%”에는 이국종 교수 같은 의사가 존재할 것입니다. 그 사이 90%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성격, 평범한 도덕과 윤리, 평범한 소신과 사명감, 평범한 이해관계와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내가 싫은 것은 그 대부분의 사람들도 싫고, 내가 좋은 것은 그 대부분의 사람들도 좋아합니다. 

 

그 90%의 의사를 다시 꺼삐딴 리에 조금 더 가까운 의사와 이국종 교수에 조금 더 가까운 의사로 스펙트럼의 양 모서리 쪽에 재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는 굳이 둘 중의 하나를 고르라면 이국종 교수보다는 그래도 꺼삐딴 리에 조금 더 가까운 의사, 굳이 둘 중의 하나를 고르라면 꺼삐딴 리보다는 이국종 교수에 조금 더 가까운 의사들을 배치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이렇게 분류한 100명의 의사를 두고, 1번을 꺼삐딴 리, 100번을 이국종 교수, 2번을 나머지 98명 중 꺼삐딴 리에 가장 가까운 의사, 99번을 나머지 98명 중 이국종 교수에 가장 가까운 의사에 할당하기로 하죠. 이렇게 100명의 의사에게 사명감과 도덕성이라는 기준에 의거하여 1번부터 100번까지 번호를 매겼습니다.

 

100번 이국종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가 어찌되든 자기 몸이 어찌되든 죽어가는 환자를 살릴 사람입니다. 1번 꺼삐딴 리는 존경이고 뭐고 내 돈만 벌면 장땡인 속물 중의 속물입니다. 그 사이 28번, 41번, 67번, 82번 의사는 칭찬받기 좋아하고, 존경받으면 으쓱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특히 70번, 80번, 90번과 같은 의사들은 조금 더 존경받고, 조금 더 칭찬받으면 기꺼이 매우 힘든 환경에서도 환자를 위해 진료할 사람들입니다. 

 

반대로 사람들이 의사를 경멸하고, 의사와 관련된 인터넷 뉴스 베플을 악플이 도배하면 2번 의사, 3번 의사, … , 28번 의사, 29번 의사가 “어차피 사람들이 저렇게 생각하는데, 나는 돈이나 벌어야지”라고 마음을 바꿔갑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되면 그 다음에는 30번 의사, 그 다음에는 31번 의사, … 60번 의사, 61번 의사가 태세를 전환합니다. 더 뒷번호의 의사가 “환자로부터의 존경을 포기”하게 될수록 사회가 지불해야 하는 총 의료 비용은 점점 더 증가하게 됩니다. 

 

그런데, 의료에는 특이한 국면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환자를 1번부터 100번까지 분류해 봅시다. “건강”과 “경제력”의 곱이 가장 작은 사람이 1번 환자입니다. 다시 말해 가장 가난하면서, 가장 아픈 사람이 1번 환자입니다. 반면 가장 건강하고 가장 부유한 사람은 100번 환자입니다. 건강이 좀 안 좋지만 부유한 환자나, 건강은 좋은 편이지만 가난한 환자는 50번 근처 어딘가에 위치할 것입니다. 존경을 포기하는 의사가 늘어날수록, 사회가 지불해야 하는 총 의료 비용이 증가할수록 제일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은 1번 환자입니다. 가장 가난하고 가장 아픈 사람을 구제하는데 가장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사회보험은 비용이 부족하면 제일 먼저 가장 가난하고 가장 아픈 사람에 대한 지원을 끊습니다. 그래야 가장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사가 좋든 의사가 싫든, 좋은 의사이든 나쁜 의사이든,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것은 의사밖에 없습니다. 심사평가원 직원이 환자를 살리는 것도 아니요, 인터넷 논객이 환자를 살리는 것도 아니고, 의사만이 환자를 살려낼 수 있습니다.

 

28번 의사가 “환자로부터의 존경을 포기”하면, 28번째로 의사를 증오하고 경멸하는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28번째로 가난하고 아픈 환자가 피해를 봅니다. 

29번 의사가 존경을 포기하면, 29번 환자가 죽습니다.

30번 의사가 존경을 포기하면, 30번 환자가 죽습니다.

