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관리된 총

 그 소총은 깨끗하게 관리 되어 있었다. 난 그 소총의 이름은 모른다, 하지만 오래된 총이란 것은 알 수 있었다. 관리가 잘 되어 있음에도 오래된 총이란 것을 알 수 있다는 건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맨들맨들 하다는 말이다.
 폐허에서 만난 여자아이는 소총을 닦는 데에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오히려 그것이 총강을 해칠 것 같이 보였다. 그러나 그것 이외에 다른 할일이 없을 것 같기는 했다. 총을 달라고 해봤지만 절대로 주지 않았다.

 소녀는 도시를 뒤지면서 보존 식품만을 찾아 먹는 단조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사람은 생존하는 것만으로는 살아 갈 수 없다. 소녀에게는 총관리가 소일거리였던 모양이다.
 "아빠……."
 여자아이는 나를 그렇게 불렀다. 하지만 그 뜻은 모르는 것이 분명했다. 떨어진 광고지나 사진속의 남자를 보면 전부 아빠라고 했다. 이 아이는 부모에게서 언제 떨어졌는지 모르겠으나, 큰 정신적 충격이 되었던지 어쨌던지. 제대로 된 언어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아빠……."
 아주 오랜만에 본 사람이라서 그럴까, 내가 눈에서 사라지면 애타게 불러댔다. 나는 네 아빠가 아니야 라고 말해봤지만, 당연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럴 때면 총을 더 꽉 껴안는 듯 했다.

 소녀를 따라 다니면서 폐허에 대한 조사는 마쳤다. 이곳은 가치가 없다. 우리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필요한 곳을 우선적으로 복구해야 한다. 적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거대한 공백을 두고 폐허와 폐허를 연결하는 지금 세계에서도 분쟁은 여전히 계속 되고 있다. 그러니 누가 올지 모른다.
 총은 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공격하겠다는 의사와 같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아이가 잠든 사이에 총을 들고 폐허를 나왔다. 변명이지만, 아이 하나를 달고 이 공백을 돌아다닐 여유는 없었다. 그리고 아이는 혼자서 잘 살고 있었다.

 정찰을 마치고 돌아왔을때 병기 담당이 총을 두고 상당히 상태가 좋은 총이라고 말했다. 과거에 이 땅이 독일이라고 불렸을 적에 쓰였다고 했다. 그는 잠시 시험사격을 해보겠다고 갔다가 고개를 저으면서 돌아왔다. 그는 총에 공이가 없다면서 이건 관리는 잘 되었을지 모르지만 사격 할 수 없는 물건이라고 했다. 원한다면 개인적으로 가져도 좋다길래 그대로 갖고 왔다.
 나는 사격을 할 수 없는 총을 죽어라 닦고 있던 아이의 생각을 알 수가 없어 총을 이리저리 만져보았다. 총을 유심히 살펴보자 문자가 적혀 있었다. 얼마나 닦아 댔는지 거의 지워지기 직전이었다.
 아이의 아버지라고 생각되는 사람이 쓴 짧은 문장이었다. 이것은 유품이 아니며, 자신이 죽으면 버려버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아버지는 자신이 언제 죽을지 몰라 불안했는지 부품을 뺐다. 생각한 대로 아이가 글을 깨우치기 전에 비극이 있었고, 아이는 아버지의 유품을 아버지의 버릇대로 닦아왔다. 
 소총이 아버지와의 매개체였을 것이다. 그것을 뺏아왔으니 잔인한 짓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이의 죽은 아버지의 뜻을 이뤄준 셈이기도 했다. 이후 두번 다시 아이를 만나지 못했으니, 좋게 생각해야 할지 어떨지 끝까지 보류해두기로 했다.
 

5개의 댓글

2018.08.22
ㅊㅊ!
0
2018.08.22
글 쓰는거임?
0
2018.08.22
@1등
글 쓰는 거라니?
0
2018.08.23
@htthetetie
본인 창작물인가 묻는거
0
2018.08.23
@1등
당연히 내 창작물이지..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조회 수
32443 [그림] 플러스터 토마+포세이혼 뿔난용 1 7 시간 전 10
32442 [그림] 플러스터 토마+포세이혼(스케치) 뿔난용 1 7 시간 전 8
32441 [그림] 오랜만에 샤프 낙서 장윈영 1 11 시간 전 25
32440 [그림] 야밤 동탄 1 프로수간충 2 18 시간 전 74
32439 [그림] 플러스터 간+기가듈 뿔난용 1 20 시간 전 20
32438 [그림] 플러스터 간+기가듈(스케치) 뿔난용 1 20 시간 전 15
32437 [기타 창작] 개다, 요루시카 권주가 1 1 일 전 29
32436 [그림] 플러스터 간+테라 뿔난용 2 1 일 전 46
32435 [그림] 플러스터 간+테라(스케치) 뿔난용 1 1 일 전 20
32434 [그림] 스윽 5 구파 7 2 일 전 62
32433 [그림] 플러스터 간+바로제 뿔난용 3 2 일 전 41
32432 [그림] 플러스터 간+바로제(스케치) 뿔난용 1 2 일 전 34
32431 [그림] 스압) 죽음이 보이는.manhwa 1 띠굼아 5 3 일 전 108
32430 [그림] 플러스터 토마+가브리온 뿔난용 2 3 일 전 46
32429 [그림] 플러스터 토마+가브리온(스케치) 뿔난용 1 3 일 전 23
32428 [그림] 블아 네루 8 2049 13 4 일 전 142
32427 [그림] 플러스터 토마+깅가드 2 뿔난용 4 5 일 전 95
32426 [그림] 플러스터 토마+깅가드(스케치) 뿔난용 2 5 일 전 33
32425 [그림] 플러스터 토마+마샨타 뿔난용 2 6 일 전 228
32424 [그림] 플러스터 토마+마샨타(스케치) 뿔난용 1 6 일 전 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