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성한 풀들사이 나무 한그루
풀들에 가려져 살기에 안타까웠던 나무
그 나무를 가꾸기 시작한 나

예쁘고 건강하게 자라면 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
그 나무에서 피어나는 꽃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숲
그 숲을 만들고 싶어진 나

잡초가 무성해지면 제초제를
벌래가 득실거리면 살충제를
나무가 잘 자라기위해서
난 모든 것을 다 했다. 그랬다.

점점 초목이 사라지는 땅들
푸른빛은 어느덧 황갈색이 되어가고
점차 나무를 포위해간다.
포위망에 지쳐버린 나무
푸르르던 잎들은 황갈색으로 변해간다.

모든 노력을 다 했다고 생각한 나
나무가 잘 자라기만을 바랬던 나
주위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몰랐던 나
결국 나무마저 위험하게 만든 나

처음부터 나무를 가꾸지 말았으면
이 숲을 건들이지 않았더라면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더라면
모든게 없어지려 하지 않았을 것을

누군가 아무래도 좋다
누군가 알려줬으면 한다.
누군가 제발 도와줬으면 한다.
숲을 구해주길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