30번 의사가 존경을 포기한 사회에서 의사를 증오하는 발언을 공연히 하는 사람은, 31번째 환자를 죽이는 것입니다.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의사 집단에는 피해의식이 상당히 강하게 축적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96번부터 100번까지 의사는 어떤 경우에도, 심지어 경제적 파산 직전에도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1번부터 5번까지 의사는 어차피 돈밖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사명감과 관련된 문제는 어찌되어도 좋을 것입니다. 돈에 눈이 멀어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는 1번부터 5번 의사밖에 없는데, 사람들은 “돈밖에 모르는 쓰레기 같은 의새놈들”이라면서 의사 전체를 비난합니다. 100번 의사는 환자를 보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 비난을 듣지 못했습니다. 91번부터 99번 의사는 그래도 넓은 아량으로 “내가 만나온 환자들은 달랐어”라며 이해합니다. 6번부터 90번 의사들은, 이 상황이 어리둥절합니다. 나는 그저, 내 소임을 다 하고, 환자에게 해로운 일을 하지 않고(primum non nocere) 나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왔을 뿐인데 사람들이 나를 보며 “돈밖에 모르는 쓰레기”라고 하네. 뭐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돈이라도 벌어볼까.  6번 의사, 7번 의사, 8번 의사가 돌아섰습니다. “점점 돈밖에 모르는 의사가 늘고 있다”며 언론이 지적질을 하고, 비판합니다. 9번, 10번, 11번, 12번, 13번 의사가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지금은 48번 의사, 그리고 49번 의사도 돌아선 것 같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골수 극우파로 분류되는 사람을 의사협회장으로 의사들이 선출했을 것입니다. 95번 의사는 의사협회장이 누가 됐는지도 모르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일선에서 환자들을 살리느라 쪽잠을 자가며 정신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75번 의사는 아무리 세상이 의사 신세를 이해해 주지 못해도 극우파를 의협회장으로 앉히는 건 너무 한 처사 아니었겠냐며 자조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아마 1번부터 50번에 이르는 의사들이 “존경은 포기했으니, 차라리 이제는 합당한 보상”이나 받아볼 요량으로 그들의 장으로서 투사를 선출했을 것입니다. 그들로서는 “last resort(최후의 수단)”을 택한 것입니다. 불신의 비용이, 임계점에 도달하여 급증하는 순간을 눈앞에 둔 것입니다.

 

인터넷의 많은 달변가들이, 언론들이, 칼럼니스트들이 극우파 의사를 선출한 의사 집단을 두고 비아냥거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51번, 52번, 53번 의사가 돌아서고 있습니다. 불신으로 인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나는 존경합니다

 

나는 군인을 존경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경과 국토를 지키는 나보다 15살 어린 후배 군인들, 그리고 부사관, 장성을 존경합니다. 21번 군인부터 100번 군인 때문에, 그리고 특히 81번 군인부터 100번 군인 때문에, 1번 군인부터 20번 군인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군인을 존경합니다.

 

나는 의사를 존경합니다. 21번 의사부터 100번 의사 때문에, 그리고 특히 81번 의사부터 100번 의사 때문에, 1번 의사부터 20번 의사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의사를 존경합니다.

 

 

 

존경에는 비용이 들지 않고, 그로 인한 혜택은 모두가 나눠 가집니다. 

그리고 그 혜택은 특히 가난하고 병든 사람에게 제일 큰 도움이 됩니다.

 

당신은 경멸을 말하는 사람입니까, 존경을 말하는 사람입니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3개의 댓글

2019.01.20

잘 읽었음.

0
2019.01.20

글 좋다. 혐오는 혐오를 낳을 뿐이다. 혐오에 혐오로 대답하는 개드립.문화를 좀 끊어보자

0
2019.01.20
@오크짱짱

싫다. 난 혐오를 혐오하는 문화를 혐오할 것이다!!!

0
2019.01.20
@호오우우준

호에에에에엥....

0
2019.01.20

하지만 이 논리는 반대로 '일부' 드립을 치며 문제를 회피하려는 경우에도 쓰이는거 아닌가?

 

'일부' 신안 사람들이 물의를 일으켰더라도

 

'일부' 목사가 성범죄를 저질러도

 

저 글만 해도 '일부' 언론이 기레기짓을 했을 뿐인데 마치 전체 언론이 저런 것처럼 몰아감으로서 혐오를 증폭시키는거 아닌가?

