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개드립 간 '일반인이 모르는 비행기 지식' 에 달린 댓글에 답변해보자!


안녕? 나는 미국에서 조종사 훈련을 받고있는 파릇파릇한 루키야. 자가용 면허를 가지고 있고, 지금은 커머셜(사업용) 파일럿 과정을 밟고있어.


나는 아직 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내가 배우고 있는 지식의 범위 안에서, 혹은 나도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찾아본 범위 안에서 게이들이 궁금해한 내용에 대해서 써보려고 해. 혹시 여기에 정말로 현직 라인 조종사 형들이 있다면, 그리고 만약 내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거리낌없이 지적해주길 부탁해. 정확한 정보를 가지는건 언제나 중요하지.


참고로 댓글들은 http://www.dogdrip.net/151063891 이 글에서 뽑아왔어. 몇몇은 글의 내용과 전혀 관계 없는것도 있고, 설명이 부족해서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부분들도 있네. 답변이 달리지 않은 댓글중에 재미있을 만 한 몇 가지 질문에 대해서 알아보자.




원 글의 글쓴이는 정비사다보니 아무래도 정비사의 시점에서 익숙한 부분들에 대해 많이 설명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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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역시 개드리퍼들은 승객으로 비행기에 탈 일이 많기 때문에 비행기의 안전성에 대해서 더 관심이 많은 모양이야. 




비행기의 사고율은 얼마나 될까? 자동차에 비해서 사망률이 훨씬 낮은 운송수단이라는게 정말일까? 그렇다면 얼마나 차이가 날까?

비행기가 바다에 추락(?) 하게 되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늘에 떠다니다가 언제든지 바닥으로 곤두박질칠 수 있는 비행기가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걸까?


지금부터 알아보자.




1. 비행기가 자동차에 비해 X배 안전하다구요? 


다들 알다시피 항공사고는 교통사고에 비해서 굉장히 자극적으로 소모되기 쉬운 특징을 몇개 가지고 있어. 

항공사고의 피해자는 대부분 치명상을 입어. 그리고 한번에 수백명의 사망자를 내는 대규모의 참사가 발생하기 쉽지.

이런 특징때문에 항공사고는 항상 발생할 때마다 언론의 주목을 받고 끔찍한 사건으로써 대중에게 각인되게 마련이야. 항공운송 종사자, 그리고 사업자들은 이런 문제를 아주 잘 알고있어. 그리고 사고가 벌어졌을 때 사태의 심각성과 더불어 이로 인해 미치는 대중에 대한 심리적 효과를 매우 두려워하지. 뭐... 사업자들의 관심사는 수천억원 하는 항공기 가격일지도 모르겠지만.

파일럿인 나도 물론 사고를 원하지 않아. 일 하다가 죽고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 심지어 내가 죽고 나서도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아야 한다니, 상상하고 싶지도 않아.


그래서 이 업계의 모든 연구자와 사업자, 그리고 기술자들은 사고의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 해왔어. 

지금에 와서는 "당신이 비행기를 탔다 죽을 확률은 벼락을 맞을 확률보다 낮다" 고 당당하게 홍보할 수 있을 정도가 됐지.


하지만 말로는 뭔들 못 해? 수치로 살펴보자.


아래는 ICAO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국제 민간 항공 운송 기구) 의 2017년까지의 항공사고 통계야. 

우리 게이들이 딱히 탈 일이 없는 자가용이나 소형기를 제외한 5.7톤 이상의 사업항공사들의 여객/화물 수송기 사고만을 추린거지.


icao accident ratio.PNG

https://www.icao.int/safety/iStars/Pages/Accident-Statistics.aspx



상단의 도표는 운항 횟수 대비 사고 발생률이야. 


2017년엔 운항 백만건 당 1.93건의 항공사고가 발생했어. 


벼락 맞을 확률은 1/60만이라고 하니 거의 비슷한 수치를 가지고 있어.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 는건 그렇게 과장한건 아니었네.


2017년에 집계된 사고 횟수는 70건으로 총 운항 횟수는 약 3600만 건이야.


사고의 발생 건수가 10년동안 꾸준히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건 인상적이야. 일한다! 그게 누구든지.

특히 올 해는 항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48명밖에 집계되지 않았어. (우측 하단 도표) 여기서 '사고'는 단순히 추락만을 의미하는게 아니라 모든 국제 항공기구에 보고가 의무화되는 내용을 포함해.

나는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서 미 연방 교통안전 위원회 (NTSB) 에 보고가 의무화되는 내용에 대해서만 알고있어. 근데 아마 국제표준도 이거랑 비슷할거야.

(터빈엔진 고장, 공중 충돌, 항공기 실종, 비행중 화재, 임무를 수행할 수 없을 수준의 승무원 부상 혹은 질병 발생, 항공기 조종계통의 이상발생 등)

사고에 해당하는 항목들을 살펴보면 무조건 항공기가 바닥에 충돌한 사건들만 집계되는게 아니야. 그리고 상기한 내용 중 많은 것들이 사고가 발생한 후에도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보조 플랜을 가지고 있어. 그래서 70건의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사망자는 그보다 적은 48명의 기록을 낼 수 있는거야.


3600만건의 이륙, 48명의 사망자. 


3600만건 중 절반이 넘는 수가 화물 운송기지만 여객용 항공기는 수백명의 사람을 실어나르기 때문에 총 승객의 수를 모수로 잡으면 사망자의 비는 훨씬 낮아져. 

