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고용량 주의][게임 리뷰] Mad Max - 고독하고도 고독한 황무지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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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맥스(Mad Max)

플레이타임 : 45시간

개발사 : 아발란체 스튜디오

발매일 : 2015년 9월 1일

발매 기기 : PS4, PC, XBOX ONE

pc버전은 유저 한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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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맥스. 내 세상은 불바다와 피바다.”

 “나는 산 자와 죽은 자들 모두에게서 도망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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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 아포칼립스는 문명이 멸망한 후의 세계나 혹은 그러한 과정을 배경으로 삼는 장르를 말한다. 문명이 멸망하면서 경제나 사회 구조가 무너지고, 황폐해진 땅과 한정된 자원 속에서 개인이나 단체의 “생존”이라는 테마만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장르이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의 처절한 생존 투쟁을 보여주는 이 매력적인 장르는 SF의 한 갈래로 내려왔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서브컬쳐를 논함에 있어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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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중에서도 매드 맥스 시리즈는 시각화된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아버지라고 불리울 정도로 당시 아포칼립스 무비의 선두에 있던 시리즈이다. 전문 영화인도 아니었던 감독의 손에서 제작된 이 영화는 SF와 B급 액션무비의 기가 막힌 콜라보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를 대중들에게 강렬하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그 후 30년간 잊혀져 가던 시리즈는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가 개봉하고 엄청난 흥행을 거두면서 다시금 황무지 액션 활극의 대명사로서 관중들에게 기억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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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의 리뷰는, 영화 분노의 도로보다 살짝 늦게 발매된 프리퀄 게임 매드 맥스의 리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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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한 방울 없는 황무지, 맥스는 임모탄 조의 아들 스크로투스에게 습격당해 v8 인터셉터를 빼앗기고 사막에 내버려진다. 이제 당신은 맥스를 조종하여 정신나간 기술자 첨버켓과 함께 새로운 차를 완성하고 가스타운을 지나 침묵의 평원을 향한 여정을 떠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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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쌔신 크리드 4가 해상전을 메인 컨텐츠로 배 “잭도우”를 또 하나의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것처럼 매드 맥스도 주인공 맥스와 함께 맥스의 새로운 차 매그넘 오푸스를 큰 비중으로 보여준다. 맵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자원의 대부분은 매그넘 오푸스의 업그레이드에 소모되며, 업그레이드의 개수는 맥스보다도 훨씬 많다. 게다가 걸어서는 이동할 수 없는 지형까지 차를 이용하여 올라가거나 작살총을 이용한 액션 등 맥스 맨몸으로는 게임을 진행하는게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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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배경이 되는 빅 나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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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요새들은 맥스의 활약에 따라 점점 살기좋은 곳이 되어간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황무지는 가스타운의 지배자 스카브로스 스크로투스의 영향 아래에 있으며, 4개의 요새만이 각각의 리더에 따라 각자의 방식으로 생존을 도모하고 있다. 요새의 지도자들은 맥스를 부려먹는 조건으로 차고를 제공해주며, 차후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요새 프로젝트 부품을 가져오면 그에 따라 탄약과 매그넘 오푸스의 기름을 제공하는 등 요새 자체를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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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구역에는 스크로투스가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설치한 상징물들과 스크로투스 갱단의 행동대장격인 탑독이 지키고 있는 요새, 원유 펌프 거점과 가스타운으로 기름과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호송대 등이 존재하며 플레이어는 구역 내에서 스크로투스의 영향력을 몰아내기 위해 이들을 모두 파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구역마다 존재하는 뷰포인트 개념의 열기구를 타고 고지대에서 위협요소의 위치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쌍안경을 이용해 위치를 확인하고 나면 맵에 각 위협요소의 위치가 마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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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 어스 시리즈처럼 열기구에 올라 쌍안경으로 주변을 직접 스캔하는 것으로 위치정보가 해금된다.

