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위기 1

지는 노을의 빛이 나무 사이로 들어오며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켜가는 산의 중턱 그 남자는 언제나 앉기 좋은 바위에 걸터앉아 있었다.

"이빨이 걸리적거리네"

그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혼잣말이 아닌 지금의 정적 상태를 해소하고자 하는 첫마디의 시작임을 알고 있었으므로 적당히 받아주기로 하였다.

"이빨이 걸리적 거린다고요?"

그렇다고 이런 첫마디로 시작하는 대화에 무엇으로 이어나가야 할지는 미지수였으므로 늘 그랬듯이 대화의 꼬리를 물어 장단을 맞추기로 했다.

대게는 상대방이 한 말에 칭찬을 하거나 장단을 맞춰주거나 그래 그게 맞는 말이야 라고 하거나 나 자신이 상대방이 한 말에 동조할 수 없어도 그것을 마음 한 구석에 담아두기만 하고 일단은 상대방의 기분에 맞춰주는 것이 으레 그렇듯 호의의 시작이 되는 것이 아닌가?

평화에는 약간의 귀찮음이 따른다 그러나 더욱 귀찮음을 피하기 위해 다소의 참을성은 불가피하다

"그래 걸리적거려 미칠 것 같아...!"

정적 때문에 아무렇게나 한 말 같았는데 지금의 말에는 다소 진심이 느껴졌다 정말로 이빨이 걸리적거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심하게 이를 갈기 시작했다.

무언가의 병이 아닐까 하고 '치과에 가보는 것은 어때요'라고 진심이 섞이지도 않은 그럴듯한 말을 꺼내려하기 일보직전 이를 가는 소리가 뿌드득이 되고 우드득이 되더니 남자는 퉷하고 이빨을 뱉어내었다 그것도 한 두 개가 아니다 이빨을 몽땅 뱉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될 정도의 수준이었다.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소름 끼치는 모습에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것인지 잠시 잊어버렸다.

"좀 시원해졌네"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듯한 기분을 말로 표현한 듯 그의 목소리가 편안해져 있음을 들었다.

그러나 충격에 벗어나지 못한 나는 멍허니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뭐야... 그 표정은..."

갑자기 목소리를 깔고 나를 노려보는 남자에 나는 포식자에게 몰린 생쥐가 된 기분이다.

"내가... 내.. 내.. 내가 이상해?"

이상하다 하지만 구태여 말로 꺼내진 않았다.

"아뇨 전혀요 이상하지 않아요"

"그럼 왜... 왜왜왜... 왜! 그런 표정을 하고 있는 거야?!"

방금 전까지 그렇게 온화해 보였던 사람이 순식간에 묻지 마 살인마 급의 인상으로 변모했다.

그렇다고 그의 인상이 일그러지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그렇게 변했다.

확실하게 변했다.

"이익...! 참을 수가 없어!"

도대체 무엇을 참을 수가 없단 말인지 무엇을 필사적으로 참고 있었던 것인지 알 방법이 없다.

하지만 내가 미증유의 위기에 처했다는 것은 확실히 알 것 같았다.

다리의 힘이 풀리는 것을 억지로 세우고 있었다.

손바닥은 이미 땀으로 축축이 젖어있었다.

어떻게 해야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 일직이 없었던 속도로 머리가 회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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