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카이로 선언- 한국 독립을 보장한 선언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전 100여 식민지 민족들은 활발히 독립운동을 전개하면서 연합국에 전후 독립을 보장받기 위해 진력했다. 
그런데 1943년 11월 27일 미국 영국 중국의 연합국 수뇌들의 카이로회담과 카이로 선언에서는 유일하게 ‘코리아’의 독립만 공동으로 보장돼 전 세계에 공포됐다. 왜 이렇게 됐을까? 이것은 한국 근대역사의 수수께끼이다. 

그 해답의 열쇠는 백범 김구에게 있다.》 

백범은 윤봉길 의사의 중국 상하이(上海) 훙커우(虹口) 공원 의거 후 8년을 임시정부와 함께 유랑하다가 1940년 충칭(重慶)에 정착하자 바로 1940년 9월 17일 광복군을 창설하고, 10월 임시정부 주석에 취임했다.

백범은 연합국과의 외교를 중시해서 1941년 6월 전후 한국의 독립 보장과 임시정부의 승인을 중국 장제스(蔣介石) 총통과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미국은 영국의 의견을 물은 결과 한국의 독립이 인도 독립을 자극할 것이라고 보아 동의하지 않았다. 이에 장제스도 이를 유보했다. 

○英, 인도에 영향우려 한국독립 반대
 
그러나 백범은 불굴의 투지로 광복 후 서울에서의 대한민국 건국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건국강령(조소앙 초안)을 1941년 12월 의정원에서 채택하도록 했다. 일본이 1941년 12월 8일 진주만을 기습해 태평양전쟁을 도발하자 백범은 임시정부 주석 이름으로 이틀 뒤인 12월 10일 대(對)일본 선전(宣戰)성명을 발표해 일제에 대한 재(再)선전포고를 공표했다. 

백범은 1942년 충칭에서 열린 3·1절 기념대회에 각국 기자들과 외국인들을 초청해 공개적으로 중국 미국 영국 소련에 △한국의 독립 보장 △임시정부 승인 △한국을 27번째 참전국으로 인정 등을 요구했다. 중국 측이 맨 처음 반응을 보여 쑨커(孫科) 국회의장이 이를 지지하고 공개적으로 미국과 영국에 그 승인을 공개 요청했다. 

백범은 1942년 5월 좌파 김원봉의 조선의용대를 광복군 제1대로 편입하여 좌우의 ‘군사통일’을 달성하고, 10월에는 의정원에 김규식 김원봉의 민족혁명당 등 좌파 정당 및 단체들을 참여시켜 ‘의회통일’을 달성했다. 또한 헌법도 개정하여 임시정부도 좌우연합의 ‘연합정부’로 개편키로 합의했다. 

백범은 이러한 준비를 하면서 그와 특별한 관계에 있는 장제스의 힘을 빌려 미국 영국을 설득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장제스도 백범에게 특별한 도움의 보상을 주고 싶었다. 일찍이 1932년 1월 28일 일본군이 10만 병력과 비행대로 상하이를 공격한 상하이 사변이 일어났을 때, 중국군은 중앙군 등 30만 명을 투입하여 만 1개월간 치열한 시가전을 벌이며 항전했으나 패전하여 일본군에 상하이를 점령당하고 외곽으로 후퇴했다.

4억 중국인들이 치욕과 울분에 떨고 있을 때, 1932년 4월 29일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백범 김구가 편성한 특공대 한인애국단의 ‘고려 청년’ 윤봉길이 상하이 점령 일본군사령부 사령관 이하 군정 수뇌 7명을 섬멸해 버렸다. 

장제스는 이에 감동해 중국의 각지 군관학교를 순회 강연하면서 ‘고려 청년’ 윤봉길은 중국군 30만 명이 해내지 못한 일을 해냈다고 격찬했다. 장제스는 훙커우 공원 의거 이전에는 한국 독립운동에 호의가 없었다. 그러나 훙커우 공원 의거 후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처음으로 김구-장제스 비밀회담이 있었고, 백범의 한국 독립군 장교 훈련 요청에 장제스는 쾌히 응낙하였다. 이에 중국군관학교 뤄양(洛陽)분교에 한국인 장교훈련반이 개설되었으나 일본 측의 위협과 압력으로 1년 후 폐쇄됐다.