이 정도면 상당히 훌륭한 수치라고 볼 수 있겠네. 그렇다면 자동차에 비해서는 몇배나 안전한걸까?



vehicle accident korea 2016.PNG

http://www.index.go.kr/com/cmm/fms/FileDown.do?apnd_file_id=1614&apnd_file_seq=5



이건 경찰청 통계 국내 교통사고 현황 중 일부를 발췌한거야. 


2016년엔 차량 1만대 당 1.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어. 그리고 국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1일당 11.7명이야. 한 해에 4270명이 사망했네.


위에서 살펴본 항공사고의 사망자 집계가 전세계를 통계한 것인데도 가장 많을 때 약900명이야. 16년 한 해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에 비해 1/4밖에 안 돼.


하지만 승객 수 대 사망자 비를 비교하려면 이 자동차들이 실제로 몇 명을 태우고 몇회나 운행을 했는지를 봐야겠지?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에 대해서 정확한 지표를 통계내는게 불가능한 것 같아. 아쉽지만 동일한 통계 수치를 비교해서 '몇배 안전하다' 라고 정확히 증명하기는 힘들 것 같네.


하지만 우리 게이들은 이 자료를 보고 각자 대략적으로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개인적으론 제법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





2. 바다에 비행기가 추락(?) 하면 생존할 확률은?


일단 이 문제에 대답하기 이전에, 추락이라고 하면 보통 어떤걸 상상해? 



이런거?

나는 '추락' 이라고 하면 이런걸 생각해. 손 쓸 방법도 없이 바닥으로 고꾸라져서 그대로 모든게 산산조각나는 끔찍한 상황이지. 이건 화물기가 내부에 적재된 화물의 결속이 풀리면서 무게중심을 잃고 추락하는 영상이야. 윾 소름끼쳐.

하지만 안심해.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는 애초에 사고 상황 중에서도 거의 없고, 특히 민간 여객항공기에선 더 어렵지. 

그리고 단순히 엔진이 고장나는걸론 비행기는 저런 비슷한 상태에도 빠지지 않아. 


어찌됐던 땅에 추락하던 물에 추락하던 이런식으로 '추락' 하면 확실히 말할 수 있어. 생존 확률은 0%야. 시간이 별로 없으니 가능한 한 빨리 유언을 읊자.

그치만 이런 상황에서 생존이 불가능하단건 유치원생도 알겠지? 아마 두번째 질문을 한 게이가 물어본건 비행기가 물에 '비상착수' 했을 때 얼마나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물어본걸거야. 파일럿들은 'Ditching'이라고 부르지.


(화질구지)


한동안 전 세계의 화제가 되었던 US Airways 1549의 허드슨 강 디칭이야. 기장의 강단으로 강에 비상착수를 시도해 고작 3000피트에서 모든 엔진이 고장난 항공운송사고 역사상 전례없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모든 승객을 지켜낸 기적적인 사건이지.  하지만 이 때는 디칭을 결정할 수 있을만한 좋은 조건들이 주위에 갖춰져 있었어. 일단 항공기가 착륙할 위치에 장애물이 없는데다 충분히 안정적인 자세를 잡고 접근할만큼 강이 넓고 직선이야. 그리고 주위에 도시가 있어 금방 구조 지원을 기대할 수 있으며, 강이기 때문에 착륙시 위협 요소가 되는 높은 파도가 없어. 반면 모든 비상착수가 이상적인 상황에서 이뤄지진 않아.





Ethiopian Airline 961편의 비상착수. 이 항공기는 납치당한 채로 도달할 수 없는 목적지로 비행하다 연료가 떨어져 바다에 착륙했어. 마지막 순간에 납치범들과 파일럿 사이에 싸움이 벌어져 안정적인 비행자세를 유지하지 못했고, 비행기가 뒤집히면서 산산조각나고 말았지. 해변에 가까워 즉각적인 구조가 진행되었음에도 160여명의 승객 중 겨우 50여명만이 살아남았어.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적절한 비행 자세를 잡지 못하면 물에 착륙해도 땅에 추락한 것 만큼 커다란 충격을 받게 돼. 특히 파도가 있으면 커다란 벽에 들이받는것처럼 동체가 파괴되도 하지. 안전한 디칭의 조건은 일반적으로 1. 잔잔한 물.(적어도 파도와 평행한 방향) 2. 가능한 한 낮은 속도. 3 수평 비행의 유지야.


디칭 후 생존률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유의미한 수의 실례가 모이지 않았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얘기하기 힘들어. 하지만 이런 사실은 파일럿들이 비상시에도 강이나 바다에 내리길 꺼릴만한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는 반증이 될 수 있어. 거기다 물에 부드럽게 내려앉는다고 하더라도 승객과 승무원이 생존하려면 구조의 손길을 제 때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 가능성은 그때 그 시간과 장소, 날씨에 크게 의존적이지. 결론적으로 물에 착륙하는건 그렇게 안전한 선택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네.


결론은, 원하는 대답은 아니었겠지만 비상착수의 생존률은 얼마나 되나요? 에 대한 답은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로 다르다' 야.


그런데 요즘 비행기들은 이렇게 비상착수가 위험한데도 태평양 상공으로 잘만 날아다니잖아? 그럼 그 때 엔진이 고장나면 어떻게 되는거야?


이 다음엔 이 부분에 대해 알아보자.





3. 엔진이 고장나도 괜찮아. ㄹㅇ? ㄹㅇ!


세계 어딜 가도 승객을 많이 실어나르는 상용 제트 여객기는 무조건 엔진을 두개 이상 가진 다발기여야 해. 

항공기의 엔진들은 각국의 항공법에 따라 고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교체를 하고 오래된 엔진을 제조사에서 싹 재조립 및 재검수해야 해. 

