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Reddit - 내 친구는 행복할 때 비명 지른다 & 기이한 연인

My Friend Screams When He is Happy


친구 얘기하기 전에 일단 소개부터 해야겠지. 이 친구 이름은 롭이고, 행복할 때 비명을 질러. 농담이 아니라 진짜 소리 지른다니까. 누가 가슴팍에 연달아 칼빵이라도 놓는 것처럼. 끔찍한 격통과 공포에 시달리는 것 같이 말야. 새되고 시끄러운 비명이야. 하지만 단언컨대 롭이 없었다면 인생은 심심하고 조용했겠지. 굳이 말하자면 ,심심한 쪽이겠지만.


롭을 만난 건 스타벅스에서 블랙커피를 주문하려고 기다리고 있을 때였지.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이 친구가 들어오더니 폐가 찢어져라 소리를 지르는 게 아니겠어. 모두가 대체 이 소동이 뭔가 싶어서 그 친구를 쳐다봤지. 바리스타도 겁에 질린 것 같았는데 그럴 법도 했지. 그 친구는 뚝하니 비명을 멈추고는 컵을 들고 탁자에 앉더니 노트북을 펼쳤어. 잠시 보고 있으면서 저놈이 대체 어떤 정신병을 앓고 있나 생각해봤지. 그러다 그냥 잊기로 했어. 커피를 받고 가게를 나서려다 무심코 그 친구를 쳐다봤지. 그리곤 그리 걸어가서는 왜 소리를 질렀냐고 물어봤어. 그놈은 제 이름이 롭이라고 밝히더니 말하기를 자긴 어렸을 때부터 기분이 좋아지면 비명 질렀다더군. 의사도 뭐가 문제인지 몰랐고, 지금도 모른대. 그 친구는 그냥 그걸 달고 사는 법을 익힌 거야. 그게 우리 우정의 시작이었지.


롭은 오랫동안 좋은 친구였어, 항상 그랬지. 이해심 많은 진짜 신사였다고. 그 친구는 내 베프였어, 항상 미소짓고 있었지. 진짜 행복할 때만 비명 질렀고. 여친이 사랑한다고 말할 때나, 약혼했을 때나 뭐 그런 일들 말이야. 


말했듯이 롭은 굉장히 좋은, 믿음직한 친구였어. 아, 옛날이여.


우린 공원에서 벤치에 앉아 그냥 인생 얘기를 하고 있었어. 결혼이나 직장 얘기 같은 거. 날씨는 화창했고 해는 아주 쨍쨍하게 떠서 뜨거운 햇빛으로 땅을 덥히고 있었지. 그렇게 수다 떨고 있는데  갑자기 총소리와 함께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들리지 뭐야. 롭을 쳐다봤지만 그 친구는 아니었어. 둘 다 혼란스러웠지. 일어나서 비명이 들린 곳으로 가보니 피범벅이 된 여자가 땅에 쓰러져 있었지. 그 옆엔 남편으로 보이는 사람이 피를 토하는 그녀를 돕고 있었고. 한 눈에 봐도 총상이었어. 가슴에 큰 바람구멍이 뚫려있었지. 입이 쩍 벌어지는 광경에 난 재빨리 911에 연락했어. 그 다음에 기억난 건, 롭이 비명질렀다는 거야.


주변 사람들이 그를 쳐다봤지만 아무 이상함도 느끼지 못했지. 그냥 그 친구가 이 끔찍한 참상 때문에 비명지르는 건 줄 알았을 테니까. 하지만 난 그치들이 모르는 걸 알고 있었어.


롭은 아주, 아주, 굉장히 행복할 때만 비명지른다는 걸 말이야.


--------------------------------------------------------------------------------------------


Strange Lover


내 친구들은 자기 애인을 자랑하길 좋아한다. 


얼마나 많은 보석들을 사주는가, 얼마나 근사한 저녁을 대접하는가, 혹은 사랑을 속삭이는 시를 선물해주는가.


난 웃으며 걔들이 얼마나 운 좋은지 얘기하지만, 내 애인 얘기는 하지 않는다.  


알겠지만 내 애인은 보석도 저녁도 안 사주며 편지는커녕 문자 한통 보낸 적이 없다. 심지어는 섹스를 하려 들지도 않는다.


그래, 그가 하는 일이라곤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날 직장에서 집까지 바래다 주는 것뿐이다. 매우 사랑스러운 일이지.


그래, 내 친구들은 걔들 애인 자랑에 빠져 산다. 얼마나 잘생겼는지, 친절한지, 용감하고 강한지. 난 웃고 있다가 내 애인이 어떠냐 물으면 고개를 젓는다. 그럼 친구들은 이해한다는 양 웃지, 나도 웃는다. 친구들의 몰이해함에.


알겠지만 내 애인은 그냥 잘생기거나 용감하거나 뭐 그러기만 한 게 아니다. 마치 별세계의 인간 같은 느낌이다. 따지고 보면 전혀 남자도 아니고.


난 목요일엔 늦게까지 일하다 거의 11시는 돼서 문을 닫는다. 여느 때처럼 짐을 싸고 일어나니 그가 유리문 너머에서 기다리는 게 보였다. 키는 8피트나 되는데다 옷은 짙은 연기 같다. 얼굴은 후드 그늘 때문에 가려져있고. 하지만 눈은 정열로 불탄다. 나를 바라볼 때면 느낄 수 있다. 우린 문을 잠그고 안락한 침묵 속에서 함께 걷는다.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그는 내 모든 것을 알고, 나 역시 그를 충분히 아니까. 그걸로 족하다.


