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인형탈 알바에 대해 아라보자

인형탈 알바를 꽤나 오래했다


겨울부터 여름까지.


주로 명동에서 했는데 고양이 카페 알바를 자주 했다.


상당히 재밌기도 그리고 힘들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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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탈 알바는 덥고 힘들다라는 인식이 있는데 더운것 말고도 다른 힘든 요소가 있다.


우선 그 힘든 요소에 대해 몇가지 알려준다면


1.인형탈은 처음 썼을때 꽤나 무겁다.


인형탈 자체만 쓰는 시간이 대략 7시간 정도.


쓰자마자 더럽게 무거운게 아니고 하루종일 쓰고 있으면 무겁다.


첫날 근무 했던 기억으론, 목이 상당히 아팠다. 숙달되면 괜찮으나 목이 아픈건 정말 어쩔수가 없다.


2.신발과 장갑이 꽤 불편하다.


발 자체를 넣는건 괜찮지만, 마치 오리발 신은 것 처럼 면적이 넓어 스탭을 좀 잘 밟아야 편하다.


물론 뛰고 걷는건 금방 익숙해 진다.

그런데 장갑같은 경우는 손가락을 5개 넣질 못한다


고양이 컨셉의 인형이라 그런지 손가락이 4개 뿐이여서 한 곳에 두 손가락을 넣고 장갑을 껴야한다. 이게 상당히 괴롭다.


특히 전단지 나눠주는게 좀 그지같다.


3.인형옷은 상관없지만 인형 탈 자체에 땀내가 존나 난다


본인이 땀이 나서 그런게 아니고 이때까지 써왓던 알바들의 땀이 겹겹이 쌓여있다.


특히 인형탈 옷을 제대로 안빠는 가게일수록 이게 돌아버릴 지경인데, 명동의 한 곳은 진짜 인형탈을 빨질 않아서 냄새가 개 쩐다


그냥 페브리즈로 커버를 치는데, 쌓인 땀냄새와 페브리즈가 만나면, 냄새를 맡는 순간 3초정도 스턴에 빠질 정도로 괴롭다


익숙해지면 괜찮겠지만 익숙하긴 힘들다


물론 잘 빨아서 사용하는 곳도 많다.

4.인형탈 머리 치고 가는 사람들


머리맞으면 좋아할 인간이 있을까. 진짜 개새끼들이 많다


어린 애들부터 내 또래 애들까지.


인형탈 자체가 웃고있으니까 사람들이 '만만하게' 본다.


당장 고양이 탈 쓰는 나 나 아니면 다른곳에 있는 강아지 탈 쓴 친구 혹은 다른 고양이탈 쓴 친구들은 하나같이 인상이 강할 뿐더러 누구한테 쳐맞을 인간은 아니였다.


물론 뭐 겨울에는 덥지도 않으니 머리 툭툭치고가도 장난으로 받아주겠지만

여름은 진짜 답이없다.


사장 몰래 인형 옷만 벗고 장갑, 신발, 인형탈 만 써도 여름은 여름이니 존나 더운데


이 상황에서 머리통을 툭툭치고가는 씹새끼들이 존나 많았다. 특히 고등학생들이나 여자친구를 데리고 가오부리려는 병신들.


고딩들은 직접 내가 해드락 걸고 '씨밸아 디질래' 하고 장난으로 받긴 했지만.


진짜 내 또래 애는 쳐놓고 '야 탈 벗어봐ㅋㅋ' 하길래 탈 벗었더니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하고 사과하기 바빴다.


몇몇 인형탈 알바생들은 진짜 눈이 뒤집어져서 사람 팬 적도 있다고 하더라.


인형탈 알바 보면 그냥 한번 웃어주면 된다. 머리는 치지말길.


5.인형탈의 시야각이 너무 좁다.


인형탈을 쓰면 아무래도 시야가 좁아서 내 앞에 있는 어린 꼬마들은 볼수가 없다. 


그래서 실수로 부딪힐수가 있기에 앞을 잘 보고 특히 발밑을 잘 보고 다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 대 사람끼리 몸통박치기를 하는 수가 있다.