그러나 장제스는 여전히 백범과 친밀하고 끈끈한 동지적 관계를 간직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태에서 백범이 불굴의 투지로 한국 독립의 국제적 보장을 요구하며 간절한 협조를 요청해 오니 그를 도울 방도를 찾게 되었다. 


○美, 신탁통치案 계획하다 中제의에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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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무조건 항복과 한국의 독립을 보장한 카이로선언의 주역.

1943년 11월 8일 카이로에서 환담 중인 장제스 중국 총통,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 처칠 영국 총리와 장 총통의 부인 쑹메이링 여사(왼쪽부터).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 무렵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는 전후 식민지 독립이 인도 독립을 고취할 것을 염려해 외교장관을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보내서 종전 후 한국에는 완전 독립을 승인하지 않고 신탁통치를 한다는 합의를 1943년 3월 27일 끌어냈다. 이 소식은 ‘시카코 선’지에 보도돼 백범과 임시정부도 알게 됐다. 

백범과 임시정부는 이 소식에 경악해 전 역량을 동원한 외교활동을 전개했다. 백범은 특히 절친한 관계에 있는 장제스에게 꼭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1943년 6월경 마침내 기회가 왔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장제스에게 미영중소의 연합국 정상회담을 제의해 온 것이다. 미국과 영국은 중국군 5개 사단을 동원해 공격해서 버마 루트를 열고 중국군을 증모하여 버마를 점령한 일본군을 중국 전선에 묶어 둔 채로 호주에 후퇴해 있는 맥아더의 태평양군단을 반격전으로 돌릴 작정이었다. 미국은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했다. 

최근 발굴된 중국 측 자료 ‘총재접견한국영수회담기요(總裁接見韓國領袖會談紀要)’에 의하면, 카이로 회담을 앞두고 1943년 7월 26일 장제스는 백범의 요청에 응해 백범 등 한국 요인 6명을 비밀리에 공관으로 초빙했다. 참석자는 김구 조소앙 김규식 이청천 김원봉 그리고 통역으로 참석한 안원생 등이었다. 

이 자리에서 백범은 종전 후 한국의 완전 독립을 주장하고 국제 공동관리의 신탁통치를 반대하며 중국 측의 지지와 지원을 요청했다. 장제스는 “영국과 미국 측은 이 국제 공동관리 논조를 확실하게 갖고 있으므로, 장래 쟁집(爭執)이 반드시 매우 많을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 내부의 정성 통일과 공작 표현이 반드시 필요하다. 중국 측은 힘써 싸우겠다(역쟁·力爭)”고 약속했다. 

카이로회담에서 미국은 한국 문제에 대해 미영중 3국 공동의 신탁통치안을 둘째 날 제안할 예정이었다. 영국의 동의는 이미 받았고, 중국도 물론 동의하리라고 봤다. 그런데 중국의 장제스는 회담 첫째 날인 11월 23일 한국 독립의 약속을 선언에 발표하자고 기습적으로 제안했다. 

루스벨트와 처칠은 매우 당황했다. 처칠은 회담에서 한국 독립 문제 논의 자체를 반대했다. 하물며 한국 독립 보장을 카이로선언에 넣는다는 것은 단연코 반대였다. 그러나 루스벨트는 장제스의 각별한 요청에 따라 절충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루스벨트는 장제스에게 부탁할 사항이 많아 카이로회담을 주선한 처지였기 때문이다. 루스벨트는 토론 끝에 장제스의 주장을 받아들여 한국의 독립을 보장하고, 처칠과 자신의 주장인 ‘적당한 시기’ 또는 ‘적당한 절차를 거쳐서’라는 조건을 넣어 1943년 11월 27일(공식적으로는 12월 1일) 세계에 선언했다. 


○김구, 신탁통치 우려 ‘적당한 시기’ 표현 반대 

백범과 모든 한국인들은 매우 기뻤다. 인도 독립운동 지도자 네루는 왜 한국만 독립이 보장되고 인도는 무시되었는가를 통탄했다. 

