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인터넷으로나 보던일이 이렇게 나한테 일어날줄은 몰랐네.

닉값은 해야하니까 나는 공인중개사임. 지방에서 일반 중개,경매로 살아가고 있는데.. 음.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찐따 망상글처럼 보이면 안되니까.

경매를 모르는 개드리퍼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집 주인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이자나 원리금을 제때 못값아, 은행이 자본금 회수를 위해 법원에 경매를 신청한다. 이게 기본 베이스야.

한달여쯤에 아파트를 낙찰받고 일주일전 잔금을 납부, 오늘 명도를 위해 아파트를 찾아갔는데 굉장히 낯이 익은 남자가 나오더라.

중학교때 아주 날라리 같은 놈이였음.

별명은 말 이였는데 말같은 근육으로 모든 아이들에게 못되게 굴던 만인에게 평등한 개새끼였지.

생각해보면 딱히 이친구에게 좋은기억은 없었음.

기억나는건 여자친구 100일 되었다고 1000원씩 뜯거나 ,바람의나라 모든사람이 알고있는 캐릭터를 2만원씩 친구들에게 판다던가.

친구들 샤프 앞대가리를 책상에 찍어눌러 뭉툭하게 만드는게 취미였던 놈인데 아버지가 사주신 제도5000 샤프를 그렇게 만들어 놓고 실실 웃던모습이

나에게는 제일 재수없는 기억이네.

날 못알아 보는것 같아서 업무적인 이야기만 했다. 6천만원 전세 살고 있는데 소액임대차 보호법에 의해 2천만원은 구제받을수 있다. 한달여정도를 줄테니 나가라.

선순위 근저당권이 2억이나 있는데 전세를 들어간거 보니 15년이나 지난 지금도 아는것은 별로 없어 보이더라고.

내 소리를 가만히 듣던 '말'은 날 보더니 혹시 xx중 나오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상하게 오줌이 마려웠음.

그런데 무섭거나 두려워서 마려운 오줌이 아니라 묘하게 기분좋은 마려움이였던거 같아.

날 알아본 '말' 은 여전히 덩치도 크고 피부도 검었는데 보고있으니 이상하게 웃음이 나더라.

테라스에서 담배를 같이 피면서 누구랑 연락되나 누구랑은 어제 같이 술먹었다 등등 이야기를 하는데 하나도 모르는 이름의 동창들이였음.

노는 무리가 달랐으니까. 말은 일진 나는 찐따.

'말'은 내가 집 경매 넘어간다 했을때부터 알아봤는데 이사비용이나 이런것도 받을수 있다고 하더라고 그거나 쫌 챙겨주라고 했다.

여자친구가 자기돈으로 계약했는데 여친에게 이런집 소개시켜준 중개보조원을 고소할수 있냐고도 물어봤다.

나는 우리사무실은 안나가면 강제집행하는게 우선인 사무실이다. 이사비는 없다. 관리비도 다 납부하고 가라고 말했음.

대답이 없던 말은 시간을 두달만 주라고 했고 나는 알겠다고 하고 집을 나왔다.

끝까지 나는 왜 그때 그렇게 못되게 굴었냐고 '말'에게 물어보지 못했음. 자기가 살던집이 경매에 넘어가 4천만원을 손해본건 중학교때의 일 때문은 아니니까.

군대도 다녀오고 복싱도 다니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난 찐따인가봄.

힘을 길러서 일진을 패버리는 그런 통쾌한 글도 아닌데 끝까지 읽어줘서 고맙다.

3줄요약

1. 경매낙찰받음

2. 중학교때 놀던놈이 세들어 살던집

3. 쫒아낼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