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Reddit - 카메라가 동작을 감지했습니다



Colonial.jpeg


Vaulted ceiling.jpg


본문에 나온 콜로니얼식 집과 볼트식 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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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Camera Has Detected Motion


우습지. 정말로. 공포를 덜기 위해 감시 카메라를 샀더니 오히려 배가 될 줄이야. 불행하게도, 이건 내가 새로 산 실내 감시 카메라에 대한 얘기다.


잠시 기억을 되살려보도록 하지.


지난 3월, 아내인 리들리와 첫 집을 장만했어. 연인이 된 지 25주년이었던지라 이보다 행복할 순 없었지. 미드웨스트 시티(미국 지명) 밖의, 한적한 동네에 있는 100년 묵은 집을 구입하다니 환상적인 계약이었어. 그 집은 시장에 3주 동안 나와있었는데,  이 동네에선 한평생 나와있었던 거나 다름없었지. 원주인은 몇 달 전에 먼저 세상을 뜨고, 우리는 그 아들에게서 집을 2/3 가격에 제안해서 샀어. 대체 왜 팔리지 않았는지, 또 왜 판매자가 이렇게 낮은 가격을 받아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불평할 수는 없었지. 침실만 다섯 개에, 화장실 세 개, 우리 새 생활을 위한 완벽한 집이었으니.


집은 전형적인 1900년대 콜로니얼식이었어. 멋진 나무 바닥에 정문을 열면 우릴 맞이하는 석제 벽난로까지. 지하실은 넓고 천장은 높은 데다 화장실마저 거대했지. 게다가 뒤엔 호젓한 숲까지 있었어.


우리 침실 위까지, 천장 전체가 다락방이었지. 볼트식 천장에, 지붕창으로 마무리가 되어있었어. 리들리와 나, 그리고 우리 개 허니는 금방 이 집에 빠지게 됐지. 하지만 우리는 이상한 일을 겪고 있었어, 그 끔찍한 밤의 일까지 포함해서 말이야.


11월 27일 오전 2:30


리들리: 자기야... 아래층에 누가 있는 것 같아.


나: 뭐?


리들리: 아래층에서 발소리가 들려, 어쩜 좋지!?


나: 조용히 해. 내가 들어볼게. 


내가 들었던 건 두말할 필요도 없지. 잘못 들었으면 했지만, 누가 내 집에 있었어. 낡은 오크나무 바닥이 삐걱대는 소리가 들렸거든. 그 삐걱대는 발걸음 사이사이, 미약한 속삭임이 들려왔어.


그런데 그게, 내 친구가 너무 취해서 자기 집 대신에 내 집으로 우버 택시를 부른 거였어, 돈 좀 아끼자고 말이야. 자기가 여벌 열쇠로 문을 땄다고 생각하곤 소파에 엎어져 잔 거지, 그리곤 아침에 모든 일을 설명했어. 


안 쏴서 다행이었지 뭐야. 


그리고 우린 잠금장치를 바꿔 달았지. 


거기다 거실에 동작감지 감시 카메라를 다는 것도 좋은 생각 같았어. 


하지만 이 밤은 워낙에 끔찍했던지라, 딱히 하고 싶은 얘기는 아냐. 이건 최근 들어서 날 공포에 떨게 만든 일이니까.


10월 27일, 오전 3:30경.


리들리와 내가 친구들과 놀다가 돌아온 때였어. (전에 침입한 그 친구도 같이 놀았지.) 열쇠를 잠금장치에 넣고 돌렸는데 놀라 자빠지는 줄 알았지 뭐야. 정문은 이미 열려있었고 내가 열쇠를 돌리자마자 전화벨이 울렸지. (카메라가 동작을 감지했습니다. -녹화 중)


최악의 일에 대비하며 천천히 문을 열었어. 리들리는 내 뒤에 숨은 채였지. 우리는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어. 옷들이 바닥 여기저기에 팽개쳐져 있었어. 마치 누군가 분노에 차 뭔가를 찾다가 분에 못이겨 옷을 찢어버린 것만 같았지.


  불을 켰어. 허니는 구석을 멤돌며 그르렁거렸지. 그러는 건 처음 봤어. 다 큰 로트와일러가 낑낑대다니. 하지만 가장 이상했던 건... 집의 모든 촛불이 켜져 있었어. 하나도 빠짐없이. 커피 테이블 위에 하나, 아래층 화장실에 하나, 부엌에 둘, 그리고 윗층 화장실에 하나, 그리고 다락방 침실에 둘. 대체 누가 침입해서 집안의 촛불을 켜고 다니겠어?


거기다 훔쳐간 건 아무것도 없었어, 아무것도. 아무것도 안 가져갔단 말이야. 옷, 돈, 엑스박스, 총, 컴퓨터, 장신구들, 아이패드. 다 그대로 있었어. 심지어는 부엌 탁자 위에 현금 몇백 달러를 놔뒀는데 건드린 흔적조차 없었어.


그러다가 녹화영상이 떠올랐지, 누가 왜 이런 짓을 했는지 꼭 봐야 했어!


근데 아무것도 없었어. 영상은 그냥 거실만 보여줬어, 조용한 거실만. 다음 장면은 리들리랑 내가 들어오며 현장을 발견한 거였지. 이 난장판을 찍은 영상은... 그저 사라졌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셈이지.


