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Reddit - 보여주고 싶은 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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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나오는 덱(d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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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nt to show you something


이건 니들 웃으라고 쓰는 얘기가 아냐. 이렇게라도 해야 속이 풀리니까 하는 거지.  오랫 동안 달고 살아온 뭔가에 대한 얘기야. 몇 사람한테밖에 말하지 않았지.  그냥 어디에라도 적어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감을 잡을 것 같다.


그해 10월의 공기는 차고 건조했다. 사워랜드 산은 숲이 빼곡하게 우거졌는데도 언제나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어린 시절 가장 친구인 데이브는 그 산맥 가장 높은 곳에 살았다. 그 친구의 부모님은 백만장자들의 별장이 드문드문 보이는 긴 길 끝의 집에서 살았다. 그 집은 막다른 골목의 중앙에 있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마치 난쟁이 같았다. 불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장 가까운 이웃도 0.5마일(0.8km)은 떨어져 있었기에.


그때 우린 17살이었고, 학교를 나온 상태였다. 데이브는 교환 프로그램으로 기계에 관한 걸 배우고 있었고 난 대학에 일찍 들어가기 위해 학교를 자퇴한 상황이었다. 서로 학교에서 공부하지도, 그렇다고 일하지도 않는 처지라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데이브와 난 그 집 뒤편의 숲에서 놀았다.


시간죽이기로 가장 좋아했던 건 뿅 간 상태로 주변을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데이브의 부모님은 히피와 여피가 기묘하게 뒤섞인 듯한 형태였고, 돈은 많이 벌고 있었지만 우리가 가건 말건 전혀 신경을 안 썼다. 지금 생각하면 자기네들도 알아서 취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우린 여전히 숨기는 걸 선호했다. 그러는 편이 스릴 있었으니까.


그런 고로 우린 숲에 공터를 만들어 작은 요새를 지었다. 둥그런 공터에 낮은 벽을 두르고 그 안에 통나무 의자와 불구덩이를 만들었다. 진짜 거기서 불을 지피는 일은 없었지만 말이다. 언제나 날 잡아서 밤 한번 새자는 이야기만 오갔을 뿐이었다.


걔네집 뒤의 숲은 국유지라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다. 사냥꾼들은 근처에 있는 아랫계곡에서 사냥하길 즐겼다. 거긴 사슴도 더 많았으니. 그래서 거기엔 사람이라곤 털끝만큼도 안 보였다. 산책하는 사람들도, 사냥꾼도, 관리원도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놀았던 그 많은 날들 중에 거기서 밤을 보냈던 날은 떠올릴 수가 없다.


그건 우리가 떠들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해질녘이 되어 우리는 다시 요새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리 가기엔 적절한 시간이었다. 나쁜 예감이 들거나 소름이 돋지도 않았다. 우리가 맨날 놀던 곳이었으니까.


하지만 그해 10월에 생각이 바뀌었다. 그날 뒤론 그 숲을 전혀 예전처럼 볼 수 없게 됐다.


난 가을 내내 데이브네 가족과 지내게 됐다. 부모님이 학교를 나오는 것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숲속에서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우리의 "요새"는 단골 목적지가 됐다. 가는 길이 얼마나 복잡하건, 나무가 얼마나 무성하건 간에, 눈 감고도 그리 찾아갈 수 있을 정도였다.


데이브 방에서 이부자리를 깔고 자고 있을 때였다. 그의 방은 2층 복도 끝에 있었고 맞은편 끄트머리엔 화장실이 있었다. 자정을 조금 넘어 일어난 나는 오줌을 누러 갔다. 자고 있는 데이브 곁을 스쳐지나갔던 게 기억난다.


몇 분인가 지나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데이브가 1층의 어두운 층계참에서 날 올려다보고 있는 게 보였다. 옷도 제대로 갖춰입고 잠에서도 완전히 깬 것 같았다. 데이브의 부모님을 깨우고 싶지 않았기에 대체 그 밑에서 뭘하고 있었는지 조용히 물어봤다. 데이브가 조용히 속삭이며 "보여줄게 있어"라고 했다.


그는 계단 옆의 복도를 지나갔고, 곧 뒷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뒷문을 열면 덱이 있었고, 그곳에선 우리가 그날 오후 내내 놀았던 숲을 마주 볼 수 있었다.


혼란이 온 나는 신발을 신고 밑층으로 서둘러 내려갔다. 대마초라도 피우거나 산책하고 싶어하는 거라 생각하면서. 거리에 불빛이 없어 그리 자주 하진 않았지만 못랄 것도 없었으니까.


