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우주선, 스압, 데이터] Telstar 1, 세계를 이어준 하늘에 난 창문

파견가서 뼈빠지게 일하느라 글 리젠이 점점 느려지네...


게다가 아폴로 이야기만으로 질질 끄는건 아닌거 같고....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위성 이야기 좀 해볼까 해.






마르코니.jpg



1901년에 굴리에모 마르코니라는 사람은 대륙간 무선통신을 성공시켰어.


굉장히 멀리 떨어진 곳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게다가 전신주 같은 기반 설비 없이 그저 무전기 2대만으로 이루어진 일이었기에

사람들은 이러한 발명에 세계가 가까워질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올랐어


하지만 이는 라디오나 HAM같은 매체에만 국한되었어.

텔레비전은 이야기가 좀 달랐던거야.



텔레바이저.jpg



1929년에 BBC방송국에서 최초로 텔레비전 방송을 시작한 이래로 텔레비전 방송은 확산되었지만,

(정확하게는 위 짤의 텔레바이저를 이용한 방송이었어)

텔레비전 방송은 기존의 라디오 방송과는 다른 약점이 있었어.



전파.gif



바로 전파 그 자체였어.

일반적으로 라디오 방송(FM방송 말고)에 사용하는 주파수는 파장이 길기 때문에,

대기권에 있는 전리층에서 반사가 되어 꽤 먼 곳까지 전파가 닿을 수 있어.


아까 언급한 마르코니의 대서양 횡단 무선통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야.


현재도 고성능의 단파라디오를 사용한다면 지구 반대편의 단파방송을 수신할 수도 있다고 해.


하지만 TV방송은 이야기가 좀 달라.

TV 방송에 사용되는 전파는 초단파(VHF)나 극초단파(UHF)같은 전파로서,

많은 데이터를 송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파장이 굉장히 짧기 때문에, 직진성이 강하고 전리층에 반사가 되기 어려워.

이는 더 멀리 TV를 수신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기지국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결국 돈이 엄청 드는 대 공사가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해.

그래서 옛날에는 난시청 구역이 있을 정도로 TV의 수신 지역은 크게 늘어나기 어려웠어.


결정적으로 대양을 뛰어 넘어서 대륙간의 TV 방송은 이런 식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워.


케이블을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하겠지만,

당시에는 TV 신호를 케이블로 보내는 것보다 기지국을 세우는게 더 싸게 먹혔어.


스푸트니크.jpg


하지만 1959년 소련이 쏘아 올린 작은 금속 구 하나는 세계를 뒤흔들기에 충분했지.


이 금속구에서 발산하는 전파를 전세계 사람들이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세계를 하나로 묶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어.




아서 클라크.JPG


사실 이러한 아이디어는 1945년(!)에 SF덕후들이라면 안 들어본 적이 없는 아서 C. 클라크가 처음 주장했어.
그는 한 잡지에 '외계에서의 중계'라는 글을 기고하게 되었는데, 
그 내용은 기존의 TV기지국의 거리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도 부근 36,000km에 인공 위성을 띄워서 이를 TV기지국으로 활용하자는 방안을 담고 있었지.
(그래서 현재 통신위성이 사용하는 궤도인 정지궤도를 클라크 궤도로 부르기도 해)

결국 아서 C. 클라크는 통신위성의 개념을 정립하고 대중화 시킨 선구자라고 할 수 있지.


그 뒤로 1959년 모두 잘 아는 스푸트니크의 성공으로 위성에서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지.



배터리.jpg


하지만 통신위성에게는 중요한 기술적인 문제가 하나 남아있었어.
바로 동력원 문제야.

전파를 능동적으로 발신하기 위해서는 동력원이 필수적인데, 
그 당시의 로켓 기술력에 보았을 때 위성의 크기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고,
그에 따라 위성의 배터리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지.

그러니까 비싼 돈 쳐 들여서 궤도에 올렸는데,
배터리가 토끼처럼 조금만 흔들어도 찍 싸버리는 그런 상황이 벌어질 수가 있는거지.


수정됨_projectecho.jpg


그래서 제안된 또 다른 개념은 수동형 통신위성이라고 해서, 
거대한 알루미늄 풍선 등으로 전파를 반사시키자는 개념도 있었지. 
이 아이디어는 미국에서는 1960년에 에코 프로젝트라고 해서 실제로 만들었고, 교신에도 성공했어.


