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펌] 3일 동안 죽은 채 살아있었던 환자


의사는 과학자이다. 과학자는 정해진 사실과 자료를 근거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다. 학문적인 통계와 수없이 쌓인 증례들을 통해서 가장 합당하고 맞는 판결을 내린다. 그리고, 그 판결을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한다. 그 수많은 숫자만큼이나 다양하고, 서로 아무도 같을 수 없는 인간에게 그대로. 왜냐하면, 의사는 과학자니까.

 

1.
불행의 시작은 평범했다. 그것은 언제나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온다.

나는 밤 당직 중 교통사고 환자를 하나 받았다. 그 환자는 다른 교통사고 사망 환자와 다를 것 없이 요란하고도 급박하게 응급실 안으로 빨려 들어왔다. 땀에 절은 주황색 옷을 입은 대원들은 숭고하고도 격양된 눈빛으로 한 명은 카트를 밀고, 다른 한 명은 뛰면서 누워있는 사람의 흉부를 누르며 달린다. 심정지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웅성이던 사람들이 비켜나 길은 터져오고, 내가 서 있는 곳까지 하얀 선 같은 것이 생겨나는 것이 보인다. 나는 어떠한 사람이 오든, 그 앞에서 절대 비켜나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내 앞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쭉 빨려든다. 그리고, 나에게 무한한 책무가 시작된다.

이 과정까지도, 아직 너무나 평범했다.

 

2.
아직 40대였다. 교통사고로 발견되었다고 했다. 죽기에는 너무 이르고, 아까운 여자였다. 게다가 겉으로는 특별한 외상도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그것도 추정시간은 상당히 오래된 상태로, 그래서 가망도 멀어진 상태로.

절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내 몸이 기계적으로 움직였다. 삽관과, 정맥로 확보와, 각종 약물과, 흉부 압박이 이어졌다. 기본 처치를 신속하게 마친 뒤, 나는 원인을 찾아내기 위한 실마리를 모으기 시작했다. 운전자가 있었고, 남편이었다. 그녀는 옆자리에 앉아 있었고, 운전 중 사고가 났다. 같이 타고 있었던 남편은, 얼빠진 정신이지만 기적적으로 멀쩡히 살아 카트 뒤를 따라 왔다.

“한적한 국도였어요. 밤 국도는 당연히 어두웠지요. 헤드라이트 불빛에 의지해서 가고 있었어요. 그것도 꾸불거리는 산길이었지요. 근데 갑자기 고라니, 네, 분명히 고라니였어요. 불빛을 받아 안광이 빛나는 고라니가 갑자기 튀어나왔어요. 반사적으로 핸들을 확 돌린 것 같아요. 그리고 차가 심하게 요동치더니 옆 도랑에 처박혔어요. 그 순간까지 기억나요. 그리곤 정신을 차려보니 119 대원이 절 깨우고 있더군요. 전 멀쩡히 깨어났는데, 제 아내가 맥박이 없다고 대원이 알려주더라고요. 그리고 지금 이 상태고요.”

긴 머리를 질끈 묶은, 행락객 차림의 남편의 말은 대략 이러했다. 그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안절부절했고, 초조해 보였다. 말에도 두서가 없어, 사건을 잘 종합해야 했다. 갑자기 깨어나 아내가 죽었다는 말을 들으면 이런 느낌일까, 이 정도의 당혹스러움이었을까.

119 대원은 도랑에 처박힌 차를 길 가던 다른 차가 신고해서, 가보니 문이 잠겨있어 급히 창을 깨고, 심정지를 인지해 급히 의료지도를 받고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왔다고 했다. 한적한 국도변이라서, 게다가 유리창을 깨고 사람을 빼내야 했고, 현장 처치가 필요했어서, 병원까지 오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했다. 신고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서 더욱 안타까웠다. 이미 50분이나 지났고, 아마 심정지까지 한 시간은 되었을 것이었다. 한 시간이면 포기해도 좋은 시간이지만, 모든 변수를 고려하면 내가 포기를 용납할 정도는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더욱 최선을 다한 처치를 했고, 몇 번의 제세동을 가했고, 몇 개의 가운이 땀에 흠뻑 젖었고, 결국, 삼십여분에 걸친 처치 끝에 그녀의 맥은 돌아오고 만다.

