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뮤지컬을 통해 본 프랑스 대혁명에 대한 두 시선

1789년 7월 14일 바스티유 요새가 함락됐다. 이 사건은 이후 세상에 대혁명을 알리는 거대한 발걸음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혁명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오늘날 사회와 문화는 대혁명을 어떻게 소화하고 표출하고 있는가.

여기서는 두 뮤지컬 작품을 통해 혁명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뮤지컬 작품을 특정했을 때 아무래도 가장 기억나는 노래는 누가 뭐라해도 '레미제라블(Les miserable)'의 'Do you hear the people sing?' 일 것이다.

이 곡은 특히 2012년 영화가 개봉된 이후 절대적인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

이 곡의 배경이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 아니라 1832년 6월 봉기라는 점은 잠시 접어두도록 하자.

  

 

죽음을 통해 신의 품을 뜻하는 교회로 들어가는 장 발장, 그런 그의 머리 위로 떠오르는 여명과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상을 위해 죽어간 수많은 민중들, 그리고 그들이 부르는 노래 Do you hear the people sing...

(영화관에서 이 장면을 볼 때 연출과 더불어 밀려오는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 2X살 먹은 남정네가 끄억끄억 거리면서 울었던 기억이 난다.)

 

 

뮤덕들에게는 지금도 전설로 회자되는 뮤지컬 레미제라블 10주년 기념 공연 中

 

이 곡은 억압받던 민중들의 분노, 미래를 향한 희망찬 가사, 웅장한 합창 등을 통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

가사에 나오는 (민중들의)성전-Crusade-라는 표현은 이 곡의 혁명에 대한 관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해석은 현재 일반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프랑스 대혁명에 대한 관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자유, 평등, 우애, 부패한 정부와 억압 그리고 봉건제에 대한 저항, 인권, 민주주의, 세계사적 의의, 기타 등등

사실 이러한 긍정적인 관점 자체가 수세기 동안 프랑스 혁명에 대해 내려졌던 고전적인 평가였다.

더 정확히 말하면 마르크스주의 역사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걸 설명하자면 너무 글이 늘어지고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들이 아니라 하더라도 대혁명에 정면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학자들은 전무했다고 할 수 있으니 넘어가자.  

 

그럼 이번에는 일반적인 것과는 다른 관점을 소개해볼까 한다.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Scarlet pimpernel)'의 넘버 중 하나인 'Madame guillotine'. 곡 제목은 번역하면 단두대 부인쯤 된다.

익숙하지 않은 뮤지컬 곡일테니 가사를 한번 살펴보자.(발번역 죄송)

 

I know the gutter and I know the stink of the street

난 시궁창 같은 삶과 거리의 냄새를 알지.

Kicked like a dog, I have spat out the bile of defeat

개처럼 차이고 패배의 쓴 맛을 뱉어야 했지.

All you beauties who towered above me...

나보다 높은 자리를 차지했던 너희 잘난 놈들.

You who gave me the smack of your rod

나를 채찍으로 후려쳤던 네놈들.
Now I give you the gutter

이제 내가 너희에게 시궁창을 선물해주마.
I give you the judgement of God

내가 너희에게 신의 심판을 내려주마.

Vengeance victorious! These are the glorious days!

승리한 복수여. 영광스러운 날들일세.

Women of Paris come gather your bloody bouquets

파리의 여인들이여 와서 당신의 피묻은 꽃다발을 받으시오.
Now gaze on our goddess of justice, with her shimmering glimmering blade

이제 빛나는 칼날을 가진 우리의 정의의 여신을 보아라.
As she kisses these traitors , she sings them a last serenade
그녀는 이 반역자들에게 키스를 해주는 동안 마지막 세레나데를 불러준다네.


Sing! Swing ! Savour the sting!

노래하라! 휙! 칼날을 맛봐라! 
As she severs you! Madame Guillotine!