 

 

반면 한국은 어떻습니까. 증오를 팔아 페이지뷰를 획득하기 위해 병사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기사를 게시하는 언론이 즐비하죠

개드립 - 불신의 비용 ( https://www.dogdrip.net/193124280 )

 

1
2019.01.20
@노무사공부중

저기 저 의사 센세가 말하는 포인트는 큰 집단의 일부일탈행위가 그 나머지 구성원의 면죄부가 된다는게 아님. 집단 안에 다양한 생각과 성향이 분포할 수 있고 그 성향은 외부의 다양한 요소, 사명감이나 존중, 상호 신뢰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걸 1부터 100의 예시를 들면서 이야기함. 추가로 그 스펙트럼과 성향이 바뀌는 임계점이 생각보다 넓다는걸 이야기하고 있고..

 

그런 논리로 필요이상의 비논리적 불신은 직업적 사명감을 요하는 집단(본문에는 군인과 의사지만 공무원과 교사 등등도 포함될 듯) 내 사람들의 성향을 부정적이게 돌릴 수 있으니, 상호 신뢰가 필요하다 이 말임.

1
2019.01.20
@박팔만

'상호신뢰'라는게 '믿었다가 속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믿어라' 아니어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할수있냐가 관건인듯 ?

0
2019.01.21
@노무사공부중

일부 언론이었어? 메이져급들 다들 포함되지않아?

0

이건 게임이론으로 풀어야할 문제같은데

0
2019.01.20
@닉네임짓기힘들다

동의

0
2019.01.20
@닉네임짓기힘들다

ㅗㅜ 놀줄 아는 놈인가?

0
2019.01.20

개인적인 의견은 우리나라사람들은 시기

질투심 견제가 심한거 같음

자기옆에 있던 사람들이 치고나가는걸 못봄

0
2019.01.20

나라의 현재를 알고싶다면 법정을 보아라 ㅂㅁ

0
2019.01.20

좋은 글

0
2019.01.20

좋은 글입니다

사회 전반에 쓸데 없는 일에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는 게 피부로 느껴집니다

0
2019.01.20

추천할려고 로그인했다

0
2019.01.20

안읽고 추천안줌

0
2019.01.20

고급적으로 들어가자면 신뢰에도 요령과 기술이 있어야겠지.

남을 믿되 맹신은 말고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득을 최대화 하는게 목적이라면..

0
2019.01.20

비난과 갈등으로 자기 자리를 만들고 돈을 버는 사람이 많은거지. 여가부도 성별갈등으로 먹고 사는 조직이고, 지역갈등으로 자리 차지하는 정치인이나, 기레기들도 마찬가지지.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일을 개인의 입신양명만을 위해 사는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어서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해.

1
2019.01.20

신뢰랑 사회비용에 관한 글 언제 읽어본 적 있었는데

0

사병 제외한 군대, 경찰 검찰 몇몇 정부부처 및 기관 국회 특정종교단체 등의 경우 자정 작용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데 의무를 소홀히 한데에 대한 비판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들이 감수해야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신뢰해봐야 통수 쳐맞을게 뻔한데

강도높은 비판은 혐오로 이어질 수 밖에

의사집단은 비교적 신뢰할만하다고 봄

0
2019.01.20
@선생님의변태성욕에는저또한관심이많습니다

 

군 검 경 정부도 그들을 불신하려면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다는게 논지임.

 

저 글과 비슷하게, 노예제가 폐지된 이유중에서 노동자의 가성비가 노예의 가성비보다 좋기 때문이 있다는 이야기를 본적도 있음.

스스로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 동기부여가 되어 스스로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에 비해, 주어진 조건 하에서 노력해봤자 본인에게 돌아오는 것이 없는 노예는 숙식을 제공해야 하고 관리와 감독이 필요한데 주어진 조건 안에서 어떻게든 뺑끼만 치려고 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채찍질? 그것도 하루종일 할 수도 없고, 노예가 죽고 병들만큼 하기도 힘듦

 

불신과 그에 따른 무한한 관리 감독은 엄청난 비효율과 비용을 발생시키긴 함.

 

그런데 또 무한한 방임도 만만찮은 문제가 일어날테니..

적당한 균형을 잡을 방법이 필요하겠지

0
2019.01.20

불신비용이 낫다

0
2019.01.20

사병에 대한 월급이 불신 비용이라는 데에는 쉽게 동의하기 힘들지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글인듯

0
2019.01.20

똥쌀때 읽을글 ㅇㄷ

0
2019.01.20

음 인생에 도움이 되는 글이었다

0
2019.01.20

이런 건 읽고 생각할만한 가치가 있다

0
2019.01.20

모병제인 미국에서 많은 월급을 준다면 징병제인 우리나라에선 얼만큼의 월급과 혜택을 주어야하나

0
2019.01.20

본문의 취지에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깊이 공감하는 바이나 사회시스템적인 측면에선 각자의 이익집단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야 옳다고 생각함.