 

3.
“시간이 없으니 빨리 들으세요. 일단 당신 아내의 맥박을 돌려냈습니다. 이제부터 원인이 무엇인지, 외상에 관한 검사를 할 겁니다. 원인을 찾아내더라도, 아내분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아… 살아… 살아날 수 있다는 거요? 그 전처럼 같이 살 수 있다는 거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아무것도 모릅니다. 저는 불가능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맥이 돌아온 그녀의 외상 부위를 면밀히 관찰했다. 하지만, 다시 잘 살펴보아도 겉으로 심한 외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장기 출혈이나 뇌출혈로 사람은 쉽게 죽는다. 나는 분명한 위험을 안고, 전신 씨티를 결정했다. 사망 원인을 찾아 막아야 한다. 일단, 그렇게 되면, 적어도 같은 이유로 다시 죽지 않는다. CT수납을 안내받은 남편은, 희망적인 말을 들어서인지, 아니면 이미 절망적이라고 느꼈는지, 방향감각도 잃어버린듯 했고 부들부들 떨면서 응급실을 걸어 나갔다.

삼십분이 걸려 받아본 CT는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한 점의 출혈도 발견되지 않았다. 게다가 그 삼십 분간, 그녀의 뇌손상이 이미 진행되어 다시 심정지가 왔고, 그리고 엄정한 처치로 다시 세상에 돌아왔다. 그녀는 확정적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상황은 미궁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뇌출혈과 과다 출혈이나 주요 장기 손상을 빼면, 외상으로 죽을 수 있는 경우의 수가 거의 남지 않는다. 아니, 실제로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눈 앞에 죽은 사람은 있다. 찾아낼 수 있는 가능한 원인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내가 놓쳤거나, 아직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죽음의 세계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죽음의 세계는 그렇게 알 수 없는 것이니까. 하지만 어찌 되었든, 당장 그녀를 치료해야 한다. 그녀는 분명히 아주 위태롭다. 미약한 바람에도, 촛불이 꺼지듯 훅 그녀의 목숨은 날아가버릴 것이다.

신경외과와 일반외과는 공식적으로 그녀의 입원을 거부했다. 그들의 문제가 명백히 아닌 상황이면, 그들은 개입하지 않는다. 그들이 이렇게 손을 떼 버리면, 응급의학과의 내 이름으로 입원해야 한다. 그런 식으로, 응급의학과의 이름으로 입원하는 경우는 설명할 수 없는 사고이거나, 자살하거나, 아니면 죽음의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다. 그리고, 그 입원환자들은 대부분 의식불명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고로 연유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다. 나는 모니터를 열어, 그 환자의 입원지시를 눌렀다. 주치의는 내 이름으로. 그녀는 이제, 나와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4.
자정이 넘은 시간, 비보를 듣고 그녀의 온 가족이 모여들었다. 언니와 형부, 아직 젊은 나이인 아들들과 딸, 그리고 짐작할 수 없는 사이의 가족까지 수십 명이 침통한 표정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의 위아래 색이 매치되지 않는 복장과 구겨진 신발은, 그들이 얼마나 황급히 달려왔는지 말해주는 것이었다. 이미 서로 머리를 맞대고 울거나, 주저앉아 있었다. 같은 슬픔을 느끼고 있는 큰 집단은, 옆에 서 있기만 해도 두려운 공기가 흐른다. 나는 말문을 열었다.

“제가 주치의입니다. 아직까지 그녀를 살아있게 만든 사람이기도 합니다. 앞서 남편분에게 말씀드렸지만, 지금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입니다. 시간이 너무 오랜 상태로 도착했습니다. 아주 위태로워,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원인도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출혈이 한 방울도 없어요. 아주 드문 경우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 생각을 이제부터 제가 할 겁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어머님이 심정지가 왔고, 지금 목숨이 꺼져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제 이름으로 치료를 받을 겁니다.”