그녀가 너를 잘라내는 동안! 마담 기요틴!
Slice! Come paradise!

베어라! 천국으로 와라!
You'll be smitten with, Madame Guillotine!
너는 그녀에게 사로잡힐꺼야! 마담 기요틴!


The world may be ugly but each man must do what he must

세상은 더럽겠지만 각자는 해야할 일을 해야 한다네. 
Give in pretty dear! In a year you will be pretty dust

포기하시지. 얼마안되어 너는 썩어 없어질테니.
Now come let out lady possess you

이제 너를 그녀가 품을 수 있게 해주마.
In her breathtaking hair-raising bed

숨을 앗아갈만큼 소름돋는 그녀의 침대에서
She will tingle your spine...

그녀는 너의 등골을 서늘하게 해줄꺼야
As she captures your heart and your head

그녀가 너의 심장과 머리를 사로잡는 동안

Sing! Swing ! Savour the sting!

노래하라! 휙! 칼날을 맛봐라! 
As she severs you! Madame Guillotine

그녀가 너를 잘라내는 동안! 마담 기요틴!
Slice! Come paradise

베어라! 천국으로 와라!
Our Delilah will shave you razor clean
우리의 데릴라(요부)가 너를 면도기처럼 깨끗하게 잘라줄거야. 


God! When did man lose his reason?

신이시여, 사람들이 언제 이렇게 이성을 잃어버렸단 말입니까?
Save us my God if you're there.

신이시여, 계시다면 우리를 구원하소서.
God can you not feel the terror like a fire in the air?

신이시여, 불처럼 번지는 공포를 느끼시지 못하십니까?

Flash! Slash! Glisten and gash!

번쩍! 베어라! 반짝하고 그어버려!
She will ravish you! Madame Guillotine!

그녀는 너를 강간할꺼야! 마담 기요틴!
Slit! Madame just bit!

자르시오! 마담 그냥 물어버리시오!
Give her more to bite! She's a hungry queen!

그녀에게 물 것을 더 주자! 그녀는 배고픈 여왕이라네!
Sing! Swing ! Savour the sting!

노래하라! 휙! 칼날을 맛봐라! 
As she severs you! Madame Guillotine!

그녀가 너를 잘라내는 동안! 마담 기요틴!
Slice! Come paradise!  (HAIL HER MAJESTY!)  

베어라! 천국으로 와라! (여왕 폐하 만세!)
Madame Guillotine!

마담 기요틴! 

 

노래의 가사와 분위기는 가슴 벅찬 희망과 혁명의 대의를 노래하던 'Do you hear the people sing?'과는 달리 소름끼치고 기괴하다.

종반부 합창 역시 레미제라블의 넘버는 웅장한 반면 스칼렛 핌퍼넬의 넘버는 광기에 가득차 있다.

중반부에 이성의 상실을 한탄하고 구원을 간청하는 사람의 노래는(극 중에서는 단두대에서 목이 잘리는....역할) 

이 곡에서 대혁명을 어떻게 표현하고자 하는지 보여준다. 다시 말해 TERROR, 공포다.

실제로 이 뮤지컬은 대혁명의 공포정치 기간 동안 억울하게 처형당할 위기에 처한 프랑스 귀족들을 구하기 위해

결사조직 스칼렛 핌퍼넬을 만들어 활동하는 영국 귀족 퍼시의 이야기이며 뮤지컬 속 혁명 측 인물들은 복수심에 가득차 있는 잔인한 악역이다.

 

어떤 면에서는 영국인들의 프랑스 혁명에 대한 냉소를 보여준다고 할 수도 있다. 애초에 이 작품의 원작이 1903년 영국에서 출판된 소설이다. 

아무튼 혁명의 부정적 측면을 극대화시킨 이 뮤지컬을 단순한 각색 혹은 역사적 왜곡으로 볼 수 있는가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

(즉 뮤지컬 명성황후류와는 완전 다르다는 것)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의 배경이 로베스피에르로 대표되는 국민공회의 공포정치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극의 각색은 생각해볼 만한 점을 던져준다.

