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Reddit - 할아버지가 스킨워커를 봤다

My Grandfather Saw A Skinwalker

애리조나 사막의 살 에는 밤, 뒷마당에서 모닥불을 지폈을 때 할아버지가 얘기를 하나 해주었다. 지평선은 훤히 드러나 보였다. 보랏빛 하늘에 수놓인 별은 저마다 반짝였고 산등성이엔 배부른 달이 걸려있었다.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걸걸하고 쉬어있었다. 평생 동안 담배를 피워대고 위스키를 마셔댄 결과였다. 넘실거리는 불이 그의 크고 시커먼 눈동자에 비쳤다. 할아버지는 자리에 앉아 입을 열었다.


"내가 너만할 때의 일이었다. 난 네 증조할아버지와 함께 아파치 보호구역 밖에서 살았지. 아버진 전쟁에서 돌아와 가시나무 투성이의 산비탈에 정착했다. 100에이커 정도되는 땅에서 말과 소를 키웠지. 땅엔 가시나무 말고는 자라는 게 거의 없었다. 어느날 밤, 내 어머니가 아팠고 아버지와 나는 마을로 가기로 했지. 50마일을 가로질러야 했는데 길목엔 건조한 사막과 쓸려내려간 계곡, 그리고 버려진 목장도 몇 갠가 있었지. 우린 그걸 다 지나갔다."


불꽃이 타닥이는 소리가 나며 장작이 쪼개져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요?" 


내가 물었다.


"진정하거라 얘야. 곧 들려줄 테니."


"아버지와 나는 낡은 포드 픽업 트럭을 몰았다. 잉크라도 푼 것처럼 짙은 어둠이 깔린 밤길을 밝히는 거라곤 낡은 트럭이 내는 불빛밖에 없었지. 엔진이 털털거리다 트럭이 느려지다 갑자기 멈춰버린 것도 기억나는구나. 아버지는 '젠장'하고 욕을 하더니 차를 길가에 댔지 '여기 있거라 얘야.' 아버지는 문을 쾅 닫으며 어둠 속으로 걸어갔다."


"열린 창문으로 차가운 사막의 미풍이 불어들어 달궈진 얼굴과 목을 식혀줬단다. 아버지가 트렁크에서 물을 꺼내 엔진을 식힐 때 냄새가 났지. 썩은 계란내였어. 이상하다고 생각했단다. 사막에 유황냄새라니. 짐승이 썩는 냄새도 났다. 더위에 쓰러져 죽은 소의 시체가 썩으면 점점 부풀지. 그러다가 까마귀가 와서 가죽을 쪼면 한꺼번에 터져나가는 거다. 너무 구역질 나 입을 막았지. 피부가 근질거리기도 했어. 뒷목이 가려워지고 얼굴이 점점 달아올랐다. 바람은 멈췄고 악취가 운전석을 가득 채웠지 '아빠' 난 아버지를 불렀다. '아빠, 아빠!' 대답이 없었어.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고 공포가 내 뼈를 에고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얘야, 내 장담컨대 월남으로 파병돼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걸 보기 전까지 이렇게 무서웠던 적은 없었을 거다."


"난 문을 잠그고 운전석의 문 쪽으로 갔다. 희미하게 비치는 헤드라이트를 통해 길 저편에서 희미한 그림자가 보였지. 살짝 열린 본넷 너머로 말이다.


할아버지는 잠시 말을 멈추고 구석으로 구름과자 한 뭉텅이를 뱉더니 수심에 잠긴 눈으로 어둠 속을 응시했다. 순간 내가 숨을 멈추고 있었다는 걸 알아채고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밤공기는 차가웠지만 전신은 땀으로 축축했다.


"그래서요? 어떻게 됐는데요? 증조할아버지는요? 뭘 보신 건데요?"


