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알라 프리마/Alla Prima -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9 2스타

요즘 스케쥴이 너무 바뻐

 

제대로 된 외식을 못한지 거진 1년이 되던 차에

 

억지로 시간을 내어

 

예전부터 너무 가고 싶었던 알라 프리마에 런치로 가게 되었습니다.

 

서울 미슐랭으로는 올 초 밍글스, 스와니예, 제로 컴플렉스에 이어

 

4번째로 방문해보는 레스토랑이었는데

 

워낙에 인지도와 평이 좋은 식당이었기에 기대감도 컸습니다.

 

참고로 알라 프리마는

 

2017, 2018 미쉐린 서울 1스타를 받았다가

 

이번 2019년도에 2스타로 격상되었습니다. 

 

밍글스 방문기:https://www.dogdrip.net/152368960

스와니예 방문기: https://www.dogdrip.net/145952120

제로 컴플렉스 방문기: https://www.dogdrip.net/145899560

 

 

1.jpg

 

첫 세팅 모습입니다.

 

식당 외관도 찍고 싶었는데

 

12시 런치 오픈 시간에 맞춰 갔더니

 

매니저 2분이 쫙 빼입고 서있길래

 

괜히 사진 찍기 쪽팔려서 안 찍었습니다.

 

 

3.jpg

 

 

이 날의 메뉴입니다.

 

런치로 딱 적당한 구성입니다.

 

 

2.jpg

4.jpg

 

 

첫 요리로 나온 참치 요리입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아래에 깔려있는 것은 헤이즐넛 소스인데

 

솔직히 참치와 조화를 잘 이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근데 웃긴건 서로 겉돌지도 

 

그렇다고 잘 어울리지도 않는데

 

둘 다 맛있으니까

 

그냥 맛있습니다.

 

굳이 조화니 뭐니 생각을 할 필요가 없게 만듭니다. 

 

어쩌면 이것 자체로 이미 하나의 조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단, 딱하나 아쉬웠던 점.

 

참치가 좀 큰 편이라 잘라 먹을 나이프가 있었으면 했는데

 

나이프를 따로 세팅을 해주지 않습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같이 나오는 스푼이 얇게 디자인 되어 있어

 

스푼으로 잘라먹으면 된다고 하던데 솔직히 나이프를 하나 주는게 훨씬

 

좋을 것 같았습니다. 

 

 

5.jpg

 

두 번째로 나온 샐러드 요리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이 요리가 나오기 전

 

50가지의 허브와 야채 이름이 적혀있는

 

작은 두루마리 형식의 기름종이 같이 서빙합니다.

 

물론, 그 50가지의 허브와 야채는 이 샐러드에 사용된 재료 목록입니다.

 

드레싱은 따로 없고 에멘탈 치즈를 녹여 소스를 만들었는데

 

유청식이라 농도는 사실상 우유에 가깝습니다.

 

소스의 간도 짭짤한게 딱 좋으나

 

딱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소스의 농도가 묽다보니 야채와 잘 섞이질 않습니다.

 

같이 먹었을 때의 맛이 굉장히 훌륭했던지라

 

잘 섞이지 않던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6.jpg

 

그 다음으로 나온 옥돔 요리입니다.

 

옥돔 스테이크 위에 밤 퓨레를 몽블랑 형식으로 뿌려주었는데

 

밤 퓨레의 양이 조금 과하지 않나 싶었지만

 

맛 자체가 강한 편이 아니라 충분히 좋았습니다.

 

그 아래에는 양하라는 야채를 이용한 양념장 같은걸 올려주었는데

 

굉장히 맛있습니다. 

 

매콤달콤 짭짤한 우리 입맛에 익숙한 그런 맛을 내어

 

어쩌면 가장 무난한 요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9.jpg

 

 

메인 이전에 이 곳은 바 자리에서 보이는 모습입니다.