어쨌든 능동형 통신위성의 몇몇 해결하면 통신위성의 꿈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었지.

우선 배터리 문제는 태양전지로 해결할 수 있었어.
1954년에 인텔 이전의 외계인 고문 연구소인 벨 연구소가 개발에 성공한 태양전지로 배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어.

위성의 크기도 트랜지스터로 해결하여 크기도 상당히 줄일 수 있었어.
여담으로 트랜지스터도 위에서 언급한 벨 연구소에서 만든거야. 
근데 재미있는 사실은 트랜지스터는 진지하게 외계인 고문으로 만들었다는 음모론이 있어.

어쨌든 이렇게 우리가 알고있는 통신위성이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거야.


Telstar.jpg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위성이 오늘 소개할 텔스타 1 위성이야.

크기는 88cm 정도의 구형이었고,
무게는 77kg 정도였어.
이 위성에는 지상에서 발사된 전파를 수신하는 안테나와 전파를 증폭시키는 장치 그리고 이를 다시 지상으로 송출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었어.
그리고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곳곳에 붙여진 태양전지와 니켈-카드뮴 전지로 배터리 문제를 해결했지.


수정됨_Telstar_image4.jpg


제작은 미국의 통신사인 AT&T, 벨 연구소, 영국과 프랑스의 우정국이 합작해서 만들었어.


텔스타_1962년 7월 12일_동아일보.png

동아일보 1962년 07월 12일 기사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참조)


텔스타 1호는 1962년 7월 10일에 미국의 케이프 커내버럴 기지에서 발사되어 활동을 시작했지.


엔도버 기지국.jpg
텔스타 1호가 처음으로 중계한 성조기 영상 짤


처음 텔스타 1호를 이용해서 AT&T의 회장이 미국 부통령이었던 린든 B 존슨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 후에 미국에서 유럽 대륙으로 중계한 것은 텔스타 위성을 관제하던 미국의 엔도버 기지국에 세워져 있던 성조기 영상이었어.

텔스타_1962년 7월 13일_동아일보.png

동아일보 1962년 7월 13일 기사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참조)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가수 이브 몽탕의 인삿말과 노래를 미국으로 전송했지.

이제 세상은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거야.

텔스타_1962년 7월 25일_동아일보.png

동아일보 1962년 7월 25일 기사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참조)


텔스타 1호의 위력은 1962년 7월 23일에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을 통해서 극적으로 드러내었어.
당시 케네디 대통령은 소련의 외교정책과 핵무기 정책을 비판하는 연설을 TV로 중계했고 이를 유럽 대륙으로 보냈는데,
이 때 텔스타 위성이 사용되었어.
또한 연설 중에 달러 가치 절하가 없을 것이라는 케네디 대통령의 발언으로 
바로 유럽 내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는 등의 모습을 보였지.
게다가 야구 경기까지 유럽 대륙으로 송출하기까지 했어.
유럽에서도 각지의 모습을 미국으로 송출했었고 말이야.

예전에 TV 송출 기술로는 어림도 없는 일들이 단 하루만에 계속 벌여진거야.
이 날 TV를 본 사람들은 발달된 기술이 어떻게 실생활에 다가올 수 있는지 깨닫게 된거지.


물론 텔스타 1호가 만능이 아니었던게,
텔스타 1호의 궤도는 저궤도였고, 타원형으로 궤도를 돌았기 때문에 실제로 북미대륙과 유럽 대륙 간을 연결할 수 있는 시간은 30분 남짓에 불과했어
또한 저궤도 위성이기에 위성을 추적하기 위해서 거대한 기지국과 추적 시스템을 필요로 했어.

그래서 미국은 텔스타 1호를 이어서 여러 릴레이 위성을 쏘아올려 텔스타 1호의 단점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어쨌든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역사적인 연설 그 뒤로도 텔스타 위성을 이용하여 다양한 방송을 송출하였지.


1962년 11월 말.
미국의 엔도버 기지와 영국 그리고 프랑스의 3곳의 관제소에서 텔스타 위성과의 교신이 불능이라는 것을 확인했어.
텔스타 1호가 고장이 나버렸어.