할아버지는 한숨 쉬었다. "괴물" 그는 고개를 저었다. "네가 이해해줬으면 하는구나. 전설이 있단다. 낡은 전설이지. 계곡 밖의 돌무덤들보다, 성난 말과 앉은 소보다, 원주민 족장들과 그 주술사들의 얘기보다 오래된 전설이다. 아파치, 호프, 그리고 체로키를 비롯한 모든 부족과 그 조상들의 얘기다. 오랜 얘기지. 원주민의 주술 중엔 고대의 혼과 거래하는 사악한 주술이 있다. 제물을 바쳐 힘을 얻는 거지. 고대의 힘을 말이다. 서로 싸울 만큼, 스페인인들과 싸울 만큼 충분한 힘을. 나중에 백인들이 땅과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왔지. 백인들은 그들을……."


할아버지는 잠시 멈춰 숨을 들이마시고 얘기에 젖어들었다. 불, 하늘, 사막, 개울, 태양과 달, 그리고 오래된 산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듯했다.


"백인들은 그들을 스킨워커라고 불렀다. 모습을 바꾸는 자, 거죽 없이 부활한 전사라고도 불렀지. 힘줄과 근육을 드러낸 채 사슴의 다리로 걸어 다니며 인간의 몸을 하고 코요테의 머리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끔찍했단다 얘야. 길고 뒤틀린 주둥아리에 단검 같은 이빨을 달고 있었지. 팔은 길었고 키는 구부리고 다니는 데도 7피트는 되어보였다. 그것들은 늙은 카우보이와 백인 기병대들을 도륙내고 총알과 칼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스페인인들의 갑옷을 썩은 감자포대처럼 토막 냈다."


"게다가 교활했지. 아는 사람의 목소리를 내어 사람을 꾈 수 있었으니까. 얘야, 아주 잠깐이지만 나도 봤단다. 그건 거대했지만 아주 빠르게 길을 내달리고 있었다. 몸은 회색에 반점이 나있었고 다리엔 드러난 근육이 꿈틀거리고 있었지. 발굽은 땅을 울리고 굽어진 어깨로는 근육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그게 내 쪽으로 돌아봤다. 정확히 운전석에 앉은 내 눈을 보고 있었다. 맹세컨대 얘야, 맹새컨대 그건 날 보고 웃고 있었다. 난 의자에 몸을 파묻고 두려움에 떨었다. 죽음이 지척에 다가온 것만 같았다. 공기는 전율하고 오존과 유황의 냄새가 났다. 금방이라도 거대한 벼락이 떨어져 나무를 쪼개버릴 것 같았다. 난 아버지를 부르며 소리질렀지만 마른 목에선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지."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난 고개를 털었다. 할아버지가 여기 있다는 건 그것과 마주치고도 살아남았단 뜻이다. 하지만 초자연적인것은 언제나 날 가슴 뛰게 만들었고 심지어 지금에도, 할아버지의 말에서 힘을 느끼고 있었다.


"스킨워커의 진짜 힘은 교활함에 있다. 그들은 목소리는 물론 겉모습까지 바꿀 수 있지. 신이 그들의 가죽을 거둬간 이유지. 그들로 하여금 다른 이의 가죽을 앗을 수 있도록. 전설에 따르면 그리 오래 유지할 수는 없다고 한다. 아마 한 시간 정도, 그들이 앗은 가죽의 원주인이 지옥으로 가기 전 자신의 껍데기를 찾기 전까지.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것도 지옥이라 하기 충분하겠지만 말이다. 여튼 1분이 지나는 게 마치 평생처럼 느껴졌다. 1초가 마치 천년 같았어."


"아버지 쪽의 문이 열리자 난 고개를 왼쪽으로 꺾으며 주먹을 쥐었다. '나다 얘야.' 아버지가 운전석에 오르며 말했다. 아버지는 운전대를 잡고 이상한 자세를 취하더니 좌석에서 몸을 떨었다. 난 구석에서 떨었다. 아버지를 봤지. 아주 자세히. 얘야, 네 증조 할아버지는 훌륭한 사람이었다. 나와 어머니를 언제나 곧은 자세로 대했지. 아버지는 나치와 맞서 싸웠고, 폴란드의 수용소에서 포로들을 풀어줄 땐 인류의 가장 끔찍한 면을 보기도 했다. 헌데 난 지금 의심하고 있었다. 저게 정말로 내 아버진가? 도망칠 수 있을까? 진짜 아버진가? '가서 네 엄마한테 줄 약을 들고 오자꾸나' 그는 그렇게 말하며 기어를 넣고 트럭을 다시 몰았지. 우린 다시 여행을 계속했다. 진짜 내 아버지였던 거였지."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요? 그냥 증조 할머니 이야기를 해서요?"