난 뒷문을 열고 데이브를 찾아 덱을 둘러봤지만 그는 거기 없었다. 야외등은 아직 꺼진 상태였다. 우리가 밤에 나갈 때면 불을 켜두는 게 규칙이었다. 안 그러면 데이브네 부모님이 우릴 아주 찢어놓을 테니까. 덱 사이의 공간을 들여다보니 데이브의 실루엣이 보였다.


숲의 가장자리에.


그를 향해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냐고, 어서 안으로 들어오라고 소리쳤지만 들려오는 대답이라곤 "보여줄 게 있어"하는 갈라진 목소리밖에 없었다. 데이브는 그렇게 말하곤 다시 몸을 돌려 숲으로 들어가버렸다.


데이브는 고집스러운 놈이었다. 키는 5.5피트(168cm)의 난쟁이인 데다 몸은 깡말랐다. 그놈은 언제나 최선을 다해 남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용감하고 터프한지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그냥 요새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싶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아니면 그냥 날 놀래키고 싶은 거거나.


숲속을 손바닥 안처럼 훤히 꿰고 있었음에도 들어가기 싫었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숲은 쥐죽은 듯 고요했다. 동물도, 벌레도, 아무것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전에 없던 일이었다. 밤에 몇 시간이고 덱에 앉아 대마를 피울 때도 이런 일은 없었다.


불안해졌지만 데이브가 어둠 속에서 숲을 헤매는 동안은 그 녀석을 걱정하고 싶지 않았다.  허구한 날 그놈을 동생처럼 찾아다녔기 때문이다. 데이브에겐 방향감각이라는 게 없어 대낮에도 길을 잃어버리곤 했으니까.


그냥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고 데이브가 괜찮은지도 걱정됐다. 


그래서 그를 따라들어갔다.


난 숲의 가장자리를 따라 걸었지만 데이브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름을 부르며 기다리거나 나한테 오라고 소리쳤다.


숲속 깊은 곳에서 희미하게 "보여줄 게 있어"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너무 먼 데서 들리는 것 같아 귀에 뭔가 문제가 생겼나 싶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그렇게까지 멀리 갈 방법은 없었다.


결국 난 숲속으로 들어갔다.


요새는 데이브의 집에서 3/4마일 (1.2km)떨어져 있었다. 만일 내가 길을 제대로 찾아온 거라면 요새까지 반 정도 왔을 터였다. 난 가끔 멈춰 그를 찾거나 발소리를 들으려 했다. 하지만 보이거나 들리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돌아오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데이브는 대답하지 않았다.


슬슬 잠이 깨고 정신이 들자 난 이게 얼마나 끔찍한 생각이었는지 알게 됐다. 난 돌아가기로 했다. 손전등을 들고 오거나 데이브의 부모님을 깨워 도움을 받는 게 나았다. 데이브에게 문제가 생겨 지금 제정신이 아닐 수도 있었다.


난 돌아서서 집으로 향했다. 채 5피트를 걷기 전에 "보여줄게 있어"하는 소리가 들렸다.


크게.


내 바로 뒤에 있는 것처럼.


돌아서서 그를 쳐다봤지만 윤곽밖에 보이지 않았다. 숲의 그림자에 가려 그가 마치 그림자처럼 보였다.


눈을 떼지 않은 채로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매분, 혹은 2분마다 데이브의 "보여줄게 있어"하는 소리가 들렸다. 


집에 돌아와 덱을 지나 안으로 들어간 나는 마당의 불을 켰다. 데이브네 부모님 따윈 집어치우라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숲의 가장자리에서 데이브의 모습을 한 그림자가 날 쳐다보고는 다시 숲속으로 사라졌다.


난 데이브의  부모님을 깨워 대체 무슨 문제가 생긴 건지 묻기 위해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떈 데이브의 정신상태가 아주 걱정됐으니까.


2층으로 올라가니 반쯤 자고 있는 데이브가 화장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임마 너 어디 있었냐?" 그가 물었다.


대체 뭐라 해야할지 몰랐다.


그는 밖에 나간 적이 없었다. 입고 있는 것도 팬티밖에 없었다.


이짓을 하려면 마당을 가로질러 집을 둘러간 다음 정문으로 들어와 날 지나쳐 2층으로 간 다음에 옷을 벗어야 했다. 내가 문에서 계단까지, 5피트를 걷는 동안 말이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했다. 처음엔 안 믿었다. 난 워낙 의심이 많았고 잘 놀라지도 않았으니까.


하지만 내가 얼마나 겁먹었는지 알게 되자 비로소 믿는 눈치였다.


우리는 그 뒤로 숲에 가지 않았다.


그 10월에 있었던 일도 이젠 17년 전의 것이다. 십수년 동안 그 산엔 가지 않았다.