인형탈 알바를 재밌게 하는 법.


인형탈을 쓰고 있는다는건, 자신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즉 내가 누군지 사람들이 알수 없으니 당당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가장 매력있는 알바였다. 필자는 연기를 전공으로 하고 있어서 이러한 알바를 정말 재밌게 했는데 몇가지 방법이 있다.


1.진짜 인형인 척 하기


완전 차렷 자세에서 손을 들고 좌우로 움직이며 인사하는 행동을 계속 반복한다.


진짜 옷을 제대로 입었다면 사람들은 인형탈알바가 아닌 진짜 인형으로 착각하고 오는데, '와아아악!' 하고 놀래키면 개 꿀잼이다.


안낚이는줄 아는데 진짜 많은 사람들이 낚인다.


2.다른 인형탈들과 놀기.


명동같은 경우는 다른 인형탈들이 되게 많은데, 다들 성격이 좋아서 같이 놀 수 있다.

인형탈들 끼리 골목에 들어가서 머리만 벗고 담배를 피며 이야기 해도 좋고. 퇴근한 다음 같이 만나서 술이나 마시면서 이야기 해도 좋다.


3.지나가는 사람들이 음료수 주는거 받아먹기.


준다.

진짜로 준다.

특히 여자분들이나 성격 좋은 커플분들이 주고 가는데, 재밌게 놀아준다 혹은 더운 날씨에 고생한다 라는 말을 하면서 아이스커피나 아이스크림 하나씩 주고 간다.

이럴때 일하는 보람이 생긴다.


4.특정 가게에서 틀어주는 노래 들으면서 춤추기.


이게 되게 재미있다. 본인은 춤도 잘 못추는데 한창 유행하던 노래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였다


춤이 쉽다보니 한참 이 춤을 추고 싸돌아 다녔는데, 외국인 분들이 되게 재밌어 했고


한국 사람들은 나랑 같이 추기도 했다. 특히 노래를 틀어주는 화장품 가게 점장님과 일하는 누나들이 날 되게 좋아해서 인형탈씨 어떤 노래 틀어줄까? 하고 같이 춤을 추기도 하고, 알바 끝나면 너무 재밌어서 즐거웠다며 화장품도 선물해 주더라.


5.정말 모르는 사람들과 즐겁게 놀아보기


가장 좋은 점은 인형탈을 쓰면 '나' 가 아닌 특별한 사람이 되기에 모르는 사람과 정말 재밌게 놀수있다.


가령 지나가는 사람과 하이파이브도 하고, 사진도 찍어주고 악수도 해주고...


특히 나는 일부러 커플들이 지나가면 남자한테만 하이파이브를 했다.


아무래도 여자가 다른남자랑 하이파이브 하면 싫어 할테니까 


남자랑만 하이파이브 해줬다.


근데 어떤 커플중 여자분이 '왜 저랑은 하이파이브 안해줘영?!' 하길래


'야! 나도 남잔데 내가 너랑 하이파이브 하면! 어?! 니 남친이 기분 좋지 않잖아!'


하니까 여자분이 되게 깜짝 놀래면서 웃고 남자분도 껄껄 웃으시더라


평소 다른 인형탈들은 말을 안하니까


당시에 남자분이 너무 재밌고 고맙다고 과일 쉐이크 사줬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사귀고 있는지 모르겠다만..

아무튼 이런식으로 놀거나, 일부러 전단지를 재밌게 주는 경우도 있다


무릎꿇어서 청혼하는 듯이 전단지를 주는데, 안받으면 땅을치고 운다던가


아니면 막 삐진척을 한다던가.


여러모로 재밌는 알바다.


남자분들은 한번쯤 하길 추천한다


35개의 댓글

2017.01.25
재미겠다....
0
2017.01.25
썰좀 더 풀어줘
0
2017.01.25
재밌당
0
2017.01.25
얼 ㅋ
0
나 길가다가 이유없이 인형탈 알바가 지단박치기했었다. 왜그랬냐
0
2017.01.26
@광배근만10키로
아무이유 없이 인형탈이 사람 쳤다는건 처음듣는 이야기.