“아니, 그런 것이 가능하다는거요? 그러니 죽었다는거요? 아니면 살았다는거요?”

“당혹스러운 면에서는 저도 이해합니다. 저도, 이런 죽음은 당황스럽습니다. 어쨌든, 진부한 말이지만, 최선을 다 할 겁니다. 그리고, 일단 살아있게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보호자들에게 에둘러 설명을 마쳤다. 그들은 무리지어 웅성이거나 통곡했다. 가족의 죽음은 그만큼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충분히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일단 내부 출혈은 없었으므로 24시간 저체온요법의 적응증이었다. 그것은 환자의 체온을 일부러 낮추어서, 심폐손상의 최소한을 도모하는 방법이었다.

그를 위해서는 중환자실에서 곤두선 주치의가 모니터링을 해야 했다. 보호자들에게 이 방법을 설명하고, 일단 응급실에서 체온을 내리고 초기 처치를 했다. 주치의가 곁에서 떠나면 환자가 금방 안 좋아진다. 하지만 나에겐 쏟아드는 다른 환자도 있었다. 그 자정부터, 나는 그녀와, 그녀에 대해 묻는 보호자들과, 다른 환자들의 불행에 싸우며, 곱절은 힘든 밤을 보냈다. 아니, 견뎌냈다.

 

5.
밤을 새워 백여 명의 환자를 견딘 나는, 중환자실에 내 환자가 있었으므로, 오프를 반납했다. 그녀를 살려내거나, 아니면 패배할 때까지는 집에 가지 않을 작정이었다. 실은, 이 예측가능한 죽음을 무조건 내 손으로 도맡고 싶었다. 응급실 듀티에서 벗어나자, 나는 중환자실로 옮긴 환자의 얼굴을 보며 갖가지 고민을 시작했다.

‘출혈이 나타나지 않아도, 순간적으로 뇌신경의 엑손이 타격을 입으며 심정지가 오는 경우가 있지,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깨끗해. 그래도 죽음이 올 수 있는게 사람인가? 그렇지 않으면, 심장이 잘못 비켜 맞으면서 부정맥으로 사망하는 수가 있어. 위험한 순간에 물리적인 타격을 받아 회로가 엉키는 거야. 그건 드물지만 증례도 있잖아. 아아, 그것인가? 과연 그 환자가 나한테 온 건가?’

나는 이미 수면부족과 육체적인 피로가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환자를 보는 것과 동시에 외상성 부정맥에 관한 논문을 뒤져 찾고, 기타 죽음의 가능성이 있는 증례를 찾았다. 그것은 없을 수는 없는 사건이었다. 왜냐면, 내 눈 앞에 있었으니까.

환자의 얼굴은 이미 붓고 망가져가고 있었다. 그런 일을 겪은 사람의 얼굴은, 도저히 일반인의 모습을 하지 못한다. 점점 중환자의 모습으로 인체가 바뀌어 간다. 하지만, 생체 징후는 약간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저체온요법을 견디는 안정 추세로 접어들고 있었다. ‘식물인간까지는 될 수 있겠어. 뭐든 해볼 거야. 무슨 일이든.’ 그리고 나는 어두운 응급실 구석 골방에 틀어박혔다.

평화롭던 내 전화기가 삼십 분, 혹은 한 시간마다 울리기 시작했다. 나는 적절한 지시를 하고, 잠깐씩 눈을 붙었다. 옆 건물에 있는 중환자실로 그녀를 체크하러 가면, 나와 같이 병원에서, 하지만 고민 대신 슬픔에 절어 중환자실 보호자 대기실에서 먹고 자는 십여명의 가족이 달려와 상태를 물었다.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약간은 안정적이라는 말을 했다. 그들은 어떻게 되는 일이냐고 화를 내기도 했고, 나에게 애원하기도 했다. 그 시기 동안, 그들은 내 발소리만 들어도 벌떡 일어나 다가올 정도로 나에게 의지했다. 쪽잠마저도 쉽지 않았다.

반납한 오프는 그렇게 지났다. 죽음의 기색으로 넘어가는 하루였다.