데이브는 2년 전에 죽었다.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몇 년 동안 약도 끊고 맨정신으로 살았지만 다시 약물에 빠져 죽은 것이다. 난 당시 남부 아랫지방에 살고 있었기에 장례식에 참석하지도 못했다.


그가 죽은 지 1년쯤 지났을 때, 난 뉴저지에 다른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얘기하던 도중 데이브의 이름이 몇 번인가 오르락내렸고 난 모두에게 그 얘기를 털어놨다. 데이브의 전 여자친구 중 하나가 그게 사실이냐고 물었다. 밤에 숲에서 데이브의 도플갱어를 봤던 그 얘기가.


난 진짜라고 했다. 그건 그냥 숲에만 있지도 않았다. 분명 집에도 왔었다. 목소리도 데이브와 똑같았다. 그녀에게 그것이 똑같은 소리를 몇 번이고 거듭 말하는 걸 듣는 건 절대 잊지 못할 기억이라고 했다. 


헤어지고 난 뒤, 난 다시 그 마을로 갔다. 그 산은 아니었지만 그곳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것도 아니었다. 내가 자랐던 집의 근처였다.


해가 진 뒤, 난 친구집의 뒷마당에 있었다. 친구는 맥주를 들러 안으로 갔고 난 내일 아침 집으로 운전해야 했기에 피곤을 풀고 있었다.


공기는 차갑고 건조했다. 하늘은 맑았다. 모든 별들이 보일 정도로. 조용하고 안락한, 멋진 밤하늘이었다.


놀랍도록 조용했다. 벌레도, 동물도, 그 무엇도 울지 않았다.


내 뒤, 숲에서 누군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보여줄 게 있어."하는 익숙한 소리가.


난 그 뒤로 뉴저지에 간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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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6oz22g/i_want_to_show_you_something/


덱은 마루로 번역할까 하다가 마루랑은 다른 것 같아 그냥 그대로 씀. 


응원해주는 게이들 고맙다. 일일이 답장 달면 뭔가 친목질처럼 보일까봐 그냥 참고 있다.


미흡한 번역글이나마 봐줘서 고맙다.  





 

14개의 댓글

2017.07.26
잘보고가요
0
2017.07.26
원문을 안봐서 모르겠는데 grab을 맥주를 집다라고 번역한거 같은데 바꾸는게 낫지 않았을까
0
2017.07.26
@남자간호사
그래 그냥 가지러 갔다고 하는 게 더 낫겠네.
0
더운 여름날 꿀잼선사 감사한다 정말로
0
2017.07.26
쥐죽은듯이 고요했다는거에서 감잡았다
0
2017.07.26
여기서 공포 포인트가 ...고집스러운 놈이었다. 키는 "5.5피트(168cm)의 "난쟁이""인 데다..맞지?
호에엥에에에에에에에에엥
0
2017.07.26
덱은 테라스랑은 다른 개념인가?
0
2017.07.26
사진 참 멋지다 아주 좋아 느낌을 잡아주고 이미지 연상력을 키워주네 좋아 감동이야 보기좋다
0
2017.07.26
장산범이네
0
2017.07.26
몽유병이라 해야하나 잠에 덜깬 상태에서 오줌 누러 갔다 오면 ㄹㅇ 헛걸 보거나 이상한 행동 하게 되더라.
나같은 경우는 어릴때 2층에서 형이랑 같이 잤는데 밤에 자다가 일어나서 오줌누고 방으로 돌아가다가 갑자기 밑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나길래 형이랑 친구들이 밖에 놀러 나간다고 하더라? 왜 그러냐고 물어도 그냥 나가길래 나도 그대로 계단 내려가서 밖에 나가려는데 계단 내려오는 소리에 아버지가 깨너 너 뭐하냐고 묻더라... 밖에 나가려는데요 이렇게 말하고 나니 갑자기 정신이 확 들어. 왜 한밤중에 불 다 키고 잠옷바람으로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 싶어서 방문 열어보니 형은 그냥 자고 있더라... ㄹㅇ 몽유병 경험하고 나면 꿈꾸는게 무서워 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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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7
@dasbootz
나도 기억엔 없는데 어제 엄마가 나혼자 누구랑 대화하듯이 새벽에 혼자 떠들고 개지랄해서 뭐하냐 하니까 그냥 잤다는데 이거 몽유병이겟지?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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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7
@리플리
잠꼬대임
0
재밌게 보고 있다 고마워! 너무 좋아 ㅎㅎ 시간날 때 자주 해서 올려줘 응원한당
0
2017.07.31
보여줄게 있어...Dick in a Box.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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