경찰에 신고할까 생각도 해봤어. 하지만 뭐라고 할 거야? 도둑놈들이 들어와서 옷을 찢어놓고 개를 겁먹게 하고 양초를 켜놨다고?


11월 23일, 낮


나와 리들리, 그리고 허니가 장모님 댁에서 함께 추수 감사절을 축하했다.


내 휴대폰이 울렸다. 12:03:05 (카메라가 동작을 감지했습니다. - 녹화중)


아무도 집에 없었다. 부탁하건대 아무도 안에 없기를.


안절부절 못하며 잠금을 풀고는 보안 앱을 켜 최대한 빨리 녹화 영상을 틀었다. 카메라는 정문을 향해 있었고, 거실을 넓은 각도로 비춰 창문과 층계참이 다 들어왔다. 실시간 화면에서 뭔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녹화된 영상을 되돌렸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기나긴 5초가 끝난 뒤에, 영상이 시작됐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15분 간의 조용한 거실 화면이었다. 장인어른께 보여드렸더니 빛이나 그림자의 움직임을 잡은 것일 거라고 하셨다. 그래서 다시 한번 살펴봤다, 새 카메라가 불량품이 아니길 바라며. 내가 본 그 움직임은 분명 사실이 아닐 거다.


오후 11시


집으로 돌아와 자기 전에 한잔 더 하기로 했다. 강아지는 화장실 바닥에 늘어지게 누워있었고 아내는 위층에서 샤워를 하고 있었다.


끼이이이익


낡은 나무 바닥이 휘는 소리와 함께 휴대폰이 울렸다. 놀라 자빠질 것만 같았다.


11:03:30 (카메라가 동작을 감지했습니다. - 녹화중)


난 거실 바로 옆에 있다. 혹시 아까 감지한 동작을 한 발 느리게 전달하고 있는 건가?


11:04:17 (카메라가 동작을 감지했습니다. - 녹화중)


다시 영상을 틀었다.


적외선 카메라에 찍힌 거실이 보였다.


아무것도 없다. 또다. 당연하지.


몇 걸음 다가가 고개를 갸웃거려 거실 문턱을 더 자세히 들여다 봤다.


여전히 아무것도 없다.


실시간 영상으로 바꿔 카메라가 믿을만한 것인지 시험해보기로 했다. 그 옆을 걸으며 휴대폰 화면으로 내 모습을 보는 것이다, 적외선으로 찍힌, 하얀 내 모습을.


11:05:44 (카메라가 동작을 감지했습니다. - 녹화중)


분명히 작동하고 있다. 내 동작을 제대로 감지했으니.


흥분해서 방을 돌아다니며 화면으로 내 모습을 살피는 사이, 실시간 화면이 갑자기 갈라지고 멈추기 시작했다. 마치 버퍼링이라도 하듯이.


난 한발짝 앞으로 디뎠다. 영상의 화소가 깨지고 화면이 갈라졌다.


다시 한 걸음. 화면이 잠깐 멈췄다. 뭔가가 분명히 끼어들었다. 내가 카메라에 너무 가까이 있나? 아니, 그게 상관이나 있나? 


벽난로에 다가갈수록, 화질이 점점 나빠지는 것 같았다. 


한 걸음 더.


화면이 멈추더니 시커멓게 됐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거실의 어둠이 나를 삼킨다.


뭔가 차가운 것이 목을 타고 내려오는 게 느껴졌다. 입김이 보였다.


 (카메라가 동작을 감지했습니다. - 녹화중) (카메라가 동작을 감지했습니다. - 녹화중) (카메라가 동작을 감지했습니다. - 녹화중)


휴대폰이 맛이 갔다. 빛이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뭔가가 영상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공포로 몸이 굳어버렸다. 누군가의 존재가 등 뒤로 느껴졌다.


급히 뒤돌아 불을 켰다, 최악의 결과를 기대하며, 방이 빛으로 가득 차게 만들었다.


난 완벽히 혼자였다.


10분 동안 방을 뒤졌지만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리들리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기로 했다. 그날 잠을 자러 가며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양 행동했다.


침대에 눕자 그녀는 온도를 낮췄는데도 물이 너무 뜨겁게 나왔다고 불평했다.


리들리가 잠들고 나서, 난 휴대폰을 꺼내 앱을 켜고 감시 카메라 영상을 켰다. 대체 뭐가 찍혔는지 봐야만 했다.


그리고 이번엔, 볼 수 있었다... 이 방에 있는, 나 외의 다른 누군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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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h.reddit.com/r/nosleep/comments/7fzj9z/your_camera_has_detected_motion/

11개의 댓글

2017.11.28
뒷이야기는???
0
2017.11.28
@FcTlis
요게 끝임.
0
2017.11.28
개추 이런거 더 번역해주라 ㅠㅠ
0
기다리고있었어
언능 더 번역해주라
다른 레딧 번역글 찾아서 읽어봐도 너가 번역해준글 만큼의재미는 없더라
0
2017.11.29
오 소름돋았다
0
301
2017.11.29
ㅅㅂ그래서 뭔데????????????
0
2017.11.29
존나게 애무만 하다가 ㅎㅎ 여기서 끝! 이러고 끊어버린거 같은 글이군
0
2017.12.01
뭔가 찝찝하게 끝나네.. 여운이라기보단 똥싸다 끊긴느낌
0
2017.12.02
애미다. 방 꼴이 이게 뭐냐
0
2017.12.03
@호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2017.12.03
@호뤵
최악의 결과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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