 

1989년은 프랑스 대혁명 200주년이었으며 사회당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집권기였다. 

이 해에 프랑스는 G7 회담의 개최국이었고 동시에 당시 미테랑 대통령은

 '하나의 유럽'이라는 체제, 곧 미래의 유럽 연합의 추진을 위해 독일과의 협력, 그리고 내부적 결속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때문에 대대적으로 열린 대혁명 200주년 기념식을 맞아 프랑스 정부의 초점은 혁명의 초반부와 대의에 맞춰졌으며 역사적 논란과 갈등을 최대한 피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건 걍 정부의 바람일 뿐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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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대혁명 200주년 기념 역사학 학술회에서 터져나왔다.

프랑수아 퓌레라는 역사학자가 학술회를 보이콧 해버린 것이다.

 

퓌레.jpg

 

프랑수아 퓌레 (1927.3.27 ~ 1997.7.12)

 

일개 학자의 보이콧이 뭐가 그리 대단한 일이냐 싶을테지만 일단 프랑수아 퓌레는 일개 학자가 아니었다.

그는 후일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회원이 될 정도로 저명하고 능력있는 학자였으며 (회원이 되고 7일 뒤에 죽은 건 함정)

1989년 당대에 이미 프랑스 대혁명의 고전적 해석에 반기를 든 수정주의 역사관의 거두이자 지도자같은 존재였다.

즉 그가 학술회를 보이콧했다는 말은 프랑스 대혁명을 둘러싼 전통적인 해석이 붕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으며

더이상 대혁명을 과거와 같은 관점으로만 볼 수 없음을 세상에 천명하는 것이었다.

정부가 대혁명을 통한 사회의 통합을 강조하려던 시기에 정작 역사학계는 양분되어버린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졌다.

 

자살.jpg

씨바꺼...

 

사실 대혁명의 전통적 해석에 대한 여러 반박은 진즉부터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바로 영국사학계다. (역시 견원지간. 가차없다.)

일단 영국은 전통적으로 프랑스를 견제해온 나라로써 대혁명 당시에도 대프랑스동맹을 주도한 국가였다.

근대 보수주의의 뿌리라고도 일컬어지는 영국의 학자이자 정치인 에드먼드 버크는 1790년 '프랑스혁명에 관한 성찰'을 발표하며

(혁명으로 인한) 취약한 권위와 권위의 부침 속에서 어느 민중적 장군이 출현하여 모든 사람들의 복종을 받는다면

그가 곧 의회의 주인이자 공화국의 주인이 될 것이라며 독재자의 출현을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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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먼드 버크 - 영국의 하원의원이자 학자, 그가 저술한 '프랑스 혁명에 관한 성찰'은 보수주의의 경전이라는 별명까지 가지고 있다. 

 

그리고 버크의 경고가 있고 나서 9년 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쿠데타가 일어난다.

 

 민지와쪄염 뿌우.jpg

꼬마하사관 와쩌염 뿌우~

 

아무튼 다시 돌아오면 알프레드 코반이라는 영국의 역사학자가 1954년 '프랑스혁명의 신화'라는 글을 통해 대혁명의 부르주아 혁명적 성격을 부정한 바 있다.

그 뒤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대혁명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점차 설득력을 얻게 되었고 이는 퓌레를 통해 1970년대 이후 프랑스로 역수입, 확장되었다. 

이러한 수정주의적 관점을 하나로 통일하여 일관되게 이야기 할 수는 없으나 영미사학계에서 이야기해온 여러 것들은 다음과 같다.

대혁명에서 파괴했다고 이야기하는 앙시앵 레짐, 즉 구체제는 이미 진즉에 사라졌으며 당대 프랑스의 봉건적 예속은 전유럽에서 가장 자유로운 수준이었다.

