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Reddit - 폐가 탐험은 두 번 다시 안 할 거야

Why I Will Never Explore Abandoned House Ever Again


시작하기 전에 이건 전적으로 내 그릇된 아이디어에서 비롯댔다고 말하고 싶다. 나 역시 친구들을 끌어들인 것을 끔찍하게 후회하고 있으니 댓글창에서 굳이 내가 얼마나 등신이었는지 말하지 않아도 된다. 나도 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


2010년, 15살이었던 나는 '도시 탐험 사진'에 흥미를 갖게 됐다. 버려진 쇼핑 센터의 아름답고 으스스한 사진을 보는 것과, 그런 데서 끝내주는 빈티지 물건들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들에 심취해있었다.


처음엔 버려진 정신병원인 로렌달 정신병원처럼 지역에서 유명한 '도시 탐험' 장소에 가려 했다. 인터넷엔 이 장소를 찍은 기괴하고 희한한 사진들이 이었고 초자연적인 현상을 겪었다는 얘기도 많았다. 


1주 정도 전에 난 가장 친한 친구인 A(여)와 A의 남자친구인 G를 데리고 그곳으로 갈 계획을 짰다. 이걸 파티에서 만난 지인인 S에게 얘기했더니 가지 말고 말렸다. 


그녀 역시 얼마 전에 사촌들을 데리고 갔다고 했다. 내 생각엔 그들 역시 영적이고 초자연적인 것들에 아주 관심이 많아 보였다. 그들 말고 아무도 없던 밤중에, 병원으로 들어가자마자 공포스러운 전율이 일었다는 것이다.  윗층을 탐험하는 중에도 그녀의 사촌 중 하나는 자신을 어떤 방으로 부르는 압도적인 힘에 끌렸다고 했다. 그리고 그가 방 문을 열기 직전, 바닥이 꺼지며 떨어져 피칠갑이 되도록 손목을 심하게 베였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런 곳 근처엔 다시는 얼씬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탐험하기 괜찮은 집을 발견하면 자신에게도 알려달라고 했다.


결국 난 좆까라 하고 안 가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 '그 집'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그 일 이후로 몇 개월이 지난 뒤, 자전거를 타고 평소 다니던 길과는 다른 곳으로 가던 중이었다. 난 막다른 길 끝에서 이상한 샛길로 빠져들었고 그곳을 지나자 공원이 하나 나왔다.


전혀 와본 적이 없었던 곳이라 아주 혼란스러웠다. 마치 내가 사는 동네에서 길을 잃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어쨌든 공원을 돌아다니며 식수대를 찾으려 했지만 결국엔 또다른 길로 접어들게 됐고 그 끝엔 시든 덩쿨로 뒤덮인 높다란 돌벽이 있었다.


돌벽을 장식한 조각은 매우 독특했고, 자리에 안 맞는 듯 아주 기묘한 느낌을 줬던지라 그 너머를 살펴보고 싶게 만들었다. 자전거 위에 올라서서야 겨우 벽 너머를 볼 수 있었다. 난 키도 안 작은데.


벽 너머엔 아주 기묘한 저택이 있었다. 제멋대로 자라 녹색의 바다를 이룬 정원의 군데군데엔 그리스조각상이 솟아올라 있는데다 집은 노란색이었다? 맨 아래층 창문은 다 깨져있었지만 보이는 거라곤 흑백 체스판 같은 바닥과 더 많은 조각상들밖에 없었다. 위층의 창문은 커튼이 쳐진 단 한 개를 제외하곤 모두 판자를 덧대어 막은 상태였다.


정원엔 다 깨지긴 했지만 분수도 하나 있었다. 그 저택은 여태 본 것 중에 가장 기괴하고 기묘한 장소였다. 당장에라도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그땐 카메라나 휴대폰을 챙겨오지 않았다.


길을 돌아와 주소를 찾아 기억해두고 완벽히 길을 잃은 상태에서 어찌어찌 집으로 찾아왔다.


돌아온 즉시 A와 G, 그리고 파티에서 만났던 S에게 문자를 보냈다. 내가 좆쩌는 폐가를 발견했으니 빨리 가서 살펴보자고. A는 얘기를 듣자마자 완전 흥분했다. 내가 사진을 찍고, 그녀가 블로그를 만들어 우리가 탐험했던 곳의 글을 쓰는 게 계획이었으니까. 그리고 G는 그냥 공포영화광에다 이런 걸 촬영하기 좋아해서 같이 가겠다고 했다.


S는 동상들이 기분 나쁘다며 주저했지만 결국엔 같이 가기로 했다.


