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버킷 리스트

자신의 꿈을 적어두고, 그 꿈을 이룰때마다 한개씩 지워나가는 리스트, 버킷 리스트.

순화하자면 소망목록이다.

꿈을 이룬다는 뜻과 대비되게, 원래 유래는 교사를 위해 목메달기 전 올라가는 양동이에서 유래가 되었다. 

 

나는 인생에서 "이것도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은 수천번 수만번은 했을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게, 흔히 말하는 다재다능의 대표인물이기 때문이다. 

몇몇 부문에서는 재능이 심각할정도로 모자르지만, 대부분에 있어서는 범적인 수준을 뛰어넘는 습득률과 재능을 보인다. 

가령 시각적 예술에 대해서는 정말 참혹할정도로 재능이 없었지만, 음악적 예술에 대해서는 누군가가 가르친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음악을 만들정도였다.

그로인해 해보고싶은것은 무궁무진했다. 누구든 세계일주라던가, 번지점프 등 조건만 된다면 인생의 한 획으로 삼고싶은것을 버킷리스트로 삼게 된다.

나도 그러했다. 그저 그것을 할 수 있고, 그러한 금전적 시간적 조건만 갖춘다면 모두 다 해보고 싶은 것이다. 초등학교 이사장이 되고싶다던지, 길이 막혀 힘든사람에게 조언해주는 높은 사람이 되고싶다던지, 어떤 한 분야의 역사적 최고봉이 되고싶다던지... 어라?

그렇게 두고 생각해보니 나의 꿈들은 버킷리스트라 부를 수가 없었다.

 

친구에게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보라고 부탁했다. 기준을 보기 위해서였다. -나는 논리적으로 뭔가를 지정하고 나누는것을 좋아하고 그를 통해 인생이 결정된다. -

친구의 버킷리스트는 다음과 같았다. (일부)

1. 자취집에 에어컨 들여놓기.

2. 치즈 케이크 직접 만들어보기.

3. 아프리카 원주민이 직접 만든 희귀 악기 가져보기.

4. 일주일만에 마요네즈 한통 다 비우기. (내 친구는 마요라다.)

등등

 

역시 놓고보니 기준이 많이 달랐다.

그의 기준은 "어차피 죽을거, 앞뒤 가리지 않고 내 욕망을 모두 드러내는 소원들을 이루고싶다. 가능한 선에서."

즉, 죽을 각오라는것을 무시한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오겠는가? 하지만 죽을힘을 다한다 해도 이룰 수가 없는것은 버킷리스트에 포함되어서는 안된다는것이다.

여러 친구의 버킷리스트들을 들여다 보았지만, 당장에 죽을게 아닌것과 당장에 죽기 전 해봐야하는것... 이 두 차이였을 뿐, 

그들의 버킷리스트는 모두 "가능한"선에서 끝을 맺었다.

나는 착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의 버킷리스트는 "인생을 바쳐야만" 이룰 수 있는 꿈들이었다. 일회용일뿐더러, 친구들의 일회용 버킷리스트와 다른점은 내가 심각한 노력을 통해 인생을 송두리째로 바쳐야만 이룰 수 있는것이다. 단 한개만으로도 그 버킷리스트는 너무 무거워 중성자별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한개도 재미가 없는 리스트다.

나는 착각해온것일지도 모른다. 버킷리스트란 "꿈"과는 또다른것이 아닐까. 

 

 

 

나는 처참한 내 버킷리스트를 보고 사색에 잠겼다. 어디에서 차이가 오는것일까?

"죽기전에 이루고 싶은것"을 적은 것 뿐인데 엄청난 차이를 가져왔다.

그들의 버킷리스트는 확실히 죽기 직전에는 할 수 있는것들이다. 어느정도의 팔다리 힘만 있으면 이룰 수 있는 목록이다.

나의 버킷리스트도 확실히 죽기 직전에는 할 수 있는것들이다. 어느정도의 내가 가진 충분한 재능만 있으면 이룰 수 있는 목록이다.

하지만 그들은 1차적인 욕망을 드러내는 소원들이었고, 나는 몹시 철학적인 욕망을 드러내는 소원들이었다.

그들의 소원은 소원 자체가 목표였고, 나의 소원은 소원이 목표로 가는 길이었던 것이다.

그들의 버킷리스트는 먹고싶고 하고싶고 뛰고싶지만, 그 행위를 할때는 남겨진 인생이 불행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평소에는 하지 못하는 행동들이다.

나의 버킷리스트는 하고싶지만, 시간이 몹시 모자르고 끝없는 노력을 통하고 그 행위를 함으로서 내 인생은 완성이 되는것이다. 

찾아냈다! 나의 버킷리스트는 본말전도였던 것이다!

 

 

윽이고 나는 버킷리스트를 다시 써내려갔다.

 

...

...

 

.....

 

 

이제서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제서야 내 버킷리스트는 지워질 수가 있다.

다행이다.

3개의 댓글

2018.09.22

소망햐~

0
2018.09.24

버킷리스트 적는게 버킷리스트 였다는건가?

너무 무거워서 중성자 별이 될 것 같다는 부분 맘에 든다

0
2018.09.24
@짜장볶음탕

저렇게 복잡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만 허락된 버킷리스트지.

 

중성자는 조금 부끄럽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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