혁명을 주도한 3신분들의 대다수는 부르주아지가 아닌 관료계급 출신이었으며 부르주아지들과 귀족들의 이해관계는 상충하지 않았다. 

또한 3계급인 부르주아와 귀족들 간의 갈등 보다는 귀족층 내부의 갈등(하급 귀족과 대귀족 등)이 혁명의 급격한 성공을 도왔다.

고로 부르주아들이 귀족들과 충돌하여 혁명을 일으켰다는 전통적 해석은 잘못된 것이다. 기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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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사 연구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도 평가 받는 알프레드 코반

 

프랑수아 퓌레는 여기서 더 나아가 대혁명의 근본적인 대의도 붕괴시키려 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대혁명은 초기부터 문제가 많았던 혁명이었으며 필연적으로 공포정치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을 그는 혁명이 루소의 이론을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보았다.

루소가 주장한 인민주권설에 따라 혁명 초기부터 소수의 정치인들이 인민을 명분으로 내세워 권력을 전횡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앞서 썼던 글들 중 다이쇼 데모크라시 관련하여 일본의 헌법상 모순이 일본의 헌정 수호 운동과 민주주의 운동을 파괴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퓌레에 따르면 그것이 가장 극단적으로 터져나온 것이 국민공회의 공포정치 시기였으며

그는 프랑스 대혁명, 특히 이 자코뱅의 국민공회 시기를 파시즘이나 공산주의같은 전체주의의 기원이라고 비판했다.

즉, 대혁명 기간 동안 있었던 반정부 세력에 대한 대규모 학살은 퓌레를 비롯한 수정주의 측에 의하면 예정된 일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관점을 받아들인다면 혁명기 공포정치와 학살은 어쩔 수 없었던 출혈이나 일시적 일탈이 아닌 본질적 성격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해석들은 집결되어 마르크스주의 역사관에 기반한

대혁명의 세계사적 의의, 또 고전적 부르주아 혁명 해석을 비판하고 정치적 혁명으로 그 의의를 국한시키는 시도로 이어졌다.

 

물론 이 해석을 전적으로 수용할 수만은 없다.

국내에서 퓌레를 비롯한 수정주의 사관에 입각한 책들은 사실상 구하는 것이 불가능한 수준이며 

또한 프랑스 현지에서도 몇 년 전부터 다시 한번 이와 관련한 논쟁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대혁명을 둘러싼 논쟁은 끝난 것이 아니며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에 머무르며 단순히 수정주의 사관을 사실인양 이야기 하는 것은 눈먼 장인이 코끼리를 더듬는 것과 마찬가지 행위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단의 학자들이 학계에서 고전적 해석과 맞먹는다고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권위와 학술적 기반을 형성했으며 

사실과 달랐던 부분을 지적하고 새로운 해석을 제공하여 대대적인 논쟁을 일으킴으로써 혁명기에 대한 논의를 촉진하고 풍부하게 했다는 점이다.   

두 뮤지컬이 프랑스 대혁명의 역사적 논쟁을 각각 문화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고 하면 너무 비약이지만

어찌되었든 이러한 배경을 알고 나면 뮤지컬을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P.S. 여전히 프랑스 혁명기와 관련된 대부분의 번역서 혹은 저서들이 고전적 해석에 국한된 상황에서

국내에도 관련 서적들이 좀 더 소개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심지어 앙드레 모루아 같은 소설가가 쓴 프랑스사는 번역이 되는데 정작 이런 중요한 논쟁에 관련된 책들은 번역이 안되서 원서질을 해야 된다니.

