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그 얼굴은 뭐였을까?

우리집은 원래 덕을 많이 쌓아야 하는 집안이라고 하는데, 

절에가도 그러고 무당집에가도 그러고 교회에 가도 기도를 많이 해야된다고 하더라고

아버지쪽도 그렇고 엄마쪽도 귀신 같은 걸 잘 느끼고 보고 그래 

집에 지나가던 스님이나 신받은지 얼마 안된 무당들이 들어와서 물한잔 마시고 가는일이 허다 할 정도


외할머니는 무당집에 가면 빙의라고 해야하나 귀신이 들어가서 엄마랑 얘기도 하고 그랬어

나 어렸을때 무당집에 갔다가 외할머니가 갑자기 애기처럼 말하면서 엄마한테 언니언니 그랬던게 생각난다


그래서인지 나도 어렸을때는 반 무당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가령 꿈에 엄마가 버스 사고가 났으니 오늘은 버스를 타지 말라 했는데 엄마가 놀러 가는 날이라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탈 수 밖에 없었고 그 버스가 사고가 난다던가


중학교때는 학교 끝나고 집에 갔는데 들어가면 안될 것 같은 기분에 한참을 집앞에 앉아 있다가

집 근처 공원에서 해가 질때까지 있다가 들어갔는데 집에 도둑이 들어 난장판이 되어 있다던가


한번은 동생이 살려달라고 꺼내달라고 하는 꿈을 꾸고는 나도 어렸었는데

학교도 안간다고 하고 유치원생 동생을 끌어 안고는 몇시간을 방에만 있었는데 

동생 유치원에 작은 화재사고가 난다던가 하는 일이 있었어 


대단한 정도는 아니고 그냥 남들보다 촉이 좋은 정도인거 같은데 이것 외에도 여러 일들이 있었으니

어른들이 반무당이네 어쩌네 했던거지 근데 내가 신을 받았거나 직접 빙의를 한다거나 하는건 아니었고

지금은 그냥 느낌이 이상하다 이건 안했으면 좋겠다 같은 느낌이 강한건 피하는게 맞는 정도야


서론이 너무 길었다 그냥 내 배경을 얘기해주려고 했던거고 본론은 짧아

내가 겪었던 일 중에서 큰 몇가지 사건이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야


초등학생때였어 동생 엄마 나 이렇게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어

어린이집, 빌라 작은 슈퍼들이 있는 골목길 이었는데 거기에는 그 동네와 어울리지 않게 까만색 철문으로 된

안에는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는 그런 단층 건물이 하나 있었어 무슨 공장이라고 했었는데 그건 기억이 안난다

그 공장은 밖에서 보면 안에 사람이 있는지 불이 켜져있는지 꺼져있는지도 잘 모르겠는 그런곳 이었어


그 단층 건물 뒤로 신축 빌라가 생기면서 공장이랑 새 빌라 사이에 담을 하나 세웠어 회색으로 된 담이었고

동전이나 돌맹이로 긁어서 낙서도 하던 그런 담이었는데 문제의 그날 거기에 사람 얼굴이 하나 보이는거야

엄청 큰 얼굴이었는데 불빛이 비친거라면 뚫리고 채워지고로 얼굴이 보였겠지만 그런게 아니고 음.. 뭐랄까 그림을 그린거처럼

명암이 다 표현된 얼굴이었고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고 고개도 돌리고 그 얼굴은 내가 안보이는지 그냥 혼자 분주해보였어


나는 엄마 손을 꼭 잡았고 "엄마 엄마 저기 큰 얼굴 보여?"  /  "엄마 저게 뭐야?" 같은 질문을 여러번 했던걸로 기억해

신축 빌라와 공장 사이의 담이었고 그 얼굴이 보인쪽은 공장쪽 담이었어 볼일을 보고 집에서 저녁까지 먹고 잠을 잤는데

꿈에 불이나는 꿈을 꿨어 어디서 불이 난건지 어떤 동넨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불만 보였어 활활 타고 검은색이 휙휙 지나다녔어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엄마가 밤새 사이렌 소리에 잠을 못잤다는거야 나는 아무 소리 못듣고 잤는데 말이지


그리고 그날 학교를 다녀와서 들었는데 밤에서 새벽으로 넘어가는 시간에 그 공장에 불이 났는데

공장에서 숙식도 하던 사람들이 몇 죽었다더라고 그 당시에는 어려서 잘 몰랐어 그래서 불탄거 구경도 하러 가고 그랬는데


지금 생각하면 좀 소름돋는거 같아서

초기에 진화가 잘 된건지 딱 그 건물만 타버린것도 신기하고 그 얼굴이 보인 담은 멀쩡했거든


처음 써보는 글이라 어떨지 모르겠다 너무 주절주절 쓴거 같기도 하고ㅋㅋㅋㅋ

퇴근까지 너무 많이 남았네... 다들 화이팅

14개의 댓글

2018.05.30
[삭제 되었습니다]
2018.05.30
@ㅤㅤㅤㅤㅤㅤ
그르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그래본적은 없는데 우리엄마는 그런적 있다했음 너 우리엄마냐
1
2018.05.30
@사르르
[삭제 되었습니다]
2018.05.30
@ㅤㅤㅤㅤㅤㅤ
근데 너 왜 닉네임이 안보이는고냐
0
2018.05.30
@ㅤㅤㅤㅤㅤㅤ
나도할래
0
2018.05.30
@ㅤㅤㅤㅤㅤㅤ
씹공감ㅋㅋㅋ
목소리 존나깔고 '다 아니까 나와라 시발..'이럼 ㅋㅋㅋㅋㅋ
0
@ㅤㅤㅤㅤㅤㅤ
문세윤은 그런 거 무섭대ㅋㅋㅋㅋㅋㅋ
괜히 숨어있는데 그런 말하면 튀어니와서 때릴까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2018.05.30
정말 궁금하다 나도 뭔가 느껴보고 보고싶다 시발

나는 귀신 꼬추털도 본적없어서 아예 무당이니뭐니 종교도 하나도 안믿는데
0
2018.05.30
무당썰재밋음 가진 썰 다풀어라
0
2018.05.30
@EricL
안그래도 낼 시간남으면 함 써볼까 한다ㅋㅋㅋㅋㅋ
0
2018.05.30
@사르르
땡큐 굿
0
2018.05.30
@EricL
무당아니다ㅜ
0
2018.05.31
재밌다 재밌어
0
흥미롭다 더 써줘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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