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BGM) 한(恨)

나는 항상 못난 사람이었다.

그런 자존감을 충족시키려 허언에 빠지기도 했었다.

웃긴것은 자괴의 정도가 지나쳐 스스로를 망가뜨려갔다.

요컨대, 포장의 허언보다는 스스로 오물을 뒤집어쓰는 허언이었다.

원하는 목표는 오직 한 방향이었다.

 

"어느 누군가도 동정하지 못할 최악의 삶이 되어 죽자."

 

차라리 잘 죽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싶었다.

그렇게 되어야 가치없는 삶이 사라진 것에

눈물 흘릴 사람도 없을 것이며 박수를 치며 기뻐할 것만 같았다.

나는 내가 죽고서 불쌍하다며 동정받고 싶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불쌍해? 그런 마음 원한 적도 없었어."

 

우울이 끝없이 사람을 주저앉히는 것에는 비범한 눈물이 있다.

나는 눈물을 흘릴 생각보다 눈물을 머금고 눈물을 마셨다.

그 취기에 나는 고통스럽던 하루들을 비워냈다.

눈물로 빚어낸 술잔에 눈물은 좋은 안주였다.

 

"토하고 쓰러지다보면 언젠가 생이 끝날 것이라는 희망"

 

거듭된 술과 눈물의 연쇄에 칸타타에서 레퀴엠으로,

크레센도에서 데크레센도로, 심장 소리는 스타카토로,

그 심장 떨림에 손은 눈물잔을 잡고 삶을 비관했다.

무수한 세월을 지나왔지만 어느것도 나아진 건 없었다.

 

"어쩌면 나의 회광반조가 그곳에 있었구나"

 

끝없는 우울이 나를 잡아먹기 시작할 때,

나는 그래 그렇게 두어라며 내버려 두었다.

끝없는 눈물이 나를 잡아먹기 시작할 때,

나는 포기하면 편할 것이라 내버려 두었다.

마침내 이 모든 과거가 나를 덮쳐왔을 때,

 

"나는 비로소 이 삶에도 끝이 오는구나 한편으로 안도했다."

 

빛나는 삶의 궤적이 눈물로 앞을 가리듯 점차로 흐려져가며

주저앉았음에도 다시 일어나는 시기가 있었다.

지난 날의 실패한 인간관계에 대한 속죄와 반성,

남들이 모르는 깊은 상처까지 어루만지고 괜찮다 다독이던 시기

 

"차라리 이 시기가 없었다면 더 편하지 않았을까."

 

날 일으켜세우면서도 밀어 넘어뜨렸다. 많은 사람들에게 나는,

단지 스스로의 선함을 드러내보이는 얄팍한 수단이었을 뿐이었다.

내가 밀어 넘어뜨린것에 화를 내자 배은망덕하다며 욕을 한다.

밀어 넘어뜨려도 마땅한 사람이라며 합리화하고

손대지 않았다며 자기 혼자 넘어진 것이라며 변명한다.

 

"나의 치부를 안다는 것이 권력이되어 나를 쓰러뜨렸다."

 

나는 항상 가면을 쓰려 노력했다. 깊은 우물에 빠졌기에,

오히려 조금 더 밝게끔, 당당하게 보이게끔, 냉혈한인 듯,

이제 모든 것들을 벗어던지자 참으로 익숙한 모습이 보인다.

한(恨)에 몸서리치며 주저앉아 얼굴을 덮고서

 

"나는 유아기 아이처럼 내가 안 보이면 남들이 보지 못한다고 믿고싶었다."

 

거울을 쓰다듬으며 과거의 내가 물었다. 

 

"아이야 이제 끝났단다. 참말로 너가 원하던 끝이 아니었니?"

 

"아이다, 아이다. 아직은 아이다."

 

나는 아니란건지 아직 어린 아이란건지 아이다라는 말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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