문화가 시스템을 주도하길 바라기엔 힘들것같고 반대로라도 유도해얄듯.

죠센식 자본주의 시스템에선 임금이 곧 존경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시스템으로라도 문화를 유도해나가는게 더 빠를것 같음

0
2019.01.21
@엥이거완전

조심할게 그 주도하는 멤버들이 '무슨 생각으로 주도를 할꺼냐' 인거임

자기들에게 이익이 되니까 주도 할려고 하는거고

그렇게 주도하는걸 자기네들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이끌어 갈 확률이 높다는거

우리는 주도 당하는 입장일 확률이 높고

0
2019.01.21

윗부분만 읽었는데 너무 와닿는글이라 일단 추천하고 나중에 나눠서 볼께

0
2019.01.21

훌륭한 글이다. 현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읽어봐야함.

0

좋은글 추천 이거 맞는거같다,

0
2019.01.21

글쎄요. 왜 의사를 비하하는 여론이 먼저 생겨나고 그에 따른 반작용이 난다고 보시는지 그저 돈만 바라보고 공부 해서 의사되고 환자에 관심없는 의사들이 많아져서 그런 여론이 생겨난게 아닐까요? 사회는 존경심 같은 것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본문대로 돌아선 의사에게 피해를 받은 환자가 있다면 법과 제도로 해당 의사를 솎아내는게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이라고 봅니다.

0
2019.01.21
[삭제 되었습니다]
2019.01.22
@이림

조선족인가

0
2019.01.21

게임이론으로 핵심을 집어낼 수 있을것 같은데.. 너무 글이 늘어져서 아쉬운 글이다. (근데 나는 좆문가이기 때문에 뇌피셜로 쓴다.)

 

 

(A) 경멸이든, 존중이든 말하는 사람은 결과일뿐 원인이 아니다.

 

거래당사자들간의 신뢰/불신에 따라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상호간의 비용이 증가한다. - 중요하게 생각은 안했지만 사실이지.   그러나, 본문에서는 신뢰가 불신으로 ,혹은 반대로 전환되는 과정이 단순한 마음가짐(?)에 원인으로 국한한것이 논리의 한계점이 있다.   자본주의의사를 욕하는 여론이나, 히포크라테스선서의 맹세자들에 대한 순수한 존경 등 개인의 주관이 살다가 혹은 태어나자마자 그냥 정해지는 것은 아니기에 대중여론은 반드시 원인이 존재한다. (설령, 선동등에 의한 거짓된 원인일지라도)

 

 

(B) 신뢰와 불신의 원인

 

보편적으로 신뢰는 작은믿음에 비해 좋은보상을 받았을때, 불신은 큰믿음이 큰손해로 돌아왔을때 신자에게 형성된다. (거짓된 원인까지 계산하면 글이 길어지니까 넘어가자)   다시말해서, 전자는 (믿음=보상) 의 룰이 지켜지는 거래이기에 신뢰가 유지되는것이고, 후자는 (믿음=보상)의 룰이 보호받지 못하는 거래이기에 불신이 생긴다고 볼 수있다.

 

이는 '드림(나눔)'과 '중고나라'의 차이로 쉽게 설명이 된다.

 

 

 

(C) 해결책 : 그래서 이 불신을 어떻게 신뢰로 바꿀 수 있을까?

 

1. 공권력이 (믿음=보상)의 룰을 강력하게 보호한다. (룰을 지키지 않은 거래자에게 비용/불신으로 인한 위험을 전가한다.)

2. 공권력이 불신비용이 발생하지 않은 거래에 대해서 비용환불을 통해 거래당사자들이 능동적으로 상부상조하는 결과로 유도한다.

3. 거래당사자들이 룰을 관습화하여 문화로 존중할 시간을 위해 공권력은 룰의 기조를 장기간 유지한다.

 

ex)

1번 사례 : 의료법-의료행위범위 , 전문위제도

2번 사례 : 이건 아무리 생각해봤는데 잘 모르겠다.

3번 사례 : 에스컬레이터 우측통행, 승차하차 예티켓

 

※ 부작용

: 거래당사자들이 공권력이 주관하는 룰을 거부하고 자의적으로 공권력을 배제하고 음성적인 룰이 관습화 될 수 있음

ex) 단통법- 불법페이백

-> 그럼 공권력이 정한 룰을 개정하면 됨

0
2019.01.21
@뀨웅뀽

1줄 요약 : 경멸/존중을 말하는 사람이 원인이 아니야. 그냥 신뢰를 위한 상도덕이 무너져서 그래

 

위 댓글로 알 수 있는 정보 : 처음부터 끝까지 뇌피셜로 쓰여진 댓글임을 알 수 있다.

