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매일 2~3회씩 평균 2만원 거리를 탐. 일때문에 가는것도 있고 기타등등 이유 때문에 계속 택시를 탐. 아래는 내가 만난 택시기사 시리즈.

10년동안 택시타다보면 별의 별 택시기사들을 만남. 좁은 공간에 낯선 사람이랑 한시간씩 있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뭔가 이상한 이유가 있어서인지 유독

이상한 사람들이 꽤 많음.

1주일에 한명씩은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 같음. 올해들어 기억 나는 이상한 사람을 알려줌

1. 쉬지않고 혀를차고 쩝쩝대는 기사

엄청 좁고 낡은차였음. 딱 봐도 연세가 돼 보이시는데 한 10분쯤 지났을까. 쩝쩝 하고는 입맛을 다시는거임. 약 3초에서 5초 기점으로 계속 쩝쩝쩝쩝함. 처음에는 참았지. 뭐 틀니에 문제가 있으신가? 곧 편하게 고치시겠지 이러면서 신경 안쓰려고 노래를 듣는데, 노래가 끝나고 다음 노래가 나오는 동안 약간 정적 있는데 그 사이에 리드미컬하게 쩝쩝쓰읍 쩝쩝함.. 도저히 안돼겠어서 이어폰을 뽑고 한참 쳐다 봤는데. 본인은 쩝쩝쩝쩝하는지 모르나봄.

왠만하면 그냥 가려고 했는데 멈추질 않아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계속 쩝쩝거리실거에요? 라고 물어봄. 한 20초 참더니 다시 쩝쩝쩝쩝함. 아 미쳐버림. 세우라고 다른차타겠다고 말하니까 날 미친놈 쳐다보듯이 봄. 세상에.

2. 쉬지 않고 먹는 기사

차가 좀 막히는 날이었음. 잘 가다가 운전기사가 오른쪽 수납장에서 뭔가를 꺼내서 먹음. 쩝쩝쩝 먹다가 물을 마심. 아 바쁜가보다. 배고프시겠네. 처음엔 이렇게 생각했음. 근데 이게 몇개가 들어있는지 40분동안 내내 꺼내서 쩝쩝쩝, 또 쩝쩝쩝. 꿀걱꿀걱 쩝쩝쩝. 쳐다봐도 계속 쳐먹음. 뒤에 있는 사람은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시발 그렇게 1시간동안 강변북로에 갖혀서 쩝쩝거리면서 밥쳐멱는걸 듣고 있어야했음.

3. 진로상담 기사

미친놈이 시작하자마자 날 붙잡고 뭐하느냐부터 시작해서 외모평에 무슨 학벌 평에 별의 별 평가를 다 내림. 지는 택시기사하면서 날 갖고 무슨 진로상담사도 아니고 계속 아 그러면 안돼지, 이렇게 해야지.. 시발 내가 돈내고 서비스 받는데 날 고문함. 졸라 짜증나는 스타일. 보통 뭔가 말걸기 시작하면 이쪽일 가능성이 존나 높음.

4. 신세한탄 기사

내가 왕년엔 안이랬는데 어쩌고 저쩌고.. 씨발 좃같은 논리를 쳐들이대면서 세상 비판에 무슨 비판에. 왜 택시기사 하고 사는지 잘 알정도로 좃같은 개소리를 쉬지 않고 쏟아냄. 제일 짜증나는 타입임.

5. 네비 불감증

네비에서 분명히 이길로 가라고 하는데 그리로 안감. 그리고는 내비탓을 함. 내비가 잘못돼서 말야. 그러기에는 길안내하는 네비, 카카오T 줄줄이 달고 있으면서 씨발 한푼이라도 더 쳐먹겠다고 난리침. 뻔히 '잘못된 길입니다'라고 이야기하는데 돌리고, 또 돌리고, 또 돌리고. 좃같은건 열에 여덞은 이지랄임.

그외 특수한 케이스

택신데 길 가다가 아 이길 안될것 같은데... 뭐 어쩌고저쩌고 그래서 그럼 편하신대로 하라 그랬음. 보통 안될것 같다고 이야기해서 들어주면 기사가 최선을 다해서 빨리 가려고 노력해서 들어주는 편임. 그런데 이 인간은 가다가 갑자기 불법 U턴을 함. 뭔가 멋있어보이고 싶었던 모양임. 뒤에서 짭새가 따라오면서 세우라고 하고. 세움. 딱지 끊을라는데 아 저 무슨 통신원인데 어쩌고저쩌고 한번만봐주세요 어쩌고저쩌고. 결국 그 아저씨 벌금 안끊음. 존나 어이없는건 그 실갱이하는동안에도 택시 미터기는 돌아감.


10년동안 택시를 계속 타본 경험으로 이야기하면. 택시 운전하는 인간들은 대부분 똑같다. 그나마 상황이 나은건 카카오T나오고나서 별점 제도 생기니까 사람들이 꽤 친절하게 변했는데, 그것도 뭐 잠시임. 별점으로 테러 계속하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좀 안전한 사람들이 잡힘.

딱 타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택시기사들이 '안녕하세요 어디로 모실까요'하는 수준까지 오는데, 카카오T나오고 한 2년동안 계속 쌓은 데이터가 최근에야 제대로 나오는 듯. 대신 좀 느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