 

6.
새로운 듀티가 시작했다. 오늘의 새로운 환자들은 역시 내 이름으로 응급실에 몰려들었다. 역시 무한한 책임이 필요한 일이었다. 나는 수면부족으로 확실히 정신이 흐려지고 있음을 느꼈다.

저체온 요법을 끝내고 40시간여를 세상에서 더 버틴 그녀의 몰골은, 이미 다른 중환자들과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붓고 흐려지고 있었다. 생을 붙잡고 간신히 하루 정도를 버텨내고, 이제 버티기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그녀가 말할 수는 없었으나, 그녀의 생체 징후가 그렇게 말했다. 약간은 안정적이던 중환자실에서의 전화는, 이제 확연히 위험한 전화로 바뀌었고, 빈도도 잦아지고 있었다.

만 이틀이 되던 때에 결국 그녀는 다시 심정지가 임박했다. 나는 전화를 받자마자 응급실에서 하던 모든 것을 던지고 뛰었다. 중환자실은 옆 건물 삼층에 있었고, 나는 전력질주하다가 한 번에 세 계단씩을 뛰어 올라갔다. 정확히 2분 15초가 걸렸다. 나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심폐소생술을 해서 그녀를 돌려냈다. ‘안돼, 네가 아직 갈 곳이 아니야.’

병원에서 버티고 있던 보호자 수십명은 내 발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나 중환자실 문에 매달렸다. 준비도 못 하고 나왔던 그들의 꼴은 이미 나만큼 꾀죄죄했고,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내가 탈진한 표정으로 나오자 무릎을 꿇고 나에게 어떻게 되었냐고 물었다. “심정지가 왔지만, 일단 돌려냈습니다. 죽음에서 간신히 구출한 겁니다.”

그들은 일단 울었다. 그리고 안도했다. 아니, 혼란스러워했다. “그게 어떻게 되었다는 겁니까. 원인을 그래서 알았다는 겁니까? 곧 죽을 거라는 이야기입니까?” “저는 일단 전력질주해서 환자를 살릴 뿐, 그리고 드물게 심장이나 뇌에 타격을 입은 죽음이라고 생각할 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당신의 어머니가 버틸 때까지 저는 살려낼 겁니다.”

나는 이제 아름다웠던 그녀가 죽어버리는 환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십 분마다 오는 전화는 죽음이나, 죽음과 비슷한 것을 알려댔다. 나는 진찰중에 청진기를 팽개치고 뛰어가기도 했고, 상처 봉합 중에 실과 바늘을 놓고 뛰어가기도 했다. 세 번의 전력질주가 더 있었다. 그 때마다 잠도 자지 않고 죽음을 기다리던 보호자의 무리는 벌떡 일어나, 나를 신도들처럼 쫒아왔고, 죽었다 살아났다는 말을 할 때마다 가슴을 저미고 울었다.

나는 극심한 피로에 잠시 엎드려 풋잠이 들면, 그녀의 목덜미를 붙잡고 매달리거나 잡아 채며, 어디론가 달려가다가 땀에 절어 깨어났다. 전화가 오는 꿈을 꾸었고, 꿈을 꾸었다고 생각하고 일어나면 전화가 울렸다. 나는 중환자실에, 노티 내용보다, 일단 내가 뛰어야 할지 말지부터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나에게 먼저 뛰라고 하면, 일단 뛰면서 상황을 들어야 시간을 아낄 수가 있으니까. 나는 전화가 오면 중환자실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전화를 받기 시작했다.

정신적인 피로가 내 몸과 마음을 조여들어왔다. 죽음에 관한 노이로제로 머릿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심야에 응급실에서 한 명이 더 사고로 전신이 부러져 비참하게 죽었다. 나는 정신을 추스리지도 못한 채 다섯 번째로 전력질주했다. 사망선고가 채 끝나지도 않은 입으로, 발을 쿵쾅거리면서, 발소리만 들어도 무엇인가 또 불행한 일이 생겼겠노라 모든 이가 쳐다보는, 고요한 새벽에, 나는 혼자 뛰어가 그녀를 돌려냈다.

“다시 살아났습니다.”