텔스타_1962년 11월 27일_경향신문.png

경향신문 1962년 11월 27일 기사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참조)



세상을 가까워지게 만들 것이라 여겼던 텔스타 1호는 안타깝게도 세상의 광기에 희생되고 말았던 거야.

1960년대.
미국과 소련은 냉전이라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국력을 과시하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어.
스푸트니크 1호로 촉발된 우주 경쟁도 이러한 국력 과시의 장이었다는건 잘 알려져 있지.
그 뿐만 아니라 경쟁적으로 미·소 양국은 국력과시를 위해 온갖 선전을 하고 있었어.
또한 군사적으로도 자국의 위세를 드러내야 했지.


수정됨_핵실험.jpg



그 수단 중에 하나가 핵실험이야.

핵실험은 단순히 핵폭탄의 기폭을 테스트하고 이를 데이터로 수집하는 의미 그 이상을 가지고 있었지.
우리는 이러한 핵무기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고, 그 폭발력도 너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그러니까 깝치지 말아라.
대충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어.


북한_수소폭탄_수소탄_실험_성공_주장_풍계리.png


그래서 북쪽의 유사국가가 국제사회가 만류하는 가운데에도 관심병 걸린 새끼처럼 핵실험을 해대는거지.


스타피시프라임_1962년 7월 10일 동아일보.jpg

동아일보 1962년 7월 10일 기사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참조)



starfish_prime.jpg

스타피시 프라임 실험 당시의 호놀룰루에서 찍은 사진


어쨌든 미국은 1962년 7월 9일에 스타피쉬 프라임이라는 이름의 핵실험을 실행해.
이 실험은 하와이 인근에서 고도 400km의 고고도에서 1.4메가톤의 수소폭탄을 폭발시킨 실험이었어.
(참고로 히로시마에 떨어진 예절주입기리틀보이의 위력이 20킬로톤)
실험은 성공적이었고, 하와이에서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오오라도 볼 수 있을 정도였지.

스타피시프라임_1962년 7월 10일 경향신문.jpg

경향신문 1962년 7월 10일 기사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참조)


근데 이 실험은 텔스타 1호가 발사되기 바로 하루 전에 실시된 핵실험이었어.
또한 이에 질 수 없었던 소련도 고고도 핵실험은 10월 달에 감행해.


물론 텔스타 1호가 직접적으로 핵폭발로 타격을 입지는 않았어.
하지만 텔스타 1호는 저궤도를 도는 위성이었고, 언젠가는 핵실험을 했던 장소로 들어가게 되는 상황이었어.
물론 어느 정도는 핵실험 후 생긴 고농도 방사능을 버틸 수는 있었겠지만,
계속되는 대미지 누적으로 인해서 텔스타 1호는 당초 예상 수명인 2년을 못 넘기고 6개월 정도 밖에 작동하지 못했어.
(여담으로 스타피시 프라임 실험 당시 휘말린 위성 중에는 영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아리엘 1호가 있었어)


그래서 미국에서는 당초 예정보다 더 빠르게 텔스타 2호를 발사해야 했지.
그 후에 텔스타 위성들은 1964년 도쿄 올림픽을 중계하는 등의 큰 성과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었고,
아직도 텔스타 위성 시리즈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해.
(물론 모습은 텔스타 1호와는 다르지만 말이야)


여담 1
텔스타 1호는 그 동안에 과학탐사니 실험이니 하는 것과는 다르게 처음으로 인류 사회에 제대로 공헌한 첫 위성으로 이름을 남기게 돼.


여담 2
솔직히 이 이름을 듣고 어라? 했던 사람들이 좀 있었을 거야.

왜냐하면 축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텔스타 축구공.jpg


1970년 멕시코 월드컵 공인구인 '텔스타'와


SC_Telstar.png

1963년에 창단된 네덜란드 축구팀인 'SC텔스타' 때문에,



브리티시 락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Tornados-telstar-german-sleeve.jpg


1962년에 더 토네이도가 발표한 곡 '텔스타' 때문일거야.
여담으로 이 곡은 영국 곡 최초로 미국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하여, 
이른바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효시를 남긴 곡이기도 해

전부 이 텔스타 1호에서 그 이름을 따온거라고 해.

1개의 댓글

2016.08.31
꾸르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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