우린 천천히 걸었다. 그가 내게 주기 위한 꽃을 꺾느라 종종 멈췄기 때문이다. 대개는 장갑낀 손에서 시들어버리거나 몇몇은 아예 잡초였지만 괜찮았다. 날 신경써주는 게 행복했기에. 그는 머나먼 옛이야기를 시작했다. 달이 바다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려 하지만 매번 힘만 뺀다는 얘기였다. 그의 목소리는 깊고 묵직하다. 그가 부드럽게 얘기를 마칠 때면 나는 우뚝 선 검은 첨탑 같은 그를, 포기 않는 사랑에 대한 존경을 살짝 담은 눈으로 바라본다.


우리는 다시 조용해진다. 아무도 듣고 싶지 않아 하는 소리를 주억대는 사람들 앞을 지나기 전까지는. 애인도 나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난 애인이 그들을 갈라버기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그가 일을 끝내면 그 깔끔함을 흠모한다.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다니. 


우리는 계속 걷는다. 풀밭에 애들이 버려둔 자전거가 있는 동네로. 그곳을 지날 때면 창으로 집안의 불빛이 새어나온다. 그럴 때면 그는 조용히 별을 새고 나는 심호흡을 하며 폐에 밤공기를 담은 채 부츠로 우드득 소리나게 바닥을 밟는다.


문에 도착하면 난 그를 향해 돌아서서 올려다본다. 그는 죽은 꽃을 건네고 난 행복하게 웃는다. 그가 몸을 숙이면 난 눈을 감고 기대 뺨에 입맞춤한다. 차갑지만 부드러워 몸이 떨린다. 내가 떨어지면 그는 시선으로 내 몸을 덥힌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돌아서서 그를 바라봤다. 나의 독특한 연인. 그는 내가 말하기를 기다리고, 나는 다음번 그를 만날 때를 생각한다.


"이제 뻣뻣하게 굴지 마." 내가 문턱에 서서 말했다.


그가 돌아서며 바람결에 웃음소리가 실려오는 듯했다. 서로는 알고 있었다. 그는 달이요, 나는 바다라는걸. 



------------------------------------------------------


원문 출처 1 -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6smbvq/my_friend_screams_when_he_is_happy/


원문 출처 2 -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6rhoop/strange_lover/


요즘 부쩍 바빠져서 번역할 시간이 없어짐. 몇 달 간은 이렇게 바쁠 것 같음. 


원래 저 두 번째는 예전에 추천수가 높아서 번역했던 거지만 무섭지도 않고 대체 뭔가 싶어서 버리려다가 혹시나 싶어서 집어넣음.


애인의 정체가 죽음이었다는 다소 황당한 글임.



3개의 댓글

2017.08.11
이 레딧? 은 뭐하는 사이트임? 야짤올라온다고 짤판에도 보이고 글 올라온다고도 보이는거 같고
0
2017.08.11
@나쓰메소세키
나도 잘은 모르지만 미국판 디씨 같은 곳이래.
1
2017.08.11
시들시들해졌다는거에 감잡았음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2760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체포되기까지 28년이... 1 그그그그 6 4 일 전
2759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두 아내 모두 욕조에서 술을 마시고 익사했... 그그그그 2 8 일 전
2758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공소시효만료 11개월을 앞두고 체포된 범인 그그그그 3 10 일 전
2757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범인으로 지목받자 딸에게 누명을 씌우려다... 그그그그 4 11 일 전
2756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국민MC의 죽음. 경찰은 아내를 의심하는데... 그그그그 5 15 일 전
2755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전 아내에게 집착한 전남편. 8 그그그그 3 17 일 전
2754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3,096일 동안 나는 그의 XXX였다. 8년만에 ... 4 그그그그 5 17 일 전
2753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사라진 남성이 이미 카레로 만들어졌다고?? 3 그그그그 2 18 일 전
2752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1년마다 1명씩 잠을 자다 사망한 가족. 홀로... 4 그그그그 5 22 일 전
2751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괴물을 쓰러뜨렸다." 어머니에... 3 그그그그 5 23 일 전
2750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아무도 듣지 못한 죽음의 비명이 들린 357호실 2 그그그그 9 26 일 전
2749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20년만에 해결된 미제사건 4 그그그그 10 2024.03.19
2748 [호러 괴담] [미스테리] 고립된 남극 기지에서 사망한 남성. 근데 무언가 ... 14 그그그그 14 2024.03.17
2747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문자를 차단했다고 살인까지? 3 그그그그 5 2024.03.15
2746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재혼한 남편이 7년 전 살인을 고백한다면? 5 그그그그 5 2024.03.12
2745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헤어진 여자친구가 결혼하자 그의 분노가 향... 6 그그그그 8 2024.03.09
2744 [호러 괴담] (공포,기괴) 한국 아날로그 호러 살인 용의자 몽타주,사건개요 2 찬구 4 2024.03.08
2743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여자친구가 살해되자 경찰은 남자친구를 의... 1 그그그그 3 2024.03.07
2742 [호러 괴담] 유트브에서 가장 유명한 실종자 라스 미탱크 실종사건. 17 그그그그 27 2024.03.05
2741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무죄를 선고받고 나서야 그는 살인을 인정했다 1 그그그그 10 2024.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