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TL 첫 날 일기

어제는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가 오픈한 날이다. 덕분에 오랜만에 게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스토리를 즐겨 보려고 했지만 mmo rpg가 항상 그러하듯 두 가지 측면에서 그러기 힘들었다. 첫 번째는 mmorpg는 콘텐츠가 소모되는 속도를 항상 늦추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스토리를 질질 끄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쓰론앤리버티의 초반 부분은 그러한 경향성을 잘 보여 준다. 튜토리얼을 끝낸 후, 주인공은 자신의 몸에 깃든 어둠의 마법을 진정시키기 위해 어떤 마을로 향한다. 그 마을에는 뛰어난 주술사가 있는데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는 각종 상점에 들려 암호를 습득해야 한다. 그 암호를 통해 그녀와 만나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주술사는 어둠의 마법을 진정시키기 위한 의식에 필요한 재료가 부족 하다며 그녀에게 한 약제사가 있는 농가를 알려 준다. 자 이제 그 농가에 도착했다. 그러나 약제사는 약제를 수집하기 자리를 비운 상태고 약제사의 제자가 있을 뿐이다. 약제사의 제자는 조심성이 많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주술사가 필요하다고 알려 준 재료를 직접 만들어 주지는 않고 그 재료를 만들 수 있는 재료들의 위치와 스승의 위치를 알려 줄 뿐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이 농장에는 갖가지 문제가 산재해 있다. 갑자기 마법의 비라는 것이 내려 농장이 곤충들이 거대해지고 흉폭하게 변한 것이다. 주인공은 주민들로부터 그 몬스터들을 처리해 달라는 부탁도 받는다. 이처럼 mmorpg는 스토리의 거대한 줄기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유저들을 온갖 사사로운 퀘스트 속으로 몰아 넣는다. 제작사는 그런 방식으로 유저들이 자신들이 만든 컨텐츠를 빠짐없이 즐기게 하고, 또 컨텐츠의 소모 속도를 조절한다. 스토리의 소모 속도를 조절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유저들은 플레이를 하다 보면 어느새 그 스토리와는 상관없는 어떤 MMORPG 특유의 활동을 하게 된다. 레벨업이나 템 습득을 위한 반복 사냥이나 레이드, 시간 제한 던전 등 그런 것들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mmorpg의 유저들은 여타 다른 게임의 유저들보다 게임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토끼공듀. 아 게임 개노잼 할거 존나 없네 콘텐츠가 부족하네( 레벨 2,000)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를 가능한 한 장황하게 늘리는 경향이 생겨난 것 같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들은 그것을 즐겨 보려고 해도 즐길 수가 없을 정도로 느슨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mmorpg에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뭐 전통 같은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이유를 찾자면 각 게임들은 그 스토리를 바탕으로 확장을 해 나간다. mmorpg의 장점 중 하나는 확장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그 게임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게임은 확장되어 간다. 그러한 감각은 드래곤 퀘스트를 하면서는 느낄 수 없는 MMORPG만의 특수한 감각이다. 사실 그 확장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기는 하다.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의 리니지와 2010년대 초반에 리니지는 형태만 같은 완전 다른 게임인 것이다.

 

이제 두 번째 이유. 유저들 때문이었다. 유저들의 채팅이 재미있었다. mmorpg는 그 게임이 주는 재미와 더불어 유저들 간의 교류에서 오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정말 싱글 게임에서는 쉽게 느끼기 힘든 어떤 절대적인 재미다. 그리고 유저들이 나와 비슷한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데서 오는 경쟁의식. 이 경쟁심도 스토리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됐다. 스토리를 다 보고 있다 보면 그들보다 뒤쳐지게 되는 것이다. 나는 거의 시작부분 퀘스트인 그 상인들에게 암호를 듣는 퀘스트를 할 때도 마을에 엄청나게 많이 있는 유저들 때문에 왠지 마음이 조급해져 대화를 빨리빨리 넘기는 바람에 암호를 까먹고 주술사의 문 앞에서 몇 분을 소모했다.

 

경험의 총평. 재미있었다. 게임이 주는 재미가 3 정도였다면, 수 많이 몰려든 유저들이 주는 재미가 7이었다. 그들은 모두 나 같은 리니지 키드들인 것이다. 말섬 던전에서 같이 사냥하고 셀로브 에게서 도망 다니고 선착장에서 두들겨 맞고 골밭에서 에너지 볼트 키에 100원을 꼽고 흐뭇해 하던 모두 같은 추억을 가지고 다시 그것을 맛보기 위해 게임에 접속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nc의 게임은 게임 자체보다는 이 같은 리니지 키드들 때문에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그러나 계속 할 거냐는 물음에는 답변이 망설여진다. 우리는 이제 키드가 아닌 것이다. 모두 해야 할 일이 있다. 이 게임이 그것을 잊을 만한 무언가를 제공하느냐고 하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2개의 댓글

2023.12.08

직접쓴건가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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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같은 게임에 정신이 나가버린 개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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