그냥 그 알바생이 미친놈일 확률이 높음
0
2017.01.25
가게 들어갈 때는 존나 가만있길래 그냥 모형인가 했는데 어느틈엔가 내 뒤에 와서 지켜보고 있더라.

씨발 존나 놀래서 뒤지는 줄 알었잖아
0
2017.01.26
@StG44 돌격소총
나도 그런짓 진짜 많이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리얼 재밌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2017.01.26
@Vistas
나쁜 새끼네 이거 나 진짜 죽는 줄 알았어;
0
2017.01.26
@Vistas
프레디의 피자가게인 줄
0
2017.01.25
나도 인형탈 알바 해보고 싶당ㅋㅋㅋ
0
2017.01.26
@딴짓중
멘탈이 강인하면 추천
0
2017.01.25
2년전인가 동성로에서 고양이탈 쓰고 홍보하던 알바생한테
어떤 맷돼지같이 생긴 아줌마가 뛰어와서 미사일 드롭킥 날리는거봄...
보고 난 전여친이랑 같이 얼고 알바생도 빡쳤는지 쳐다보더라
인형탈 쓰고있어도 빡쳤다는게 느껴졌음
그때 그 아줌마는 왜 그랬는지 몰겠다
0
2017.01.25
@울랄라숑숑
정신장애가 있는듯
0
2017.01.25
머리치고 가봐야겠다
0
2017.01.26
@바람세기 미풍
골이 빠개지는 수가 있다.
0
2017.01.25
어디서 본거같다 했더니
본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유투브에 그 인형탈 알바생이 인터뷰한게 있네 ㅋㅋ..
혹시 본인?
0
2017.01.26
@0o0o000
인터뷰는 뭐 이것저것 많이 해봄. 특히 대학뉴스 관련해서 인터뷰를 많이 받았는데...뭐 주로 페이 관련으로 힘들다 등등...
0
2017.01.25
제일 중요한 페이가 빠졌어
0
@별바람
단기로 며칠 구하는거 말고 고정적으로 하는건 최저시급 수준임
0
2017.01.27
@별바람
13년 기준으로 6000~6500원 받았다.
0
2017.01.25
페이와 여자중고딩들이 같이 사진찎는거
0
2017.01.26
@BAPE
그거 말고도 꼬마 친구들의 순수한 웃음과, 사람들이 보내주는 즐거움도 있음.
0
어 님 혹시 명동에서 인형탈 좀 오래 하다가 강남역 주말 인형탈했다가 그만둔분 아님?
0
2017.01.26
@이봐요미친놈씨
아님...
0
내가 저거 경험자이기도 했는데
걍 하지마
재밌는것도 처음 일주일뿐이다
얼굴이나 머리 간지러워도 못긁는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0
2017.01.26
@이봐요미친놈씨
사람마다 다른듯. 필자는 성우연기를 공부중인 학생이라 인형탈 써도 말 마음대로 하면서 다니는데 꿀잼
0
존나 힘들텐데 어디서 개수작이야!
0
2017.01.26
@이봐요언더더씨
지금 시즌에 일하기 딱 좋음. 3월 지나는 순간 안하는게 답.
0
2017.01.26
이제 너가하는곳 주변에서 개드리퍼 찾습니다~ 하면되는거지?
0
2017.01.26
@게이목욕씬
아 이미 끝났구나 ㅋㅋ
0
2017.01.26
군대에서 사단장온다고 호국이 탈 했었는데 여름이라서 뒤지는줄
0
2017.01.27
인형탈 알바가 장난걸길래 나도 장난으로 내손으로 탈 입열어서 눈마주침
깜짝놀랬는지 갑자기 헤드락 걸더라
겁나아팠지만.. 내가 첨에 시비걸었다고 생각했을수도있다싶어 그냥 갈길감
0
나도 의경할때 포돌이 입어봤음ㅋㅋㅋㅋ
0
2017.01.31
나도 할로윈에 이태원가서 그러고 놀았었지 ㄲㄲ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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