보호자들은 안도가 아니라, 미쳐버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7.
듀티를 간신히, 이를 악물고 버텨내고, 나는 두 번째로 오프를 반납했다. 전신에 굵직한 관이 꿰뚫리고, 각종 약물과 인공호흡기와 수 차례의 심정지를 겪어낸 그녀는 이제 거의 푸르딩딩한 시체가 되었다. 나는 가족들을 다시 모아, 패배를 인정했다.

“못 살릴 것 같습니다. 아직 결과뿐 원인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결과를 바꾸지 못합니다. 저는 어느 순간부터, 눈 앞의 죽음을 버텨냈을 뿐, 다른 것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것마저도 이제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족들은 이미 너무 많이 오열했지만, 마지막으로 기운을 짜내 더 크게 오열했다. 떡진 머리를 감싸쥐고, 자신의 때탄 티셔츠를 잡아당기며 독한 슬픔의 공기를 뿜어냈다.

나는 연민과 극심한 피로로 절어버린 눈동자로 그들을 멍히 지켜보다가, 응급실 한 켠 볕이 들지 않는 골방에 틀어박혔다. 죽음이 왜 시작되는 장면과 끝나는 장면이 다른가. 이 점철된 오류로도 죽음은 오는 것인가. 머릿속이 엉킨 것처럼 혼란스러웠고, 심장이 격하게 뛰어 역겨웠다. 그녀가 눈을 감고 있었던 시간만큼, 나는 자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죽음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8.
모든 기대를 저버린 저녁 나절, 나를 보고 맨 앞에서 일어나고, 가장 먼저 울던 큰 아들이 나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나는 이에 관해 수 차례의 면담을 이미 했으므로, 앞선 이야기의 반복일 면담을 받아들였다. 이것으로라도 도움이 된다면 해야 했다. 큰 아들은 씻지도, 자지도 못해 행색이 말이 아니였다. 부릅 뜬 눈은 언젠가부터 충혈된 기운이 빠지지 않았다. 어머니의 죽음을 앞둔 그는, 너무나 비통하고 처참했다.

우리는 조용한 곳에서 면담하기 위해 진료실로 들어갔다. 내가 진료실 문을 덜컹, 하고 닫자마자 그가 갑작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니, 소리 질렀다.

“그 새끼, 그 새낍니다. 그 새끼라고요.”

“네? 무슨 소리시죠?”

“그 남자요. 그 새낀 우리 아빠가 아니에요. 새아빠란 말입니다. 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그 새끼를 만났어요. 그 새끼 하는 짓이 처음부터 이상해서 가족들이 반대했는데, 어머니는 뭔가 홀린 듯 만나더라고요. 그 새끼 느낌이나 행동거지가 처음부터 역겹고 불순해 보였는데. 사고 후 알아보니깐 그 새끼가 우리 엄마 앞으로 생명보험을 대여섯개를 들었어요. 돈도 없는 새끼가 말도 안되는 비싼 보험을요. 씨발, 살인마 새끼. 계속 피해자인듯 붙어다녀서 선생님한테 말할 기회가 없었어요. 그 새끼 하는 꼴이 역겨워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선생님도 생각해보세요. 그 새끼가 했던 말 말고 당신이 아는 건 뭐지요? 한 개도 없잖아요. 직접 본 것도 아니고, 원인도 모른다고 했잖아요. 그 새끼는 살인마라고요. 우리 엄마 죽으면 내가 그 새끼를 갈아 마실겁니다. 끝까지 파고 들어서 죽여버릴 거라고요. 선생님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순간 혼탁한 내 머릿속에서 섬광이 일었다. 아귀가 맞아 떨어졌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참혹한 범죄였다. 살인마였다. 살인마가 나와 이야기도 하고, 통곡도 했다. 그의 계획에서 도저히 염두에도 두지 못했던 일말의 불안감과, 깨어나서 살 수 있느냐고 묻던 질문이 떠올랐다. 그것은 죽음이 아니라, 살아남에 대한 불안감이었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사망사고의 옆 사람이 멀쩡한 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어떠한 살해의 방법이 분명히 있었다. 그것을 입증하는 방법은 바로 부검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최선을 다해서 삼 일이나 목숨을 붙들었다. 각종 약물을 쓰고 삽관과 관을 뚫었다. 그렇다면, 증거는 전부 날아가버렸다. 이제, 어떤 부검을 해도 그것을 밝혀낼 방법은 전혀 없었다. 나는 그녀에게 너무 많은 노력을 해서 손을 댔다. 내 환자에게서 살해의 흔적을 찾지 못할 것임을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나는 과학자였으므로, 살해에 관해선 전혀 염두에도 두지 못했다. 그의 증언을 믿어야 했다. 나는 사망만을 선고하는 판사였고, 다른 문제에 관해서는 전혀 판결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나는 며칠 간의 피해자가 되는 것인가? 아니면 헛된 노력을 가해 사인(死因)을 무마한 범죄자인가? 나는 살해자와 같이 이야기를 하고, 친절한 면담도 하고 있었던, 공범자인가. 내가 한 일은 도대체 무엇이었나. 눈 앞에 살인자가 있는데, 의학저널과 논문을 뒤지는 일이었나. 도저히 이 죽음에 대해서 알 수 없다고 지껄이던 일이었나. 그것도 아니라면, 고작 달리기를 하던 일이었나.

