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Reddit - 마지막 말

My Last Words


중간에 끊긴다면 미안해. 하지만 남은 시간이 별로 없어.  그리고 형식이 이상해도 이해 바라. 지금 폰으로 쓰고 있어서 그래. 난 존이라고 해, 곧 있으면 죽을 거라 너무 무서워.


곧 죽게 될 거란 건 과장이겠지. 그래서 신상을 많이 안 밝히는 거고.  난 언제나 조심하는 편이거든. 하지만 여전히 이게 내 마지막 순간이 될 수도 있으니 여기 적어두는 편이 좋겠지. 아직 얘기하고 싶은 게 많거든.


난 지금  학교 화장실에 숨어있어.  정확히는 여름 학교. 변기 위에 앉아서는 완전 쫄아있지. 수학에서 D를 맞았는데 재수강하기 싫어서 여기 온 거야. 병신 같은 선택이었어. 다른 애들 수백명은 여름이라고 놀고 있읐 텐데 우린 교실 같은 데서 숨어있으니 말이야. 내가 화장실에 숨어있게 된 것도 복도에 있을 때 방송이 시작돼서 그런 거였어. 


우리 학교는 필수적으로 락다운(주로 총기 사고에 대비한 격리, 폐쇄) 훈련을 해야 해서 이게 어떤 건지 알고 있었어. 신호도 가르쳐줬지. "학생과 교직원 여러분 주목 바랍니다, 즉시 교실을 폐쇄해주세요."라고  하면 이건 훈련이야. 여태 들어온 게 그거였어. 그런데 오늘은 말이야, 숨으라는 신호가 들렸어. 여태 들은 적이 없는 거였지.  그때 난 물을 마시고 돌아오는 중이었어.


"주목! ―코드 블루! 락다운!― 코드 블루!"


내 평생 (오늘을 넘긴다면 말이야!) 그런 소리는 다시 듣고 싶지 않을 거야. 조잡한 통신 시스템을 통해서도 목소리에 공포가 느껴졌어. 이건 진짜였다고.


처음엔 그렇게 겁먹지 않았어. 코드 블루는 그냥 숨으라는 뜻이었으니까. 아마 학교 밖에서 강도사건이라도 일어난 거겠지. 락다운 절차를 안 따랐다고 혼나긴 싫어서 화장실에 숨었어. 1분도 안 돼서 총소리가 들렸지. 


 난 총소리를 들으면서 자라서 그게 어떤 소린지 잘 알아. 등골이 서늘했지. 한 발, 두 발, 세 발. 그리고 비명, 또 한 발, 그리고 침묵. 설상가상으로 그 소리는 학교 안에서 들리는 것 같았어. 메아리 치듯 울렸으니까. 맞아, 학교에서 미친 총기 난사가 일어나고 있을 때 화장실에 처박혔다고. 


내가 틀릴 수도 있었지만, 그런 것 같진 않았어. 속에서 뭔가가'이거 내일 뉴스에 나올 거야.'하고 말했지. 그리고 난 화장실에 숨어있다고. 아마 네가 읽고 있는 게 내 마지막 인사가 될 거야. 뒤질 것 같으면 그냥 발신 버튼 누를게.


씨발


총소리가 더 들리고 있어. 이번엔 존나 많이 들리고 있어. 비명도.  애들을 자동화기로 그냥 쓸어버리는 것처럼. 대체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 처음엔 호들갑 떤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씹ㅏ 존나 무서워.


총소리가 더 커져서 빨리 쓰기로 했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소릴 테니까. 네가 알지는 모르겠지만 뒤질지 말지 오락가락한 이 느낌은 진짜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어. 생각해보라고. 눈 깜짝할 새에 골로 갈 수도 있는 상황이란 말이야.


난 언제나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다른 사람을 구하려고 총을 대신 맞는 그런 타입의 인간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어. 그런 건 좆이나 까잡수라고. 죽고 싶지 않아. 총알을 다른 새끼들이 맞으라지.


얼굴에 겨눠진 총구를 보는 건 싫어. 날 죽일 총소리를 듣는 것도 싫어. 총알이 날 꿰뚫고 지나가는 걸 느끼는 것도 싫다고. 고통스럽고, 더 고통스러워지다가 그냥 아무것도 못느끼게 되는 거야. 난 그런 꼴나긴 싫어.


난사 사건이 있었다는 뉴스를 들으면 쪼금 무섭지. 스스로를 지킬 방법이 없으니까. 하지만 99.9% 확률로 자기 주위에선 이런 일이 안 일어날 거라고 안심하잖아? 나도 그랬는데, 내가 틀렸나봐.


 나도 내가 안전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진짜 스스로를 지킬 방법이 없어. 오늘 여기서 그냥 무작위로 죽을 수도 있는 거야. 내가 이 병신짓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이 하나도 없다고. 인생 언제 종칠지는 정말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


또 다른 총성이 들렸어. 다른 것들보다 훨씬 가까이서. 이젠 발소리가 들려. 무서워서 미치겠어. 난 17살이라고, 존나 불공평하잖아. 다른 새끼들은 그냥 편하게 사는데, 난 완전 끈났다고. 내가 씹라 무슨 짓을 했다고.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져. 커져. 난 곧 죽을 거야.


씨발 살고 싶어. 오늘 죽기 싫어. 진짜 진짜 살고 싶어. 신이시여 제발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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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6l9745/my_last_words/


 코드 블루는 청신호라고 번역하면 의미가 안 맞아 그냥 그대로 씀.


락다운 역시 폐쇄, 격리로만 하면 뜻이 안 통할 것 같아 주석을 다는 쪽으로 함.


씹ㅏㄹ, 끈났다, 씹라의 원문은 각각 ducking, ocer, tucking


 

7개의 댓글

2017.07.06
그래도 뒤지기전 글자는 다 못써도 발신버튼은 꼬옥 눌렀나보네
0
2017.07.10
@피빛여우
폰에다가 잉크 묻혀서 화장실 벽에 쓰고 있었나 ㅋㅋㅋㅋ
0
2017.07.06
믿거레
0
2017.07.06
잘봤음
0
2017.07.06
재밌네
0
2017.07.08
이렇게 번역하면 저작권 안 걸림?
상업적으로 한게 아니라 괜찮나?
0
2017.07.08
@달팽이슉
그렇지 않을까. 안 된다면 뭐 별 수 없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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