그러나 아무리 일정 시간마다 재생산에 가까운 오버홀을 받는다고 해도, 당연히 엔진이 고장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해. 

그래서 그냥 두개 달아버렸습니다. 하나가 고장나도 나머지 하나로 날 수 있게!

이 세상의 모든 상용 쌍발기는 최대 이륙가능 중량에서도 한 쪽 엔진만 사용해서 고도를 높일 수 있어. 그냥 그 대로 계속 비행을 지속하는것도 물론 기술적으로 가능하지. 하지만 당연히 바로 착륙해야겠죠? 물론 법적으로도 그래야 해. 


그런데 보잉 747같은 4발기같은 경우 엔진이 4개씩이나 되다보니 엔진 하나가 꺼지는건 대수로운 일이 아냐. 만약 비행을 시작했는데 고장난 엔진이 다시 켜지질 않는다? 그럼 꺼버리고 계속 가도 돼. 항공청에 의해서 승인된 MEL(Minimum Equipment List, 최소 운용 장비 목록) 이 그걸 허용하거든! 이 MEL은 항공기가 안전한 운항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기종별로 상세하게 정해놓은 법적 효력을 가진 문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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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글에서 우리 게이가 무슨 소린지 이해하지 못한 커피머신에 대한 뜬금없는 외계어도 사실 이 MEL에 관련된 내용이야. 그 전에 MEL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그냥 아무 페이지나 한번 들여다보자. 지금 보니까 그저 원 글쓴이의 어휘력을 비꼬고 싶었을 뿐인것도 같지만, 뭐 그래도 아무튼 알아보자.


mel sample.PNG

747-400의 마스터 MEL 중 한 페이지야. 설치된 장비가 많다보니 MEL도 228페이지나 되네. ㄷㄷ


1. ITEM은 장비의 이름,

2. NUMBER INSTALLED는 설치된 장비의 갯수,

3. NUMBER REQUIERD FOR DISPATCH는 운항 승인을 위해 필요한 최소 정상작동 갯수야.

항공사는 항공청에 의해 발행된 이 마스터 MEL을 바탕으로 각자 회사 내규에 따라 사용하고싶은 MEL을 커스터마이즈해서 항공청에 승인을 받을 수 있지.


위 페이지는 대충 엔진과 관련된 장비의 리스트인데, 4/3으로 표시돼있지? 응 하나 고장나도 상관 없어. 가!

하지만 쌍발기의 경우엔 이 리스트가 2/2로 되어있을거야. 2개가 작동할 땐 떠도 되는데 만약 공중에서 고장나면 바로 비행을 중단해야 하지.

엔진 갯수가 많아질수록 얼마나 항공기의 안정성이 증대되는지 대충 알 수 있는 부분이야.


오해하면 안돼. 이 MEL에 표시된 3. 은 항공기가 안전한 운항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장비 갯수가 아니야. 거기에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여분의 갯수까지 포함된거지. 


커피머신도 당연히 항공기에 설치된 장비이기 때문에 이 리스트에 들어있어. 재밌지? 그게 비행기의 안전이랑 무슨 상관이야? 하지만 모든 것을 법적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기 위해서 의미없어보이는 장비도 이 리스트에 명시되어 있지 않으면 수리하기 전엔 비행이 허가되지 않아. 물론 커피머신은 필요 갯수가 0으로 되어있지만.


아무래도 좌석의 간격이 정해진 수치와 다르면 좌석이 제대로 고정되었음을 신뢰할 수 없으니 MEL에 의해서 비행이 불가능하도록 규정돼있는 모양이야. 나는 정비사는 아니라서 이런것까진 몰랐네!





4. 엔진이 전부 다 고장났다구요?? 어... 그래도 일단 유언은 넣어둬.


그래도 비행기의 모든 엔진이 동시에 꺼지면 어쩔 수 없이 바로 추락하겠지?


응 그래도 아니야.


비행기는 이륙하는 그 순간부터 엔진이 꺼졌을 때를 대비해 비상 동력원을 기체에 축적하기 시작해.

바로 물리학적으로 기체가 가지게 되는 위치에너지야. 중학교 물리 시간에 배웠지? 높은 곳에 있는 모든 물체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이 에너지가 물체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운동에너지로 전환되지.


비행기 날개는 이 위치에너지를 매우 효율적으로 수평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해줘. 쉽게 말해서 엄청나게 완만한 경사로를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면 돼. 비행기가 확보한 고도에 대해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의 비율을 활공비(Glide ratio)라고 해. 

상용 여객기들은 제법 높은 활공비를 가지고 있는데, 보잉 747기 같은 경우엔 17:1의 비율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 이 말은 고도 1000피트의 높이에 있을 때 최적 활공속도에서 추진력이 전혀 없이 17000피트를 이동할 수 있다는 뜻이야. 만약 비행기가 35000피트에서 순항하다가 엔진이 고장나면 595,000피트, 즉 181km을 이동할 수 있다는 뜻이지.

고도가 높아질수록 이 거리는 당연히 늘어나고, 국내의 몇몇 항공사들은 애초에 이 거리 내에 비상착륙을 할 수 있는 공항이 확보되는 항로로만 비행을 계획해. 

(물론 이렇게 하면 항로가 길어지기 때문에 비용을 줄이고 싶은 가난한 항공사들은 태평양을 가로지르기도 해.)


단, 이게 가능한건 길다란 고정익을 가진 비행기뿐이야. 헬리콥터나 드론같은 회전익기는 당연히 날개가 없기 때문에 엔진이 고장나면 바로 아래로 떨어져.