개떡.jpg


 

http://www.dogdrip.net/105335602 - 한국사 전문가로 도금된 인강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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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dogdrip.net/119427956 - 다이쇼 데모크라시, 대일본제국의 봄 - 1 

http://www.dogdrip.net/120026247 - 다이쇼 데모크라시, 대일본제국의 봄 - 2

 

25개의 댓글

2017.02.17
ㅊㅊ
0
2017.02.17
곁다리 질문
1. 프랑스대혁명을 마르크시스트들이 어떻게 해석한당가?
2. 시토아엥은 프롤레타리아라고 볼수 있나? 아니면 그거랑은 별개로 놓고 이야기를 하나?
0
2017.02.17
@티나한
마르크스주의적 해석은 고전적 해석의 디폴트값이라해도 무방할 정도라서 어쩌고 자시고가 없을껄요?
우리가 프랑스 대혁명을 이야기할 때 흔히들 이야기 되는
앙시엥 레짐의 모순, 제3신분 부르주아들이 주도한 시민혁명, 봉건제도의 타파, 이후 일어난 자본주의의 발전, 세계사적 영향
등등이 모두 그쪽에서 주창하고 받아들여진 것들이라...

시토아앵이라는 표현에 관한 글을 어디서 읽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남...
프롤레타리아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건 한번 알아보고 알려드림
0
2017.02.17
@페탱
아 그게 마르크스주의 해석이엇군.
0
2017.02.17
@티나한
ㅇㅇ 그래서 퓌레가 당시 고전적 해석들이 역사를 마르크스주의에 맞춰서 답정너하고 있다고 깐 적도 있음.
0
2017.02.17
@페탱
마르크시스트들이 좀 그런 경향이 있습죠.. 뭐 물론 다 그런거슨 아니겠지만서두
혹시나 프롤레타리아 혁명론이랑 연결시키는 경우는 없는 것일까 궁금해서 물어보았슴.
0
2017.02.17
@티나한
진퉁들은 그래서 그것이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볼셰비키 혁명으로 이어졌다고 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세계가 공산주의로 귀결될 것이라는 주장들을 했죠.
거기까지는 아닌 사람들이라도 워낙에 이쪽 해석들이 설득력이 있으니까 영향을 피할 수 없던 것이었고.
물론 나중에 소련 실상이 알려지며 다 같이 길을 잃고 헤매게 되었지만...

퓌레의 보이콧 사건이 발생한 대혁명 200주년인 1989년이 소련해체 1년 전이었다는 건 의미심장하죠.
0
2017.02.17
@페탱
묵시록의 예언 뽕에 심취하셨던 시절이로고...
사견이지만 마르크스 스타일보다 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거 같은 역사 설명 방법은 없지 않은가 시프요.
(실제로도 그러한지는 내가 뭐 확언을 할수는 없응께)
그러니 아직까지 생명력이 유지되고 있는 거겠졍
0
2017.02.17
@티나한
배우면 배울수록 넘나 깔끔해서 꿀떡 삼키고 싶어짐.
0
2017.02.17
@티나한
책 관련해서는 (어차피 시중에 책이 별로 없긴 한데)
노명식 선생님의 책이나 최갑수 선생님의 책을 보면 고전적 해석에 대한 견적이 잡힘.
0
2017.02.21
@티나한
씨토아앵은 당시 1, 2 신분을 제외한 전체를 일컫는 말이었고 프롤레타리아는 이후 마르크스가 무산계급을 일컬으며 쓴 용어이니 굳이 따지면 그 안에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포함은 되지만 다른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내가 읽었던 글도 '프롤레타리아는 혁명에 있어서는 같은 시토아앵이었으나 부루주아지들에게 배신당했다'는 식의 글이었음.
0
2017.02.21
@페탱
크흡 친절한 애프터서비스 감사하노매라.
그런거였구만
0
2017.02.17
ㅊㅊ
0
2017.02.17
덕분에 요즘 읽판 들어오는 재미가 있어
사랑해요 읽게이!
0
2017.02.17
이런거 아주좋아하니 많이 올려주세야
0
2017.02.17
수정적 해석이라기엔 너무 영국 좋을 대로의 해석이네.

지들 입헌군주제 방식이야말로 아름다운 것이고 프랑스식 혁명은 미개했다라고 하고 싶은게 대혁명에 대한 영국식 해석의 출발점인데.

