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SF) UFO

귀신, 초능력, 외계인이 실존하지 않는다고 믿었던 어린 시절. 나는 스스로도 내가 조숙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이 산타 클로스에 열광할 시점에 나는 이미 중학교는 어디에 갈 것인지, 미래에 어떤 직장을 잡아야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런 내가 UFO를 목격하고 그것을 UFO라 믿게 됐다는 것은 그 누가 보더라도 웃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그것은 야근을 끝마친 뒤의 늦은 밤. 거리의 수많은 가로등이 옅은 호박색으로 물들인 하늘을 보며 갖가지 잡념들을 떠올리고 있을 때였다. 30살이 되면 무엇을 하게 될까. 결혼은 할 수 있을까? 오늘은 무슨 맥주을 마실까 등 일주일에 두 세번 정도는 떠올리는 심심하면서도 흥미로운 주제들에 대해서 말이다.

그런 잡념들은 갑작스러운 일에 의해 단번에 잊혀지고 말았다. 무엇 때문인지 갑작스레 눈이 부셔 앞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불법 개조한 HID를 달고 있는 차가 등을 켰다고 생각하고 나지막하게 욕을 했지만 그것은 분명 자동차 조명 따위가 아니었다. 눈이 어느정도 밝음에 적응하자 보인 것은 하늘을 덮을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큰 원반이었다.  미국 여행 때 그랜드 캐니언을 보았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벅찬 감정. 심장이 멀미에 걸린 듯 울렁거렸다.

‘UFO다.’

그리고 UFO는 원래 존재하지 않기라도 했던 것처럼 눈을 깜빡하는 사이 하늘에서 지워졌다. 빛 또한 사라지고 다시 노르스름하고 어두운 하늘만이 원래의 자리에 있었다.

'분명 난리가 났겠지.'

UFO를 봤다는 비현실적 상황에 잠시 숨죽였던 이성이 고개를 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 이성이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은 아니었고 고작해야 스마트폰을 꺼냈을 뿐이었다.

나는 자주 들어가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접속했다. 무슨 일이 생기기만 하면 가장 빠르게 반응하던 곳이 그곳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웬일인지 조용했다. 평상시 떠들던 주제에 대해서만 언급할 뿐 UFO 혹은 엄청난 빛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었다. 혹시나 해서 그 자리에서 30분이 넘도록 뉴스란을 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지금의 하늘처럼.

다음날 나는 격양되어 선배에게 전날 보았던 UFO에 대해서 말했다. 하늘을 뒤덮은 거대한 원반과 불빛. 하지만 선배 역시도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내가 이렇게 진지하게 UFO에 대해서 말하는 것에 대해서 처음에는 날짜를 확인했고 두 번째로는 내 이마를 만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조퇴할 것을 요구했다.

짜식, 많이 피곤했구나. 형이 다음에 술 한 잔 사줄게.”

아무도 공감하지 못하는 이 사건에 대해서 UFO를 운전하던 놈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내 앞에 나타난 것 일까. 혹시나 내 말에 공감해줄 사람은 없을 것 인가. 그렇게 나는 진지하게 커뮤니티 사이트에 내가 목격한 것들에 대해서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내 말에 공감해줄 사람을 찾으며.

1개의 댓글

2018.11.11

UFO 알고보니 위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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