 

  열기구를 이용한 뷰포인트와 요새 시스템으로 보아 미들 어스 시리즈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전투방식 또한 미들 어스나 구작 어쌔신 크리드, 아캄 시리즈와 같은 프리 플로우 방식을 차용했다. 그러나 매드 맥스가 차별화 되는 점은 검을 이용한 가벼운 타격감의 미들 어스나, 정교한 무술과 다양한 특수장비로 눈을 즐겁게 하는 아캄 시리즈의 액션과는 달리 투박하고 단순하게 내리찍고 부수고 박살내는 주먹을 통한 원초적 폭력을 제대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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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메인 컨텐츠인 차량 전투는 매그넘 오푸스에 달린 작살총을 이용해 바퀴나 운전자를 뽑아버릴 수도 있고, 차에 화염방사기를 달아 달려드는 워보이들을 손수 지져줄수도 있다. 거기에 차는 어찌나 시원하게 뻥뻥 터지는지 저 멀리 날아가는 바퀴들을 보고 있자면 속이 후련할 정도다. 글로만 묘사하였을 때는 여타 게임에 비해 특출나게 잘난 점이 없어 보이고 실제로도 그렇지만, 실제로 플레이하고 있을 때는 알 수 없는 쌈마이함이 온몸을 감싸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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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신나간 발상은 세기말에서나 가능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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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 맥스를 플레이하면서, 게임의 개발진들이 가장 공을 들였다고 느껴진 부분은 바로 게임의 분위기 조성과 비주얼이다. 황량한 모래언덕과 절벽, 바위틈과 유황이 타오르는 웅덩이, 그리고 군데군데 초라하게 남아있는 문명의 흔적이 거칠고 쓸쓸한 세기말의 분위기를 차세대기의 그래픽을 등에 업고 굉장히 잘 묘사했다. 특히 도로를 달릴 때 생기는 흙먼지가 일품인데, 게임의 메인 컨텐츠인 차량 액션을 한층 더 실감나고 박진감 넘치게 느낄 수 있었다. 또, 차량을 통한 전투나 구조물을 무너트릴 때 일어나는 폭발과 불길은 최신작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 극강의 비주얼을 자랑하며 그로 인해 불길과 기름이 펑펑 터지는 차량 전투의 재미가 배가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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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정말 안타깝게도, 매드 맥스의 장점은 여기서 끝이다. 육탄전이나 차량 전투의 횟수 자체가 적은데다가, 게임을 하다 마주치는 그 외의 모든 요소가 맥을 턱턱 끊는 방해요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황무지에서 불어제끼는 모래폭풍은 피할 수도 없고, 맥스를 구석에 짱박아놓고 5분 이상을 소모하게 하는 아주 개 같은 자연재해다. 고철을 꽤나 루팅할 수 있는 상자를 뿌려주긴 하는데, 날아오는 고철상자에 맞으면 죽는 아주 훌륭한 물리엔진을 구현해 놓았기에 피해다녀야 한다. 폭풍이 지나간 뒤의 황무지도 비주얼과 분위기는 여전히 훌륭하지만, 차량 이동을 상정하고 더럽게 넓게 만든 맵은 졸음운전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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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날아오는 파편에 맞으면 죽는다. 차도 터진다. 진짜 죽어봤다.

  대부분의 RPG가 그렇듯이, 매드 맥스는 오픈월드 게임이다. 오픈 월드 세계는 플레이어가 게임의 주어진 배경 안에서 이동의 제약이 없이 자유로운 모험과 탐험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를 위해서는 게임의 세계 자체가 유동적이건 고정적이건 구석구석 탐험하며 즐길 수 있는 서브 컨텐츠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에 맞추어 본다면 매드 맥스의 오픈월드는 형편없는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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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 서술하였듯이 한 구역의 스크로투스 영향력을 낮추려면 그 구역의 요새와 호송대와 저격수 등을 없애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차량 매그넘 오푸스의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매그넘 오푸스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고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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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를 털러 가는 길에 있는 고철을 줍는게 아니라, 다 털고 나서 줍는 짓을 50번 가까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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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노란 마크가 전부 고철 수집 캠프다.

