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드립

즐겨찾기
최근 방문 게시판

개드립간 택배기사 글 읽고 적는 내 이야기

개드립에 인성이 생활수준 따라간다는 글이 있더라

그거 보고 생각난 내 이야기를 좀 풀어봄.

 

대학교 시절 여행경비 마련해야 하는데, 힘든 일은 하기 싫어서 아버지한데 편한 단기알바자리를 부탁했었음.

마침 명절 전이라 백화점 명절선물배송하는 알바를 구해주심.

당시 최저가 4천인가 5천인가 했었는데, 시급 만원

배송원아저씨가 배송지까지 태워다주고, 난 조수석에 앉았다가 지급해준 복장으로 올라가서 정해진 멘트치고

선물세트 전달하고 그러면 되는 개꿀알바였음.

심지어 배송시간이 좀 늘어지면 8시간 이후엔 1.5배로 주고, 밥값도 따로 나옴.

 

첫째날이랑 둘째날은 종합병원 병원장이 돌리는 선물세트였는데, 전부 한우선물세트였음.
난 이틀동안 우리나라 좋은 집 구경은 다 한거 같음.

(진짜 잘 사는 집들은 오지게 잘 살더라...엘베내렸는데 집안 내부에 정원보이던 빌라가 대박이었는데...)

사람들이 전부 친절함.

경비원들도 친절하고 주인들도 친절하고. 어린 친구가 고생한다며 안에 들어와서 잠깐 쉬라는 아주머니도 계심

근데 사실 저 당시에는 별로 감흥이 없었다.

우리집도 택배아저씨나 뭐 다른 기사분들 오시면 음료수 드리고 그러니까.

 

문제는 셋째날부터 터짐

갑자기 선물들이 싸구려과일세트로 바뀌더라 그리고 배송지들이 좀 못 사는 동네들로 바뀜

싸구려선물들이 뭐 이리 무거운지...

그리고 대체 건물 높이가 5층인데 엘베는 왜 없는거냐...ㅅㅂ

사람들도 대체적으로 날카로움, 선물전달이라 사람을 만나주는게 메뉴얼인데

날 무슨 강도로 여기는 사람이 많더라.

(문 앞에 두고 가세욧!, 네 그래서욧?)

수고하세요, 고생하셨어요, 고맙습니다 류의 말을 하루종일 거의 못 들어 본거 같음.

배송 전에 전화 연락하면 오전에 가면 오전에 간다고 ㅈㄹ 오후에 가면 오후에 간다고 ㅈㄹ함 

 

그렇게 4일 명절동안 일하면서 

"못 사는 사람들은 교양이 없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됨,

그리고 이걸 우리 아빠 앞에서 내뱉음. (미쳤었지...)

 

아버지가 그 일 있고 얼마 뒤에 나를 부르심, 

넌 너무 고생을 안 해본 거 같다.

과외말고 다른 일을 해보면서 경험을 좀 쌓아라. 그리고 용돈은 이제부터 없다.

과외 하던 거 정리하고 과외 또 하면 학비 번다고 생각하고 학비도 주지 않겠다.

 

처음으로 음식점에서 시급 5500원 받고 알바를 하게 함.

근데 정말 사람이 순식간에 쪼잔해지더라...

모든 재화를 시급으로 환산하게 됨. 이 술값이면 내가 8시간 일해야하네 이런 식으로

서비스를 받을 때에도 아니 내가 2만원이나 냈는데 이러면서 여유가 사라짐.

태어나서 컴플레인 한 번 걸어본 적 없는 내가 걸고 있더라 ㅋㅋㅋㅋ

음식점 가서 메뉴가 맛없으면 다른 거로 하나 더시키고 그랬었는데 ㅋㅋㅋㅋ

지갑에 돈이 없으니 인간이 거의 소심이가 됨.

(제일 좆같았던건 모텔비였다 ㅅㅂ 왜 이리 비싼거야 )

 

그렇게 거의 반년을 사니까, 알바도 이것저것 해서 경험도 좀 쌓이고

과소비도 줄고 사람들 마음에 여유가 없는 것도 이해가 되더라.

