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난 이 회사의 유일한 동양인이다 6

그리고 날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푸른눈의 백룡 즉 백인이다.


이미 철면피가 깔릴대로 깔릴 난 회사에서 흰 쌀밥과 떡갈비, 그리고 오징어젓갈을 점심으로 먹고 노곤한 상태에서 이 글을 작성한다

물론 왜 '햄버거 패티'를 밥이랑 같이 먹는지를 해명하느라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뭐 별 상관은 없지 않는가.


주어진 점심시간은 얼마 안남았으니 미쳐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꺼내어볼까 한다.

맴버안에 '동양인' 이 새로 장착된 이 자신감이 상승된 무리는 전에도 언급했지만 스시집을 자주 간다.

매번 백인과 한중일 음식점을 가면 동양인은 꼭 거치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 있는데

한국이 '두유노 김치?' '두유노 김치에 햄을 같이먹음?' 이라면 이들은

첫번째로 로 동양의 음식 예절법을 물어보고
두번째로 자신의 젓가락 사용법을 칭찬받고싶어하고
세번째로 '감사합니다'를 알려달라고 한 뒤
마지막으로 자신이 얼마나 동양음식을 잘 먹나 를 칭찬받고싶어한다.

어느날 너무나 이 같은 레파토리에 권태를 느낀 나는 누구든 이 레파토리를 꺼내면 '한국의 호박엿 맛을 보여주겠다' 라고 마음을 먹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호기심이 많은 현장직 직원 하나가 그새를 못참고 예절법을 물어보는 만행을 저질렀다.

윗사람 이라는 개념 자체를 탑제하지 못한 이 무지한 백인들 에게 '동양의 예절방법' 으로 내 즐거움을 선사하기란

마치 호주의 토끼마냥 너무 손쉬운, 테라포밍하기 간단한 그런 순수한 양들이다.

그들에게 난 조금의 '동양의 윗사람 예절'을 알려주었고

지금까지도 아직 그 불쌍한 현장직 막내 백인 직원 하나는 모두에게 물을 따라주며 수저를 놔주고, 어눌한 발음으로 "이모우님 요키 이거 더 주세효" 라며 반찬리필 담당을 한다.


내가 사실 그보다 나이가 어리다는건 다음해 크리스마스즈음에 알려줄 생각이다.


--

아랫글은 보는사람에 따라 이해가 안될수도 재미도 없을수 있으니 원하면 내리길 요망한다.

한국사람은 헛 마우스질을 참 좋아한다.

스타크래프트를 생각해 보면, 가만히 놔둬도 미네랄을 잘 캐는 일꾼들을 그저 손이 심심하다는 이유로

혹은 조금이라도 더 빨리 캘수있다는 변명 하에 쉴세없이 드레그질을 하지 않던가.

물론 나도 그 범주에 벗어나지 못해 안타까운 한 한국인에 불과하다.


나의 작업환경에 대해 설명하자면 일단 내가 돌리는 모든 프로그램은 윈도우 기반이다.

하지만 윗사람이 애플 광신도인 관계로 이 무거운 프로그램을 난 맥os 안에서 부트캠프도 아닌 페럴렐로 돌려야 하는 상황인데

쉽게 설명을 해보자면 윈도우 안에서 또다른 윈도우를 돌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어떤 결과가 도출되는지 보이는게, 일단 '무지막지하게' 느리다; 느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도 생각지 못한 곳에서 장점을 발휘하니, 바로 누군가 지켜볼 때인데

회사 입사 3일차에 사장과 건축사가 내 뒤에 서서 나의 작업을 지켜보고 있었다.

긴장한 나의 심정을 '리그 오브 레전드'로 단련된 헛 마우스질로 표출하니

컴퓨터가 버벅거리기 시작했고, 사장과 건축사는 나의 무의미한 행동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더니


다음날 난 '컴퓨터가 속도를 못따라오는 전형적인 동양의 기인' 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었다.


면접때 분위기를 전환시키고자 한 

'모든 동양인이라고 컴퓨터에 능한것이 아닙니다' 라는 말은 잊혀진지 오래된것 같다.


--------------------------------------------------------------------------------------------------------------------------------


글쓴이가 남긴 댓글



난얼굴이되니깐
백인 앞에서 손가락에 양념 묻히기 싫어서 땅콩을 젓가락으로 드시면 안됩니다.