그러나 백범은 기쁨과 동시에 ‘적당한 시기’라는 문구가 신탁통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염려해 1943년 12월 5일 각국 기자회견을 열고 “‘적당한 시기’가 어떻게 해석되든지 간에 이 표현을 반대하며, 일본이 패전하면 한국은 즉시 독립돼야지 그렇지 않을 때는 상대가 누구든지 역사적인 독립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백범은 광복군을 미군과 합작하여 특수훈련을 시켜서 연합군의 한반도 상륙 때 선발대로 상륙시키는 내용의 국내 진입 작전을 준비했다. 백범은 일제가 패망하고 조국이 광복하는 최후의 일각까지 모든 것을 조국과 민족에 바치며 독립투쟁을 하다가 광복을 맞게 됐다. 

카이로 회담에서 열강의 한국 국제 공동 신탁통치 합의가 사전 봉쇄되고 도리어 ‘카이로선언’에 한국 독립이 보장된 것은 백범과 임시정부의 외교 활동이 쟁취한 대성과였다. 

1차 출처: [출처] 신용하 이화학술원 석좌교수 :[다시 보는 한국역사] / 동아일보
2차 출처: https://blog.naver.com/ohyh45/220002004377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의 전시 외교기록을 모은 ‘중화민국중요사료초편(初編): 대일항전시기’에는 카이로 회담 중국 측 의제 초안과 장제스의 비서장 왕충후이(王寵惠)가 남긴 회담일지가 실려 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회담 준비 단계부터 한국 독립 승인을 중요 의제로 다뤘다. 실무부서인 군사위원회 참사실이 장제스에게 보고한 의제 초안에는 일본의 항복 이후 취할 조치로 ‘중국 영토 회복’ 항목 바로 다음 순서로 ‘조선 독립 승인’을 명시해 비중 있게 꼽았다. 

국방최고위 비서청이 장제스에게 보고한 연합국과의 군사·정치·경제 부문 합작방안 문건에서도 조선 독립을 정치 부문 첫머리에서 언급했다. “중국 미국 영국 소련이 즉시 조선 독립을 공동 혹은 개별적으로 승인하거나 전후 조선 독립을 보장하는 선언을 한다”고 구체적 방안도 명시했다. 

카이로 회담 일지는 중국이 한국 독립에 소극적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11월 23일 루스벨트와 장제스의 양자 회담을 통해 만들어진 선언문 초안에는 ‘(한국을) 자유독립국가로 만든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 영국은 인도 독립을 의식해 이를 ‘일본의 통치를 벗어나게 한다’로 수정하자고 제안했다가 아예 선언문에서 한국 관련 조항을 삭제하자고 나섰다. 이에 왕 비서장은 “일본 대륙 정책은 조선 병탄에서 시작됐는데 ‘일본의 통치를 벗어나게 한다’고만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원안 수정 불가를 고수한다. 한국 독립 보장 조항이 카이로 선언에서 통째로 삭제될 위기를 중국이 나서 막아준 것이다. 

1956년 대만 정부가 미국 국무부에 제공한 루스벨트-장제스 양자 회담 기록에는 “루스벨트 대통령이 한국과 인도차이나 태국 등의 미래 지위에 대해 중국과 미국이 상호 이해에 도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장제스가 동의하며 한국에 독립을 부여할 필요성을 ‘강조했다(stressed on)’”고 적혀 있다. 

한 교수는 “중국은 소련이 먼저 한국 독립을 승인해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상황을 막기 위해 한국 독립에 적극적이었던 측면도 있다”면서 “그럼에도 장제스를 직접 만난 임정 요인들의 외교가 카이로 선언문에 한국 독립 보장 조항을 포함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출처: http://news.donga.com/3/all/20140319/61823420/1#csidx4c540f18347e725b6e117c4653db68a 

3개의 댓글

2018.06.13
장개석.... 시안사건만 아니였으면 지금의 중국이 아니였을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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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의사가 정말 큰 역할을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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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5
재밌네 근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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