G가 밤에 촬영을 하고 싶어했고 우리 역시 공원에 있는 사람들 눈에 띄는 게 싫어 토요일 밤에 가기로 했다. 꽤 괜찮은 생각이었다.


우린 A의 집에서 만나기로 했고, 담장을 넘을 수 있게 G는 자기 아빠한테서 사다리가 달린 트레일러를 빌려오기로 했다. 


토요일 밤이 찾아왔다. 그땐 제법 긴장됐다. 남의 집에 무단침입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고, 우리 부모님한테 들켰다간 노발대발하며 날 절대 밖으로 못 나가게 할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난 결국 A의 집에 갔다. 곧 S와 G가 도착했다. 자정에 출발하기로 했기 때문에 우린 피자를 시키고 맥주를 마시며 한 시간 정도 놀았다. 원래 좀 더 어색해야 했는데 이상했다. A와 S만 친구였을뿐 S와 나는 몇 번 만난 적도 없었고 S와 G는 초면이었으며 G는 15살 짜리 여자애 셋이랑 노는 17살 짜리 남자였다. 그럼에도 우리는 흥분과 초조함에 몸을 떨고 있을 뿐이었으니, 꽤 괜찮다 할 수 있었다. 머릿속으로 우리 넷이 베프가 되어서 탐험을 계속하면 얼마나 멋진 블로그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다. 벌써부터 다음에 무얼할지 생각했던 것도 기억난다.


우린 자정에 출발해 내가 외워둔 주소로 가 트럭을 댔고, 첫번째 문제에 봉착했다. 내가 틀린 길로 안내했기 때문에 공원을 찾는 데 30분이나 걸렸고 그러는 내내 G는 무거운 사다리를 들고 다녀야 해서 굉장히 화가 났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공원을 찾았지만 약간 거북살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공원은 아주, 아주 어두웠다. 공원엔 불빛 하나 없었고 가로등조차 켜지지 않은데다 괴이하리만치 적막했다. 나는 제대로 가고 있는지도 확신하지 못한 채 길을 이끌었다. 밤의 공원은 굉장히 불쾌한 분위기가 풍겨졌다. 낮에는 그저 기이했을뿐인 공원이 밤에는 고립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길을 찾아 걸었고, 담벼락에 도달했다. 차와는 까마득하게 떨어진 채였다. 좀 더 빨리 도착할 거라 생각했지만 전엔 자전거를 타고 있었고 사다리와 카메라를 들고 있진 않았으니. 담벼락에 도착하자 G는 흥분하기 시작했다. A는 무서워하는 듯했지만 고조되어있었고 나도 그랬다. S는 불안해보였는데, 도착하고 1분도 안 돼서 '저기 여기 느낌 안 좋아'하는 캐릭터처럼 굴었다. G는 담을 타고 올라가 전등에 불을 켜더니 까무러치게 놀라며 '씨발 동상들 진짜 좆같네'라고 했다. 그는 담벼락에 걸터앉아 A를 끌어올려주고, 그 다음엔 나를, 마지막으로 S를 끌어올렸다. 우린 모두 걸터앉아 잡초의 바다와 늘어선 동상을 봤다. S는 날 보더니 고개를 흔들며 '진짜 안 하고 싶은데'라고 했다. 난 '여기서 기다려도 돼'라고 했지만 그러기엔 너무 무서운 모양이었다. 하여 우리는 사다리를 내리고 담을 내려갔다.


정원에 발을 들이자마자 공포에 잠식당하는 것 같았다. 모두 똑같은 생각인 듯했다. 동상은 정말 혐오스러웠고, 마치 사람 같았다. 얼굴을 줌인해도 이목구비가 이상한 크기라 어긋난 것처럼 느껴졌고 팔이 이상하게 뒤틀려있어 안절부절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우리 모두 아무 말이 없었다. G는 녹화하고, 나는 자신을 찍고 있었을 뿐. 뒷문은 열려있었다. A가 '이거 이상한데'라고 했고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안으로 들어서자 천에 덮힌 조각상들로 가득한 방이 나왔다. G가 천을 벗기자 우린 모두 놀라 소리질렀다. 덮여있던 건 공포에 일그러진, 사람 같은 얼굴이 덧칠된 그리스 조각상이었던 것이다. '빨리 여기서 튀자.' A가 말했다. 우린 S가 문턱에서 멈춘 걸 깨달았다.