(내가 드론택시를 타고싶어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기도 하지. 고장을 절대 0%로 만들수는 없잖아? )
*헬리콥터도 위치에너지를 활용해 비상착륙을 할 수 있는 최후의 기술이 있다고 하네! 바로 떨어져 죽는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도록 하자. 하지만 비행기만큼 먼 거리를 이동할 수는 없을거야.


자 그렇다면 비상시에 비행기는 이만큼의 예비 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데, 파일럿들은 이걸 잘 활용할 수 있을까?

당연히 그렇다고 할 수 있어. 내가 비행 교육을 받으면서 가장 먼저 시험받은 평가 항목은 엔진이 고장났을 때 안전한 장소를 찾아서 잘 착륙을 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는 Simulated Engine Failure였어. 물론 면허를 딸 때 뿐만 아니라 수도 없이 많은 단계의 조종사 자격검증시험을 치를 때 절대 빼놓지 않고 평가받는 항목이기도 해. 멀쩡히 잘 비행을 하다가 교관이 갑자기 엔진 파워를 아무데서나 끊어버리지. 심지어 이륙하는 중간에 끊어버렸을 땐 정말 등골이 섬칫했어. 그 때 처음으로 조종사로써의 내 책임에 대해서 진지하게 느꼈던 것 같아.

파일럿들은 자기 기종의 최적 활공속도와 도달가능 거리를 언제나 알고 있고, 비행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이를 고려해서 어느 순간에 고장이 발생해도 대처할 수 있도록 미리 안전 대책을 수립해. 심지어 미 연방 항공법(Federal Aviation Regulation, FAR)은 비상착륙이 가능한 고도를 언제나 확보할 것을 안전 고도 규정으로 명시하고 있을 정도야.

거기에 수도 없이 많은 횟수의 연습까지 더해지면 어떤 파일럿도 계획한 대로 착착 비상착륙을 수행할 수 있어. 비상사태의 조종사들이 차분한 상태로 정해진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건 이런 이유에서지.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놀라울 정도의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는 US Airways 1549의 실제 교신 음성. 





5. 비상시의 행동 요령에 대해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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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비상시가 되고 게이들이 좆됐다는걸 알 때 쯤이 되면 이미 파일럿들에 의해서 모든 조치는 끝나고 마지막 순간만을 남겨두고 있을거야. 또한 그 마지막 순간에 게이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은 (딱히 없지만) 주변에 있는 승무원들이 친절하게 삶의 마지막까지 안내해줄거고. 

그래서 굳이 충격에 안전한 자세나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있을 필요는 없어. 필요하면 알게 됩니다! ^0^ 하지만 그래도 궁금하니 알아보자!


1) Brace position, 충돌자세

이상한 이유로 외국 인터넷에서 논란이 많았던 화제야. 일반적으론 종아리를 똑바로 세우고 허벅지를 감싸안는 자세라고 알려져 있어. 좌석이 너무 좁으면 앞좌석에 팔을 올리고 최대한 낮은 자세를 잡으면 돼. 외국에선 항공사들이 지불할 치료비보다 사망소송비용이 더 싸서 일부러 승객에게 치명타를 입히기 위해(!) 고안한 자세라고 믿기도 했는데, 



진짜 개소리니까 믿지 말도록 하자. 이런 발상을 한 놈은 제정신이 아닌게 분명해.

영상에서 보면 추락시의 충격을 좌석이 흡수하는걸 볼 수 있지? 에어백 만큼 효과는 없겠지만 부분적으론 분명히 도움이 될거야.


정말 시간이 많고 할 일이 없는데 영어를 할 줄 아는 게이들 중 이 문제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은 아래의 제대로된 다큐멘터리를 보도록 하자. 

하지만 너무 기니까 본문에 포함하진 않을거야.

https://www.youtube.com/watch?v=WvbGiuKbmGM&t=3908s

이 다큐멘터리는 퇴역한 항공기를 무선으로 조종 해서 사막에 일부러 추락시키는 실험을 통해 사고 당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연구하는 내용이야.

1:1 크기 RC 비행기 헠헠


중요한 사실은 내 좌석 밑이나 앞좌석 밑으로 발목을 넣는게 매우 위험하다는거야. 좌석이 충격으로 무너져 내리면서 그대로 발목을 짓누를 수 있거든. 만약 비행기가 충격만 받고 멀쩡하다면 부러진 발목이 치명상이 되진 않겠지만, 화재라도 난다면 상황은 매우 달라지겠지? 그러니 꼭 다리는 똑바로 세우도록 하자! 

또한 손을 무릎 앞으로 놓는 행동은 충격에 의해서 무릎과 좌석 사이에서 손을 찌부러뜨릴 수 있으니 꼭 허벅지 아래로 넣거나 앞좌석 등받이에 위치시키도록 하자.




2) 가장 생존에 유리한 좌석?

정말로 답변하기 힘들어. 정말로. 일반적으로 꼬리쪽 좌석이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동체 앞쪽 승객이 찌부러지는동안 충격이 흡수돼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라고들 하는데, 듣기에도 그럴듯하고 정말로 참사로 이어진 항공사고 중엔 꼬리쪽의 탑승객 극소수만이 살아남은 경우가 있어.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에서 테일스트라이크로 추락한 아시아나 214편의 경우엔 사망자 3명이 모두 꼬리쪽의 승객이야. 꼬리를 들이받았으니 그 부분이 통째로 부러져 나가면서 3명의 중국인 여학생들이 밖으로 튕겨져 나갔지. 안전벨트를 반드시 단단히 매도록 합시다. 뭐 좌석이 통째로 뜯겨져 나갈수도 있지만. 어찌됐던 명복을 빕니다.


