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Reddit - 증조할아버지가 어릴 적 살았던 마을엔 규칙이 있었어-해가 지면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The Town My Great-Grandfather Lived as a Boy Had a Rule ― No One was Allowed to Speak After Sundown


할아버지가 당신의 아버지께서 하셨던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셨다. 증조 할아버지는 바다 근처의 마을에서 자랐다. 어디에 있다거나 어떤 마을이었는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머릿속엔 독특한 집들과 자갈 깔린 길이 있는 어촌이 그려졌다.


그곳은 관광촌도 아니라 해 지고 나서 머무는 사람도 거의 없었지만, 지역주민들은 방문자들과 새로운 거주민들에게 한 가지 규칙을 주지시켰다. 해가 지면 밖에선 얘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목소리를 내어선 안 되었다. 절대로. 콧노래조차 안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두워지면 밖에 나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매일 밤이 찾아올 때면 사람들은 몇 번이고 모든 문과 창문들이 닫혀있나 확인했다. 만일 창문이 깨져있기라도 하면 기밀실이라도 만들 듯이 판자를 덧대었다. 벽에 구멍이 나있다거나, 집과 바깥을 잇는 약간의 틈이라도 있으면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게 막았다.


증조부께선 어렸을 적엔 의문을 갖지 않았다. 헤, 태어나서부터 따랐던 관습이니 그랬겠지. 모든 아이들은 주변을 자각하는 때가 온다지만, 궁금하기도 하다. 만일 방문자에게 일어난 사고가 없었더라면, 증조 할아버지가 진실을 알게 될 일이 있었을까? 어쨌건, 증조 할아버지께서 10살쯤 됐을 때 평소보다 더 오래 머무르던 여행자들이 온 적이 있었다.


만일 사람들이 해질녘 전에 떠나지 않으면 대개는 쫓아냈다. 가끔은 점잔 떨며 밖으로 안내했고, 가끔은 대놓고 윽박질러 쫓아냈다. 하지만 이 다섯 명의 젊고 혈기 넘치는 여행자들은 이런 간섭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다.


노을이 지자 동네 아이들이 그들에게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 맹목적으로 마을의 관습을 따르는 것이었긴 하지만. 마침내는 보안관이 그들에게 떠나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


증조부는 아직도 그 아우성이 기억난다고 하셨다. 아마 그들은 술을 마셨을 것이다. 좀 많이. 그래도 자신들이 왜 환영받지 못 하는지 알고 싶어했다. '우리한테 뭐 문제 있냐?', '이 촌뜨기들이 지들이 뭐라도 되는 줄 아나.' 같은 말들이 이어진 끝에, 결국 작은 '경찰 병력'이 그들을 마을 어귀로 쫓아냈다. 


자갈길 끄트머리에 있는 증조 할아버지의 집을 지났을 때였다. 증조 할아버지와 여동생은 창문으로 그들을 보고 있었다.


뭐라 소리지르는 게 들렸다. 그리고 증조할아버지 당신께서 스스로 말씀하셨는데, 자신이 진짜 병신처럼 창문을 열어 소리를 들으려고 하셨단다. 생전 그런 소리는 처음 들어봤다. 왜 마을이 그런 규칙을 갖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다행히도 그의 어머니가 그들을 멈추고는 창문에서 떼어놨다.


그날 밤, 증조부는 잠들지 못한 채 커튼 사이로 밖을 살피고 있었다. 여동생, 엄마, 아빠, 삼촌 모두 자고 있었다. 공포가 섞인, 기묘한 흥분이 찾아왔지. 그가 할아버지께 강조했다. 아마 휴대폰 확인하는 거랑 비슷하리라 생각했다. 그보단 확실히 더 무섭겠지만. 그리고, 아직 해가 뜨기엔 한참 걸리는 이른 새벽, 다섯 명의 남자가 길가를 돌아다니는 걸 목격했다.


그들은 휘청거리며 서로에게 소리지르고 있었다, 아직 반쯤 취해있거나 생긴대로 양아치처럼 구는 것이라 생각했다. 증조 할아버지는 두려워하면서도 기다렸다. 부기맨 같은 게 그들을 덮쳐 모조리 끌고가 버리기를.


하지만 그는 마을 사람들이 두려워했던 그 일이 이미 한참도 전에 일어나있는 줄은 몰랐다.


결국, 증조부는 실망만을 안고서 잠자리에 들었다. 이른 아침에 문 두드리는 소리가 그를 깨우기 전까지.


삼촌이 그가 했던 것처럼 문 앞에 서있었다. 문밖엔 어제 봤던 젊은이들 중 한 사람이 있었다. 흰자위는 충혈되고 툭 튀어나온 데다 공포가 아로새겨진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삼촌이 문을 열자 남은 젊은이들이 보였다. 그들은 길가 저 멀리서 덜덜 떨고 있었다.


증조부는 그들 중 하나가 죽어있었을 수도 있다는 걸 오래도록 깨닫지 못했다. 기억하기론 한 명은 머리가 축 늘어진 채로 바닥에 누워있었다고 했다. 무표정한 얼굴로, 상처도, 핏자국도 없이. 그냥 아직도 취해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회상하기론 마치 감기에 걸린 것처럼 가슴에 팔짱을 끼고 있었다고 했다. 더운 여름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날, 왠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의 가족은 짐을 싸서 떠났다. 보안관이 동료들과 함께 거리에 널브러진 여행자들을 상대하는 동안. 가족들은 짐도 거의 챙기지 않았다. 다섯 명의 가족이 이른 시각에 떠나 갈 수 있는한 최대한 멀리 떠났다. 너무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증조부는 미처 항의할 틈도 없었다. 계속 '왜?'라고 질문하기는 했지만.


