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게이들아.

잠도 안오고 할 것도 없고 해서 글이나 쓴다.

군 전역하고 맨날 공부만 하고 시험 망하는 일만 해서

게이들이 좋아할만한 주제가 뭐가 있지 고민하다가

오버워치에서 욕한 놈 인실죧 먹인 썰이나 풀어보련다.

때는 2017년 2월 25일 새벽 4시경.

나랑 전여친이랑 친구랑 3인큐였음.

나랑 친구는 그마출신임. 플레이구간은 플레구간이었고.

맨날 그마에서 탱힐만 잡고 고통 받는 게 싫어서

딜러아이디로 부캐를 썼음.

그런데 상대방이 갑자기 나랑 내 친구를 대리라면서 욕을 해대는거임.

욕의 수위가 너무 심해서 내가 내 신상을 밝히고 욕하지 말것을 밝힘.

(저는 ㅇㅇ시 ㅇㅇ구 ㅇㅇ아파트에 사는 ㅇㅇ살 ㅇㅇㅇ(본명)입니다. 3인듀오 실제로 전부 아는 사이입니다. 욕하지 마십쇼. 듣기 거북합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오히려 내 실명을 대고 욕을함.

욕설 리스트로는 '병신ㅋㅋㅋㅋ 애진간히 욕 쳐먹었나보네ㅋㅋㅋㅋㅋㅋ', 'ㅇㅇ아, ㅇㅇ시에서 보자. 니 대가리 깨버리게', '씨-발련아 ㅇㅇ애미가 니네집으로 초대함'

등의 욕설을 함. (그 전에 욕한 거는 모욕죄 성립요건이 안돼서 제외함.)

시간을 겨우 내서 4월달에 경찰서를 찾아감.

내가 대구에서 학교를 다녀서 대구북부경찰서를 갔더니

형사가 하는 말이, ㅇㅇ아파트까지만 밝히고 동수를 안밝히고, 전화번호도 안밝혀서 고소가 안됩니다.

이 지랄 떠는거임 ㅋㅋㅋㅋ 어이가 없어서 청원감사실 가서 얘기하니까 사이버팀장이 와가지고 "이런 사소한 욕설을 그냥 넘기는 게 서로 편합니다. 이런 사건 맡으면 경찰도 골치 아파요. 형사지침에서도 이런 고소건 받아주지 말라는 공문이 내려왔어요." 이러는거임.

그냥 '고소할겁니다'하면 고소는 받아주겠지만 검찰송치때 무혐의처분으로 송치하면 나한테 치명적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내가 사는 곳에 와서 고소함.

여기서는 고소 엄청 친절하게 받아주시더라.

게임에서 욕하는 나쁜 놈들은 벌 받아야 한다고 격려도 해주시고.

그래서 5월 4일에 고소장 접수하고 기다림.

그리고 6월 20일 즈음에 경찰분이 연락해주셔서

욕한 사람 찾아냈고 검찰 송치하겠습니다. 하시더라구.

보통 경찰에서 합의도 같이 봐주는 줄 알았는데... 합의 봐주는 건 경찰측에서 할 필요가 없다고 하시더라구.

그래서 검찰로 넘어가게 됨.

검찰에서 먼저 연락오더라. 합의 의향 있냐구.

사실 이 놈 형사처벌로 엿 먹이고 전자소송으로도 엿 먹일려고 했는데

시간적 경제적 부담이 동반되는 게 싫어서 가해자측에서 반성을 하고 있고 금전적 보상을 해줄 의향이 있다고 하면 합의 의향이 있다고 함.

그러면 형사조정을 해보겠다고 하시더라.

형사조정은 검찰측에서 형사처벌을 내리기 전에 피해자 가해자 측의 합의를 도와서 형사처벌을 피하게 해주는 제도야.

나는 경북에 있는 도시에 살고 있고 상대는 경기도에 산다고 하더라구.

그래서 나는 직접 검찰로 찾아가고 그 사람은 전화로 조정을 하기로 했어.

들어가니 위원장 1명, 위원의원 2명, 집행관 1명으로 돼있더라.

어쨌든 이렇게 돼있는데.. 가해자는 없었어. 전화상으로 연결되어있지.

위원장이 사건 개요부터 설명을 요구하시더라구.

그래서 '게임 도중에 욕을 너무 심하게 해서 신상을 밝혔습니다. 인터넷에서 신상을 밝히고나면 상대가 욕을 할 시에 법의 저촉을 받아서 욕을 할 수 없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상대는 이에 여의치 않고 오히려 제 이름을 거론하여 욕을 하며 대가리를 깨버리겠다는 협박까지 했습니다.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는 저로서는 며칠 간 공포감에 휩싸였습니다. 게다가 당시에 저 혼자 있던 것이 아니라 제 애인과 친구와 같이 게임을 했습니다. 원래는 합의 의사가 없었지만 민사소송을 할 시의 시간적 경제적 부담도 존재하고 상대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면 합의를 하여도 괜찮다고 생각해서 이 자리에 왔습니다. 다만, 상대방의 진심 어린 반성과 제가 입은 피해를 금전적으로도 보상을 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라고 말했어.

그러니 합의금은 얼마를 생각하시냐고 묻더라. 그래서 원래는 100만원 부를려다가 너무 노양심인가 싶어서 70-80으로 불렀어.

그랬더니 상대방이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50만원도 괜찮냐고 물으시더라구.

하... 안된다고 하고 싶었는데 그냥 50만원도 괜찮다고 하니까 위원장이 가해자랑 전화를 해보겠다고 하더라구. 전화시간에는 형사조정실 밖에서 대기했음.

10분 뒤에 다시 들어가서 위원장이 50만원에 합의를 보도록 이야기 했다. 전화를 받아서 사과를 받도록 하여라. 그러더라구.

그래서 전화를 받았거든? 내가 상대방한테 내가 실명을 밝히고 나서 왜 실명으로 욕을 했냐, 욕의 수위가 너무 심해서 밝힌 거다. 물어보니까

나랑 내 친구가 너무 핵 같아서 만나보고 싶어서 내 이름을 대고 욕을 했다고 하더라고 ㅋㅋㅋㅋㅋ

내 어이가 없어서 뭐라고요? 그러면 여기 오시지,왜 전화로 하세요? 별로 반성 안하신 거 같은데? 하니까

위원장이 갑자기 전화를 뺏더니... 얼른 사과나 하세요! 성질 내더라 ㅋㅋㅋㅋㅋㅋㅋ

나한테 전화 바꿔주더니 "욕한 사실은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대리는 하지 마세요." 이 지랄 하더라

그냥 합의 안보고 전자소송까지 갈려고 했는데 그 분위기가 뭔가 빨리 그냥 돈 받고 끝내세요 분위기라서

그냥 아 예 알겠습니다 하고 끊었어.

그리고 2주 뒤까지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형사조정팀에 연락을 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조건합의문(2주 후까지 입금 되면 고소를 취하한다는 합의문)을 작성하고

검찰을 나왔어.

근데 진짜 궁금한 게.... 대구에서는 고소 안받아주고.... 다른 지방에서는 고소 받아주고.... 이래도 되는거야? 법잘알들 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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