항공사업 역사상 최대의 참사였던 테네리페 충돌사고에선 이륙하던 항공기가 전방에 있던 여객기의 후미를 들이받았고, 들이받힌 항공기의 기수 근처에 있던 승객 소수와 파일럿이 생존했지.


그래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역시나 기대한 내용이 아니겠지만 '상황별로 천차만별' 이야. 다만 충격이 가해지는 위치에서 먼 쪽일수록 생존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겠네! 그런데, 대부분의 대형기의 착륙 자세는 꼬리가 낮고 기수가 높은 자세야. 물론 비상착륙을 실행할 때도 마찬가지지. 그래서 탑승객이 생존할 가능성이 있는 '어느정도 통제된 추락' 의 경우 항공기가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만약 항공기가 기수부터 바닥에 쳐박는다면 앞에 얼마나 큰 완충수단이 있어도 떨어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아무도 살아남지 못할거라고 생각해. 반대로 비상착륙 자세로 추락하게 되면 꼬리가 먼저 바닥에 닿지. 띠용? 딱히 꼬리라고 안전하지 않을수도 있잖아?


맞아. 결국은 그때그때 운에 달렸습니다. 음... 가장 생존에 유리한 방법은 열심히 기도하는거 아닐까?

다만 개인적으론 날개 옆자리는 피하고 싶어. 거대한 연료탱크가 들어있거든.



3) 기내 규정들에 관해

몇가지 사람들이 의아해하는 승무원들의 지시사항 중 비상사태에 관련된 내용들을 여기서 조금 다뤄볼까 해.

일단 기본적으로 착륙은 '통제된 추락'이라고 할 수 있어. 너무 빨리 떨어지면 추락, 천천히 떨어지면 착륙. 간단하지? 그런데 통제가 안되면 어떻게 되죠? 그냥 추락이죠. 그래서 모든 기내의 착륙 절차는 추락에 대비하고 즉각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절차를 같이 수행해.


왜 등받이를 세워야 하나요? 

추락했을 때 니가 생각없이 도망가도 뒷열 사람들이 도망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야.


왜 테이블을 집어넣어야 하나요?

마찬가지로 니가 생각없이 도망가도 옆 사람이 도망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야.


왜 창문을 열어야 하나요? 

추락했을 때 화재 등의 바깥의 위험을 신속하게 확인하고 대피를 통제하기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야.


왜 밤엔 착륙시 객실 조명을 어둡게 하나요?

추락을 하게 되면 파일럿은 가능한 한 화재 발생률을 줄이기 위해 모든 엔진과 전기계통을 끄게 돼있어. 

그 때 갑자기 어두워진 상황에 눈이 적응되지 않아 도망치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야.


그러니까 고분고분 승무원이 시키는대로 말 듣자. 다 너네 보호하려고 하는 조치야.







6. 비행기의 주변에 있는건 얼마나 위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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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당연히 누구나 대답을 예상할 수 있어. 아니나 다를까 아는것 많은 똑똑한 개드리퍼들이 밑에 답댓글을 끝도없이 달아주었지. 하지만 직접 보는게 나름 재미있으니까 마지막으로 보고 가자!



St. Maarten의 Princess Juliana 공항. 비행기 사진 찍으러 다니는 Plane spotter들에겐 제법 유명한 곳이야. 

활주로에서 해변이 가장 가까운 곳이지. 다행히 어느정도의 안전거리가 있어서 어떤 게이가 걱정하던 것처럼 구경하던 사람들이 타죽지는 않았네.




거리가 가까우면 이렇게 커다란 스쿨버스도 통째로 날아가니까 절대로 비행기 근처에는 함부로 다가가지 않도록 하자!

아 개드리퍼들은 더 무거워서 괜찮으려나?




그 밖에도 왜 여객기에는 낙하산이 없어? 등등의 빈번한 질문에 대해서도 다뤄볼까 했는데 일단 스압이 길어지고 나도 제법 글 쓰는데 시간이 걸려서 여기서 매듭을 지어볼까 해. 혹시 더 궁금한게 있다면 댓글을 달면 답변해줄 수 있도록 할게!




38개의 댓글

와 파일럿 아조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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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6
1.엔진의 물리적 오류(?)같은 기술적 결함말고 외적요인에 의한 엔진꺼지는 일이 있나요?
2. 1이 있다면 사례들이 있을까요?
3. 외적요인에 의해 엔진이 꺼지는 빈도는 기술적결함보다 적나요?
4. 날개쪽에 문제가 발생했을때에도 대처메뉴얼이 따로 있나요?
5. 미국의 연방 항공법과 한국의 항공법(?) 두가지를 놓고볼때 전문지식 또는 기술 요구도가 차이가 있나요?
0
2018.01.16
@자기계발
1. 물론 있습니다.

2. 포린오브젝트(외부물체에 의한 충격), 아이싱이 대표적입니다. 본문에서 예시를 든 US Airways 1549 사건도 새에 의해서 엔진이 파괴된 경우입니다. 아이싱(얼음)의 경우엔 모든 항공기 엔진의 흡기구가 열선을 가지고 있어 큰 문제는 아닙니다.

3. 최근의 터빈엔진은 기술적으로 상당히 성숙해 자체적인 결함이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확히 통계치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외적 요인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만약 정비 불량이 외적 요인으로 포함된다면 기술적 결함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적 요인으로 인한 고장이 자주 발생한다기보단 그만큼 기술적 결함이 드물게 발생한다고 이해하시는게 적절합니다. 설령 기술적 결함으로 인한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해당 결함에 대한 조치 명령이 즉각적으로 모든 동일 엔진 사용 사업자에게 내려지게 됩니다.