나는 이 죽음이 끝나는 장면과, 죽음을 저지르게 되는 장면 사이가 엉켜 머릿속이 흐물거리며 흘러내리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상황은 명확했다. 나는 내가 살인을 저지른 것처럼 지독하게 침울해져 가라앉아 갔다.

“네, 저는 제 모든 것을 걸고, 제가 본 것을 전부 기록하고 증언하도록 할 겁니다. 저를 지금까지 믿었으니, 그것도 믿을 수 있을 겁니다.”

 

9.
나는 정신적인 공황으로, 거의 서 있기도 힘들었다. 그리고 곧, 나는 환자에 관련된 모든 것을 포기했다. 어리둥절한 후배에게 환자를 떠넘기고 나는 집으로 가는 차를 몰아 운전했다. 주치의가 포기해서, 곁을 떠나버린 환자는 절대로 오래 살 수가 없다.

한 시간쯤 지났을, 러시아워의 어두운 불빛 속에서, 그 멈춰진 차에서, 후배에게 전화가 왔고, 그것으로 그녀는 죽었다. 나는 후배에게 미상, 사인을 알 수 없음으로 사망진단서를 쓰라고 지시했다.

전화가 끊기자 나는 곧 울기 시작했다. 점차 크게, 점차 더 크게 울었다. 발을 동동 구르고, 핸들과 계기판을 내려치며, 손에 닿는 모든 것을 집어 던지고 내려치며 울었다. 입으로는 알 수 없는 비명과 욕설을 내뿜으며 울었다. 순간, 나는 입술을 깨물며 불행해지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보다도, 조금이라도 더 불행해지기로,

나는 굳게 마음 먹었다.


35개의 댓글

2017.09.15
친구야 모바일로 볼때 숫자가 점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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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5
@사막꿩
줄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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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5
@화울
확인했어.. 고마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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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5
살아나려나 하고 조마조마 하게 봤는데 역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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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5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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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5
글 잘쓰네
실화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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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토전생이 이렇게 어려운겁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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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5
http://www.huffingtonpost.kr/namkoong-ihn/story_b_11037058.html