 

보통 레스토랑들의 경우

 

바 자리보다 테이블 자리를 선호하게 되지만

 

이 곳만큼은 바 자리에 앉는 것이 훨씬 좋을 듯 합니다.

 

우선 테이블도 굉장히 넓고 의자도 굉장히 편합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불편한 바 좌석의 형태가 아닌

 

셰프들이 요리하는 것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관 느낌의 좌석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맞습니다.

 

 

7.jpg

8.jpg

 

 

그 다음으로 나온 메인 디쉬입니다.

 

보섭살인데

 

메인 요리를 통해 정점을 찍어냅니다.

 

대부분의 레스토랑들에서는 메인요리보다는

 

이 전에 나오는 요리들에서 승부를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메인 요리의 경우에는 이미 재료 자체가 고기를 이용하다보니

 

맛이 어느정도 보장이 되어있기 때문에

 

다른 코스에서 보다 독창성과 참신함을 보여주어 승부를 보는 편인데

 

이 곳은 달랐습니다.

 

메인 요리는 말 그대로 주 요리입니다.

 

코스의 주연 자리를 단단히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이상으로 잘 익혀낼 수 없을 수준으로 잘 익혀낸 보섭살 스테이크.

 

그리고 맛있게 튀겨낸 감자 가니쉬와

 

진득한 농도의 백합근 퓨레는 

 

모던 이탈리안-재패니즈 요리를 선보이는 알라 프리마의 색깔을 

 

그 어느 요리보다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레드 와인 소스에 우엉즙을 넣어 씁쓸한 맛 까지 살려

 

고기맛을 더욱 살려줍니다.

 

완벽한 메인 요리입니다.

 

 

10.jpg

11.jpg

 

 

메인 다음으로는 특이하게 스파게티가 나옵니다.

 

오히려 익숙한 구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게 살과 파, 토마토, 시치미가 들어가는데

 

서버가 자랑하던 일본 특산 파의 단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근 5년 동안 먹어보았던 파스타 중 

 

가장 훌륭했습니다.

 

 

12.jpg

13.jpg

 

 

디저트로 나온 올리브 아이스크림입니다.

 

입가심 용으로는 최고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빙될 시점부터

 

이미 약간 녹아있었습니다.

 

사진에는 나오질 않았지만 반대편은 녹아서 좀 흘려내리기 까지 했습니다.

 

그 부분을 제외하고서는 완벽했습니다.

 

 

ㅇㄹㅇ.jpg

 

그동안

 

개인적으로는 밍글스를 대적할만한 곳은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밍글스에 대항할만한 한 곳을 꼽으라면

 

저는 무조건 알라 프리마를 뽑겠습니다.

20개의 댓글

2018.11.20

난 저렇게 쥐오줌만큼 주는게 넘모넘모 싫은거샤...

0
2018.11.20
@방구뿌웅

충분히 그렇게 느끼실 수는 있는데

 

막상 다 드셔보시면 배가 부를겁니다.

 

애초에 코스인지라...

 

지금까지 다이닝은 물론 요리 자체에 전혀 관심 없는 지인들 여러명 데려가봤는데

 

다들 처음엔 저렇게 조금씩 주고 그렇게 비싸냐고 말하던 사람들 중

 

밥 먹고 나와서 불만 가진 사람 진짜 단 1명도 없었습니다. 다들 배 부른건 당연하고

 

돈만 있었으면 무조건 재방문한다는 사람들뿐 없었던...

0
2018.11.20
@쏘농민

오오!

역시 먹어봐야 아는구나,,

0
2018.11.20
@므앙

애초에 저렇게 조금 나오긴해도

 

저런 접시가 5~8접시가 이어진다면 배가 안 부를 수가 없습니다 ㅎㅎ..

 

가격면에 있어서는 재료의 수준과 수많은 전문 셰프들 손을 거치기에 당연히 붙을 수 밖에 없는 인건비

 

그리고 요리 한 접시에 들어가는 하나하나의 구성들... 소스나 퓨레, 메인 재료, 허브, 위에 뿌려지는 가루까지도

 

하나하나 전부 다 직접 만들기 때문에 가격은 당연히 비쌀 수 밖에 없겠죠.