4. 비행기의 주익은 가장 중요한 부위이기 때문에 매우 튼튼하고 안전하게 설계됩니다. 제가 아는 한 주익에 생긴 문제로 인한 민간항공사고는 아이싱을 제외하곤 거의 전무합니다. 그리고 아이싱은 열선을 위한 동력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대형기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에일러론(주익의 조종계통)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주익 문제에 포함한다면, 네. 대처 매뉴얼이 있습니다.

5. 국내 항공법은 70%가량을 미 연방 항공법에서, 25%가량을 ICAO 규정에서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파일럿에 대한 지식과 기술의 요구 수준은 동등할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항공사별로 내규에 의한 편차가 규정에 의한 차이보다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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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6
@아듈라레센스
상세한 답변 고마워요.
답변이 가능하시다면 몇가지 더 물어볼게요.(궁금한게 좀더 생겨서..)
1. 비상상황시 사용하는 산소호흡기, 튜브(?) 같은것들의 경우 점검주기가 따로 있나요?
2. 기상악화로 인한 출항지연 또는 결항을 결정할때 기준점이 있나요?(일정풍속 이상이라던가 강우량 같은것들)
3. 현재 운항중인 비행기 중 가장 오래된 비행기의 경우 년식이 어떻게 되는지?
4. 비행기 중 석면 또는 석면이 함유된 제품을 사용하여 제작한 비행기가 있는지?(3,4번을 같이 물어보려했는데 글을 못합치겠음..)
0
2018.01.16
@자기계발
1. 항공기에 장착되는 모든 중요 장비는 법적으로 정해진 특정한 정비 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2. 각 항공기 기종은 최대 측풍 제한 수치를 가지고 있으며, 회사 내규로써 더 엄격하게 제한된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시계비행/계기비행의 등급에 따라 법으로 정해진 시정 이상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혹은 폭풍이나 심각한 난기류 등으로 인해 기장이 안전한 비행상태의 유지를 확신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면 비행은 취소되거나 연기될 수 있습니다.

3. 이건 저도 구글링 해보고 알았는데, 에어 인도네시아의 727-200이 70년대에 생산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이 생산 연도는 동체의 생산 연도라고 생각하시는게 더 적절합니다. 말씀드린 것 처럼 엔진 등의 중요한 부품은 일정 주기마다 교체가 의무화돼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저가항공사의 기체가 메이저에 비해 연식이 오래됐습니다.

4. 파일럿들은 기체의 구성 성분까지 정확하게 알진 못합니다. 정비사가 답변하는게 더 정확할 것 같네요. 80년대 이전에 생산된 항공기는 석면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합니다. 보통 석면이 사용되는 부품은 브레이크패드, 배터리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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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6
오늘날에도 D.B쿠퍼 같은 비행기 하이제킹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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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6
@lambnatiom
음.... 이 문제는 아무래도 파일럿이 아니라 공항의 보안 전문가가 답변하는게 적절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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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6
1. KAL, AAR 같은 IFR 항공기 말고,
세스나 급의 훈련기 탈때 관제기구에다가 이것저것 요청했는데
Ur Radio Sometime CUTOFF, Maintain VFR
시키면 조종사 입장에선 이해를 해주냐 아님 욕 하나?

2. 무엇보다 우리 입장에선 Mode Code 틀린거 같아서 대조 식별이 안되니깐 SQUAWK MODE 3 XXXX 시켰는데 말 안들어 쳐먹는 조종사 보면
G/D 라도 나가야 하나 싶은데... 조종사들 이건 왜이런거임?
설마 모드 장비 고장 난채로 올라온거야?
0
2018.01.16
@serenDPT
1. 아무래도 이해할 수밖에 없지. 내 장비가 안된다는데 어쩌겠어. 영세한 아카데미의 훈련기는 항공사의 비행기와는 다르게 정비 상태가 불량한 경우가 종종 있어. 그런 경우엔 파일럿들도 지들 비행기 고물인거 잘 아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거야. 만약 정비 상태가 매우 좋은데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일부러 그런다고 생각하겠지? 뭐 VFR에 대한 레이더 서비스는 의무가 아니니까 ATC가 재량껏 판단할 일이지.

2. 이건 나도 잘 모르겠어. 내가 국내에선 지상교육만 받고 비행훈련을 해본적이 없어서 실정을 모르겠네. 혹시 주간 VFR 필수품목이 아니라고 쌩까는건 아닐까? Remain outside of my airspace를 날려보는건 어때? 여기선 말 안 들으면 쫒겨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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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DPT
엌ㅋㅋ 모드3
군대에서 다뤘던 기억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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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6
[삭제 되었습니다]
2018.01.16
@으머무앙
ㅇㄱㄹㅇ. 충분한 고도와 충분한 전진속도만 있으면 오토로테이션으로 착륙 가능...
다만 멀티콥터류는 그런거없고 좆망ㅋ
다만 멀티콥터는 모든 엔진이 죽지 않는한 비행제어자체는 가능함. 빙글빙글 돌면서....
0
2018.01.16
@으머무앙
헤헤 내가 회전익엔 문외한이라 그런건 잘 몰라. 혹시 가능하면 간단히 설명해줄 수 있을까?
0
2018.01.17
@아듈라레센스
추락하면서 발생하는 공기유동을 이용해서 헬리콥터 메인 로터의 회전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에너지를 쌓고,
지상에 닿기 직전 메인 로터의 피치를 올려서 메인 로터에 쌓아둔 회전 운동 에너지를 양력으로 전환시켜서 강하속도를 줄이는 방법으로 착륙해.
오토로테이션 착륙이라는 단어로 찾으면 설명이 꽤 나옴.
1
2018.01.17
@414563
그러니깐 엘레베이터 추락할 때 바닥에 닿기 직전에 점프하는거랑 같은 원리라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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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7
@이직의 요정
ㅋㅋㅋ초인적인 점프를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겠지. 좀 더 현실적으로 엘리베이터에 비유한다 치면, 추락할 때 한 두번 사용하면 망가지는 브레이크 같은걸로 생각해도 될거야. 너무 일찍 써버리면 다시 추락할거고, 너무 늦게 쓰면 말 그대로 늦는거구.
0
2018.01.16
와 겁나 멋있어보인다
0
질문있다
항공법 공부하는 게이인데
1 항공법 보면 항공기 탑재서류 존나 많은데 그거 탈때마다 일일이 체크하냐???
아 그리고 비행전 체크사항도 일일이 체크함??