 

내가 그 와중에 택배상하차 나갔다가 미친 놈 만난거 들으시고는

아버지가 용돈 다시 주시기 시작하셨는데,

이 때 술한잔 마시면서 훈화를 꽤 오래 들었음.

과외만 하고 용돈 받아쓰니 세상보는 시야가 좁아진거다부터 시작해서

다른 사람들 함부로 평가하지마라 까지 전부 다 맞는 말만하셔서 부끄러워지더라.

 

인덕을 쌓아서 잘 사는게 아니다 개붕이들아 

지갑이 여유롭고 마음이 여유로우니 친절한거야. 매너가 있고.

 

--------------------------------------------------------------------------------------

쓰다보니 길어졌네 요약함

1. 명절알바하다보니 못 사는 사람들은 교양이 없구나라고 생각함

2. 아빠한데 말했다가 용돈 과외 끊김

3. 반년간 개고생해보고 교양이 아니라 여유가 없어서구나 라고 느낌

4. 곳간에서 인심난다.

 

 

 

 

 

105개의 댓글

근데 그게 그거 아니냐?

돈없으니까 사람인심 ㅈ같아진다는건 진리인거같은데?

0
2018.09.22

일단 사람 좀 줄면 나아질듯

0
2018.09.22

있어도 개새끼는 개새끼다.

 

없다가 긁어모아서 부자된 놈은 높은 확률로 얕은 인간 관계에선 근엄한 천사지만 깊은 인간관계. 특히 상하관계에선 쓰레기+미친개+씹꼰대일 확률이 높다.

 

차라리 한방에 땅팔아서 부자! 라거나 로또1등! 이라면

모를까 쪼매난 사업체로 성공해서 부자! 인 경우

존나 높은 확률로 개다. 소송도 존나 좋아하고..

1

택배상하차 썰좀 풀어봐라 급하다..

0
2018.09.22

그래 케바케 라니까....

1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무료급식소 노숙자들의 요구사항 ㄷㄷ 36 개드립잼썽 38 7 분 전
남친이 직장을 속이고 절 만났어요 21 밤에썸타면흑섬 35 11 분 전
특수교사 녹음 사태 이후 벌어지는 세기의 대결.jpg 50 준구 44 12 분 전
미국 : 한국아 우크라이나 주게 니네 무기 340만발만 내놔라. 44 ㅋㅋㅎ 37 12 분 전
엄청 귀엽다고 들은 오사카 길거리 누나 37 책한권만읽은무서... 36 14 분 전
30대 중반 여자가 남자 만나기 힘든 이유.blind 44 블라똥글렉카 32 16 분 전
부산 돼지국밥집 칠무해 134 이타헨아잉 51 26 분 전
자영업 근황) 5명이서 돈가스 1개 시킨 손님 썰.jpg 45 닉네임변경01 55 28 분 전
ㅆㄷ)데빌메이커 56 장트러블맨 48 46 분 전
클리앙 난민이면 꺼지라고 하는 이유 34 니게시글엔소울이없어 117 48 분 전
클리앙)소속감 가지는거에 화가난 익게이 35 상온도치 61 48 분 전
ㅆㄷ)클리앙 회원 이주기념 축하콘서트 104 즈큥조큥 77 1 시간 전
뉴진스 민지 칼국수 논란을 본 공혁준 153 번환자님 178 1 시간 전
틀니앙 아저씨들께. 81 블라똥글렉카 186 1 시간 전
클리앙에서 오신 난민 여러분들께 88 꽈세제비 169 1 시간 전
블라)출산율 무섭지 않냐? 199 캐피탈 91 1 시간 전
노가다 아재들과 전쟁에서 패한 캣맘들의 선택 61 부자가될개붕이놈들 125 1 시간 전
햄버거 가게 알바 만화.jpg 25 뭐라해야하냐 63 1 시간 전
젊은 커뮤니티 순위 151 미주 100 1 시간 전
타 커뮤들의 테라포밍을 막는 방법............ 101 lllIIlllI 108 1 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