 

저런 식당에서 1인 3만원 받고 팔면 그게 더 이상할겁니다.

0
2018.11.20

정성글 ㅊㅊ

0
2018.11.20
@므앙

감사합니다.

0
2018.11.21
@쏘농민

가격도 가격인데, 어떻게 먹어야 하는걸까,, ㅋㅋ

 

소스는 바닥 까지 다 긁어 먹어야 하나 ㅋㅋ

0
2018.11.21
@므앙

저런 곳 가면 대부분 웨이터가 서빙하면서 먹는 방법, 순서를 다 알려줍니다.

 

일종의 서비스죠. 근데 애초에 굳이 그런거 없어도 대부분 딱 먹기 알맞은 비율로들 나와서

 

그냥 알아서 다 먹게됩니다 ㅋㅋ... 전 항상 바닥까지 긁어먹는 스타일..

0
2018.11.20

가격은 어찌되오

0
2018.11.20
@Superjump

런치 6만원 디너 대략 14만원 정도인걸로 알고 있는데

 

음식에 비해 가격은 싼 편이라 생각됩니다.

0
2018.11.20

한국 미슐랭은 제로 컴플렉스와 라연만 가보고 일본에서 주로 프랑스 레스토랑 위주로 접했는데

개인적으로 제로 컴플렉스는 마음에 들지 않는 요리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원래는 알라 프리마를 가려고 했는데 추석시즌이어서 못 간 게 아쉬웠는데 글을 보고 이번엔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0
2018.11.20
@wd우유

나중에 기회 되면 꼭 가보시길 권합니다.

 

후회 안하실겁니다.

0
2018.11.20
@쏘농민

이번에 1스타에서 2스타로 올라간 곳으로 밍글스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실제로 작년부터 밍글스와 알라 프리마가 좋은 평을 듣고 있던 것 같습니다. (본문에도 그렇게 올려주셨고)

둘 중에 한 곳을 꼽는다면 어디를 꼽으시나요?

0
2018.11.20
@wd우유

솔직히 정말 어렵습니다.

 

밍글스는 이미 4차례 정도 방문을 해보았고 단 한번도 후회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알라 프리마의 경우에는 이번이 첫 방문이었고 기대 그 이상이었고요.

 

아시겠지만 밍글스와 알라 프리마는 정말이지 내실있는 레스토랑들입니다.

 

2년간 1스타를 유지하다가 이번에 2스타를 받은 것만 봐도 그렇고 사실 미슐랭 스타는 껍데기일 뿐

 

이들의 요리는 직접 가서 맛보면 정말 요리를 넘어 예술을 해내는 곳이라는걸 바로 아실 수 있을겁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저는 둘 중에 하나를 굳이 꼽자면 밍글스를 선택할 겁니다. 그 이유는 밍글스를 더 많이 가보았기 때문이고요.

 

다만 알라프리마를 밍글스만큼 경험을 해보았다면 대답이 바뀔지도 모르겠네요.

 

굳이 비유를 하자면 밍글스의 경우에는 엄청 깔끔하게 차려입은 성공한 멋진 40대 중년 같은 느낌이고

 

알라 프리마는 fanxy의 끝을 달리는 30대 중후반의 느낌?..

0
2018.11.20
@쏘농민

ㅋㅋㅋㅋㅋ 비유는 아리송하지만 아무튼 어머니랑 가는 거니 상의해보고 참고해서 결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당

0
2018.11.20
@쏘농민

그런가 나는 밍글스 2016년에 들르고 나서 이렇게 서비스나 와인 페어링 형편없는데는 류니끄이후 처음본거 같아 실망 엄청했는데...

0
2018.11.20
@연변개장수

어우. 와인 페어링의 경우에는 제가 술을 아예 안 해서 경험을 못 해봐서 따로 뭐라 말씀을 못 드리겠습니다.