2 MEL 딱걸리게 타는경우도 있냐??? 있으면 안쪼들림??

3 MEL 딱걸리게 타면 비행전에 지상 체크할때 정비사가 미팅해주냐??

4 항공안전법 보면 항공법 모태가 국제민간항공협약 따르고 있는데 미국은 어떠냐??

5 cat 3 B 정도 되는 공항이면 오토 착륙 가능하다고 하는데 해본적 있음??

6 항공 안전 장애 기준보면 ACAS의 RA 이라고 하는데 어떤거야??
0
2018.01.17
@한화는가을야구를못해
1. ARROW는 무조건 체크해야 해. FAR에 의하면 법적으로는 이것뿐일걸? 나머지는 자체적인 내규를 따를거야. 하지만 규정이 있다면 다 한다. 비행 전 인스펙션이나 체크리스트는 무조건 전부 다 점검함.

2. 현실적으로 이럴 경우가 있을지 잘 모르겠네. MEL은 어디까지나 '법적으로 이만큼은 봐드릴게요'라는 리스트고 항공사들은 여전히 항공기에 결함이 있는 상태로 운항을 하고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엔진같은 바이탈파트는 최대한 수리를 해서 이륙시키려고 해.

3. MEL이 걸리든 안 걸리든 비행하기 전엔 기장이 기체의 상태를 점검하는게 의무야. 만약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정비사에게 설명 혹은 시정을 요구할 수 있지. MEL에 관련된 아이템이 있으면 기장에게 브리핑을 하도록 대부분의 항공사에서 내규되어 있을거야.

4. 미국은 가장 먼저 민간항공사업이 태동한 곳이야. 자체적으로 항공법 체계를 이미 가지고 있었지. 그래서 여전히 지들 하던대로 개썅마이웨이를 달리고 있어.

5. 자동 착륙은 정밀착륙유도장치가 설치된 공항이라면 어디서나 할 수 있어. CAT 등급에 따라서는 MDH이 달라지지. 안타깝게도 내가 타는 훈련기들은 자동비행장치를 가질정도로 럭셔리하지가 않아.

6. RA는 서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두항공기에 어느쪽으로 회피하는 것이 최적의 결과를 내는지를 알려줘. 한 쪽에는 상승을, 다른쪽에는 하강을 지시한다거나 뭐 그런식이야. TA는 반면 조종사가 알아서 각자 판단하고 피해야 하지. RA의 지시사항은 ATC보다도 우선순위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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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왜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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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7
@니는아닌거같지
간단히 요약하면 첫번째로 승객들을 탑승 전에 훈련시킬 수 없고, 두번째로 수백명이 한꺼번에 낙하산 매고 뛰어내리다 서로 부딛히고 엉키는 것보단 활공해서 비상착륙하는게 더 안전하고, 세번째로 고도가 아직 뛰어내리기 충분히 높은 상황에서 파일럿이 조치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전부 소진되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거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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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7
항공유학같은 투자비용대비 취업 길 좁은 거랑 공군코스빼고 현실적으로 파일럿 될만한 길이 운항과 말고는 없어...? 어릴 때 부터 꿈이어서 맨날 시뮬하고 그랬었는데 시력이 0.1, 1.0 부동시라서 원서접수조차 못하고 포기했었다 ㅠㅠ 지금은 sky공대재학중인데 기회만 된다면 다시 도전해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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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7
@부산매콤주먹1
상식적으로 알려진것과는 다르게 굳이 전투기 조종사가 되고싶은게 아니라면 공군사관학교를 가는건 좋은 생각이 아니야. 조종장교 후보생으로 선발된 사람 중에 일부만 실제 파일럿이 되거든. 가능성은 낮고 위험부담은 커. 물론 비용은 가장 적게 들지만.

운항학과를 나오면 나중에 조종사 면장을 취득한 후에 취업에 분명히 유리하지만 운항학과를 졸업한다고 바로 항공사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되는건 아냐. 결국 운항학과 졸업생들도 항공사의 부기장 후보생 교육과정에 선발되거나 항공유학을 떠나야 해. 투자 비용은 어느 길을 선택하든 감수해야 하는거지.