14개의 댓글

2018.03.08
땅콩 존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8.03.08
이건 웃겼다 ㅋㅋㅋㅋㅋ
2018.03.08
불닭볶음면도 금지던데
2018.03.08
ㅋㅋㅋㅋㅋㅋㅋㅍ컴하면서 과자먹을때 손에묻으니까 젓가락으로 집어먹는데
이것도 하면 안되겠닼ㅋㅋㅋㅋㅋ
@pigbug
나만 그런줄 ㅋㅋㅋ
2018.03.0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8.03.08
ㅋㅋㅋㅋㅋ 땅콩 쯤이야 젓가락 써서 먹을 수도 있지 왜!!!
이 시리즈 너무 재밌는데ㅋㅋㅋㅋ
2018.03.09
땅콩 개웃겨 ㅋㅋㅋㅋㅋㅋㅋ 애들이 다 오오오오!!! 이러고 쳐다보고 나도 해볼래 그러는거 상상됨
2018.03.09
나도 유럽에서 일하는데 90 명 있는 사무실에서 혼자 동양인임. 가끔씩 이상한 질문하는 애들 때문에 골때린다. ㅋㅋ
@IonPopescu
썰좀 풀어봐봐
나 손에 뭐 묻는거 개싫어해서 혼자 있으면 과자 젓가락으로 집어먹는데 ㅋㅋㅋ
절대 들키면 안 되겠군
2018.03.09
ㅋㅋㅋㅋㅋ 이 사람 너무 위트있어
2018.03.1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 예절법 저거 ㄹㅇ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공지 [게임] 게임 연재, 게임 정보는 게임 연재 판을 이용 해주시기 바랍니다 91 overflow 5 2017.04.18
공지 [기타 지식] 후기, 리뷰, 감상문은 허용 하지 않습니다 overflow 2 2016.07.29
공지 [기타 지식] 글 작성 금지 항목들 overflow 2 2014.04.06
공지 [기타 지식] 연속적인 글과 제목에 대하여 28 overflow 2 2013.08.11
공지 [기타 지식] 읽을 거리 판 입니다. 44 애드립 2 2012.07.25
8341 [기타 지식] (스압) 일반인들은 공감못할 2018년 패잘알 아이템 (미니멀룩... 88 박우리 18 2018.03.15
8340 [과학]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과정 21 gogogog 8 2018.03.15
8339 [과학] (스압) 제논의 역설 49 엥거기완전 39 2018.03.14
8338 [기타 지식] 3월 14일이 무슨날인가 알아보자 10 엥거기완전 2 2018.03.14
8337 [기타 지식] (스압) 일반인들은 공감못할 2018년 패잘알 아이템 (테크웨어) 45 박우리 8 2018.03.14
8336 [기타 지식] (스압) 일반인들은 공감못할 2018년 패잘알 아이템 (저렴한 ... 45 박우리 6 2018.03.14
8335 [기타 지식] (스압) 일반인들은 공감못할 2018년 패잘알 아이템 (청키스니... 80 박우리 12 2018.03.13
8334 [기묘한 이야기] 난 이 회사의 유일한 동양인이다. (마지막) 7 아래앟 6 2018.03.13
8333 [기타 지식] 고디바 (godiva) 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자 58 약둘기 2 2018.03.12
8332 [기타 지식] 빙상연맹 실명 저격 세번째 -부제 노선영으로 물타기하는거보... 10 부산광역 8 2018.03.10
8331 [기타 지식] 단편소설) 가지 않은 길 9 해방된자 6 2018.03.10
8330 [기타 지식] 현실로 나타난 호버보드 23 펩시킹 9 2018.03.08
8329 [기타 지식] 고은 시인이 지금까지 300억원, 1년에 30억 넘게 받아 먹어온... 21 AbeMaria 35 2018.03.08
[기묘한 이야기] 난 이 회사의 유일한 동양인이다 6 14 아래앟 15 2018.03.08
8327 [기묘한 이야기] 난 이 회사의 유일한 동양인이다 5 6 아래앟 5 2018.03.08
8326 [유머] 난 이 회사의 유일한 동양인이다 1~4 28 메르켈원반 37 2018.03.07
8325 [기타 지식] 빙상연맹 실명 저격 두번째-2- 2 부산광역 4 2018.03.05
8324 [기타 지식] [헬스] 견갑에 대하여 145 micalles 13 2018.03.04
8323 [기타 지식] 일본의 맛 - 간토(도쿄/카나가와) 47 김센세 8 2018.03.03
8322 [감동]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격은 썰 22 오치 8 2018.03.03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