일단 집고갈 점은, 공포정치가 필연이었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하기엔 급진주의 자코뱅파도 그리 쉽게 주도권을 쥐지도 못했었고, 오히려 대혁명의 방향은 초기엔 입헌군주제 쪽으로 많이 기울어있었음.

자코뱅이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고 할만한 계기가 루이 16세의 처형이었는데, 그나마도 자코뱅이 집행유예란 선택지 없이 찬반으로만 표결하자고 하는 등 온갖 술수를 다 썼어도 처형 찬성이 반대와 몇 표 차이도 안났었고, 그 이후에 재판조차 미리 손써두지 않았으면 어찌될지 몰랐음.

급진주의 자코뱅애들이 공포정치로 빠질 수 밖에 없었던 건 루소의 이론을 받아들였다는 둥 그런 개념적인 부분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급진적 혁명 자체가 지지를 생각보다 못받아서 어쩔 수 없이 택했던 정치적 처방이었음.

그냥 혼란기에 어쩌다가 공포정치가 득세를 했을 뿐, 영국놈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애초에 대혁명이 소수의 급진파가 중심이 되어 공포정치로 권력을 전횡하기 위해 인민들을 이용해 먹은 대의 없는 막되먹은 혁명이란 거에 동의 못하겠다.
0
2017.02.17
@아망
어쨌든 많이들 모르는 관점에 대해서 설명해준거 잘 읽었다

한국 대중들의 프랑스 대혁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거의 이원복과 교과서가 심어놨지, 나도 좀 크기 전에는 대혁명이란게 일단 왕과 왕비 잡아다 목자르고 보는 식이었다는 걸로 알고있었음, 특히 이원복 분노한 프랑스 국민 연출이 사실과 좀 다른 부분이 많았다 생각
0
2017.02.17
@아망
썼다시피 현재진행형인 문제고 정보도 빈약한 한국에서 이러쿵저러쿵 하기는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음.
다만 노명식, 최갑수 등의 글에서 뉘앙스를 보면 프랑스 내에서도 수정주의가 학계의 한 메인스트림 반열에 올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러니 단순히 영국측 주장이라고만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음. 나 역시 퓌레의 역사관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말야.
0
2017.02.17
다음은 자본주의이행논쟁 부탁해도 되냐?
0
2017.02.17
@년째 숙성주
학부생 때 B 받고 털려서 싫어양

는 농담이고 그 때 교재로 쓴 책이 동녘에서 나온 책인데다가 그 뒤로 제가 딱히 관심을 가진 적이 없어서
혹시 관련 내용을 알고 계시다면 별 차이가 없을껍니다..
브레너 논쟁 이후의 과정까지 안다면 더더욱 제가 알천하구용
0
2017.02.17
아재 닉에대한 의견도 좀 부탁드려양
0
2017.02.17
@년뒤고시합격
원수여 우리가 여기 있습니다~
0
2017.02.17
영길리 놈들이 까고싶은게 뭐냐 혁명전체가 부질없다는건 아니라 진행과정에서의 잔혹함과 무질서 후에 이어진 절대독재를 비판적으로 본다는거 아닌가
0
2017.02.18
@반팔맨
에드먼드 버크 같은 경우에는 아예 혁명 자체에 부정적이었고 당대에는 정치적으로 그런 기조가 강했음.
1950년대 이후 코반의 연구와 영미사학계는 주로 혁명의 사회경제적 원인과 결과, 영향 등에 대한 고전적 해석을 비판하는 것이었고
이후 퓌레가 수용해 확장했을 때는 혁명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영역까지 비판한 것이라 카더라.
혁명의 일탈에 대한 비판은 고전적 해석이 뿌리내렸을 때부터도 존재했음. 퓌레는 거기서 더 나아간 것이고.
0
2017.02.18
ㅊㅊ / 자코뱅주의 OU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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