얼마전 국토부에서 조종사 자원 수급 촉진을 목적으로 모든 항공사가 각자 조종사 양성과정을 직접 운영하도록 하겠다는 발표를 한 적이 있어. 이게 정말 현실화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지만 혹시 모르니까 관련 정보를 꾸준히 모아봐. 파일럿 후보생은 나이가 조금 있어도 문제 없으니 30대 초반까지는 기회가 올지도 몰라. 지금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어서울에서 자체적인 조종사 양성과정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자비를 들여서 공부해야 해. 그나마 셀프스폰서 항공유학과 다른 점은 취업 걱정은 안 한다는 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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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7
@아듈라레센스
파일럿 될 입장에서 시력 어떻게 생각해...? 짝눈이라 안경안쓰고 생활 다 가능하지만 0.1, 1.0이라 화이트카드만 겨우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음생을 노려봐야되나 ㅠㅠ 솔직히 말해서 지금 내가 가던 길 계속가면 대기업이나 공기업정도는 무난히 가고 진지하게 의대도 다시 가볼까 생각 중인데 이 길 포기하고 파일럿의 꿈을 찾아 갈만큼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 가더라도 공군테크는 제외하고 말야

어차피 진로는 내가 개척하는거라지만 그래도 그 분야를 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생각하나 들어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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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7
@부산매콤주먹1
요즘 들어 안경을 쓰는건 딱히 큰 패널티가 되지는 않아. 나도 나안 시력 0.3밖에 안 되거든. 나안시력 0.1, 교정시력 1.0만 넘으면 지원자격이 돼. 물론 커트라인에 너무 가까우면 선호도는 떨어질지도 몰라. 각 회사별로 규정을 알아보는게 가장 확실하지만 부동시도 치명적인 문제는 아닌걸로 알고있어. 무엇보다 저가항공사들은 아예 화이트카드를 들고 오면 그걸로 건강검진은 끝이라고 들었어. 결론적으로 너는 아직 파일럿이 되는게 가능해.

그런데 사실 시력이 파일럿이 될 수 있는 자질이랑 별로 관계가 없어. 한동안 우리나라의 평균 시력이 급락하면서 공군사관학교 신체검사를 하면 가장 빈번하게 문제가 되던 항목이 시력이었고, 전투기 조종사는 안경을 쓸 수 없기 때문에 높은 시력제한이 계속 유지되면서 파일럿은 시력이 좋아야 하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생겨버렸어. 민간 파일럿으로써 커리어를 시작할 방법이 많이 알려진 요즘에 와서는 더 이상 상관 없는 문제지.

어찌됐든, 시력 조건이 부합한다는 사실은 네가 파일럿이 될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에 대해선 전혀 요만큼도 말해주지 않아. 사실 그건 실제로 뛰어들어보기 전엔 누구도 알 수 없어. 중요한건 네게 손에 가지고 있는 성과를 모두 버리고서라도 불확실에 도전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하는거겠지. 나는 있었어. 하지만 다른 직업을 이미 가지고 있고 그 생활에도 어느정도 만족할 수 있다면 굳이 모험을 권하고 싶진 않아. 결국 실패의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고, 그 책임은 네가 홀로 지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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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7
@부산매콤주먹1
[삭제 되었습니다]
2018.01.17
@으머무앙
지적 고마워. 하지만 항공사에 입사하고싶은 사람에게 회전익 조종사 자격은 의미가 없어. 설령 40% 모두가 고정익 조종사가 된다고 하더라도 40% 확률에 의무복무 기간을 포함해서 최소 9년의 시간을 거는건 딱히 좋은 생각같진 않아. 그리고 난 파일럿이 되고싶은거지 군인이라는 직업엔 딱히 관심이 없었어. 만약 60%에 들게 된다면 완전 손해지. 무엇보다 공군 조종사 후보로 선발되는것보다 민간 조종사 후보로 선발되는게 더 쉬워. 이게 내가 공사가 딱히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이유였고, 같은 이유에서 민간 과정을 선호한 사람들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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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7
@아듈라레센스
[삭제 되었습니다]
2018.01.17
@으머무앙
오 그래? 그건 몰랐네! 좋은 정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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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8
[삭제 되었습니다]
2018.01.18
@Kika3183
앗...아아.. 감사합니다 ㅠㅠ.. 한껏 아는척 하고 썼는데 역시 IR도 다 못 끝낸 초짜라 결국 많이 부족했네요.
3번에 대해선 지상학술교육 과정에서 스폰서 항공사 교관님께서 강의해주신 기억을 바탕으로 적었는데, 제가 아무래도 배경지식이 없을때라 잘못 이해했나봅니다. 공부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ㅠㅠ
0
2018.01.18
비행기에서 섹스는 왜 못하게하나요?
그리구 화장실에서 담배 못피게하는데 화장실문에 담배꽁초 버리는건 왜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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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8
@오감육개장
1. 그러게? 도서관이나 광장에선 왜 못하게할까?

2. 기내에서의 흡연이 법령에 의해 전면적으로 금지된건 1987년부터야. 그 전에 생산된 기체에는 꽁초 버리는 곳이 남아있을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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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8
@아듈라레센스
보잉 777탔는데 그거도 그전 비행기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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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8
@오감육개장
오. 그 말 듣고 의아해서 다시 찾아봤는데, 1973년에 비행기에 담배를 반입해 피운 사람이 꽁초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서 화재가 발생해 123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대. 그 뒤로는 비행기에 재떨이 설치가 의무화됐고, 전면 금연화가 시행된 이후에도 그대로 남아있게 되었다네. 나도 하나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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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8
@아듈라레센스
아하 고마워요 비행기설명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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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9
회전익 엔진고장나도 속도, 고도가 확보되면 비행기보다 더 안전하게 비상착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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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1
조종사게이 ㅎㅇ
같은 업계 사람은 언제나 반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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