'여태까지 이렇게 나쁜 징조는 없었어. 우린 떠나야 해.' 그녀가 말했다. 난 그녀 쪽으로 갔지만 G는 '좆까는 소리 하지 마. 이게 괴상하긴 해도 그냥 애새끼들이 장난친 거라고. 어쩌고 저쩌고 여긴 안전한 동네라고, 그리고 나 녹화해야 된다고 등등'하며 떠들고는 자기는 남을 거라 했다. G 없이 정원과 담을 지나 돌아가기엔 너무 무서워서 결국 우린 남기로 했다. S는 조용히 울기 시작했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계속해서 집안을 살펴봤다. 사진을 찍으려고 해도 손이 너무 떨렸다. 우린 계속해서 방들을 지나갔다. 모든 방은 천에 덮인 조각상들로 가득차있었다. 


그러다 대리석 계단에 다다랐다.


S는 떨고 있었고 A는 아플 정도로 내 손을 꽉 쥐고 있었으며 심지어는 G마저 주저하는 듯했지만 우린 계속 갔다. 맨 위층에 도착하자 이 집이 뭔가 아주, 아주 잘못됐다는 게 확실해졌다. 문은 복도 끝에 있는 하나밖에 없었고 모든 방은 기괴하고 이상한 가구들로 차있었다. 한 방에는 빨갛게 칠한 의자가 무더기로 쌓여있었고, 너무 높은 데다 기이하게 칠해진 탁자도 있었다. 몇 개는 정말 소름끼쳤다. 한 벽장을 열었을 땐 우리 모두가 비명 질렀다. 인간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긴 손과 이빨을 가진, 기묘한 인간의 벽화가 그려져 있었기 때문에.


이때는 G도 겁에 질려버렸다.


그는 빨리 마지막 방을 확인하고 뜨자고 했다. 우리는 모두 천천히 문을 향해 다가갔다.


그곳은 아기방이었다. 검은 아기침대에 낡은 나무 장난감들? 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아마 인형같은 것들? 그리고 벽에 그려진 이상한 광대 그림들. 내가 기억하기엔 광대지만 벽장에 그려져있던 벽화에 더 가까웠을 수도 있다.


우린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G는 어서 돌아가자고 했다.  여긴 안전하지 않아 우린 얼른 아래층으로 향했다.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 우린 모두 얼어붙었다. 몇 개의 동상이 한 벽을 등지고 돌아선 것이었다. 우린 짐을 버리고 문으로 달렸다. G가 문을 걷어차 열고 우린 끔찍한 정원을 지나 담으로 달려갔다. 내가 담 근처에 왔을 때 S가 비명 질렀다. 모두 고개를 돌렸고, 아기방에 불이 들어와있는 걸 확인했다. 우린 씨발 사다리를 내다 버리고 담장을 기어올라가 뛰어내렸다. 발목을 삐었지만 뒤도 안 돌아보고 공원으로 달렸다. 차에 도착했을 땐 모두가 베이고 긁힌 상처투성이로 울고 있었고 내 발목은 이미 부어올라있었다. G는 S의 집으로 가 그녀를 내려주고 그저 '우리 다시는 이런 짓하지 말자'하고 말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날 내려준 다음 떠났다. 난 부모님이 놀라지 않게 뒷문으로 숨어들어갔다.


S는 그날밤 우릴 페이스북에서 지웠고 그 뒤론 그녀를 볼 수 없었다. 난 몇 달을 악몽에 시달렸고 발목은 전혀 예전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누구에게도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A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린 여전히 베프지만 절대  이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그녀와 G는 그 일이 일어나고 머잖아 깨졌다. 


솔직히 말해 우리는 아마 아주, 아주 사악한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던 곳에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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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6qgx44/why_i_will_never_explore_an_abandoned_house_ever/


 제목은 두 번 다시, 절대로 폐가 탐험을 하지 않을 이유지만 뭔가 늘어지는 것 같아서 의역함.


요즘 너무 괴생물체 나오는 것들만 번역한 것 같아 일부러 다른 걸 찾았어.


의식하고 보니까 괴생물체 나오는 거 정말 많더라. 


그리고 읽어주는 사람들 언제나 고마워. 





7개의 댓글

2017.07.31
추추천천이야
0
2017.08.01
무서워서 댓글남기고 가는거 까먹을뻔..
0
2017.08.01
본진털이하다가 도망간거 같은데
0
2017.08.01
근데 이거 레딧글 픽션임?
0
2017.08.02
@롤롤롤케잌
픽션이고, 창작
0
2017.08.02
참치왕 ㅊㅊ
0
할거야 안할거야!

닷씨는 안하겠소!

약속할 수 있겠나?

네?

약속할 수 있겠냔말이야.

아니 김두한오야붕 지금 뭐하자는 겁니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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