"아니, 그런 게 아니다. 창문 밖으로 눈을 돌렸을 때 그게 보였기 때문이다. 차 옆을 시속 50마일(시속 80km)로 달리며 노란 눈으로 날 응시하는, 찢어지게 미소 짓고 있는 짐승이. 그건 굽어진 등으로 사납게 우리 옆을 달리고 있었다. 얘야. 아버지는 시선을 도로에 두고 곧바로 직진했지. '아들아' 아버지가 말했다. '보지 말아라. 그놈을 보지 마!' 그게 내가 구분할 수 있었던 이유란다 손주야."


------------------------------

성난 말과 앉은 소는 둘 다 실존했던 원주민 족장으로 미군과 벌였던 리틀빅혼 전투에서 원주민들을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이후 성난말은 암살당하고

앉은소는 평화롭게 살다 원주민 경찰들이 자신을 체포하려 하자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과 항거, 난전 끝에 총살당했다.

경찰은 보복으로 기관총을 들고 와 마을 전체를 박살내고 도망치는 사람들은 물론 남은 주민들까지 모조리 사살했다. 


원문 출처 -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6pwfhs/my_grandfather_saw_a_skinwalker/


스킨워커는 제법 유명한 이야기인 듯.


다른 스킨워커 이야기

http://www.dogdrip.net/index.php?mid=doc&category=18568364&page=2&document_srl=131575543

5개의 댓글

2017.07.31
원주민들이 백인들에게 죽창 찔러보겠다고 그렇게 된거네 너무 슬프다 ㅎ
0
2017.07.31
좆메리카
0
2017.08.01
무서비
0
2017.08.01
오타 거죽
0
2017.08.01
성난말 앉은소 얘기두 보구싶당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2763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그녀는 왜 일본 최고령 여성 사형수가 되었나 2 그그그그 2 23 시간 전
2762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재벌 3세의 아내가 사라졌다? 그리고 밝혀지... 그그그그 4 3 일 전
2761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의붓아버지의 컴퓨터에서 발견한 사진 3 그그그그 7 6 일 전
2760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체포되기까지 28년이... 1 그그그그 6 11 일 전
2759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두 아내 모두 욕조에서 술을 마시고 익사했... 그그그그 2 14 일 전
2758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공소시효만료 11개월을 앞두고 체포된 범인 그그그그 5 16 일 전
2757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범인으로 지목받자 딸에게 누명을 씌우려다... 그그그그 5 17 일 전
2756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국민MC의 죽음. 경찰은 아내를 의심하는데... 그그그그 5 21 일 전
2755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전 아내에게 집착한 전남편. 8 그그그그 3 23 일 전
2754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3,096일 동안 나는 그의 XXX였다. 8년만에 ... 4 그그그그 5 23 일 전
2753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사라진 남성이 이미 카레로 만들어졌다고?? 3 그그그그 2 24 일 전
2752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1년마다 1명씩 잠을 자다 사망한 가족. 홀로... 4 그그그그 5 28 일 전
2751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괴물을 쓰러뜨렸다." 어머니에... 3 그그그그 5 29 일 전
2750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아무도 듣지 못한 죽음의 비명이 들린 357호실 2 그그그그 9 2024.03.24
2749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20년만에 해결된 미제사건 4 그그그그 10 2024.03.19
2748 [호러 괴담] [미스테리] 고립된 남극 기지에서 사망한 남성. 근데 무언가 ... 14 그그그그 14 2024.03.17
2747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문자를 차단했다고 살인까지? 3 그그그그 5 2024.03.15
2746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재혼한 남편이 7년 전 살인을 고백한다면? 5 그그그그 5 2024.03.12
2745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헤어진 여자친구가 결혼하자 그의 분노가 향... 6 그그그그 8 2024.03.09
2744 [호러 괴담] (공포,기괴) 한국 아날로그 호러 살인 용의자 몽타주,사건개요 2 찬구 4 202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