뭐야 여기선 이름이

'불행의 시작은 평범했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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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6
@년 된 고인물
그건 글쓴이에게 물으셔야지 저한테 물으시면... 맨 아래보면 어디서 퍼왔는지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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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6
무슨의미임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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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들가보니 저자는 남궁인 실제 응급의학과에 근무중이구 실화인지는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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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6
나 이거 여기서 본거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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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6
소설을 쓰네....읽는내내 이해안가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쓰기도 귀찮다...응급실에서 일하는 사람들 백이면 백 주작 외치겠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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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7
@hepatoma
저자가 응급의학과에 근무중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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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7
@세기 중갑옷
저긴 저렇게 위기감 느끼나보네. 나 응급실 근무하는데, 심정지 환자오면 "어레스트 환자에요"하고 다들 무덤덤하게 커텐치고 30회씩 cpr하면서 교대한다.
"계속 혼자하면 팔아프니까 30번하면 얘기해줘~"하고 친절하게 인계도받음.
응급실 1년차이상이면 저기서 소리지르고 압박감느끼는게 더 이상한것 같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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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7
@세기 중갑옷
내가 병원근무 5년차인데 er과장 혼자 단독으로 협진도 없이 icu에 원인을 밝히는거 자체가 개소리야 그리고 간호사는 cpr할줄 모르냐? 전에 병동에서 새벽에 바이탈만 재던 꿀간호사들 코드레드떠서 어버버 거리다 전병동 간호사 cpr재교육이야 했지만 icu애들은 일상이 중환대하는 곳이라 빠르게 처치한다 그리고 세번이나 cpr 했다는데 두번만 해도 보호자한테 설명한다.. 아래 다른게이가 글남긴것처럼 개개인따라 틀리지만 1-2년차만 되도 머리터지든 손이 잘리든 무덤덤해진다 지금도 의료진 cpr하고 있는데 위 상황은 병원에 일하는 사람이라면 공감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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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7
@hepatoma
의사되기 힘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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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7
@ᅚᅚᅚᅚᅚᅚ
?? 너가 급식충이면 해부학 3번 정독하고 자극 받아라. 솔직히 해부학 재밋게 봤으나 대학가서 자극받은거지 어릴때였음 어떻게 작용됬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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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7
@hepatoma
이미 학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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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7
@ᅚᅚᅚᅚᅚᅚ
학식이다 라고 답변달기 전에 너가 정말 목표가 생겨 자문을 구하는거라면 단답이 아니였겠지 왠만함 답글 이나 댓글 안다니까 귀찮게 말고 소설 읽다 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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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7
@hepatoma
인성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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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9
@ᅚᅚᅚᅚᅚᅚ
쟤 의사 아닌거같음.. ㅋㅋ 걍 의대생이나 아님 의전 준비중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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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9
@ᅚᅚᅚᅚᅚᅚ
맞네 ㅋㅋ 밑에 댓글보다보면 뜬금없이 의사 욕하는 거 보니 걍 응구사나 간조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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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8
@hepatoma
논란에 대한 내과 의사인 내 의견.

1. 외상으로 추측되나 원인이 명확하지 않지만 심정지 상태였다면 보통 내과로 입원한다. 하지만 응급의학과 입원 체계가 잡혀 있는 곳은 응급의학과에서 입원시키기도 한다.

2. 도입부의 장황한 설명 - 글 쓰는데 저런거 안 쓰면 누가 읽어주냐? 심정을 장황하게 표현하는건 어찌되어도 상관없는거잖아.

3. 나이가 아무리 젊더라도 심정지시간이 한시간 정도로 추정되면 저렇게 적극적으로 살리려고 하진 않지만.. 잘해면 식물인간 정도라면 더더욱..

급성기 환자만을 보고 처리하면 끝나면 두번 볼 일 없는 응급의학과와 급성기 환자의 치료부터 안정 된후 관리까지, 혹은 환자가 사망할때까지 치료하면서 말 못하는 환자 대신 보호자를 상대하며 미친듯이 나오는 병원비에 대한 불만과 걱정을 들으며 화풀이 대상이 되어야 하는 내과/신경과/신경외과의 생각차이일 순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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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8
@창백한푸른점
게이야 너가 local인지 대학인지는 몰라도 다시 전문의 자격이라 할지라도 er체계가 잘잡혀 있는병원이 3일동안 협진도 없이 응급의학과 과장이 붙들고 있는 케이스의 환자를 본적은 없을거야 막말로 er과장이 기본 응급처치 뇌막내 출혈이든 뭐든 의심되는 부분 찾음 모를까 원인 찾는다고 보호자 동의했어도 전신 ct찍고 혈관부분 의심되면 mra&i라도 찍었겠지 ta환자니 비용 걱정은 안했을듯 하네 여튼 병원종사자가 저글을 읽고 리얼하게 적었구나 생각할사람은 없을거 같다. 그리고 의사들 이 개자식들 나이먹음 왜케들 지랄맞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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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8
@hepatoma
음? 저 글은 2015년에 쓰여졌고, 남궁인씨는 고대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수련 받고 이후 공중보건의 생활을 했다. 최근에 끝남. 그러면 저 일은 응급의학과 전공의 시절 일어난 일을 2015년에 썼다고 생각되고, 글에 있는 응급의학과의 체계는 고려대 병원의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실제로 대학병원은 응급의학과 입원시스템이 있음. 곧 죽을거 같은데 바로는 아니라 입원은 시켜야 되는데 아무 과에서도 안 받아 줄 때 응급의학과로 입원하는 경우가 있음. 남궁인 글 읽어보면 문학적 요소를 위한 미사여구를 배제하고 사실만 봐도 과장이 된 요소는 별로 없음.