어른들이 실토한 건 마을에서 멀리 떨어졌을 무렵, 하지만 아직 다른 마을에 도착하지는 않았을 때였다. "누군가 우리 자리를 차지하기 전엔 떠날 수 없었단다." 그들이 말했다. 증조부께서 말하길 부모님의 얼굴은 죄책감에 절어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탈출기회를 그냥 놓칠 수만도 없었다.


 오직 삼촌만이 냉엄한 얼굴로 얘기를 시작했다. 그는 증조 할아버지 남매의 응석을 받아주지 않았고, 부모님도 이번엔 그를 막을 수 없었다.  그는 다시 말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기 전까진 마을을 떠날 수 없다고. 마을엔 언제나 같은 수의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증이모 할머니의 '왜요?'하는 질문을 끊고 그 깡패자식들이 거기 남아야 한다고 했으며, 그건 주의를 따르지 않은 그놈들 탓이라고 했다. 마침내 폭발한 증조할아버지는 왜 아무도 해가 진 뒤엔 말할 수 없냐고 소리내어 물었다.


삼촌은 차갑고,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밤에 깨어나는 것이 있다. 사람의 목소리를 훔칠 수 있는 것이지. 네가 눈치챌 수도 없고, 보이지도 않아. 일어나기 전까진 절대 모르지. 한 시간이 걸릴 수도, 하루가 걸릴 수도, 일주일이 걸릴 수도 있다. 그놈들이 네 목소리를 쓰기까지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데요?"


"네 목소리로 네가 아끼는 사람들을 속이지. 마치 너처럼 행동해서 말이다. 네 집에 들어갈 수 있게. 마을에 있는 사람 수만큼 존재해서, 만일 대체하는 사람 없이 마을을 떠나면 그놈들은 그 사람을 쫓아가지. 그리곤 포자처럼 퍼지는 거다. 우리가 한 일은 규칙엔 어긋나는 거지만, 감수할수밖에."


"그것들이 그 사람들을 죽인 건가요?"
"더 끔찍한 짓을 저질렀지."


증조 할아버지는 누구에게도 그 마을이 어디 있는지 말하지 않았다. 가끔은 할아버지가 그 마을이 진짜 있긴 하냐고 의심했지만. 하지만 무언가가 그를 염려하게 만들었다.


그 가족은 다섯 명이었다. 증조부, 여동생, 아빠, 엄마, 삼촌.


마을에 온 여행자도 다섯이었다. 


하지만 여행자 중 하나는 죽어있었을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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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6lmcmw/the_town_my_greatgrandfather_lived_in_as_a_boy/


기밀실의 원문은 Airlock. 


칭찬해주는 게이들 모두 고맙다. ㄳㄳ 


혹시나 묻는 사람이 더 있을까 싶어 해석 달아놓을게. 밑에 흰색으로 써놓을 테니 보고 싶은 사람은 드래그해서 봐.


저 마을엔 괴물이 삶. 밤이 되면 마을로 와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빼앗아가고, 빼앗은 목소리로 사람들을 꾀어냄.


괴물 수=마을 주민 수인데 마을 주민이 자길 대체할 사람 없이 야반도주하면 괴물들이 그 사람을 쫓아가서 원래 마을에서 했던 것처럼 목소리를 빼앗고


사람들을 꾀어내서 점점 퍼짐. 그걸 막으려고 밤에 못 나가게 하고, 대체할사람 없이는 마을을 떠나면 안 된다는 규칙이 생긴 것. 


그런데 마을에 여행자 5명이 오게 됨. 마을을 뜨고 싶었던 가족(5명)은 저들을 대체자 삼아 야반도주하지만


증조 할아버지는 혹시 그 중에 한 명이 이미 죽어있던 게 아닐까 하고 걱정함. 


대체할 사람이 없으면 괴물이 자기네 가족 중 하나를 쫓아갔을 테니까.


9개의 댓글

2017.07.07
스필버그가 또 환상특급 만들어주면 좋겠다
0
2017.07.07
이해가 잘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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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7
@황희
적어놨어.
0
2017.07.07
좀 노잼이긴 허다
0
2017.07.07
@산모기
저래 보여도 추천수 높은 거 골라 오는 거야. ㅋㅋㅋ
0
2017.07.07
올린 번역 다 읽음
재밌다, 고마워
0
2017.07.07
근데 (작가의) 증조할아버지 가족 얘기니까 결국 다섯 가족은 잘 살고 있는거 아닐까? 말하자면 50년도 더 된 이야기인 설정이고 더 이상 뒷내용이 없으니까
0
2017.07.10
재밌다. 잘 읽었다.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3인칭 대명사 그대로 번역하기보다는 그 대명사가 지칭하는 명사로 쓰는 것이 자연스럽게 읽힌다. 지금 댓글에 서 이해가 잘 안 된다고 하는 친구들 가운데에는 3인칭 대명사 때문에 독해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거야. 한국어와 일본어에서는 3인칭 대명사 자체가 근대에 번역어로서 등장한 것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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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0
@개몰잼꿀카
헷갈릴 것 같아서 몇 개는 일부러 인칭대명사를 인물명으로 고쳤는데 부족했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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