0
2019.01.21

이기적 유전자에도 비슷한 이야기 나오지. 이타적인 유전자로 이루어진 공동체가 이기적인 유전자로 이루어진 공동체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는데. 정작 꿀빠는 건 그 이타적 공동체 내에서 이기적 유전자 가진 사기꾼 새끼들이라고.

1
2019.01.22

2번 읽었다. 현대 한국 사회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충분히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일반화를 통한 비판은 한 집단의 건강한 자정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을 보면 필요 이상으로 남용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 원인에는 언론이 지나치게 자극적인 보도로 여론을 부풀리는 데 있다는 생각이 든다. 커뮤니티를 통한 왜곡의 확산도 마찬가지고.

불신과 혐오의 시대 속에서도 이성과 이타적인 마인드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임.

1
2019.01.22

글에서 말하려는게 일반화에 관한 내용인지 불신에서 비롯된 시장에서 빚어지는 비효율인지 우선 잘 모르겠다.

군대를 예로 들기 이전의 문단과 이후의 문단은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있는 것 같아.

 

다만 한국에서 쉬이 볼 수 있었던 "일반화"는 체계 자체를 고치려기보다는,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원한의 해소에 주안점을 두고있는게 문제라고 본다.

 

예를 들자면 당장에 전임 대통령들이 부도덕적이라 여겨지는 행동을 했고, 그로 인해서 국가가 형벌을 집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저런 악인은 철저히 부정당해야 한다!"라는 감정적인 대처밖에 못하고 있는데,

 

일탈이나 탈선은 개인이나 집단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 개인이나 집단이 어떻게 만들어졌나, 그리고 그 개인이나 집단을 만든 체계나 역사는 어떠했나에 대해 집요하게 분석하면서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0
Zu
2019.01.26

그 "의사" 존경할테니 급여는 내려라.

지금 절반 수준만해도 인정해주마

0
2019.01.29

음 이상적인 글이네요. 대중은 생각만큼 그리 이상적으로 판단하지 못합니다.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413 [기타 지식] 최근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국내 항공업계 (수정판) 6 K1A1 10 12 시간 전
12412 [역사] 이순신장군님이 노량해전에서 전사 할 수 밖에 없던 이유. 10 dkqndk 1 12 시간 전
12411 [역사] 인류의 기원 (3) 식별불해 2 18 시간 전
12410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재벌 3세의 아내가 사라졌다? 그리고 밝혀지... 그그그그 4 2 일 전
12409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의붓아버지의 컴퓨터에서 발견한 사진 3 그그그그 7 4 일 전
12408 [기타 지식] 도카이촌 방사능 누출사고 실제 영상 21 ASI 2 4 일 전
12407 [역사] 지도로 보는 정사 삼국지 ver2 19 FishAndMaps 14 7 일 전
12406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지구 2부 20 Mtrap 6 5 일 전
12405 [기타 지식] 100년을 시간을 넘어서 유행한 칵테일, 사제락편 - 바텐더 개... 5 지나가는김개붕 1 7 일 전
12404 [기타 지식] 오이...좋아하세요? 오이 칵테일 아이리쉬 메이드편 - 바텐더... 3 지나가는김개붕 2 8 일 전
12403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지구 1부 30 Mtrap 12 8 일 전
12402 [기타 지식] 칵테일의 근본, 올드 패션드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15 지나가는김개붕 14 9 일 전
12401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2부 22 Mtrap 14 8 일 전
12400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1부 13 Mtrap 20 9 일 전
12399 [역사] 군사첩보 실패의 교과서-욤 키푸르(完) 1 綠象 1 7 일 전
12398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체포되기까지 28년이... 1 그그그그 6 9 일 전
12397 [역사] 아편 전쟁 실제 후기의 후기 3 carrera 13 10 일 전
12396 [과학] 경계선 지능이 700만 있다는 기사들에 대해 34 LinkedList 10 10 일 전
12395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두 아내 모두 욕조에서 술을 마시고 익사했... 그그그그 2 13 일 전
12394 [기타 지식] 서부 개척시대에 만들어진 칵테일, 카우보이 그리고 프레리 ... 3 지나가는김개붕 5 14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