그리고 심정지 1시간이면 이미 뇌는 날아간 상태이므로 터졌는지 막혔는지 감별할 머리CT정도면 충분하다. MRI를 찍을 순 있지만 이득이 전혀 없다. MRI 찍는데 몇십분이 걸리는데 알다시피 MRI실에는 자성을 띌 수 있는 물체 못 들고 간다. 당연히 인공호흡기도 못 들고 가고 수많은 침습적 활력징후 측정 센서도 쓰기 힘들다. 그래서 자발 호흡이 없는 환자의 MRI를 찍는건 정말 미친듯한 난이도가 필요하고 저정도의 중환자는 못 찍는다.
중환자는 뭐 검사만 하러 이동시키려고 해도 바이탈이 출렁출렁이라서.. mobile CT같은게 연구되는 이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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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9
@창백한푸른점
흠 이렇게 말많고 진위여부 논란이 되는글은 책을 내기위해 너무 각색한건 아닐까 싶다. 저체온요법이야 이제는 정설이고 이후 타과에서 안받는 환자....3일 세번이나 소생술 ...사실이라면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한게 맞아 칭찬받을만 하지만 역시나 와닿지 않네....의사에 대한 불신인가..아니면 내가 너무 무뎌진건가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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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9
@hepatoma
불신도 뭣도 아니고 너가 알고있는 지식을 어떻게나마 남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어린 마음이 제일 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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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9
@진짜원빈
얜또 뭐래니;;; 흔한 일이 아닐뿐더러 저런일이 없고 실제 있었다면 칭찬 받을일이라는데 지식을 알아달라는게 왜나오냐? 글좀 읽어....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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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9
@hepatoma
3일 세번은 그렇게 많은건 아님. 중환자실엔 하루에 10회 이상 전기충격(심장 제세동기)을 몇달간 하는 사람도 있고, 하루에도 몇회씩 CPR을
몇일이나 했지만 멀쩡하게 살아 나가는 사람도 있고 뭐 그래..
그냥 무엇을 보았나 차이 같아. 글의 치료 상황은 나도 많이 접했던거라 설명을 할 수 있지만, 내가 접해 보지 못했던 상황, 특히 다른과 사정은 정확히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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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9
@창백한푸른점
흠 젊은환자면 가능성 있지만 제세동기를 몇달간이라니;의사가 아니라서 모르겠는데 장기가 타는거 아님;;;;!???icu에 cpr이 많다니 ...대학병원은 그런가? 종합만 다녀서 잘 모르긴해도 대부분 연세많은 환자는 bnr환자라 그리 돌아가시는데 cpr 두번만 넘어가도 잔인하지만 대부분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끝내는데. ..doa환자가 rosc해도 10명중 9명은 뇌사라 거의 본적이 없다...살아만 난다면야 정말 좋지만 사람몸이 정말 약한존재라는걸 수없이 느낀다...쩝 여튼 내가 본것만 부정적이지 저글이 사실이라면 보기드문 의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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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례라고 생각했는디? 한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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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7
이분 글은 ㄹㅇ 몰입감이 있다...

다른것도 읽어보는걸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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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7
근데 이게 이야기가 끝인거야?

왠지 떵닦다 휴지가 모자란 기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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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8
또 또 개붕이 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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