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도로를 지날때면 가로등은 별빛을 걸고 일렬 종대로 서 있다. 이 은하수처럼 이정표들이 끊임없으면, 또 영원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영원은 없다는 사실만이 영원하고 가로등의 종점은 우주의 열죽음처럼 확실한 종말로 서사된다.

열 죽음, 열이 죽었다는 뜻
제 목 졸라 죽었는지 남이 죽였는지 다양한 사인을 추적해나가지만, 범인은 엔트로피, 자연사로 밝혀진다
자연사가 죽인 우주가 몇이던가
영안실을 들여다보면 단면이 된 검은 폴로이드만 가득.

그러니
서사의 해체를 꿈꾸는 작가는
자연사를 살해해야했다
펜끝으로, 기교로, 거짓으로
흐르는 중력을 뒤집어 빙그레 웃음으로 만들어도 본다

가로등은 일렬종대로 길을 비추고
펜끝은 가로질러 종말을 덧칠해본다

완결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