 

  문제는 업그레이드에 들어가는 고철의 수량 조절에 실패했다는 점에 있다. 중간 단계의 필수적인 업그레이드를 하는데 1000개 정도의 고철을 필요로 하는데, 고철 캠프를 하나 털어서 얻을 수 있는 고철의 개수가 많아야 40개 남짓이다. 그러므로 고철은 보이는 족족 주워야 하고, 신나게 차량 추격전을 벌이고 나선 차에서 내려 터트린 차의 파편을 주우러 다녀야 한다. 요새에서 신나는 주먹다짐을 벌이고 나선? 마찬가지다. 5분 안에 요새를 정리하고 나면 10분동안은 구석구석을 뛰어다니면서 고철을 주워야 한다. 그 후에는 또 다른 구역의 열기구에서 맵을 밝히고 허수아비를 쓰러트리고 저격수를 해치우고 요새를 탈환하고 마지막으로 고철을 줍는다. 이 짓을 50번 가까이 해야 모든 구역의 위협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본편 분량도 충분하지 않다. 스토리를 어느정도 진행한 후에는 요새와 차량 업그레이드를 위해 메인 퀘스트를 잠시 킵해두는 구간이 생기는데, 열심히 고철을 모아 업그레이드를 마치고 만족스럽게 황무지를 내달려 봐야 5 시간도 안 걸려 메인 스토리가 다 끝난다. 레벨 디자인 자체가 플레이어가 게임을 열심히 할 때 지루함을 느끼게 하고, 지루함을 느낀 후엔 허무함을 느끼게 디자인되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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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던 지 아이 조 콘솔 게임.

 

  지금까지 수많은 영화 원작의 게임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한탕 팔아보자는 수작으로 급박하게 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매드 맥스는 분명 그래픽과 시스템 등 게임의 필수적인 요소에 열심히 공을 들였고, 잘 구현된 세계관 내에서 괜찮은 내러티브와 이야기를 담아내는 데도 성공했다. 하지만 개발 시간이 모자랐는지 플레이어의 니즈를 잘 파악하지 못한건지, 결과적으로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하는지 폐지를 주우러 다니는지도 알 수 없는 지루하고 실망스러운 게임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원 소재가 워낙 좋은 작품이니만큼, 혹여 후속작을 준비중이라면 꼭! 아발란체 스튜디오가 아닌 다른 개발사에서 더 좋은 컨텐츠를 채워 넣어 개발해줬으면 좋겠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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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모든 걸 잃고 또 잃어버리는 남자.

그래서 그는 미쳐버렸지.

그의 길은 과거의 망령들로부터 도망치는 끝나지 않는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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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세기말 분위기 물씬 나는 황무지 비주얼

쌈마이뽕이 차오르는 맨손격투와 차량전투

유비소프트가 보고 배워야할 불길 그래픽

 

단점

재료파밍이 95%인 수집요소

쓸데없이 넓은 맵

재료파밍을 강제하는 레벨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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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을 두고 글로 리뷰를 작성하다 보니, 생각해놓고 빠진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글솜씨가 많이 모자란 부분도 있습니다.

모자란 부분은 지적을 해주세요...

리뷰만 하는 게 아니라 게임에 관한 어떤 것이든 자유주제로 비정기적으로 씁니다.

읽고 싶은 주제를 제보해주신다면 그에 대해서도 씁니다.

 

 

 

 

 

 

12개의 댓글

0
2018.12.11

생각없이 하기 꿀잼 ㅋ

0
2018.12.11

길가다가 도마뱀 잡아먹는거나 사람시체에서 구더기 주워먹으면서 연명하는거보면 존나 잘만들었다 이생각하다가도 고철수집이나 차량부품모을라고 지역

0
2018.12.11
@둥기뭉기

월드맵 찍고 돌아다니다보면 한숨나옴ㅋㅋ 나도 암

0
2018.12.11
@카카요

그래도 전투씬이나 배경은 맘에들어서 레이지2 기대중임

0
2018.12.13
@둥기뭉기

물이 포션같은 역할하고 힐팩마냥 개밥먹는거 보고 세기말 뽕 제대로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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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1

맥스 외모가 영화하곤 좀 달라보여설...

0
2018.12.11
@김케이

장발에 수염 끼워두면 퓨리로드 맨 초반에 나온 더벅머리 맥스랑 얼추 비슷하긴 한데.. 존윅에 더 가깝더라

0
2018.12.11

재료파밍이 95%인 수집요소

 

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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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1

난 존나재밌게했는데

다시 깔러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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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1

존나노가다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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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3

나중에 재료모으면 지역마다 수거반 만들수있지만

그전까지는 멋있게 싸우고 고철 줍줍하는게 보기 좀 안쓰러웠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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