 

서비스의 경우에는 솔직히 막 엄청 좋다 이건 아니지만 그냥저냥 무난했다는게 딱 적당한 느낌?..

 

개인적으로 가본 곳 중에 서비스 제일 좋았던 곳은 스와니예 정도였는데 거기에 비하면야 뭐..

0
2018.11.20
@wd우유

제로 컴플렉스는 진짜 오너솊이 너무 산미에 집착해있는데 문제는 저거 가지고 컴플레인 수도없이 받아왔는데 아직도 못버리는게 문제같음

0
2018.11.20

멋있다

0
2018.11.21

와..작년5월에 갔었을때는 1스타 였는데 2스타로 올랐구나ㅎㅎ

 

파인다이닝 첫 경험이 알라프리마 였는데 1인당 11만원? 이었던가 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식사하면서 느낀점이 이정도면 20만원을 주고도 먹을수 있겠다였음

 

같이간 친구는 요리는 아예 관심도 없는 놈이라 첨에는 무슨 밥을 10만원 넘게 주고 사먹냐 미쳤냐 하던놈이

나올때는 너무 좋았다면서 다음에 다른곳도 가보자고 함ㅋㅋㅋ

 

한해 지나고 계절도 바뀌어서 그런가 코스 구성도 예전이랑 겹치는게 단 하나도 없네

정말 좋았던 기억이 있는 곳인데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것같아 기분이 정말 좋다ㅎㅎ

 

난 부산사는데 파인다이닝이 서울만큼 많지 않아서 아쉽다 ㅠ 작성자 글 올려줘서 고마워!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조회 수
40716 [잡담] 만두/요리 잘아시는분 답변좀 1 퇴근하고싶 0 3 시간 전 22
40715 [잡담] 보빌정 근육만들자 0 6 시간 전 16
40714 [외식] 신나는 노가다.. 행복한 점심시간..^^ 1 달려라부메랑 2 11 시간 전 87
40713 [수제 요리] 가라아게 재도전 후기 14 진지선비틀딱시비... 6 14 시간 전 138
40712 [잡담] 시중에 파는 냉면육수 추천좀 해주라. 6 카르노르디엠 0 15 시간 전 95
40711 [잡담] 오랜만에 회사점심 레벨을아이스크림... 0 16 시간 전 81
40710 [수제 요리] 머핀 또 만듦 2 ㅇㄱㄱㅈ 0 21 시간 전 60
40709 [레시피] 레시피에 계란 2 민트정어리피자 0 1 일 전 87
40708 [잡담] 쏘마치 치킨 4 ㅈ가치투자 1 1 일 전 107
40707 [잡담] 닭똥집 왜 싼지 알겠네 2 사나이테스트 0 1 일 전 165
40706 [외식] 신나는 노가다.. 행복한 점심시간..^^ 4 달려라부메랑 0 1 일 전 131
40705 [수제 요리] 들기름막국수 1 준선생님 2 1 일 전 151
40704 [잡담] 훈제삼겹살 , 고구마 근육만들자 0 1 일 전 110
40703 [잡담] 건포도 시나몬 파운드케이크 1 두번하세요 1 1 일 전 58
40702 [수제 요리] 가라아게 만들었는데 왜이리 부족하지? 5 진지선비틀딱시비... 0 2 일 전 153
40701 [잡담] 간단 감자볶음 5 클럽 0 2 일 전 126
40700 [외식] 신나는 노가다.. 행복한 점심시간..^^ 3 달려라부메랑 1 2 일 전 167
40699 [잡담] 베이컨 양파 스파게티 1 두번하세요 0 2 일 전 130
40698 [수제 요리] 들기름막국수 준선생님 0 2 일 전 151
40697 [잡담] 날 따뜻하니 양파에 싹 겁나나기 시작하네 9 내가이해가안되서... 0 2 일 전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