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녕. 개드립에 자작글 써보는건 또 처음이네.

 얼마전에 사건 터진거 보고 팝콘 먹다가.

 갑자기 우리 학교에 불이 붙는거 보고 지금 쥐죽은듯이 발발 떨고있는 게임 개발자 지망생이야.

 지금은 몇달뒤에 군대가서 휴학중이지.

 제법 고심하다가 고른 학교가 순식간에 헬대학 소리 들으니까 씁쓸하더라고.

 우리학교에서 메이저라고 할 만한 과는 다섯개야. 만창/애니/게임/모바일/푸드

 이 다섯개 과가 우리학교의 자랑이였고, 대학 홍보를 할때도 이 다섯개 과들을 중점으로 홍보해.

 이 중 이번에 만창과가 논란의 중심지가 되는걸 보게 됬어.

 나는 여기다가, 만창과 입장이 아닌. 다른과의 입장에서 느끼는 씁쓸함을 얘기해보려고.

 지금 저 만창과에서 불이 난거를 보고 아마 우리과 친구들은 전부 패닉에 빠졌을거야.

 사실 어디 동아리제를 하든 축제를하든 그렇게 눈에 띄던 과는 아니였어. 쟤네 취업 잘한다는 소리만 들었지.

 우리는 특징이 워낙 과 끼리 마이페이스라서, 다른 과에 간섭이나 신경을 거의 안쓰게 되서 각자 문화가 따로 만들어 지더라구.

 사실 그 점이 이번 사건이 터지는데 전후징조를 아무도 몰랐다는 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봐.

 게임과 얘기를 잠깐하자면, 학교 뽕맞은건지는 몰라도 나는 게임과는 상당히 좋다고 자신하고싶어.

 1학년 때는 각 파트에 맞는 기초를 배우다가, 2학년 때부터 대형 프로젝트에 나서.

 2학년 1학기에는 앱게임 프로젝트라고, 팀을 짜서 폰게임을 만들어서 출시까지 하는게 목표야. 쉽게말해 한학기동안 내준 조별과제지.

 2학년 2학기 때부터는 졸업작품 프로젝트에 들어가. 이것도 역시 팀 작업이고, 목표는 3학년 때에 지스타에 출품 하는것이야.

 잠깐 얘기 했지만, 우리과는 저 만창과에서 터진 일 처럼, 닫힌 사회 문제로 부터는 제법 자유로운 편이라고 봐.

 학기 내내 팀작업 위주로 굴러가지, 게임 제작 특정상 여러 설문조사나 견문도 익히길 교수님들이 크게 권장하지.

 이게 참 잘 드러나는게, 유독 대학 축제 같은 때에는 게임과 만큼 잘 노는 곳도 없다고 하더라.

 이게 이런식으로 학생들 성향이 차이가 날줄은 나도 몰랐어. 이번 일 터지고 곰곰히 생각하고 나서야 아 그렇구나 싶었지.

  뭐, 내가 학교 소개하려고 글쓴건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가 이정도 노력을 해서 장래를 꾸린다고는 알아 줬으면 해서.

 본론은 말이야, 저 만창과에서 불난 것 때문에 갑자기 날벼락을 맞았다는거야.

 지금 이 순간도 청강대 만창은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있고, 나도 그렇게 까고 있어.

 그런데 잘 생각해보자. 보통 사람들은 "청강대 만창과에서 대형 사건이 벌어졌대" 하면, "청강대 만창" 을 먼저 기억할까, "청강대"를 먼저 기억할까.

 당연히, 나 같아도 "청강대" 라는 저 대학 이름을 먼저 기억하게 될 거야.

 이 점 때문에 우리 게임과 포함 다른 과들은 지금 바들바들 떨고 있는거야. 하루아침에 내가 다니던 대학이 "메갈대" 로 인식되고 있으니까.

 특히 우리 학교에 오는 애들 중에는, 게임 애니쪽으로 꿈이 확실한 친구들이 많이 오는 편이야. 혹은 입시중에 안정빵으로 넣어서

 왔다가 그런 친구들을 보고 목표를 가지게 된 친구들도 많고. 나같은 경우는 전자야. 난 좋은 게임 프로그래머/기획자 가 되고싶어.

 게다가 지금은 우리 과에도 저런 ㅄ들이 껴있지 않을까 하고 예민해 있어.

 만약에 여기서 다른과에서 일이 터져 버리면, 학교가 그대로 불명예를 안고 개발살 나는건 불보듯 뻔하거든.

 실제로 만창과를 가루가 되도록 까던 개드리퍼들도, 다른 과에 대한 얘기는 거의 못들었을거야.

 다들 쥐 죽은듯 조용해. 잘못 입 놀렸다가 큰일 날 걸 다들 알고 있으니까.

 하여튼 그런 입장에서, 학생인 내 입장에서는 상당히. 씁쓸하게 됬어

 난 언제나 좋은 개발자가 되겠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고, 내 친구들도 다 그런 생각을 하고있어.

 그런데 다니던 곳이 갑자기 이지경이 되니까. 다들 불명예를 안고 허탈해져 버린거지.

 그나마 방학중에 사건이 터져서 망정이지, 아마 학기중에 이랬다면... 아마 캠퍼스 내부에서 난리가 났을거야.

 만창을 까는건 나도 절대적으로 동의해. 우리도 빨리 이 사태가 수습 되길 바라고 있어.

 원래 이런거 안쓰려고 했는데, 워낙 억울하다 보니 나도 쓰게 되버렸네. 이런글을 말이야.

 안 좋은건 까야 되는건 맞지만, 학교가 더럽혀 지는 와중에 그 뒤에 있는 학생들도 있다는 사실 만큼은 알아줘.

 좋은 밤 되고. 난 다시 눈팅속으로 숨어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