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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성범죄 허위 신고율은 정말 0.5% 미만일까?

안녕하세요 변호사 박기태입니다.

오늘은 성범죄 허위 신고율에 대한 언론의 보도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보려 합니다. 얼마전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보았는데, 거기에는 이런 대목이 있었습니다.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2380790#cb)(해당기사)

공식 통계를 이용해 허위신고 비율을 계산하고 싶다면, 성범죄 무고 비율을 보는 게 가장 정확하다. 대검찰청 통계를 보면, 성범죄 발생 건수는 2012년에 2만 3365건이었고, 2014년에는 2만9863건이었다. 이에 반해, 전국 법원이 판결을 내린 성범죄 관련 무고 사건은 2012년 122건, 2014년에는 148건이었다.

이 비율을 따져 보면, 2012년은 약 0.52%, 2014년은 약 0.49%라는 계산이 나온다. 성범죄 횟수는 늘었지만, 무고 판결 비율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절반'은 고사하고, 18.1%도 아니며, 미국의 추정치 2~4%보다도 현격히 낮은 수치다. 이 결과는 첫 기사에서 '한국의 성폭행 허위 신고율이 미국보다 현저히 낮을 것'으로 예측했던 것과 맞아 떨어진다.

사실, 당연한 일이다. 한국사회에는 성범죄 피해자를 비난하는 악습이 여전하고, 공권력의 생존자 보호 수준 역시 미국보다 낮기 때문이다.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 해법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유익하다.


그러나 이 기사는 명백한 통계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고, 심지어 원 통계의 자료도 불분명합니다.


기사는 분모를 전체 성범죄 수, 분자를 성범죄에 대한 무고죄 유죄 수(사실 이 통계가 어디서 나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성범죄에 대한 무고죄 유죄 수 또는 무고죄 기소 수에 대한 통계는 어디에도 제공하지 않습니다.)로 둔 다음, 그것이 0.5%라고 해서 허위 신고가 0.5%라고 하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이 논리가 성립하려면, 두 가지 가정이 필요합니다.
1)모든 성범죄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무고죄로 고소한다
2)무고죄의 유죄를 받은 자들은 확실한 허위신고자들이고, 무죄를 받은 자들은 확실한 진실한 신고자들이다.


1. 모든 성범죄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무고죄로 고소하나?

우선 '모든 성범죄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무고죄로 고소한다'라는 논리가 서야 합니다. 그런데 매년 성범죄 발생 건수가 2만 건이 넘는데(단순추행 등 포함, 2016년 기준 22200건, 경찰청 통계 기준이므로 신고 기준이어서 실제 기소수 등과는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전체 무고 고소 수는 5000건 내외입니다(이건 대검찰청 통계. 2015년 기준 5386건이고, 이중 4049명이 남자입니다).

이 전체 무고죄 수 중 성범죄에 대한 무고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전체 범죄수와 무고에 대한 무고 비율로 추론하면 10% 정도가 아닐까 짐작하지만 불확실합니다.

예를 들어 10%인 500건이라고 하면, 이 사람 논리대로면 '성범죄 무고로 고소당한 사람중 실제 무고의 비율은 30%'가 됩니다. 이러면 꽃뱀이 30%가 되는 것인가요? 말도 안 되는 논리입니다.


2. 무고죄 유죄를 '꽃뱀 수'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적절한가?

그리고 무고죄 유죄를 받은 사람중 억울한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반대로 무고죄 무혐의라 하더라도 실제로는 무고죄를 저지른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in dubio pro reo,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하는 형법의 대 원칙이 있으므로, 무고죄가 완전히 증명되지 않을 경우에는 무고죄 성립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고소를 하고 가해자가 무혐의가 된 건 중에서도, 피해자가 무고죄가 되지 않는 건이 수두룩하고, 이는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

만약 기사의 논리대로면, 우리나라에서 성범죄자 수를 줄이는 것은 간단합니다. 과거처럼 성범죄로 고소한다 해도 처벌을 안 하면 됩니다.(@hanyhy1983 님이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무고죄 유죄를 허위신고율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3. 분모인 성범죄 수는 정확한가?

대검찰청 통계 2015년 기준, 3만 건이 넘는 성범죄중 1만건 이상이 카메라등 이용촬영(7,730건), 통신매체 이용음란 등입니다. 이런 건은 무고로 고소할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은 물증(카메라와 휴대폰!)이 명백하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협의의 성범죄(강간, 강제추행 내지 그에 준하는 범죄)는 19,499건입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이 숫자를 분모로 하는 정성이라도 들여야 하지 않냐. 전체 성범죄 수를 들이대는건 어떻게 봐도 기자가 기본적인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4. 결론

대의를 위한 글이라고 해도, 통계는 정확히 이용되어야 합니다. 통계를 자의적으로 짜집기하는 순간, 그 글의 주장은 그 빛을 잃게 됩니다. 게다가 그 글이 다른 통계를 비판하기 위한 글이라면 더더욱 정확한 통계를 사용하여야 합니다. 무리수를 두지 않고 원 글의 통계를 비판하면 어땠을까요?

이 글에서 비판하는 대상인 '꽃뱀 18.1%론'은 말도 안 됩니다. 애초에 누가 꽃뱀인지 알겠습니까? 그리고 꽃뱀의 정의가 무엇인가요? 그런걸 누가 정하지 않을 뿐더러 집계하지도 않을 것이고, 만약 집계한다 해도 발표할 리 없으니 애초에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통계를 비판하면서 또 말도 안되는 통계 해석을 들이밀면 문제는 없어지는게 아니라 심각해질 뿐입니다. '우리나라는 꽃뱀이 가득한 사회!' 또는 '우리나라는 성범죄자가 가득하고 꽃뱀은 없는 사회!'라는 결론을 내야 합니까? 남자건 여자건 허위를 말하는 사람이나 자신의 범죄를 숨기는 사람은 있기 마련인데, 이를 인정하고 정확한 통계로 기사를 쓸 수는 없는 것입니까?




출처:https://steemkr.com/kr/@cyanosis/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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